수익형에 부는 ‘미니’ 바람

1인 가구와 1인 창업이 늘면서 주택시장은 물론 상가, 오피스텔, 오피스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미니(Mini)’ 바람이 불고 있다. ‘다운사이징(소형화)’ 바람은 부동산 전반에 확산될 전망인데 작을수록 선호도가 높아 수익률 면이나 투자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상가시장에 새롭게 공급되는 신규 상가의 면적이 갈수록 작아지는 ‘미니’점포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분양가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는데다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나홀로 고객’등에 최적화된 소규모 강소 점포의 창업이 늘고 있어서다. 

소규모
소형화

이 같은 현상은 무엇보다 상가 분양가가 꾸준히 상승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상가업계의 분석이다.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통상 5~8억원 금액대의 상가를 분양하려면 상가 면적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 나홀로 고객이 늘어난 것도 다운사이징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1~2인 단위의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굳이 큰 점포가 필요 없어진 까닭이다. 취업난 여파로 소자본 창업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는 것도 소규모 상가 수요가 늘어난 배경이다. 상가 다운사이징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소형 상가의 임대료도 오르는 추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이면도로나 주택가 등에 있는 소규모 상가의 임대료가 처음으로 중대형 상가를 추월했다. 

소형 주거용 오피스텔과 업무용인 소형 오피스도 주목을 받고 있다. 먼저 소형 주거용 오피스텔이 주목을 받는 이유로는, 혼자 사는 가구가 늘면서 1인가구의 전성시대로 많아야 2~3인인데, 부부 둘만 살거나 자녀를 한 명만 낳아 기르는 핵가족문화가 자리 잡아서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자 주거시설 규모를 줄인 소형면적 공급이 늘었다. 또 사회활동을 혼자서 하는 1인 창업 수요 역시 늘자 소규모 사무실을 임대하는 소형 오피스(섹션 오피스)도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가구·사회 구성원이 1~2인으로 재편되며 수익형 부동산시장도 트렌드에 즉각 반응하는 분위기다. 업무도 ‘혼자’보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형 오피스도 각광을 받고 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경제를 뜻하는 영어 단어 이코노미(economy)와 합친 ‘일코노미’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1인 가구·1인 창업 전성시대
‘다운사이징’시장 전반에 확산

새로운 소비경제 주체를 뜻하는 이 신조어는 최근 주택시장뿐만 아니라 오피스시장에서도 돋보이는데, 구성원이 줄어든 가구만큼 1인 창업자도 늘면서 이들의 수요에 맞춘 소규모 임대 오피스가 각광을 받아서다. 일반 오피스는 높은 보증금, 임대료와 관리비, 신규 인테리어를 해야 하는 수고로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았지만, 최근 각광 받는 소형 오피스는 다양한 규모의 사무공간이 마련된 데다 저렴한 비용으로 공급돼 창업생태계 활성화에까지 일조한다는 평가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 77만9개에서 불과했던 1인 창조기업은 2017년 26만4337개로 5년 새 18만7328개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최근 공급되는 소형 오피스는 사무공간 외 회의실, 라운지 등 부대시설 공유로 비용 절감과 실사용 공간 효율성도 좋아 1인 기업인 사이에서도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저금리와 아파트 규제로 수익형 부동산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1인 가구, 1인 창조기업 등 일코노미가 수익형 시장에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며 “소형 수익형 부동산도 공급이 활발해지면서 지역별, 입지별, 상품별 양극화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국에 분양(예정)중인 소형 수익형 부동산.
 

▲ 엑스포스퀘어

▲엑스포스퀘어= 전남 여수시 덕충동 2037-2, 3번지 일대에 여수 코아루 오션파크 오피스텔 단지내 상가인 ‘엑스포스퀘어’가 분양 중에 있다. 수익형 상가투자 1순위 여수의 첫 관문인 엑스포타운 내 상가인 여수 코아루 오션파크는 연면적 1만9385.53㎡, 지하 4층~지상 8층 규모로 성공적 분양 중인 245실 오피스텔을 고정 배후수요로 한 단지내 상가 41호가 공급된다. 단지내 상가는 지하 1층과 지상 1층 두 개층에 공급되는데 전용 16.52㎡(구 5평)부터 43㎡(13평)까지 투자자와 실수요자에게 실용적인 규모로 3.3㎡당 분양가도 상당히 저렴하게 책정이 되었다. 권장업종으로는 지상 1층 커피전문점, 약국, 편의점, 베이커리, 중개업소, 미용실, 통신대리점, 프랜차이즈 업종 등이며 지하 1층 전문음식점, 병의원, 키즈카페, 피시방 등이다. 지상 1층 29호, 지하 1층 12호 총 41호 독점 상권 단지내 상가로 지하 1층도 일부 영역에서는 실질적인 지상 1층과 동일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선호도도 높은 지상 1층 그리고 지하층은 수변 공원을 끼고 있어 집객효과가 우수하며 8m층고의 높은 개방감(일부 호실에 한함)도 돋보인다. 

한 명만…
핵가족 시대


245실 오피스텔의 고정 수요는 물론 풍부한 임대수요를 확보했다. 배후수요로 ‘엑스포타운’ 내 약 2500여 세대와 주말 성수기엔 여행객 등 관광수요와 주중 비수기엔 엑스포타운 단지수요 등으로 엑스포스퀘어 상가의 주 7일 상권 형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투자가치를 높여줄 풍부한 개발호재도 있다. 엑스포타운 마지막 오피스텔 단지내 상가로 희소가치가 높은 여수의 강남으로 불리며 인기 주거지역인 엑스포타운과 ‘엑스포광장’과도 근접해 있다. 또한 여수의 관문인 KTX 엑스포역과 도보 5분 거리 역세권이며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여수 신북항 크루즈항 5분 거리에 인접해 있으며 여수엑스포 세계박람회장 개발 최대 수혜지로 꼽히며 미래가치가 높다. ‘여수엑스포 세계박람회장’으로 이어지는 ‘엑스포브릿지’ 연계로 접근성 또한 높으며 여수공항, 남해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순천완주고속도로에 접근하기 용이하고 여수신항, 엑스포여객터미널, 연안여객터미널과도 가깝게 위치한다.사업지 주변으로는 할인마트, 보건소, 주민센터, 여수전남병원 등 편의시설과 수변공원 산책로가 있어 보다 쾌적한 생활이 가능하다. 계약금 10%로 초기 투자 부담을 낮췄으며 상가에서 보기 힘든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일코노미’
트렌드로

 

▲ 운정 아르젠

▲운정 아르젠= 경기도 파주시 와동동 1484-1번지 일대에 ‘운정 아르젠’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3200.70㎡, 건축면적 1631.382㎡, 연면적 1만5025.618㎡로 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로 조성된다. 용적률 299.73%로 쾌적하며 오피스텔 299호실, 근린생활시설 15실로 구축된다. 선호도 높은 소형 평형으로 전용면적 18.45㎡에서 38.31㎡까지 다양하나 크게 원룸과 1.5룸으로 구분된다. 

소리천 자전거도로 및 산책로 등 친환경 웰빙인프라를 갖추고 주변에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 있어 생활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다. 소리천 뷰가 가능한 지하 1층에는 입주자 전용 비즈니스라운지, 클럽라운지가 들어선다. 조식서비스, 오피스업무서비스, 24시간 피트니스센터가 제공된다. 

입주자의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해 중정공원, 하늘공원이 설치되고, 바이크쉐어링을 통해 1인가구의 이동성을 높였다. 근린생활은 지하 1층·지상 1층에 제공되고, 오피스텔은 지상 1~10층 조성된다. 일부 세대는 테라스를 설계해 차별화를 뒀다.
 

▲ 동원스위트 종로

▲동원스위트 종로= 서울 종로구 효제동 167번지 일원에 1호선 종로 5가역과 4호선 동대문역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더블역세권 주거용 오피스텔인 ‘동원스위트 종로’가 분양 중이다. 연면적 3526㎡, 1개동, 지하 3층~지상 11층 규모로 주거용 오피스텔 106실 및 근린생활시설 3호로 구성된다. 총 주차대수는 60대. 부가가치세(VAT)를 포함한 2억원 초반대의 합리적인 가격대로 책정됐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17.57㎡, 17.82㎡ 두 가지 타입으로 공급된다.

도심권 4대 문안은 오피스텔이나 소형 아파트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새롭게 들어선 소형 오피스텔인 동원스위트 종로의 미래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블 역세권을 품은 단지는 우수한 강남·강서·강북 접근성을 지녀 서울 전역 진·출입이 수월하며 CBD권역(종로 주요업무지구)에 10분대로 닿을 수 있다. 역세권 입지 외에도 중앙버스노선을 통한 BRT 이용으로 CBD 등 업무지구 출퇴근이 용이하다.

저렴한 비용으로 공급·구입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일조

단지 주변에 각종 관공서(중구청, 종로구청)와 인사동 거리, 명동 거리, 서울대학병원, 동대문 종합시장, 광장시장, 종로3가 귀금속 도매상가 등이 밀집돼 편리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다. 가까이 위치한 청계천 수변거리를 비롯해 창덕궁, 유네스코 종묘, 동대문역사공원 등의 공간에서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다. 

약 70만 상주인원의 CBD(중심업무지구), 150만 유동인구의 동대문상권을 배후로 두고 있는 입지에 자리해 탄탄한 배후수요를 품은 동원스위트 종로는 공실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반경 5km 내 다양한 대학교와 대학병원이 자리했다. 동대문 쇼핑타운밀집지역 수요층과 을지로, 충무로, 명동, 종로의 중심업무지구 직장인 수요까지 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개발호재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 종로구와 을지로 등 노후화된 지역 재개발사업과 정비사업추진 등 재개발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종로구 예지동 세운 재정비촉진지구 내 통합개발도 추진되고 있어 향후 미래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계약금 10%, 중도금 50%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 송도 씨워크 인테라스 한라

▲송도 씨워크 인테라스 한라= 한라는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에 짓는 도시형 생활오피스 ‘송도 씨워크 인테라스 한라’를 분양 중이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29-8번지(국제업무단지 C6-1블록)에 조성된다. 지하 4층~지상 25층, 2개 동, 연면적 9만3383㎡ 규모다. 전용면적 21~42㎡ 도시형 생활오피스 1242실과 상업시설 271실로 구성된다. 지상 1~4층에는 상업시설이 들어서고, 3층은 문화 및 집회시설, 4층은 글로벌 스마트 메디컬센터가 각각 조성된다. 지상 5층부터 25층에 도시형 생활오피스가 배치된다.


도시형 생활오피스는 초소형 섹션오피스에 수전시설, 발코니 등으로 주거기능까지 갖춘 신개념 오피스다. 모듈형으로 설계돼 사용자가 필요한 만큼만 분양 받을 수 있어 공간 효율성이 높고, 입주기업의 편리한 사무환경을 위한 별도의 지원시설을 제공한다. 

입지 여건도 탁월하다. 인천 지하철 1호선 인천국제업무지구역을 도보 3분에 이용할 수있고건물 인근으로 송도내부순환노선트램 1단계가 2026년 개통될 예정이다. 송도 트램 1단계는 인천글로벌캠퍼스~송도랜드마크시티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교통 환경은 더욱 좋아진다. 또 제2경인고속도로, 제2외곽순환도로를 통해 서울과 수도권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주거도 혼자
업무도 혼자

인천 송도~서울 여의도~서울역~경기 남양주 마석을 잇는 광역급행철도 GTX-B노선도 추진된다. GTX-B노선은 인천과 서울 생활권을 20분대에 연결하고 남양주 마석까지는 50분 안에 이동이 가능하다. KTX경부선과 연결되는 인천발 KTX 노선도 연결될 예정이다. 인천발 KTX가 개통되면 부산과 광주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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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꼬박 720일이 걸렸다. 한 나라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악재에 악재가 겹쳐 궁지에 몰린 용산 대통령실이 꺼내든 최후의 카드는 영수회담이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무색하게 이번 만남은 여야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차에 접어든 시점서 또다시 ‘강 대 강’ 매치가 예상된다. 정치권이 학수고대하던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번 영수회담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 이 대표와 통화했다”며 “이 대표에게 다음 주 형편이 된다면 용산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둘의 만남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어렵게 만났는데… 같은 날 민주당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내주에 만날 것을 제안했다”며 “이 대표는 ‘많은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만나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 대표는 꾸준히 영수회담을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피의자 신분인 만큼 만남이 적절치 않다는 무언의 거절이었다. 윤 대통령의 변심에는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한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4·10 총선서 참패한 데 이어 인사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의 손발이 맞지 않자 비선 개입 의혹까지 가중됐다. 야당과 소통함으로써 단단하게 굳어진 불통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등 현 상황을 돌파하겠단 뜻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은 “이번 총선 이후 ‘야당 대표를 무시하다가는 총리도 임명 못하겠구나’라는 상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아마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총리 인선 협조 정도를 받아내기 위한 피상적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대표에겐 편한 회담이 될 것이다. 자기 할 말만 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채 상병 특검 받고 거부권 행사하지 말아달라’고 했을 때 대통령이 못 받으면 회담까지 하고 욕먹는 건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만남을 갖기로 합의를 봤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조율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인 만큼 넘어야 할 고비는 많았다. 1차 실무진 회의도 쉽지만은 않았다. 당초 지난 22일 예정됐던 만남이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취소로 불발된 것이다. 대통령실의 수석급 교체 일정으로 인해 일정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피치 못할 사정이라지만 준비 회동조차 잡음이 새 나오면서 위태위태한 앞날이 예고됐다. 결국 첫 실무진 만남은 이로부터 하루 뒤인 지난 23일 이뤄졌다. 대통령실 측에서는 홍철호 정무수석과 차순오 정무비서관이 참석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자리했다. 이날 회의는 영수회담 날짜는 물론 의제도 정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종료됐다. 지지율 하락에 반등 노렸지만… 의제 놓고 격돌…샅바 잡은 윤-이 지난 25일 진행된 2차 회의도 큰 소득은 없었다. 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담은 특검법 수용과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에 대한 사과 등을 의제로 다루자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이를 전해 들은 대통령실은 난감하단 태도를 보이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천 비서실장은 실무 협상 직후 브리핑서 “사전에 조율해 성과 있는 회담이 되도록 의제에 대한 검토 의견을 (대통령실이)제시하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도부와 상의를 거쳐야 한다”며 추후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이 제안한 의제와 관련해서는 ‘포괄적 수용’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의제를 놓고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대로 영수회담이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26일 이 대표가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진통 끝에 영수회담 날짜가 정해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두 사람의 입에 집중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서 만났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민주당에선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 대변인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정국을 풀어갈 실마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은 ‘총선 민의’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15분 독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들어선 이 대표를 웃음으로 맞이했다. 곧이어 두 사람은 악수를 한 뒤 건강 등 안부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저희가 (국회서 이곳으로)오다 보니 20분 정도 걸리던데, 실제 여기 오는 데 700일이 걸렸다”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윤 대통령은 대답 대신 웃음으로 갈음했다. 이날 영수회담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이른바 이 대표의 ‘작심 발언’이다. 윤 대통령의 인사말 이후 취재진이 퇴장하려 하자 이 대표는 “퇴장할 건 아니고, 제가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왔다”며 멈춰 세운 뒤 품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읽어 내려갔다. 700일 동안 묵혀둔 말을 몽땅 쏟아내겠다는 듯, 이 대표의 발언은 장장 15분 넘게 이어졌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께서 너무 잘 아시겠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팍팍하고 국민의 삶이 어렵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국가적으로 보면 정치, 경제, 사회, 또 외교 안보, 모든 영역서 많은 위기가 도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런 삼중고를 포함해서 우리 국민의 민생과 경제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은 대통령님께서도 절감하실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이 대표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의제를 던졌다. 이 대표는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 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수용도 에둘러 촉구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태원 참사나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생각할 것과 연구·개발(R&D) 예산 등도 화제로 올렸다. 거부권 행사를 자제할 것도 강하게 요구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게 상당히 불편하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또 민심을 과감하게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는 식으로 답했다. 처음 웃는 얼굴로 이 대표를 맞이할 때와 달리 표정은 점차 굳어져 갔다. 모두발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 오던 이야기라 예상하고 있었다”며 모두발언은 생략한 뒤 비공개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 회담은 예상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은 오후 4시10분쯤에 마무리됐다. 130분간 자리를 함께했지만 도중에 배석자를 제외하는 등 두 사람이 독대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영수회담 도중 배석자를 물리고 자연스럽게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도 기대했지만 이번 만남은 차담 수준서 그쳤다. 영수회담을 마친 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각각 브리핑을 진행했다. 같은 장소서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 회담을 바라본 양측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두 쪽 난 여론 국민의 판단은?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영수회담 종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체적으로 볼 때 대통령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와 민생 문제 등에 대해 깊이 또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양측이 총론적 혹은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수석의 설명처럼 별도의 합의문은 없었다. 다만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의료개혁은 시급한 과제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다만 “민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여야 간의 정책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데 대해서도 조금 이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며 “대통령은 민생 협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같은 기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나 재발 방지책,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지금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서 그 영장 청구권을 갖는 등 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조금 해소하고 다시 논의를 하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며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의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는 대통령실의 평가와 달리 민주당은 이번 영수회담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회담에 배석한 박성준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서 브리핑을 열고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 대변인은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와 관련해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 대해 이 대표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으나 이 대표가 내민 청구서에 윤 대통령이 딱 떨어지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범야권 집중 포격 맞은 대통령실 “결과도 실리도 없다” 쏟아진 질타 범야권도 일제히 쓴소리를 얹었다. “이럴 거면 대체 왜 만났냐”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은 “윤 대통령의 답은 거의 없었다”며 “총선 민심에 관한 시험을 치르면서 백지 답안지를 낸 것과 다름이 없다”고 혹평했다. 조국당 강미정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이번 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의 기조가 곧바로 바뀌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 대변인은 “준비가 덜 된 대통령과 그럼에도 최대한 민심을 담아 질문을 한 야당 대표의 만남”이라며 “(대통령이)여러 가지 법안과 자신의 가족 문제 등 민감한 질문은 빼버렸다. 추후 만남을 기약한 정도일 뿐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래도 윤 대통령 측에서 ‘자주 소통하자’는 뉘앙스가 나왔다”며 “만남을 거듭한다면 나아질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걸어본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며 “130분간 회담을 했으나 공동합의문은 없고 소모적인 정쟁에 불과했다”고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새로운미래 신재용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의료대란 관련해 조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결과가 나왔어야 이번 회담이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진전도 성과도 없이 끝나 버렸다”고 혹평했다.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130여분간 진행됐다는 대화의 결말은 결국 ‘2년 만에 첫 대화를 했다’는 그 자체와 여야 모두 입장이 애초에 비슷했던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확인한 것 외엔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영수회담이 아쉽게 끝난 것에 대해 이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대화의 기본이 안 돼있다”며 “대화라는 건 서로 말을 주고받는 걸 전제로 해야 하는데, (이 대표처럼)하고 싶은 말을 모조리 한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만남은 이 대표의 1승”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무리하게 정국을 끌고 갈 가능성처럼 비칠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첫술에 배부르랴 현재로서는 이번 회담이 윤 대통령의 ‘자충수’라는 여론이 강하다.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TK·PK 기반의 집토끼를 꽉 쥐는 데 효과적일지 몰라도 중도층이 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이다. 영수회담 민심이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레임덕 돌파구로 이 대표와의 만남을 선택한 윤 대통령의 선택이 자충수인지 신의 한 수인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