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대명종합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루첸’으로 유명한 국내 중견 건설사다. 회장 일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고액 후원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세무조사도 몇 차례 받았다. 최근에는 조사 4국의 조사를 받았다. 대명종합건설은 어떤 곳일까.
지난 2월19일 대명종합건설(이하 대명종건) 본사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이 들이닥쳤다. ‘국세청 중수부’로 불리는 조사4국은 이날 예고 없이 세무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4국은 탈세와 비자금 조성 등을 다룬다. 이들은 대명종건의 회계 관련 장부를 확보하는 등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 임박
대명종건은 과거에도 몇 차례 세무조사를 받았다. 지난 2010년 서울청 조사3국은 대명종건과 계열사 등을 상대로 주식변동 관련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세무조사는 국가안보전략(국정원 연구기관) 이사장의 사촌동생이 대명종건에 판매한 토지의 잔금을 받기 위해 사주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당시 조사3국은 지승동 대명종건 회장의 주식을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특수관계자가 아닌 자와의 거래로 손자에게 증여하는 세대생략증여를 했다고 판단, 재평가해 과세처분했다. 대명종건은 서울청 조사1국으로부터 법인소득 관련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대명종건은 ‘박근혜 고액 후원’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회장 일가는 지난 2012년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18대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3000만원을 후원했다. 후원 한도는 1000만원이었지만 지 회장과 부인, 장남의 이름으로 각각 1000만원씩 나눠 총 3000만원을 후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법인등기부등본, 나이스기업정보 등에 따르면 지 회장의 부인과 장남, 차남은 모두 관계사에 포진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남 지우종씨는 ▲대명종건 ▲화인종합건설 ▲엔티산업 대표이사이고, ▲대풍루첸 ▲아이원리조트 ▲농업회사법인대풍림 ▲농업회사법인자연루첸 ▲대풍건설 ▲대풍파크 사내이사다.
국세청 조사4국 강도 높은 세무조사 실시
그 결과는?…추징금 부과 앞두고 초긴장
엔티산업은 서울 남부터미널을 운영 중이다. 대풍루첸은 건축과 부동산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아이원리조트는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숙박시설이다. 대풍건설과 대풍파크는 지난달 12일 설립된 신생 법인이다. 두 회사는 건축, 부동산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풍파크의 사업 목적은 모두 대풍건설과 겹친다. 다만 1개의 사업 목적서 차이를 보이는데, 대풍건설의 경우 ‘도박장 운영업’도 영위하고 있다.
차남 지우제씨는 ▲대명수안 대표이사고, ▲대명루첸 ▲루첸건설 ▲루첸산업 ▲루첸파크 ▲농업회사법인한가득 ▲농업회사법인대명친환경 사내이사다. 대명루첸과 루첸건설, 루첸산업의 사업 목적은 건축과 부동산업 등으로 모두 같다. 루첸건설과 루첸산업은 지난 2012년 2월2일 같은 날 설립됐다.
부인 서순자씨는 ▲서울루첸 ▲오비에프산업 ▲태신개발 대표이사다. 서울루첸과 태신개발은 부동산업을, 오비에프산업은 건물 및 각종 시설물관리 용역업을 맡고 있다.
이외에도 지씨 형제는 ▲풍림산업 대표이사 ▲태승레저 사내이사다. 서씨 역시 태승레저의 사내이사다. 풍림산업은 건설업체고, 태승레저는 숙박업과 부동산업, 건설업 등을 목적으로 한다.
이들 회사의 주소지는 대부분 같다. 서울 강남구의 LG트윈텔에는 대명종건과 대명루첸, 태신개발이 위치해 있다. LG트윈텔 2차는 대풍루첸, 루첸파크, 농업회사법인대풍림과 농업회사법인한가득 등의 소재지로 돼있다.
강남구 삼성로의 한 건물에는 농업회사법인자연루첸과 대명수안, 루첸건설, 루첸산업, 농업회사법인 대명친환경, 서울루첸, 태승레저 등이 한 데 모여 있다. 강남구 테헤란로에는 화인종합건설, 대풍건설과 대풍파크, 풍림산업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오비에프산업은 강남구 랜드마크타워에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명종건의 특수관계자는 ▲하우스팬 ▲엔티산업 ▲대명수안 ▲태신개발이다. 하우스팬의 경우 최대주주는 지정현씨(43.98%)와 특수관계자다. 하우스팬의 종속회사는 차남이 사내이사로 있는 루첸파크다. 장남이 대표이사로 있는 엔티산업은 서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서울루첸의 종속회사다.
차남이 대표이사로 있는 대명수안은 서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오비에프산업의 관계기업이다.
이외에도 대풍루첸은 풍림산업의 최대주주고, 풍림산업은 화인종합건설의 최대주주다. 화인종합건설은 아이원리조트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모두 장남이 대표이사인 회사다.
회장 일가 ‘박근혜 후원’ 조명
가족이 임원 최소 20개 관계사
한편 대풍루첸은 지난해 풍림산업과 온양관광호텔 인수 과정서 관심을 받았다.
<더벨>에 따르면 대명종건은 지난해 4월 회생절차(법정관리) 매물로 나온 풍림산업의 인수를 추진했다. 대명종건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풍림산업의 예비인수자가 됐고, 같은 해 6월 우선협정대상자로 선정됐다. 대명종건은 지난해 9월 인수예정자 지위를 대풍루첸에 넘겼다. 대풍루첸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매각을 주도했던 풍림산업 노조는 회생법원에 문제가 없는지 문의하기도 했다.
장남이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로 있는 대풍루첸은 지난 2012년 10월 설립됐다. 감사는 김홍구씨, 사내이사는 박영철씨다. 자본금은 1억원이다. 대풍루첸은 인수예정자 지위를 대명종건으로부터 받기 한 달 전 ‘부동산매매 및 임대업’ ‘종마, 경주마의 생산육성업’ ‘사회간접자본 시설투자 및 운영관리업’ ‘유원지 및 테마파크 운영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법원은 대명종건이 대풍루첸의 지분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법원은 대명종건이 대풍루첸에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 그대로 매각 절차를 밟았다.
풍림산업은 액면가 5000원의 신주 600만주를 발행했다. 대명종건은 제3자 배정대상자로 대풍루첸에게 신주 전량을 책임지게 했다. 이후 대명종건은 대풍루첸을 통해 풍림산업을 565억원에 인수했다.
대풍루첸은 대명종건의 온양관광호텔 인수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대명종건은 인수 과정서 인수주체를 대풍루첸으로 변경했다. 인수주체가 갑작스럽게 변경되자 온양관광호텔 모기업인 경남기업은 이의를 제기했다. 경남기업은 즉시항고와 가처분 소송 카드 등을 꺼냈다. 그러나 법원은 즉시항고를 기각했고, 결국 대풍루첸은 온양관광호텔을 인수했다.
답변 거부
한편 대명종건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세무조사 종결 여부에 대해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세무조사 규모 등에 대해서도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