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갤러리도스 기획공모전 ‘사적언어’

작품으로 구현한 또 다른 언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갤러리도스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두 번의 공모전을 진행한다. 매번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여러 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세계를 참신하게 풀어내는 자리를 만들고자 하는 의도다. 10명의 작가들이 꾸미는 이번 하반기 기획공모전의 주제는 사적언어.
 

▲ 이충우-objets singuliers ‘또는 재현을 위한 도구들’_installation_혼합재료_2019

갤러리도스가 10명의 작가들과 함께 기획공모전을 준비했다. 이들은 다음 달 6일까지 릴레이 형식으로 관람객들을 만난다.

인간은 언어를 사용해 자신의 생각과 느낌, 감정 등을 상대방에게 표현하고 전달한다. 전달자의 억양이나 말투, 표정 등 다양한 요소가 더해져 여러 해석을 낳을 수 있지만, 각 단어가 지닌 본연의 뜻은 사회적·문화적 합의에 의해 정해져 있다.

예술의 매력

작가들은 말이 아닌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과 소통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예술은 작가가 구현해낸 사적인 언어에 가깝다. 관람객들은 시각적 형상화를 통해 구현된 작품을 토대로 작가가 던진 언어를 유추하고 해석해야 한다.

때로는 예술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다. 하지만 같은 작품이라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은 예술이 가진 매력이다. 작가의 작품은 관람객들에게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김인수= 김인수는 작품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각자의 축적된 삶을 돌아보고 조용히 사색하는 힘을 주고자 한다. 또 몰입의 흔적을 보고 수행과도 닮아 있는 작업과정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관람객들에게도 전달되길 바란다. 그는 작품을 통해 재탄생된 숲속서 잠시라도 삶을 환기시키고, 쉼을 누리고, 또 다른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 강한별- Ocean Affair_Acrylic on canvas_30x30 cm_2019

김희주= 외부서 회화 세계를 구성하는 작가와 회화 세계와의 관계에 대해 질문하며 그 둘 사이의 공간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3차원의 깊이 공간이나 2차원의 평면 공간이 아니라 회화 표면 위 높이 공간을 탐구하는 방식이다. 김희주의 작업은 무지의 존재들이 자신의 방식으로 관계 맺으려 하는 미미한 당김과 밀침의 기록이다.

작가 10명 릴레이 전시
각자 다른 방식의 소통

강한별= 강한별은 눈앞에서 마주하는 낯선 장면을 회화적으로 재현하고 설치·구축해왔다. 시작은 어릴 적 눈앞에 놓인 유리잔 하나. 사물과 공간의 존재적 경계의 무효함, 순간의 장면과 장면 사이의 정의되지 않은 가능성에 대한 생각은 작업의 바탕이 됐다. 결국 그의 회화는 현존하는 순간들에 대한 씨름의 장이다.

정나영= 정나영은 주체는 근원적인 결여를 내포한 존재로, 이를 충족시키려는 욕망의 메커니즘에 사로잡혀 있다완전한 합일을 지향하지만 좌절하고 또 다른 결여를 생산해 욕망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다이 대상서 저 대상으로 옮기는 과정을 무한 반복하는 게 소외된 주체의 숙명이라고 덧붙였다.

하지인= 하지인은 흘러가는 시간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겹겹이 쌓인 불완전함은 내일을 기다리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 과정서 스스로 만든 이야기는 그 자체가 의미로 작용한다. 하지인의 작품 속 반복되는 선과 칠은 무의미한 듯 권태로워 보이지만, 묻히기보다는 새로운 레이어를 만들어나가며 작가가 시간 속에 흘러가고 있음을 드러낸다.
 

▲ 김희주.작고 많은 소리들 no12. 종이 위에 펜. 131-260cm. 2018

윤혜선= 윤혜선은 빛이 반쯤 스며든 곳, 안개가 자욱한 것처럼 흐리멍덩하고 축축하고 눅눅한 초록의 이끼, 색이 바라거나 스러진 것들 등 누가 보지 않을 것 같은 곳에 마음을 빼앗긴다고 전했다. 무심코 보게 된 이미지, 익숙한 거리의 낯선 공간은 특히 좋은 피사체다. 그는 거대한 숲 안에서 헤매듯 불안함을 미지의 풍경으로 그려낸다고 말했다.


강민희=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미묘한 감정들이 상대방에게 암묵적으로 전해질 때면 마음이 더없이 애절하고 간절하다. 강민희는 이를 빈 편지에 비유했다. 그는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은 빈 편지는 표현과 비표현이 동거하는 추상화로서, 의미에 제한받지 않고 원초적 감정을 가장 순수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람객들은 다양한 경험
“소통과 공감의 장 되길 ”

이진영= 이진영은 랩을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사용한다. 투명한 랩을 겹쳐 그 안의 물건을 희미하게 보여주기도 하고, 그 단면 사이로 비집고 보이는 물건의 일부분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 같은 작업들은 희뿌옇게 떠올리는 기억과 일상의 사건들로부터 시간이 지나 점차 무뎌지는 우리의 시선을 보여주고자 한 작가의 의도와 맞닿아 있다.

오지민= 오지민은 대화의 장소, 식사 시간에 모티브를 얻는다. 대화의 미끄러짐, 얇고 넘치는 공감들, 화자와 청자 간의 미끄러지는 해석 등 다른 존재들과의 대화 모습을 음식으로, 그것을 다시 추상적 형태로 환원해 그린다. 그는 부정, 긍정, 말의 오고 감, 눌림과 겹침 등을 물감의 물질성을 통해 표현한다.
 

▲ 이진영-1_Layer_bookshelf1_2019_170x106cm_아크릴거울, 투명시트지인쇄, 공업용랩

이충우= 이충우의 작품은 재현의 방식에서 표상되는 언표와 언술행위에의 관심서 시작된다. 저작 활동 중 재현을 위해 사용되는 그들의 생각과 도구, 대상서 모티브를 얻는다. 이번 전시에선 재현에 필요한 도구들을 복제하고, 모양은 닮은꼴이지만 사용가치를 상실한 도구들과 오브제화된 대상을 전시함으로써 그 관계들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작가들의 개성

갤러리도스 관계자는 이번 기획공모전 사적언어는 작가만의 고유한 사적언어가 주는 흥미로움을 통해 관객과의 소통과 공감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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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