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고 오피스텔 투자 스테디셀러는?

정부가 주택시장에 대한 전면 규제에 나서면서 부동산 투자자금이 알짜 수익형 부동산에 몰리고 있다. 하지만 대표적인 상품인 오피스텔은 공급 증가로 수익률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으면서 투자가 예전 같지 않다. 

올 들어 수도권 오피스텔 거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월 수도권에서 거래된 오피스텔은 3만1969건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0% 넘게 감소했다. 정부가 주택시장 투자수요 진입을 막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 투자 상품인 오피스텔마저 관심이 식어가는 분위기이다. 주된 원인은 공급 과잉에 있다. 

정부 규제로 
식는 분위기

올해 수도권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지난해보다 1만여실 가까이 증가한 6만2000여실에 달한다. 공급이 증가하면서 임차수요를 찾기 어려워지다 보니 수익률도 하락세다. 수도권 오피스텔 수익률은 지난해 1월 5.31%에서 7월 5.24%로 떨어지더니 올해는 5.22%까지 떨어졌다. 앞으로도 오피스텔 공급이 증가할 예정인 데다, 금리 인상·임대료 상한 등 악재가 대기하고 있어 시장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러한 오피스텔 투자 불황기에도 업무지구 인근 주거용 오피스텔은 직장인 등 1인 가구의 수요가 높아 공실 위험도가 적다. 때문에 오피스텔 투자의 스테디셀러로 불린다. 또 역세권인 경우 출퇴근이 용이하며, 상주 및 유동인구도 많은 만큼 교통·문화·쇼핑 등 기반시설이 갖춰져 주거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몇 년 새 오피스텔 매매가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1.27% 상승했다. 2013년 -0.65%, 2014년 -0.17%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후 2015년 0.84%, 2016년 1.62%, 2017년 1.5%를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특히 업무단지와 인접한 오피스텔의 가격 상승률이 뚜렷하다. 마곡산업단지와 인접한 ‘마곡나루역보타닉푸르지오 시티’ (2017년 2월 입주)의 전용면적 38.33㎡는 지난해 12월 3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분양가(2억4437만원) 대비 9063만원 상승한 가격이다. 올 초 주요 업무지구로 꼽히는 영등포구의 ‘당산역 효성 해링턴타워’(2015년 11월 입주)도 전용면적 28.74㎡가 분양가(1억1487만원)보다 9013만원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2억500만원에 거래됐다.

공급 과잉에 수익률 하락 ‘예전 같지 않네’
수도권 거래 급감…1~4월 전년비 30% 감소

오피스텔 매매가격의 상승폭은 줄었지만, 올해도 매매가격 상승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보다는 오피스텔이 매수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서다. 여기에 2014년 이후 줄곧 70%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오피스텔 전세가율도 가격 상승세를 떠받치고 있다.

오피스텔 분양 시장을 살펴보면 업무지구 인근 지역의 분양 성적이 눈에 띈다. 지난해 10월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 오피스텔은 수원 제3산업단지,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로 이동이 수월하다는 장점에 힘입어 평균 64.82대 1의 청약경쟁률로 전 타입 마감에 성공했다. 지난해 4월에는 안양 벤처밸리, 안양IT단지 등이 가까운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오피스텔이 평균 105.3대 1의 우수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오피스텔 실거래도 업무단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서울에서 거래된 오피스텔은 1940건이다. 이 중 서울 3대 업무지구 CBD(중구·종로구 일원), YBD(영등포구 일원), GBD(강남구·서초구 일원)에서 거래된 오피스텔 물량이 660건으로 전체의 34% 이상을 차지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업무지구 인근에 입지한 직주근접형 오피스텔은 직장인 수요가 꾸준해 공실률이 낮은 편이어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들 오피스텔은 투자 스테디셀러로 꾸준한 인기가 예상된다”며 “또한 업무지구는 지하철역과 인접해 역 주위로 조성되는 풍부한 생활 인프라스트럭처를 누릴 수 있어 주거 환경도 우수한 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 업무지구 인근 오피스텔.


수도권 수익률
5.31→5.22%

 

▲오류동 아델리아= 서울시 구로구 오류동 55-19번지 외 7필지에 선시공·후분양 오피스텔인 ‘오류동역 아델리아’가 분양한다. 연면적 6520.95㎡, 지하 2층~지상 17층, 1개동, 오피스텔 176실, 근린생활시설 2실로 공급된다. 총 주차대수는 91대. A타입 32실, B타입 80실, C타입 64실 총 176실로 구성된다. 전체 호실이 1.5룸 풀퍼니시드로 설계된다. 전용면적 기준 21~28.77㎡로 약 80실이 선호도가 높은 양창구조다. 각 실에서 오류동역 문화공원, 광장, 개웅산 공원 등을 바라볼 수 있는 멀티 조망권을 갖췄다. 개봉공원, 푸른수목원, 안양천도 인접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1호선 오류동역에서는 용산역까지 22분, 시청역까지 30분이면 도달 가능하다. 인천역까지는 42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또 단지 인근 지하철 7호선 천왕역과 온수역을 이용하면 강남권 및 광명시와도 접근이 수월해 직장인 수요도 풍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근 오류IC를 이용하면 김포공항은 물론 인천공항을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 서울외곽순환도로, 서부간선, 남부순환로, 경인고속도로, 6번국도 등 사통팔달의 도로망도 갖추고 있다. 

직주근접형
공실률 낮아

생활편의시설도 풍부하다. 주민센터 등 관공서가 도보 5분 이내 거리에 위치한다. 사업지에서 도보로 오류시장을 이용할 수 있다. 고척스카이돔, 디큐브시티,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 등 문화시설도 가깝다. 매봉산, 개웅산, 천왕산, 궁동 생태공원, 푸른수목원 등 녹지공간 또한 풍부하다. 이외에도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롯데마트 구로점 등 대형 쇼핑공간과 구로 성심병원 등 대형병원 이용도 편리하다.

오류동 주변은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종상자 16만여명과 서울한영대학교, 동양미래대학교, 유한대학교, 성공회대학교 등 여러 대학이 인접하고 있어 임대수요가 풍부한 편이다. 여기에 각종 개발호재가 맞물리면서 더욱 풍부한 임대수요를 갖출 예정이다. 2018년 구로구 구정 운영방향에 따라 오류동역 일대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8만4139㎡ 부지의 행복주택 4개 동과 오류1동 주민센터 복합화사업, 오류시장 정비사업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최첨단 ICT산업단지로 변모할 온수산업단지의 개발과 고척동에 조성되는 2214여가구의 고척뉴스테이, 개봉동 일대 1089여가구 규모의 개봉뉴스테이도 진행 중이다.
 

▲동대문 오팰리오= 서울 중구 오장동 139-7번지에 ‘동대문 오팰리오’가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13층, 총 75실로 조성된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전용 19.04㎡형 3실, 22.31㎡형 6실, 29.48㎡형 12실, 39.69㎡형 6실 등 27실이 공급되고, 오피스텔은 전용 18.12㎡형 36실, 22.63㎡형 6실, 29.95㎡형 6실 등 모두 48실이 공급된다.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모두 40㎡ 이하 소형면적으로 구성돼 1~2인 가구의 임차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4대문 안 중심업무지구에 들어서는 만큼 풍부한 배후임대수요가 기대된다. 동대문 일대는 약 7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중심업무지구(CBD, 중구·종로구 일원) 직장인과 동대문 패션산업 종사자를 배후임대수요로 품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새 매매가 상승 곡선
우수한 청약 기록한 상품도 

풍부한 생활 인프라도 단지 가까이서 누릴 수 있다. 동대문 패션타운 관광특구와 인접해 풍요로운 쇼핑생활을 누릴 수 있고 중부시장, 방산종합시장, 동대문종합시장 등 재래시장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세운 재정비촉진지구 정비사업으로 향후 더욱 쾌적한 생활환경이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도심권에 위치한 만큼 우수한 교통망을 자랑한다. 도보 3분 거리에 지하철 2·4·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이 있고, 2·5호선 을지로4가역, 1호선 종로5가역도 가까워 걸어서 지하철역을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이다. 소형주거상품이지만 1~2인 가구를 겨냥한 특화설계가 눈에 띈다. 타입별로 1룸, 1.5룸, 2룸 등 맞춤설계를 적용했고, 게다가 오피스텔 일부세대에는 다락층을 조성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여기에 스타일러(일부세대)까지 갖춘 풀 퍼니시드 시스템을 적용, 입주민의 주거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평택 고덕신도시 센트리마= ‘평택 고덕신도시 센트리마’가 분양 중이다. 고덕국제신도시 업무지구 12-2-1, 2, 3번 필지에 2개 동으로 지어진다. 업무시설 12-2-1, 2에 위치하며 총 면적 약 606.21평의 11층 건물이다. 상가는 1~4층, 5~11층의 오피스텔은 총 7가지 타입의 170실이 들어선다. 211대의 동시 주차가 가능한 넉넉한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용이 편리한 자주식 주차장으로 돼 있다. 


평택 최초 롱베이스 기반 전호실 복층 구조에 돌출형 베란다 특화설계(일부 호실)로 기존 오피스텔의 단점을 개선, 체감 면적을 극대화시켰다. 수납공간을 극대화한 풀퍼니시드 시스템에 지역 냉·난방 공급시스템과 빌트인 세탁기, 냉동·냉장고까지 있어 입주자의 만족도를 한차원 업그레이드시켰다. 

업무지구는 
쾌적한 환경

고급 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아메리칸 스탠다드 제품인 위생도기 등을 기본으로 제공해 사용자의 품격을 높였다. 업무시설 12-2-3로 지어지는 ‘센트리마 타워’는 대지면적 약 288.28평에 지하 5층~지상 9층 규모다. 지상 1~4층까지는 근린생활시설이며, 지상 5~9층은 업무 편의성을 극대화시킨 업종 제한이 없는 프리 오피스이다. 분양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삼성 협력업체 밴더들의 입주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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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