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희 칼럼> 택시업계, 투쟁보다 서비스를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6.10 09:16:57
  • 호수 12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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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 공유 서비스 업체와 택시기사 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택시기사들은 연일 시위를 하고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며 저항하고 있다. 택시기사들의 저항은 카풀 형태의 승차 공유 서비스를 중단시키는 나름의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타다’와 같은 기사가 딸린 렌트카형과 ‘쏘카’나 ‘그린카’ 같은 단기 렌트형 승차 공유 서비스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택시기사들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으나 시대의 변화를 거슬러 과거의 방식을 장기간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단기적 대응 방안과 중장기적 계획을 잘 세워 기술변화에 따른 충격을 줄여야 한다. 

단기적 관점으로 볼 때 반대 구호를 외치며 시위하는 것이 택시기사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까? 택시는 승차 공유 서비스에 비해 경쟁력이 없을까? 그렇지 않다. 택시 서비스가 개선된다면 택시는 승차 공유 서비스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그렇다. 

승차 공유 서비스의 공통적인 단점은 대기시간이 길다는 것이다. 카풀형이나 기사가 딸린 렌트카형 승차 공유 서비스를 호출하고 기다리고 있으면 그 사이 승객을 태우지 않은 택시가 여러 대 지나간다. 단기 렌트형 자동차 공유 서비스는 차가 있는 곳까지 오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신속하게 이동하려는 목적으로 승차 공유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카풀형 승차 공유 서비스는 운전자와 승객이 상대적으로 대등한 관계다. 뒷좌석이 아닌 운전자 옆자리에 앉는 것이 기본 매너다. 소위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카풀형의 장점이라고 하지만 초면인 사람과 얘기를 나누는 것은 사람에 따라 매우 부담스러울 수 있다.

남과 대화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에 따라 곤혹스럽기도 하다.  


기사가 딸린 렌트카형 승차 공유 서비스는 운전기사가 승객에게 말을 걸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 카풀형 서비스의 단점을 없앴다. 현행법 상 11인승 이상의 차량만 승차 공유 서비스를 할 수 있어 승객이나 짐이 많을 때 유용하다. 다만, 택시요금보다 비싸다. 

승차 공유 서비스는 택시보다 저렴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공정한 시장 가격이라기보다는 시장 개척을 위한 일종의 덤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즉, 택시보다 저렴한 지금의 가격은 장기간 유지될 수 없고 언젠가는 택시보다 비싸질 수 밖에 없다.

택시가 승차 공유 서비스보다 ▲가격 경쟁력 ▲접근성 ▲서비스 개선만 이뤄진다면 택시가 더 선호될 수 있다. 택시기사가 승객에게 불필요하거나 논쟁이 될 만한 주제로 말을 걸지 않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방송이나 음악을 크게 틀거나 차 내에서 담배를 피워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것 등을 개선한다면 택시는 승차 공유 서비스보다 훨씬 경쟁력 있는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고질적인 승차 거부도 사라져야 한다. 

택시업계의 명운은 승차 공유 서비스를 없애는 것에 달려 있지 않다. 서비스를 실질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지금 택시기사들이 할 것은 승차 공유 서비스를 없애달라는 집회가 아니라, 택시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대회가 필요하다. 대중에게 공개적으로 서비스 개선을 약속하고 이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완전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택시기사라는 직업은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남아있다. 정부가 택시면허를 사들여 점진적인 감차에 나서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전직 택시기사들의 복지대책을 마련한다면 기술혁신에 따른 사회적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택시단체들의 전향적인 자세, 관련 업체의 승차공유서비스 도입 완급조절, 정부의 면밀한 정책마련과 이해관계자 조정이 어우러져 갈등이 봉합되고 우리사회가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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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