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2일 태국 촌부리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 대회에서 에이미 올슨(미국)이 동반 플레이어의 공을 이용해 이득을 봤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 대회 2라운드에서 올슨은 아리아 주타누간(태국)과 함께 경기했고 문제의 장면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나왔다.
먼저 주타누간이 그린 밖에서 칩샷으로 공을 홀 주위로 보냈다. 이후 공 쪽으로 다가가려던 주타누간은 걸음을 멈췄다. 이때 주타누간과 올슨이 주타누간의 공을 그린 위에 그대로 두기로 합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올슨이 그린 주위에서 칩샷을 시도했는데 이 공은 내리막을 타고 내려가다가 주타누간의 공을 맞고 방향을 바꿔 홀 가까운 곳에 멈춰 섰다.
만일 주타누간이 공을 마크한 뒤 집어들었거나, 곧바로 퍼트했더라면 올슨의 공은 한참 더 굴러 내려갈 판이었다. 결국 올슨은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았고, 선두 신지은(27)에게 2타 뒤진 공동 5위에서 3라운드를 시작하게 됐다.
주타누간도 원래 자리로 공을 옮겨놓은 뒤 버디를 기록했다. 주타누간으로서는 손해볼 일이 없었고, 올슨은 이득을 본 셈이다.
그린 위서 부딪히고 홀 가까이 흘러
논란 일자 LPGA “규정 위반 아니다”
올슨은 자신의 공이 주타누간의 공을 맞고 홀 가까운 곳에 멈춰 서자 주타누간을 향해 합장한 채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고, 둘은 잠시 후 주먹을 맞부딪히며 기뻐했다.
그러나 골프채널 등 미국 골프 전문 매체들은 이 장면을 문제 삼았다. 골프 규정 15-3에 보면 ‘둘 이상의 플레이어들이 자신들 중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하여 볼을 그대로 두고 플레이하기로 합의한 후 그 누군가가 그 볼을 그대로 둔 채 스트로크를 한 경우, 그렇게 합의한 플레이어들은 각각 일반 페널티(2벌타)를 받는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올슨과 주타누간의 플레이는 이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둘 다 페널티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골프 다이제스트>는 “두 선수가 어떤 의도로 그렇게 했는지 알기는 어렵다”면서도 “의도야 어찌 됐든 올슨이 이득을 본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샷이 상금으로 직결되는 골프에서 공정한 장면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LPGA투어는 2월23일 3라운드가 시작되기 전 이에 대해 입장을 발표했다. LPGA투어는 “올슨과 주타누간의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규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주타누간의 공을 그대로 둬서 올슨의 플레이를 돕겠다는 두 선수 간의 합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슨도 3라운드 시작 전에 방송 인터뷰를 통해 “이런 결과를 의도한 적이 없다”며 “다만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 더 신중하게 처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