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당권주자 3인방’ 캠프 전력 비교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2.18 10:16:21
  • 호수 12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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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친이? 그림자 대결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드디어 대진표가 완성됐다. 자유한국당 당권주자들은 지난, 12일 2·27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마감했다. 이로써 황교안·오세훈·김진태(기호 순) 세 명이 경선을 치르게 됐다. <일요시사>는 각 후보들의 캠프 전력을 비교, 분석했다.
 

▲ 2·27 자유한국당 대진표가 완성된 가운데 어느 후보가 당권을 잡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계제로였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인 지난 12일을 전후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눈치게임이 펼쳐졌다. 황교안 후보의 출마 외에는 모든 것이 예측불허였다. 시시각각 변하던 상황은 3인 경선으로 좁혀졌다.

보이콧 철회
정면 승부

오세훈 후보와 홍준표 전 대표의 출마 여부가 최고의 관심사였다. 먼저 결정을 내린 사람은 홍 전 대표였다. 그는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그는 “이번 전당대회는 모든 후보자가 정정당당하게 상호 검증을 하고 공정하게 경쟁해 우리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국당 내부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홍 전 대표는 당권주자 빅3로 분류되는 거물이다. 그의 불출마 선언으로 2·27전당대회가 반쪽짜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엄습했다.


한 한국당 당직자는 홍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 직후 “불출마 불씨가 다른 당권주자에게까지 옮겨붙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원내 당권주자들의 불출마 러시도 이러한 우려를 부채질했다. 실제로 지난 12일 당 대표 출마를 고려하던 심재철·정우택·주호영·안상수 의원은 출마의 뜻을 접었다.

심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무계파 공천으로 총선 승리를 이루고 정권 탈환의 계기를 만들어야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는 시대적 사명으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지만, 오늘 출마 의사를 철회한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당 대표 경선에 연연하는 것은 대표 선출에 누를 끼칠 수 있고, 당원과 국민들의 성원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대표 경선의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통합 축제가 되어야 할 전대가 분열의 길로 접어들고 말았다. 전대 절차조차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인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당의 미래가 이런 식으로 휩쓸려가는 것을 막아보고 싶지만 역부족이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끝까지 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당 화합과 보수통합, 그리고 총선 승리를 위해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황·오·김 후보 등록 사실상 양자대결
‘황’ 친박·TK로 낙승? ‘배박’이 변수


불출마 불씨는 더 이상 확전되지 않았다. 황 후보, 홍 전 대표와 함께 빅3 중 한 명으로 꼽힌 오 후보는 보이콧을 했다가 철회하고 지난 12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그는 후보 등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하는 정당이 아니라 특정 지역, 특정 이념만을 추종하는 정당으로 추락하는 것만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엇갈린 포석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황 후보와 김진태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당권주자들은 2·27전당대회가 2차 북미정상회담(2월27∼28일)과 겹친다는 이유를 들어 날짜를 미뤄야 한다고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전당대회 연기를 주장하는 당권주자들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블랙홀처럼 그날 이슈를 잡아먹을 것이 자명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럼에도 당 지도부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자 황 후보와 김 후보를 제외한 당권자주들은 보이콧을 선언했다. 일부 당권주자들은 당 지도부가 황 후보를 당 대표로 세우려한다는 ‘옹립설’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 전 대표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언제는 흥행을 위해서 원칙까지 바꾸며 책임당원 자격을 부여하더니, 인제 와서는 공당의 원칙 운운하면서 전대를 강행하겠다고 하는 것을 보노라면 참 어이가 없다”며 “당이 왜 그러는지 짐작은 가지만 말하지는 않겠다. 모처럼의 호기가 특정인들의 농간으로 무산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황 후보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내놨다.

황 후보와 오 후보는 논란이 됐던 당 대표 출마 요건을 당 지도부로부터 인정받았다. 당 지도부는 지난달 31일 책임당원 자격 요건 변경안을 의결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서 열린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선거관리위원회서 요청한 책임당원 자격 요견 변경안을 의결했다”며 “요건 변경에 기탁금을 납부하고 등록하는 조항이 있는데, 기탁금을 납부하고 후보자 등록을 마치면 책임당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당 대표 경선은 황교안·오세훈·김진태 후보 3파전으로 결정됐다. 기호 추첨 결과 황 후보가 1번, 오 후보가 2번, 김 후보가 3번으로 결정됐다. 

앞서가는 황
이대로 당선?

황 후보는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5층에 캠프를 차렸다. 여의도 최고 명당으로 불리는 곳이다. 대통령 3명을 배출했기 때문이다. 지난 1987년 이곳에서 평화민주당을 창당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7년 이곳에 대선 캠프를 꾸려 당선됐다. 2012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가 이곳에 꾸려졌다. 2007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외곽 조직이 이곳에 자리한 바 있다.

조순, 고건 등 서울시장 2명도 이곳에 캠프를 차려 당선됐다. 한때 대선 출마를 고려했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이곳에 사무실을 두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캠프 인사들은 황 후보가 박근혜정부 국무총리였던 시절 총리실서 근무했던 사람들 위주로 꾸려졌다. 캠프 총괄을 맡은 심오택 전 국무총리실 비서실장을 필두로 정무와 메시지를 담당하는 이태용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그들이다. 오균 전 국무조정실(총리를 보좌하는 행정기관) 국무1차장은 정책을 맡았다. 대변인은 김무성 전 대표 시절 상근부대변인을 지낸 정성일 대변인이 수행하고 있다.


황 후보와 경기고 동문인 황성욱 변호사는 캠프의 법률 지원을 담당한다. 이들은 자타공인 친황(친 황교안)계로 불린다.
 

▲ 당권도전 기자회견 갖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오 후보는 또 다른 여의도 명당인 극동VIP 4층에 자리했다. 지난 1990년 3당 합당 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곳에서 당선됐다. 1990년대에 걸쳐 신한국당 당사로 사용된 바 있다. 김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1992년 민주자유당은 이 빌딩을 매입하는 것도 고려했다고 전해진다. 대통령을 배출한 명당이라는 이유에서다.

황 후보가 총리실, 국무조정실 출신 인사들로 캠프를 꾸렸다면 오 후보는 자신이 서울시장이던 시절 사람들로 캠프를 채웠다.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캠프 실무진에 참여해 정무·기획·언론홍보 등을 총괄하고 있다. 선거총괄본부장을 맡은 박종희 전 의원은 16·18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2000년대 초반 한나라당(한국당 전신) 소장파 모임인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서 오 후보와 함께 활동한 바 있다.

권택기·진성호 전 의원도 캠프에 상주하지는 않지만, 회의 등에 수시로 참여해 오 후보와 의견을 교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저력의 오
확장성↑

김 후보는 사무실로 쓰고 있는 국회 의원회관 437호에 캠프를 꾸렸다. 각각 대하빌딩, 극동VIP에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한 황 후보, 오 후보와는 다른 전략이다.


변화무쌍한 선거전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의원회관 캠프는 외부인들의 출입이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지만, 실무진들이 좁은 공간에 모여 있어 의사결정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별도의 사무실 임대료가 들어가지 않는 점도 장점이다.

캠프 조직은 김 후보의 지역구인 강원도 내 야권인사들은 물론 전국 단위의 인사들까지 캠프에 합류시켜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3자 구도이지만 사실상 ‘황교안 대 오세훈’ 양자 구도에 가깝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5·18폄하’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 후보는 최근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돼 온전히 선거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당 대표 선거가 친박(친 박근혜) 대 비박(비 박근혜)의 계파 대리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 후보는 친박 성향의 당원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다. 황 후보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TK)을 접수했다는 얘기를 한국당 내부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황 후보는 지난 9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았다. 생가 앞에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님, 박정희 대통령 생가 방문을 환영합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크게 걸려 있었다. 지지자들은 황 후보가 모습을 드러내자 “대통령 황교안”을 연호했다.

황 후보가 초반 기세를 올리고 있지만 변수는 존재한다. ‘배박(배신한 친박)’ 논란이 바로 그것이다. 황 후보는 지난 탄핵정국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았다는 논란의 중심에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의 최근 방송 인터뷰가 배박 논란의 시작점이다. 지난 7일 유 변호사는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서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된 2017년 3월31일부터 수차례에 걸쳐 교도소 측에 대통령의 허리가 안 좋으니 책상과 의자를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전직 대통령 예우를 해달라고 했지만, 반영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황 후보는 대통령 권한대행 신분이었다.

‘오’ 비박·수도권 우위 따라잡나
공천권 놓고 피 튀기는 대리전

유 변호사의 발언 이후 홍준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전대가 배박, 구박의 친목대회가 될 뿐”이라고 해 배박의 진위 여부가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황 후보는 배박 논란에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어려움을 당하신 것을 보고 최대한 잘 도와드리자고 (생각)했다”며 “실제로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일 때 1차 수사를 마치니 특검서 수사 기간 연장을 요청했었다. 수사가 다 끝났으니 이 정도서 끝내야 한다고 판단해 수사 기간 연장을 불허했다”고 배박론에 선을 그었다.
 

▲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오 후보의 저력도 만만찮다. 황 후보가 TK서 강세를 보인다면 오 후보는 서울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오 후보 역시 보수가 주목하는 잠룡이라는 점에서 황 후보와의 인물론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한국당 일각에서는 황 후보가 실패한 정권의 국무총리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오히려 인물론서 오 후보가 우세라는 분석도 있다.

확장성에선 오 후보가 황 후보를 앞선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개혁보수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합리적인 보수층의 표를 끌어모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서 황 후보에 앞설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은 오는 23일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를 시작으로, 선거인단 전국 현장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대의원 전당대회 현장 투표를 실시한 뒤 합산해서 새로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오 후보는 5·18폄하 문제와 관련해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며 차별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지난 13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그는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격하시키고 지역 주민의 마음을 매우 아프게 하는 소동이 있었다”며 “특정 지역의 당세가 약하다고 그 지역 정서를 무시하고 짓밟는 언동을 하는 건 국회의원으로서 잘못된 처신”이라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반면 황 후보는 앞으로 당이 주최하는 TV토론에 집중하기 위해 언론 인터뷰를 최대한 자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실수에 따른 돌발 변수를 줄이고 현재 판세를 굳히기 위한 ‘안전 행보’로 해석 가능하다.

친박의 수성?
비박의 반격?

대진표가 짜여진 가운데 앞서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 결과가 재연될지 여부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있었던 원내대표 선거서 나경원 의원은 친박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비박·복당파의 대표주자인 김학용 의원을 더블스코어 차로 제치고 원내대표직을 차지했다. 친박계의 응집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만약 당 대표 자리까지 친박에 내어줄 경우 오는 21대 총선서 대대적인 물갈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박계의 격렬한 저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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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