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대선주자 7인 현미경 검증 ④정치권 지지기반 <上>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6.27 12: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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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성 좋으면 인기 많다?’ 정치권에선 안 통해!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대선 주자들이 치열한 대권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상대를 이겨야 웃을 수 있는 치열한 레이스에서 최후에 웃게 될 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요시사>는 여(박근혜·김문수·정몽준)와 야(문재인·김두관·손학규) 6인과 비정치권 주자로 안철수 원장을 유력 대선주자로 선정해 검증하기로 했다. 앞서 출생과 정치입문·병역을 살펴본데 이어 네 번째로 원내 지지기반을 살펴봤다.

흔히 사회에서 ‘성격 좋고 인간성 좋은 사람’은 인기가 많으며 주변에 많은 사람이 모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는 정치권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이다. 치열한 수싸움과 세력다툼이 있는 정치권에서 단순히 ‘사람 좋다’는 이유만으로 지지세력을 확보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선주자 7인에게 자신들의 ‘경쟁력’이자 ‘정치적 자산’인 원내 지지기반을 살펴보자.

 

친박계로 싹쓸이된 새누리당
압도적인 원내 화력 보유한 박근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원내 지지세력은 화려하다. 정권 말기 ‘미래권력’으로 급부상하며 지지세력이 운집했으며, 지난 4·11 총선을 기점으로 새누리당은 명실공히 ‘박근혜 당’이 됐기 때문이다.

친박계 인사들이 대거 원내에 진입했으며 당대표(황우여)와 원내대표(이한구)는 물론 최고위원(이혜훈, 정우택, 유기준, 이정현)까지 친박계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정책위의장(진영)과 사무총장(서병수)까지 차지했으며, 지난 20일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에 김광림 의원이 유임되며 당의 주요요직을 휩쓸었다.


충청권 친박 좌장으로 불리는 강창희 의원은 사실상 국회의장이 되어 친박계는 의회와 당을 완전히 장악하게 됐다.

‘최측근 3인방’으로 불리는 최경환·유승민·유정복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최 의원은 대선 캠프에서 공보담당본부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박 전 위원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유정복 의원과 이학재 의원도 박 전 위원장의 든든한 우군이다.

‘유승민 사단’으로 불리는 안종범·강석훈·이종훈 의원 등은 경제전문가들로 경제 자문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며, 야당의 공세를 막아낼 네거티브 대응팀에는 김재원·김회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캠프의 대변인 자리에는 윤상현 의원과 이상일 의원이 거명되며 당 홍보위원장 출신인 김태환 의원도 박 전 위원장을 지원사격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정갑윤·유기준·한선교·서상기·황진하·정희수·조원진 의원 등 재선 이상의 친박계 인사들이 30여 명에 달해 다른 주자들에 비해 막강한 원내 화력을 자랑하고 있는 박 전 위원장이다.

초선의원들도 친박계가 많지만 박 전 위원장은 한 달째 지역구 출신 초선의원들과 오찬을 가지며 관리에 힘쓰고 있다.

이는 소속 의원의 절반이 넘는 초선의원들을 일찌감치 단속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렇듯 당을 장악한 박 전 위원장의 원내 지지세력은 가히 압도적이다.

 


대거 낙선한 ‘김문수계’ 의원들
화려하지 않은 원내 인맥 김문수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새누리당 원내 인맥은 그다지 화려하지 못하다. 지난 4·11 총선에서 대부분 와해됐기 때문이다.

현재 원내 핵심인사로는 김용태 의원과 원유철 의원이 ‘유이무삼’한 형편이다. 김 의원은 원내 교섭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경기도 정무부지사 출신인 원 의원은 김 지사의 든든한 조력자로 알려졌다.

그 전만 하더라도 차명진, 임해규, 김동성 등 ‘김문수계’가 존재했었으나 이들은 모두 지난 총선에서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따라서 19대 국회에선 김 지사의 손과 발이 될 국회의원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들 원외인사 3명은 얼마전 김 지사의 대선 출마 기자회견 당시 자리를 함께하며 여전히 변함없는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운동권 시절부터 김 지사와 각별한 사이인 차 전 의원은 김 지사의 대선 캠프에서 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임·김 전 의원도 함께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기자회견 당시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신지호 전 의원도 참여해 경선룰 관련 대리인으로 활동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 다른 낙선 인사인 이화수 전 의원도 김 지사의 소신에 매력을 느껴 캠프에 합류했다.

원내 인사들은 소수지만 김 지사의 캠프에는 많은 경기도 내 지자체 인맥들이 참여하고 있다. 자치단체장인 관계로 지자체 내 인맥이 사실상 김 지사의 원내 인맥인 셈이다.

허숭 전 경기도시공사 감사와 노용수 전 비서실장, 최우영 경기도지사 특보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현재 김 지사 캠프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김 지사가 3선 의원을 거치는 동안 보좌관으로 인연을 맺은 전문순 경기신용보증재단 상임감사와 손원희 도지사 비서실장 등도 측근으로 꼽힌다.

지방선거 때부터 김 지사를 도왔던 이한준 전 경기도시공사 사장과 강병국 광교포럼 사무국장, 홍경의 전 경기관광공사 경영기획실장, 박상길 특보 등은 김 지사와 정치적 운명을 함께 할 사람들로 꼽힌다.

유연채 전 경기도 정무부지사, 김용삼 경기도 대변인, 김완철 서울사무소장, 장원재 전 경기영어마을 사무총장도 경기도 인맥으로 볼 수 있다.

 


7선으로 최다선 의원이지만
세력기반은 미비한 정몽준

정몽준 전 대표도 7선 고지에 오르며 19대 국회 최다선 의원이 됐지만 당내 세력기반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오랜 기간 무소속으로 활동한데다 측근 의원들이 상당수 낙천·낙선됐기 때문이다.

최측근 원내 인사로는 19대 국회에 입성한 안효대·조해진 의원이 있다. 안 의원은 정 전 대표의 대리인으로 원내 교섭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정 전 대표가 당대표시절 대변인을 역임한 조 의원은 정 전 대표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밖에 우호적 인사로는 박인숙·염동열 의원 등이 있다.

지난 4.11 총선에서 낙선한 인물들 중에서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정양석 전 의원을 비롯해 이사철·신영수·정미경 전 의원도 중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표의 측근인 전여옥 전 의원은 탈당 후 '국민생각'으로 당을 옮겨 직접적인 참여는 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정책브레인 격인 싱크탱크와 자문담당 그룹은 ‘아산정책연구원’(이사장 이인호), ‘해밀을 찾는 소망’(이하 해찾소·대표 정몽준), ‘울산정책포럼’(공동대표 김상만·김문찬·채종성)에서 담당한다.


도한 정책실장직을 맡은 인병택 전 도미니카 대사, 길태근 전 이명박 정책특보가 있다. 아울러 캠프 비서진에는 정광철 보좌관(<한국일보> 기자 출신), 박호진 해밀 공보실장(<CBS> 기자 출신)이 맡고 있다.

 

초선 의원이지만 야권대선 주자 중
가장 많은 원내 지지세력 확보한 문재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초선의원이지만 현재 야권의 대선주자 중 가장 많은 원내 지지세력을 확보하고 있다.

핵심적인 지지세력은 친노 의원 내지는 참여정부 출신 관료들로 약 30여명에 달한다. 이 중 대부분의 의원들이 문 고문의 외곽조직인 ‘담쟁이포럼’의 1차 발기인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협·김상희·김윤덕·김태년·김현·도종환·민홍철·박남춘·박범계·박수현·배기운·부좌현·서영교·윤후덕·이상민·이학영·장병완·전해철·홍영표·홍익표 의원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중 전해철(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박남춘(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김현(전 청와대 춘추관장)·서영교(전 청와대 춘추관장) 의원 등은 문 고문과 함께 참여정부 시절 한솥밥을 먹은 인사들이다.

또 도종환(노무현재단)·이학영 의원 등은 시민사회 출신으로 문 고문과 인연을 맺었다. 이들은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희상 상임고문의 경우는 자문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명숙 전 대표와 문성근 상임고문도 문 고문의 적극적인 우군으로 분류된다.

참여정부와 관련된 친노그룹 다수도 문 고문 캠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김경수 전 대통령연설기획비서관,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 윤건영 전 대통령정무기획비서관 등이다.

19대 총선 전후로 ‘문재인 사람’으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있다.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문 고문이 발탁한 <부산일보> 출신 배재정 의원을 비롯해 고 전태일 열사의 누이동생 전순옥 의원, 여성 인권변호사 출신인 진선미 의원 등이다. 야권통합운동을 했던 최민희·임수경·한정애 의원도 문 고문의 우군으로 분류된다.

담쟁이포럼에는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를 비롯해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 권기홍 전 노동부장관, 윤광웅 전 국방부장관,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포럼은 정치·경제·외교·시민사회·문화예술계 인사들로 다양하게 구성돼 문 고문의 지지 세력에 대한 스펙트럼을 실감케 한다.

 

국회 입성도, 출마 선언도 안했지만
화려한 원내 지지세력 확보한 김두관

내달 초 출마선언을 공식화 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국회에 입성한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원내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11일 원혜영 전 원내대표를 필두로 안민석·강창일·김재윤·최재천·김승남·김영록·문병호·민병두·배기운·홍의락 의원 등 11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김 지사의 출마를 강력 촉구했다.

또 지난 14일에는 김태랑 전 국회사무총장을 비롯해 김기재 전 행자부 장관·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유삼남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강철 전 청와대 사회문화수석·이근식 전 행자부 장관·정해주 전 산자부 장관·추병직 전 건교부 장관·장영달 현 경남도당위원장·신명·윤원호·이규정·이철·임해홍·최봉구·허운나 전 의원 등도 김 지사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 지사 측 예비캠프 사령탑에는 원혜영 의원·김태랑 전 국회사무총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외곽조직인 자치분권연구소(박재구 대변인·김세종 정책실장·강병원 홍보위원)와 생활정치포럼(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근식 전 행자부 장관)을 이끌고 있다.

자치분권연구소가 정책싱크탱크 기능을 한다면 생활정치포럼은 대선캠프 전초기지의 성격이 짙다.

김재균·정한용·전현희·유원일·권영길·조승수 전 의원 등은 지난 12일 열린 김 지사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우회적으로 지지의사를 내비쳤고,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19명이 모여 만든 ‘머슴골’ 회원으로는 주승용 민주당 의원과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 등이 있다.

이밖에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철상 VK대표·김기재 전 행자부 장관·전윤철 전 감사원장·정대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김두수 전 민주당 제2사무부총장(김두관 지사 동생) 등도 물밑 지원에 참여한다.

또한 구동교동(DJ)계와 정동영(DY)계 일부 인사들도 김 지사를 도와 호남 외곽조직을 확대하는 중이다. 또한 영남지역의 전·현직 지역위원장과 지방의원, 시민운동가 등이 핵심적인 지지자들이다.

 

당대표 지낸 탓에 뚜렷한
원내 지지기반 둔 손학규

손학규 상임고문은 당내 지지 의원은 많지 않지만 폭넓은 인맥을 갖추고 있다. 당내에서는 신학용·김동철·김우남·양승조·오제세·이낙연·이찬열·이춘석·조정식·최원식·한정애·임내현 의원 등 13여 명이 ‘손학규의 사람’들이다.

이중 ‘손학규맨’으로 불리는 신학용 의원이 캠프의 핵심역할을 맡을 것으로 여겨진다. 손 고문의 서울대 정치학과 후배인 신 의원은 2007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손 고문을 지원했으며 손 고문이 당대표를 지낼 때는 특보단장을 맡았다.

양승조 의원은 “12월 대선 국면에서 손 고문을 돕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며 일찌감치 ‘손학규 대통령 만들기’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충남지역위원장을 내려놓고 지지기반 확보에 전념하고 있다.

이용섭 의원도 손 고문 측 인사이지만 정책위의장에 유임돼 간접적으로만 도울 수 있게 됐다. 손 고문의 비서실장은 최원식 의원이 맡았다.

원외 인사로는 정장선 전 사무총장과 차영 전 대변인·김영춘·서종표·송민순·이성남·장세환·전혜숙·정장선·홍재형 전 의원 등이 손 고문의 조력자로 나섰다.

캠프 실무진에는 제자출신인 홍주열 비서실장을 비롯해 민병오 전 정책실장과 강훈식 전 정무특보, 김주한 김경록 전 부대변인, 민주노총 대변인 출신인 손낙구 정책보좌관 등 손 고문을 오랫동안 보좌한 이들로 꾸려졌다.

손 고문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이사장 김성수 전 성공회대 총장과, 재단이사인 장달중 서울대 교수, 손 고문의 후원회장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김태승 인하대 교수, 김진방 인하대 교수 등도 손 고문을 돕고 있다.

 

정통 야당, 김근태계, 친노 진영
박원순까지 아우르는 폭 넓은 안철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대선행보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사들이 지지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안 원장 측근의 면면을 보면 야권의 다양한 세력을 아우르는 면모를 띠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안 원장이 야권 전체를 기반으로 폭넓은 행보에 나설 것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안철수재단 이사장으로 영입한 박영숙 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은 평민당 총재권한대행을 지내 정통 야당 인맥들과 연결되어 있다. 또한 안 원장은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을 개인 대변인으로 선임했다.

유 전 관장은 김근태 전 고문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공보·연설을 담당했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박원순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 

앞서 4·11 총선에서 안 원장은 김 전 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을 공개 지지했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 원장이 출마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돕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안 원장이 영입하고 지지한 인사들의 면면은 정통 야당인맥과 김근태계, 친노 진영, 박원순 시장 등과 연결고리를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가 최근 안 원장에 대해 자주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 유은혜 민주통합당 의원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김효석 전 의원 등도 측면 지원할 가능성 또한 제기되고 있다.

한편 친이명박계 일부 인사들이 안 원장 측으로 정치적 행보를 옮기고 있다는 설이 정치권에서 꾸준하게 들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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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