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전두환 관계’ 진실게임 공방 실체 <추적>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6.28 11: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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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오빠’한테 용돈 좀 받은 게 뭐 그리 대수라고?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온·오프라인 미디어 비평 전문지 <미디어오늘>이 이상호 <MBC> 기자와의 인터뷰를 전하며 “전두환 ‘오빠’, 박근혜에 불법 통치자금 수백억 건넸다”라는 제목으로 보도를 한 데 대해 친박 측이 강력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경고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하지만 트위터를 비롯한 각종 SNS에서는 박 전 위원장이 돈을 받았다고 직접 말하는 영상이 급속도로 유포되고 있으며, 당시 보도된 기사들까지 속속 드러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은 (전두환)보안사령관을 ‘오빠’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전두환은 청와대에 남아있던 불법적인 자금인 이른바 ‘통치자금’ 중에서 현재 시가로 수백억 원에 달하는 돈을 박근혜에게 줬다고 했다.(10·26 이후 청와대에 들어간 보안사령관 전두환은 박정희 집무실 제1금고에서 9억원을 발견하고는 박근혜를 불러 6억원을 준 일이 있다)”고 보도했다.

친박 측 발끈
법적 대응 시사

이 같은 보도에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이학재 의원은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금일 모 언론에 게재된, 박근혜 대표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오빠라고 부르고, 불법 통치자금 수백억원을 받았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심각하게 명예를 훼손하는 기사이므로 해당 언론사에 정정을 요구하였고 법적인 조치도 검토하고 있습니다”라고 법적 대응을 경고했다(사진참조).

그러자 트위터리안들은 박 전 위원장이 전 전 대통령에게 돈을 받았다는 기사들을 찾아내며 반박에 나섰다.

돈이 오간 정황과 적용 혐의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더 증폭됐으며 고 최태민 목사 비리에 대한 의혹, 영남대 문제, 성북동 자택 무상 취득 의혹 등 박 전 위원장의 또 다른 의혹들도 급격하게 재부상하고 있다.


급속도로 유포되고 있는 동영상에는 박 전 위원장이 지난 2007년 7월, 당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에서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9억원을 지원받아 김재규 관련 수사비 명목으로 3억원을 돌려줬나?”는 검증위원의 질의에 “10·26사태 직후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6억원을 생계비 명목으로 지원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9억원을 받은 게 아니라 유자녀 생계비 명목으로 6억원을 받았다. 3억원을 수사 격려금으로 돌려준 적 없다”면서 “경황이 없을 땐데 전 전 대통령 측의 심부름을 왔다는 분이 만나자고 해 청와대 비서실로 갔고 (그분이) 봉투를 전해주면서 이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쓰시다 남은 돈이다. 아무 법적인 문제가 없으니 생계비로 쓰시라’고 해 감사하게 받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검증위원은 “쓰시다 남은 돈이라 함은 청와대 금고에서 나온 돈이란 말이냐?”고 재차 질문했고 박 전 위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예”라고 답했다.

 “‘공금으로 조성된 돈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있다”고 하자 박 전 위원장은 “공금이라기보다도 격려금으로 주시기도 했던 돈으로 생각한다”며 “자세하게 그 내용은 모른다”고 얼버무렸다.

박 전 위원장이 돈을 받은 년도는 1979년으로 당시 6억 원은 현 시세로 약 300억원에 이른다고 영상은 밝히고 있다.

<미디어오늘> “전두환 ‘오빠’, 박근혜에 불법 통치자금 수백억 건넸다” 보도
이학재 의원, “보도는 사실 아니며 심각한 명예 훼손이다” 법적 대응 경고

지금 시세로 아파트 30채에 달하는 금액이고 79년 당시 강남의 은마아파트 평당 분양가(68만원)를 공개하며 31평 30여 채를 살 수 있는 액수라고 밝혔다. 또한 당시 평균근로자 가구 수입은 19만원임을 예로 들며 박 전 위원장이 받은 액수를 비유하기도 한다.


상속받은 돈에 증여세를 냈는지 여부도 밝히고 있다. 신기수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성북동 자택을 받은 사실을 밝히며 감사위원이 “무상증여를 했으면 증여세를 납부해야 하는데 납부 하셨냐?”라고 묻자 박 전 위원장은 “그때 (신 회장이) 법적으로 세금관계나 모든 것을 다 해결하겠다고 해서 믿고 맡겼다”고 답했다.

영상은 “1980년 합법적인 민주정부가 수립됐다면 총 9억원이 전두환, 박근혜 손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라며 “공금인지 비자금인지 받아야 할 돈인지 아닌지 구분도 못하고, 세금을 냈는지 안 냈는지 모르는 그녀가 과연 나라의 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남기며 마무리 했다.

박 전 위원장이 돈을 받은 사실은 제5공화국이 끝나고 난 후 5공 비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에서 처음 드러났다.

10·26 당시 청와대 금고에서 발견된 현금 등 9억 6000만원 중 6억1000만원이 전 전 대통령에 의해 박 전 위원장에게 전달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수사결과는 당시 <동아일보>에 보도됐다.

과거의 의혹들
또 다시 대두

박 전 위원장이 전 전 대통령에게 ‘오빠’라 불렀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당시 기사에는 “JP가 연행된 다음날인 18일, 부인인 박영옥씨는 불편한 사이였던 4촌 동생 박근혜씨(박정희 대통령의 맏딸)를 찾아가 구명을 호소했다.

당시 근혜씨는 신군부의 우두머리인 전두환 장군을 ‘오빠’라고 부를 정도로 막역한 사이었다”고 보도한 것이다.

최근 골프장 이용과 육군사관학교 사열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전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새롭게 부각돼 좋지 않은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박 전 위원장이다.

<미디어오늘>의 보도로 박 전 위원장의 또 다른 의혹들도 불거지고 있다. 2007년 대선 후보 검증청문회 당시의 발언들이 수면위로 올라와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고 최태민 목사와의 관련 의혹과 육영재단, 정수장학회, 영남대학교 문제 등이 그것이다. 

최 목사가 자신의 이름을 팔아 각종 비리를 저질렀다는 소문에 대해 박 전 위원장은 “이런 저런 비리 문제에 대해선 당시 김재규 중정부장이 아버지한테 보고를 올린 것으로 안다. 아버지께서 중정부장과 관계자를 청와대로 부르시고, 나도 불러 직접 조사한 적이 있다”며 “ 내용들이 막연했다. 어떻게 횡령하고, 사기를 쳤느냐 보고하라고 했는데 그 답이 확실치 않았다. 실체 없는 얘기로 끝났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대검에서 확실하게 조사하고 필요하면 조치하라고 했다. 별다른 일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 지금이라도 실체가 나와서 문제가 있다면 마땅히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모르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건네받은 6억은 은마아파트 30채 값, 현재 시세로 환산하면 약 300억원
박근혜가 직접 “청와대 금고에서 받은 돈”이라고 밝히는 영상 SNS에 나돌아

29세에 영남대 재단 이사장이 된 것에 대해 “대통령의 딸이란 이유로 이사가 된 것이 타당한가?”라는 질문에 “당시 이사장이 개인사정으로 그만둔 뒤 이사회서 내게 요청해 이사장을 맡게 됐다. 중요한 것은 누가 유지를 잘 받드느냐다”라고 해명했다.


최근까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정수장학회에 대해서도 공세가 이어졌다. “전신인 부일장학회 원소유자였던 김지태씨 측은 강제 헌납됐다고 주장한다”고 묻자 “사실이 아님을 입증할 자료를 정수장학회가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국가헌납 주장도 있는데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 정수장학회가 알아서 할 일이다”며 선을 그었다.

출근하지 않으면서 보수를 받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주일에 두세 번 가서 이사회 주재하고, 결재하고 할 일을 다 했다”고 간략하게 답변했다.

이러한 사실들은 트위터를 비롯한 각종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파워트위터리안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박근혜, ‘전두환 6억원 주기에 생활비로 받았다’고 본인이 직접 밝혀. 친박은 허위사실 유포했다는 이상호 기자보다 박근혜 의원부터 먼저 고소하라”고 지적했고 “박근혜씨가 청와대 금고 안에 있는 돈 6억을 전두환에게 전달 받았다면 두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 혐의가 있을까요?”라고 의문을 남겼다.

bulkoturi도 “오빠라 부르고 6억 받은 사실은 조중동에서 먼저 기사화한 것, 이상호는 그 6억이 현재시가로 수백억이라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디어오늘>이 보도한 기사의 대부분은 이상호 기자와 관련된 내용이었고 박 전 위원장에 대한 내용은 극히 짧았다. 통치자금을 받았다고 말하고 있으나 수백억원을 받았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전두환 ‘오빠’, 박근혜에 불법 통치자금 수백억 건넸다”라는 제목이 과장됐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300여억원이지만 박 전 위원장이 받은 당시 금액은 6억1000만원이었다.


건네받은 돈은
수백억 아닌 6억

또한 당시 박 전 위원장은 통치할 위치에 있지도 않았는데 자금을 통치자금으로 칭한 것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로써 대선전의 최대변수로 ‘네거티브’를 꼽으며 자신을 향한 음해와 음모론을 차단하는데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박 전 위원장으로서는 첫 번째 난관에 직면했다.

네거티브 대응이 대선 승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지는 18대 대선에 박 전 위원장이 과연 어떤 대응책을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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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