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조 토지보상금 어디로?

올해와 내년 전국적으로 풀리는 거액의 토지보상금이 부동산 시장 투자의 향배를 가를 큰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내년 25조원 이상의 역대 최고 수준의 토지보상금이 풀린다.

토지보상금이란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을 위해 소유주 협의나 수용 절차를 거쳐 취득한 토지에 대해 한국토지주택(LH)공사, 서울주택도시(SH)공사 등이 지급하는 돈을 말한다.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되 실거래 가격, 보상 선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한다. 높은 지가로 인해 작은 사업지라도 수조원의 보상금을 받게 된다. 

대규모 토지보상금이 풀리면 인근 부동산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미치게 된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2006년 29조원의 보상비 중 40~50%가 인근 토지로 재유입되거나 투자성이 높은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중소형 빌딩 매입에 재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고 수준
불쏘시개 역할

2000년대 중반 버블세븐 지역의 집값 폭등도 당시 추진됐던 판교신도시와 행정복합도시 토지보상금이 강남, 분당 등으로 몰리면서 집값이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풍부해진 유동자금은 개발사업 주변 토지나 강남 재건축 단지, 상가, 중소형 빌딩 등 인기 지역의 부동산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매우 커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성남 금토지구 등 수도권 신규 공공주택지구는 내년 하반기부터 토지보상에 들어간다. 한 부동산개발 정보업체에 따르면 연말까지 공공주택지구, 기업형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산업단지, 도시개발사업 등 16개 사업지구에서 총 3조7307억원의 토지보상금이 풀릴 예정이다.


16개 사업지구 전체 면적은 8.5㎢로 서울 여의도(2.9㎢)의 약 3배 규모다. 올해 전체 토지보상금은 16조원으로 집계될 예정이다. 수도권에서는 9월달부터 서울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38만6390㎡)에서 3600억여원의 토지보상금이 풀리기 시작했다.

지난 11월에는 올해 전국에서 보상금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이는 경기 고양 장항 공공주택지구(156만2156㎡)가 보상을 시작한다. 보상금은 1조732억원이다. 

지방에서는 대구 금호워터폴리스 일반산업단지(111만6754㎡)가 최근 토지보상을 시작했다. 사업을 추진한 지 5년 만이다. 토지보상금 6900억원을 포함해 총 7500억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당초 5000억여원의 보상금이 예상됐으나 높은 땅값이 반영되면서 토지보상금 규모는 6900억원으로 늘었다. 

2009년 후 최대 규모…인근 시장 파장
투자 향배 가를 큰 변수로 떠오를 전망

2019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25조원의 토지보상금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09년(34조8554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정부가 발표한 주거복지 로드맵과 9·21대책에 따르면 수도권 3만가구 건설계획이 내년부터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역대 정권별로 토지보상금 추이는 어땠을까. 정권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정권은 공약대로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힘쓰게 된다. 주택공급을 늘리려면 신도시나 택지개발이 필수다. 신도시 하나를 짓기 위해 주택, 상업시설, 도로 등 관련 용지를 모두 확보해야 한다. 이에 정부가 해당 지역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토지보상금을 지급하고 대규모로 토지를 매입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신도시나 택지개발을 위해 보상비를 가장 많이 푼 역대 정부는 이명박정부다. 총 117조원이 넘는 보상비를 쏟아부었다. 특히 집권 2년 차인 2009년 약 34조8000억원이 풀렸다. 이는 이명박정부 내 가장 큰 규모일 뿐 아니라 역대 최고치다.


당시 이명박정부는 4대강 사업, 보금자리주택 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대규모 토지보상을 실시했다. 집권 1년 차인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제 전반이 침체 국면에 놓이자 건설경기를 살리려고 투입 자금을 늘린 측면도 있다.

하지만 건설경기는 계획만큼 쉽게 살아나지 않았다. 집값 상승세가 꺾이고 불안 요소가 많아 ‘부동산 불패론’에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거듭돼 토지보상으로 풀린 자금들이 부동산, 주식, 금융 등 전통적인 투자처로도 흘러들어가지 않는 형국이었다.

두 번째로 토지보상금을 많이 푼 때는 노무현정부다. 5년 동안 103조원이 풀렸는데 임기 말인 2006년 29조9000억원, 2007년 29조6000억원으로 후반기에 집중됐다. 집권 초부터 서서히 오르기 시작한 집값은 2006년과 2007년 정점을 이뤘다. 집을 사려는 사람은 많은 데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들끓었다. 

아파트, 토지, 금융권 등 유입
규제 자유로운 수익형도 주목

참여정부는 수도권 주택난 해소를 위해 대규모 신도시, 택지개발 사업과 전국 10개 혁신도시 건설을 추진해 토지보상금을 대거 풀었다. 당시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은 고점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매매차익이 크지 않으리란 추측에 토지보상금으로 풀린 자금은 주택보다 수익형 부동산과 토지 등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근혜정부 시절에는 택지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집권 2년 차인 2014년 1·2기 신도시를 조성하는 근거가 됐던 ‘택지개발촉진법’을 폐지했다. 대규모 신도시 건설 정책이 실질적으로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이후 정책 방향은 공동주택관리법과 도시개발법을 통해 중·소형 택지를 공급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절반 이상이
수도권 집중

문재인정부는 초반에 전임 정부의 이런 기조를 이어받았다. 하지만 집권 초부터 계속된 수도권 집값 상승의 근본적 원인이 공급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말 ‘주거복지 로드맵’을 내놓으면서 박근혜정부 시절 ‘택지개발촉진법을 폐지해 택지 공급을 중단하겠다’던 정책 방향을 바꿔 정부 주도로 토지를 공급하고 도시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수도권 4~5개 미니 신도시 공급안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올해와 내년에 풀리는 대규모 토지보상금이 아파트, 토지, 금융권 등 다양한 곳에 보상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달라진 부동산 투자 환경을 보면 규제에서 자유로운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향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초강력 주택 규제 강화와 저금리의 지속으로 인해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올해와 내년 전국에 풀리는 토지보상금 29조원 중에서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는데, 규제가 적은 수익형 부동산이 반사이익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사람 많은데 
공급은 부족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직 최종 집계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내년 역대 최고 수준 토지보상금이 풀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토지보상금을 자녀의 주택 구매 용도로 증여하거나 노후를 대비해 도심의 상가건물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막대한 토지보상금이 전반적으로 일대 부동산 시장 열기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토지보상금으로 주목받는 수익형 부동산이다.
 

▲ 녹번역 래미안 베라힐즈

▲녹번역 래미안 베라힐즈(상가)= 서울시 은평구 녹번동 19번지 일대에 근린형 단지 내 상가인 ‘녹번역 래미안 베라힐즈’ 유치원 및 근생시설이 분양 중이다. 연면적 2471.14㎡,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다. 근린생활시설(소매점)은 지하 1층~지상 1층이며, 교육연구시설(유치원)은 지상 2~4층에 입점한다. 11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후분양 상가로, 층별 권장업종은 지하 1층 대형마트, 지상 1층 7개 점포(업종지정 가능), 지상 2~4층은 유치원으로 구성된다. 


분양방식은 지하 1층(대형마트, 전용면적 475.99㎡)과 지상 2~ 4층(유치원, 전용면적 1057.36 ㎡)은 최저가(내정가 각각 28억원) 공개입찰방식으로 한다. 지상 1층은 확정가 선착순 입금방식이다. 분양가는 1층 기준으로 3.3㎡ 당 1500만~2300만원 선(부가세 별도)이다. 전용률은 지하 1층(대형마트) 72.03%, 지상 2~4층(유치원)은 78.67%, 지상 1층은 67.39%다. 지상 1층은 전면에 테라스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올 12월 입주하는 녹번동 래미안 베라힐즈 1305세대 및 10월 입주인 힐스테이트 녹번 952세대, 기입주(2015년 7월)한 북한산 푸르지오 1230세대 등 녹번동 재개발 아파트 3500여 세대 배후로 하고 있다. 납부방식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총 분양가로 계약 시 10%, 중도금(계약일로부터 한 달 후) 30%, 잔금 60%는 1금융권 대출로 대체가 가능하다.
 

▲ 의정부역 베스트뷰

▲의정부역 베스트뷰(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138-6 일원에 의정부역 초역세권 오피스텔·소형 아파트·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 ‘의정부역 베스트뷰’가 분양 중이다. 1호선·GTX(예정) 환승역세권인 의정부역 초역세권 입지(의정부역 7번 출구 도보 2분 이내)로, 12월 준공을 앞둔 후분양 수익형 상품이다. 

대지면적 498.00㎡, 건축물 연면적 5198.13㎡, 1개동으로 지하 1층~지상 19층 규모다. 건축물 공급규모는 업무시설(오피스텔 93실), 공동주택(다세대원룸형 26세대), 근린생활시설(3호)이다. 전용면적 기준으로는 오피스텔은 20.3382~47.2㎡, 도시형 생활주택은 18.32~19.59㎡, 상가는 22~29.6㎡다. 

지상 2~4층은 소형 아파트인 도시형 생활주택 26세대가, 지상 5~19층은 오피스텔 93실이 공급된다. 소형 아파트는 분양가는 9000만원대부터 시작하며 계약금 10%, 중도금 10%, 입주 시 잔금 80% 납부조건이다. 오피스텔 및 상가도 납부조건은 동일하다.
 

▲ 수원 인계 엘리시아

▲수원 인계 엘리시아(오피스텔·상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019-6번지 일대에 ‘수원 인계동 엘리시아’오피스텔 7실(회사보유분)과 상가 1호(선임대)가 선착순 분양 중이다. 오피스텔 7실은 모두 5층으로 4층 주차장을 통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도 계단을 통해 이동이 용이하다. 이 중 4실은 서비스 공간인 테라스가 제공되어 공간활용도가 높다.


분양가는 부가세를 제외한 1억3800만~1억4900만원 선이다. 오피스텔의 경우 현재 보증금 500만원에 월 60만~70만원선에서 임대가 확정되어 있다. 상가는 104호를 공급 중인데 현재 중국요리전문점으로 선임대가 확정이 되었다. 

지하 1층~지상 13층으로 설계되며 2018년 2월 준공으로 지상 1층에는 상업시설 5실로 구성된다. 원스톱 쇼핑시설을 누릴 수 있고 지상 5층에 오피스텔 13호실, 6~13층은 도시형 생활주택 104호실로 조성된다.
 

▲ 오산 골드 스페이스

▲오산 골드 스페이스(상가)= 수익형 부동산 전문 시행사인 우주디자인컴퍼니가 경기도 오산시 원동 214-1 5번지 일대에 복합상가인 ‘오산 골드 스페이스’를 분양 중이다. 건축면적 492.95㎡, 연면적 3213.30㎡,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다.

노후 대비해
투자할 예정

지상 1~3층은 근린생활시설, 지상 4~7층(4층 오피스텔 10실, 5~7층 도시형 생활주택 29세대)으로 구성된다. 상가는 지상 1층에 8개 점포로 권장업종은 편의점, 약국, 유명 프랜차이즈, 중개업소, 커피전문점 등이 지상 2층과 3층은 각각 1개 점포로 권장업종은 전문병원 전문학원, 대형음식전문점 등이다. 

분양가는 3.3㎡ 당 1100만~ 2530만원 선(부가세 별도)으로 2층과 3층은 각각 122㎡, 62㎡의 서비스 면적인 테라스 공간이 제공된다. 상가는 계약금 10%, 중도금 10%, 잔금 80%이며 2019년 10월 준공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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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