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표적’ 법관 6인 대해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11.26 11:03:27
  • 호수 11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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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법복 벗겨지나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현직 판사를 입법부가 탄핵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날 것인가. 국회는 사법 농단 연루 법관 탄핵에 대한 갑론을박으로 시끄럽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2018년 사법 농단 연루 법관 탄핵으로 이어진 셈이다. <일요시사>는 탄핵안 발의 및 국회 본회의 통과 가능성과 탄핵안 포함이 확실시되는 법관 6인에 대해 심층 취재했다.
 

“우리는 법원행정처 관계자가 특정 재판에 관해 정부 관계자와 재판 진행방향을 논의하고 의견서 작성 등 자문을 해준 행위나 일선 재판부에 연락해 특정한 내용과 방향의 판결을 요구하고 재판절차 진행에 관해 의견을 제시한 행위가 징계절차 외에 탄핵소추절차까지 함께 검토돼야 할 중대한 헌법위반행위라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 한다.”

법관 대표들
공감 분위기

지난 19일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의장 최기상) 결의안 중 ‘재판독립침해 등 행위에 대한 우리의 의견’ 부분이다. 현직 법관들도 사법 농단 사건을 심각한 헌법위반행위로 본다는 게 요지다. 법관 대표들은 “징계절차 외에 탄핵소추절차까지 검토돼야 한다”고 입장을 공식 표명하며 탄핵소추를 촉구했다.

이날 모인 법관 대표들은 총 114명, 그 중 105명의 법관 대표가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 결과는 찬성 53명, 반대 43명, 기권 9명이었다. 반대와 기권표를 합치면 찬성과 불과 1표 차이밖에 나지 않았을 정도로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법관대표회의 공보간사인 송승용(44·사법연수원 29기)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민감한 사안이라)오래 논의를 했고 어느 한 의견이 압도적인 방향으로 의결되지는 않았다”며 “반대하는 대표 판사들의 주장과 근거도 설득력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반대 입장을 낸 법관 대표들은 동료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는 고도의 정치적 행위이므로 법원이 정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법관대표회의는 논의된 내용을 정리해 지난 20일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전자문서 형태로 전달했는데 이에 대해 김 대법원장은 말을 아꼈다. 오전 9시8분께 출근길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법관 탄핵소추 검토로 의견이 모였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국회에 의견 전달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 사법부의 근간을 흔들 수 있을 만큼 사안이 엄중했다. 

탄핵소추에 대한 대표 판사들의 의견을 국회에 전달하거나 촉구하는 방안은 권력분립 원칙에 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인 만큼 채택되지는 않았다. 송 부장판사는 “자문기구 성격의 대표회의가 제3의 국가기관인 국회에 탄핵소추를 촉구할 수 있냐는 부분에 대해 여러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 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

논의돼야 할 사안이 즐비하다. 먼저 법관대표회의가 법관들을 대표할 수 있냐는 부분이다. 법관대표회의의 현재 총원은 119명인데, 그 중 서울중앙지법 소속이 9명으로 가장 많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대법원장·대법관을 포함한 전체 법관은 2933명, 4.1%인 119명이 나머지 법관을 대표할 수 있냐는 문제제기가 가능하다.

법관회의 사법 농단 탄핵 검토 의결
정치권은 공 넘겨받고 저울질 중

절차적 하자 논란도 제기된다. 법관대표회의 규칙상 출석한 구성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해야 한다. 지난 19일, 의결정족수는 출석자(114명) 기준으로 볼 때 58명이었으나 표결 참여자(105명)의 과반인 53명이 찬성했다는 이유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탄핵 대상과 범위에 대한 논란도 예상된다. 법관대표회의는 ‘사법 농단과 관련된’이라고 말했을 뿐 대상을 따로 지정하지 않았다. 검찰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공소장에 적시한 관련자만 현직 법관이 70명이 넘는다. 핵심 피의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대법관, 임 전 차장 등은 현직이 아니라 탄핵 대상이 될 수 없다.

탄핵 대상·범위에 대한 논란이 있는 가운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이 법관 6인을 탄핵소추 대상자로 꼽아 주목된다. 권순일 대법관, 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 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 정다주 울산지법 부장판사,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가 그들이다. 


권 대법관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인 지난 2012년 8월부터 2년 동안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일하면서 일제 강제노역 사건과 통상임금 사건 등에 관해 청와대 인사와 접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이민걸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으로 일하면서 국제인권법연구회 축소를 위한 연구회 중복가입 금지조치를 시행하고 일제 강제징용 사건, 비자금 조성 등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침묵하는
김명수

이규진 부장판사는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재직하면서 통합진보당 지방의원 지위확인 소송을 담당하는 재판부에 선고기일 연기 등을 지시한 의혹, 판사 뒷조사 의혹, 헌법재판소 파견 판사로부터 헌재 재판관 평의 내용을 넘겨받은 의혹 등에 연루됐다.

그 외 정다주·박상언·김민수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일하면서 법관 탄압이나 청와대와의 재판 거래로 의심되는 문건을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변은 “법원서 자체 조사한 3차 조사 보고서와 지금까지 나온 검찰의 수사 결과만으로도 6명에 대한 탄핵소추 요건을 갖춘 상태”라고 주장한다.

비단 민변만 이들 6인을 지목한 게 아니다. 지난 10월30일 ‘양승태 사법 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는 국회 정론관서 이들 6인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법원장이 지난 6월 징계를 청구한 현직 판사 13명에도 이들 6인이 포함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소속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지난 20일 원내대책회의서 ‘탄핵 대상이 6명 정도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 정도에 사실은 임 전 차장의 공소장을 분석하면 더 언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 대법관을 제외하고 나머지 5인은 대법원 자체 조사에서 간여 혐의가 드러나 현재 재판 업무서 배제된 상태다.

이미 탄핵소추 요건을 갖췄다는 법관대표회의와 민변, 시국회의 주장의 근거는 무엇일까. 탄핵과 관련된 사항은 헌법 65조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 탄핵이 가능하다고 적시돼있다. 

더 있을 수도…
국회 선택은? 

또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진다’(7조),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한다’(103조) 등 주요한 헌법 조항을 위반해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의 혐의는 향후 검찰의 기소와 재판 과정서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변은 향후 검찰 조사에 따라 탄핵 대상을 추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 조사를 본 국민들의 여론이 실제 탄핵안 발의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과 관련한 논의가 국회서 착수됐다는 점만 봐도 정치권이 여론의 추이를 궁금해한다는 증거다.
 

여당인 민주당은 법관대표회의의 탄핵소추 의견에 즉각 답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원내대책회서 “이제는 국회가 답할 차례”라며 “탄핵소추 논의를 즉각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회의를 열어 실무 검토를 시작했다.


정의당 역시 법관회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탄핵소추안 발의를 위한 각 정당 간 논의 테이블 구성도 제안하기도 했다. 민주평화당 역시 논평을 통해 “옳은 결정”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의 경우 반대 입장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판사가 정치 행위를 하려면 정치계로 진출해야 한다”며 “인민재판식 마녀사냥으로 이렇게 사법부를 무력화시키는 일은 대단히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내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특별재판부보다 위헌 소지가 없다”며 찬성 입장을 밝힌 반면, 김관영 원내대표는 “법관 탄핵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못 박았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탄핵 대상을 국회가 특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서 발의되는 일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국회 재적의원(현 299명) 3분의 1 이상의 동의로 발의가 가능하다. 여당인 민주당만 해도 129석으로 탄핵소추안 발의 요건인 100석을 웃돈다. 발의 자체는 문제가 없다.

소추안 발의 무난, 통과는 미지수
문제의 법관들 어떤 불이익 받나?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이때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72시간 이내에 표결에 부쳐져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다. 찬성 입장을 분명히 한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의석수의 합은 148석이다.


본회의 통과를 위해 필요한 의석 150석에 2석 모자라는데 바른미래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사위원인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법관 탄핵은 요건 자체가 어렵지 않다”며 “얘기만 잘 된다면 이번 정기국회 내에서도 (처리가)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그 다음 개혁적 무소속 의원까지 합치면 과반이 된다”며 “물론 다른 야당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지만, 의결 조건은 갖출 수 있다”고 자신했다.

법사위원장이자 소추위원인 한국당 소속 여상규 의원은 지난 22일 “탄핵소추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단 “기소가 완료되면 탄핵 여부를 논의할 순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본회의를 통과하면 헌법재판소는 곧바로 탄핵심판 절차에 돌입한다. 대통령 탄핵과 마찬가지로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이 찬성하면 파면이 최종 결정된다. 현직 법관 탄핵이라는 헌정 사상 최초의 사건이 발생하는 것이다.
 

▲ 권순일 대법관

탄핵소추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6인 중 이규진 부장판사는 내년 2월로 지난 10년의 법관 임기를 만료한다. 본인이 재임용 신청을 하면, 심사를 거쳐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재임용 신청을 하지 않으면, 그대로 퇴직 처리된다. 탄핵 대상서 제외되는 것이다. 임종헌 전 차장도 의혹이 불거지자 재임용 신청을 철회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3월 임기만료 퇴직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탄핵과 임기만료는 천지차이다. 임기만료로 퇴직할 경우 정상적으로 변호사 개업이 가능하고 퇴직연금도 모두 수령 가능하다. 반면 탄핵을 당할 경우 변호사법에 따라 5년 이내 변호사 등록이 제한되며 퇴직연금도 줄어든다.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공무원 중 법관의 신분을 가장 엄격히 보장한다. 헌법에 위배되지 않으면 법관을 파면할 수 없게 해 ‘법관의 독립성’을 보장했다. 법관 징계처분도 ‘정직’ ‘감봉’ ‘견책’ 등 3종류에 그친다. 일반 공무원과 달리 판사에게 ‘해임’이나 ‘파면’ 등의 징계는 없다.

되면?
안 되면?

사실상 판사에 대한 가장 강한 징계는 ‘정직 1년’이다. 징계를 받아도 변호사 개업에 제한이 없으며 퇴직금에 불이익도 없다. 이 때문에 탄핵이 필요하다고 보는 쪽에서는 비리 법관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 탄핵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탄핵에 따르는 불이익을 판사들에게 보여줘서 일선 판사들에게도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경종을 울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법관회의 진정성 논란

현직 탄핵소추를 두고 사법부 내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전체 판사를 대표할 수 있는지, 아니면 특정 집단만을 대표하는지를 두고 내부 구성원 간 충돌이 벌어졌다.

청주지법 법관 대표는 지난 19일 회의서 “소속 법원 판사들의 의견을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대표 본인의 의사로 자유롭게 결정이 가능하다”며 ‘법관 탄핵소추’ 결의문에 대한 찬성 주장을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대표성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표결이 단 한 표 차로 갈려 논란은 더욱 크게 일었다. 법관대표회의서 내놓은 법관 탄핵소추 검토 결의안은 찬성 53표, 반대 43표, 기권 9표로 통과됐다. 한 표만 부족해도 과반(53표)에 미달돼 부결될 뻔했다.

법관대표회의가 김명수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뭉친 진보적 인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는 주장을 하며 표결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 법관대표회의에는 김 대법원장이 회장을 지낸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이 다수 있다.

법관대표회의 부의장으로 탄핵 안건을 대표 발의한 최한돈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비롯, 류영재 춘천지법 판사 등이 대표적인 인권법연구회 소속이다. 인권법연구회는 2015년 7월 연구회 내부에 ‘인권보장을위한사법제도소모임(이하 인사모)’이라는 모임이 만들어지며 진보적 성격이 짙어졌다고 한다.

이 때문에 표결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쪽은 박근혜정권과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억압받던 진보 판사들의 반격으로 해석한다. 

이번 사태 역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판사들과 인사모, 그리고 인사모를 뒷받침했던 김 대법원장 간의 구원서 비롯됐다는 시각도 있다.

일례로 김 대법원장은 춘천지법원장으로 근무했던 지난해 3월 인사모 소속 판사들을 대상으로 한 ‘블랙리스트(배제 명단)’가 논란이 되자 ‘전국 법원장 간담회’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직무배제를 가장 먼저 요구한 바 있다.

김태규 울산지법 부장판사는 “지난 세월 주류 세력에게서 박해받았다고 생각하는 판사들이 이제 와서 일종의 정치 보복을 하는 것”이라며 “이런 식의 앙갚음은 국민에게 ‘정치 판사’라는 인식만 키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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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