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조직 ‘선진한국 민족연합’ 실체 <추적>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6.13 10: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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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나선 박정희 추종자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대선을 6개월 앞두고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세력이 속속 결집하고 있다. 최근 박 전 위원장의 ‘정치적 배후’로 알려진 ‘7인회’의 실체가 밝혀져 파장을 몰고 온데 이어  ‘종북세력 척결’과 ‘박정희 찬양’을 외치고 있는 ‘선진한국 민족연합’(이하 민족연합)이 움직임을 가동한 것이다. 민족연합은 7인회와 마찬가지로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절 정부 요직을 지냈거나 그들을 찬양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어 ‘유신체제 부활’을 염려하는 우려의 시각이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민족연합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쳐봤다.

정치권이 본격 대선정국으로 돌입하기 직전인 요즘 박근혜 전 위원장은 대선캠프를 20여 명 내외로 간소하게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것은 캠프에 국한되는 듯하다. 박 전 위원장을 지지하는 세력들은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연일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대선주자에게 지지자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단순한 원로급 인사가 아니라 ‘박정희 유신체제’를 이끌다시피 한 핵심 인물들이라 논란이 더해지고 있다.

유신체제 이끈
핵심인물들 모임


박정희 정권 시절 국무총리와 경제기획원 장관 등 요직과 박 전 위원장의 후원회장을 지낸 남덕우 전 국무총리가 명예총재로 있는 보수성향의 모임인 ‘선진한국 민족연합’은 지난달 25일 서울 한복판에서 비공개 단합모임을 열며 움직임을 재개했다.

‘종북세력 척결’과 ‘박정희 찬양’을 외치며 창립 3주년 기념대회를 연 것이다.

하지만 민족연합의 역사는 더욱더 오래됐다. 이 모임의 모태는 남 전 총리와 고 신현확 전 총리, 김준성 전 부총리 등과 경제5단체 임원을 중심으로 만든 보수단체 ‘기업문화포럼’이다.

2001년 ‘21세기정경연구소’로 확대 개편한 뒤 2007년 신 전 총리의 별세로 다음해 ‘우호 신현확 기념사업회’를 발족했고 2009년 현재의 민족연합을 결성했다.

김 전 부총리는 박 전 위원장의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구 출신으로 대구은행을 설립한 초대회장이다. 제일은행장·외환은행장·산업은행총재를 거쳐 한국은행 총재를 역임했고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냈다. 이후 전국은행연합회장과 삼성전자 회장·(주)대우 회장을 지냈으며 이수그룹 명예회장을 끝으로 2007년 작고했다.

생전의 김 전 부총리는 박지만씨의 회사를 만들어준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박 전 위원장의 프랑스 유학을 추천하기도 할 만큼 막역한 사이였다.

고 신현확 전 총리, 김준성 전 부총리 등이 중심이 돼 만든 보수단체
남덕우 전 총리 명예총재, 총재는 신현하 아시아일보 회장, 박근혜 고문 

신 전 총리는 제1공화국 탄생에서부터 제5공화국 출범에 이르기까지 정계·관계와 재계를 오가며 4·19혁명과 5·16군사정변, 12·12사태, 1980년 ‘서울의 봄’ 등 한국 현대사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다. 10·26사건을 맞아 국무총리직을 수행했고 1980년 신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상황에서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결의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정계 은퇴 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펼쳤으며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 회장직을 맡는 등 극우 강경세력의 선두주자이자 ‘TK의 대부’로 알려졌다.

신 전 총리의 친동생인 신현하 <아시아일보> 회장이 현재 민족연합의 총재를 맡고 있다. 이들은 2009년에는 월간 시사종합지 <빛나는 한국>을 발간해 홍보기관지로 활용하고 있으며 ‘21세기정경연구소’는 정책과제를 개발하고 민족연합은 사회적 연대를 통해 300만 회원을 확보할 예정(특히 수도권과 호남지역, 20~40대 여성회원 확보에 주력한다)이라고 밝히고 있다.


민족연합의 인터넷 카페 메인화면에는 박 전 위원장의 사진과 함께 ‘박근혜와 함께 하는 선진한국 민족연합’이라는 문구로 ‘친박’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어 박 전 위원장의 대선 사조직으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다.

카페 메인화면
박근혜 사진으로

한편 인터넷 언론 <진실의길>에 따르면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3주년 기념대회에는 미리 초청장을 받은 400여 명의 많은 회원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회원들은 행사 중간에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종북좌파 척결’ 등을 외치며 보수단합을 강조했다고 한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의 추종자들이 주축이 돼 ‘박정희 찬양’ 일색으로 치러졌으며 이는 은연중에 박 전 위원장에 대한 호의적 분위기로 이어졌다.

 

신 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오늘날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것은 박정희 대통령의 국가지도력과 이를 헌신적으로 뒷받침한 정책수행집단 및 국민들의 강력한 의지가 민관 혼연의 일체감으로 잘 어우러진 결과”라며 “이제 우리 국민들은 역사관, 민족관, 국가관에서 투철한 소명의식을 지닌 새로운 국가적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5공 정권에서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박희도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 회장도 “오늘의 대한민국은 위대하신 이승만 건국대통령과 민족중흥의 대역사를 이룩하신 박정희 대통령의 영도가 있었기에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었다”며 “우리 국민은 박정희 대통령 이후 국가원수들이 치명적인 과오를 반복해서 범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될 사람은 민족중흥의 영웅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다시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며 “다시 한 번 박정희 대통령을 닮은 새로운 국가지도자를 간절하게 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상 박 전 위원장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건강한 보수’ 표방하지만 사실상 박정희 정권 이념 계승
‘종북좌파 척결’ 외치며 보수단합 강조, ‘박정희 찬양’ 일색

한편 민족연합에는 박 전 위원장이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은 못 했지만 “우리는 그동안 온갖 역경을 딛고 일어서 오늘의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며 “세계 속의 중심국가로의 발전과 국가재정비가 강력하게 요청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전진하기 위해서는 기존 정치권은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새로운 국가적 리더십을 만들어내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감내해야할 것”이라고 축사를 보내왔다.

고문단에는 박 전 위원장을 비롯해 이수성 전 총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종하 전 외무장관, 손병두 전경련 고문, 임덕규 전 의원, 고병우 전 건설부 장관, 김창준 전 미연방의회 의원, 강경식 전 부총리, 이승윤 전 부총리, 진념 전 부총리, 장영철 전 노동부 장관, 신상식 전 한국세무사협회 회장 등 고위 경제관료 출신들과 정진익(고려대), 권기성(세명대), 조한유(한남대) 교수 3인방과 성상철 전 서울대병원장, 권기호 <아시아일보> 발행인,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등이 자문위원으로 대거 참여하고 있다.

부총재로는 김복란 UN기구한국재난구호 부총재, 김태수 21세기정경연구소 소장, 김용주 한국자유총연맹 사무총장 등이 있는 이 단체는 ‘건강한 보수’를 표방하면서도 경제성장과 선진한국 등을 강조하고 있어 사실상 박정희 정권의 이념을 계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건희 회장도
고문단에 참여


한편 민족연합은 지난해에도 운영위원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단합을 다졌다. 2차 운영위원회에서는 김태수 상임부총재가 ‘왜 박근혜인가?’라는 내용으로 강의를 하기도 했다.

위원회에는 박 전 위원장의 동생 근령씨도 참석해 “부드러운 나라 삶을 만들기 위해서는 박근혜 국회의원이 대통령이 되도록 우리 모두 일심으로 단결하자”고 축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근령씨는 민족연합의 수석부총재를 맡았지만 현재 박 전 위원장과 사이가 멀어져 현재의 활동 유무는 확인되지 않았다.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대한불교본조계종, 정토정 종정 회암스님도 참석해 “선진한국 민족연합 중앙회 운영위원동지와 차기 대통령은 여성대통령이 선진한국을 이끌어 나가므로 부강한 선진한국이 계속 될 것이다”고 강조했고 “불교에서 말하는 불국정토 즉 극락세계를 이룩하고자 함은 선진한국민족연합 중앙위원회 동지들의 한마음이다”며 “그러기 위해 박근혜 전 대표를 여성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회암스님은 한 인터넷 카페에 “박근혜 국회의원을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중앙회 운영위원들과 2000만 불자에 호소하여 박근혜 대통령되기를 기도할 것이다”며 불교계 전체에 설파할 것을 알리기도 했다.

민족연합은 지난해 11월 창당을 준비하기도 했다. 당시 신 총재는 “이번에 창당되는 정당에는 나라를 걱정하는 보수 민족단체들이 대거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친박을 표방하고 몇 개의 소수정당들과 통합 해 친박계의 힘을 한 곳으로 모으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분산되어 있는 친박계의 통합에 앞장 설 것임을 피력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는 나경원 후보 지지선언을 한 바 있다.  


박희도 “박정희 닮은
국가지도자 보고 싶다”

이처럼 대선을 앞두고 박 전 위원장의 주변으로 사람들이 속속 집결하고 있다. 7인회에 이어 민족연합까지 이 두 모임의 공통점은 박정희 유신체제를 대변하는 핵심 인물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것이다.

이는 ‘유신의 딸 박근혜’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박 전 위원장의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하지만 출신 면면들이 워낙 화려해 이들의 영향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돼 든든한 버팀목과 지원군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공산이 큰 박 전 위원장의 사조직이 본격 대선정국에서 어떤 파급력을 몰고 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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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