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살얼음판 당권전쟁 막전막후

싸움은 당권주자가 하는데 부채질은 대권주자가…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민주통합당이 당권?대권 쌍끌이 흥행에 성공한 양상이다. 당권을 놓고 지역 경선의 판세에서 이해찬?김한길 두 후보의 순위가 엎치락뒤치락 뒤엉키며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게다가 당권전쟁이 문재인?김두관 등 잠룡들 간의 대리전으로 확전되며 흥행대박을 친 것. 현재 표심의 향배를 가늠키 어려운 대규모 시민 선거인단과 당원 절반이 몰린 수도권의 경선이 남아 있어 당권은 더욱더 예측불허일 전망이다. 과연 당심과 민심을 사로잡고 절체절명의 과제인 정권교체를 이뤄낼 특급지휘봉은 누가 잡게 될까. 

민주통합당이 당권전쟁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지역 경선에서 이해찬ㆍ김한길 후보 간의 순위가 엎치락뒤치락 뒤엉키면서다. 특히 당권이 향후 대선의 교두보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잠룡들까지 하나둘 뛰어 들며 전대 불판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는 ‘박근혜를 위한 박근혜에 의한’ 새누리당의 일방통행식 전대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방통행 새누리
흥행대박 민주

지도부는 대의원 현장투표(30%)와 당원과 일반시민(70%)을 대상으로 하는 현장?모바일투표로 선출한다. 특히 민주당의 이번 전당대회는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경선과 같은 방식으로 치러진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았다.

당대표 경선이 전국을 순회하며 진행된 것. 지난 5월20일 울산을 시작으로 부산?광주전남?대구경북?대전충남?경남?제주?세종충북?강원?전북 순으로 31일까지 지역순회를 통해 대의원 투표가 진행됐다.

이후 경선은 오는 5~6일 일반 시민과 당원 대상 모바일투표가 진행된다. 이어 6월9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전대에서 수도권 대의원과 당원?시민 등 일괄적인 현장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누적된 득표율로 당대표와 최고위원 5명 등 새 지도부가 구성된다.

당초 민주당 당권은 ‘이해찬 대세론’이 형성되며 싱거운 승부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갖가지 여론조사에서 이해찬 후보가 부동의 1위를 지키면서다. 이 후보는 다양하고 풍부한 국정경험과 과거 대선 승리경험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게다가 그는 당내에서 기획통으로 불리며 경륜과 지략 등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때문에 대선을 앞두고 당권 적임자로 이 후보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평이다. 게다가 지난 4?11 총선을 통해 30명이 넘는 친노계 인사들이 대거 원내에 진입했다는 점도 이 후보에 힘을 실어주며 대세론을 굳히는 듯 했다.

‘이해찬-박지원 연대’ 역할 분담설에 무너진 ‘이해찬 대세론’
반사이익 ‘김한길-김두관 연대’도 진정성 논란으로 역풍 불수도

하지만 막상 뚜껑 열린 지역 경선에서 이 후보는 김한길 후보와 혼전을 거듭하다 역전까지 당하며 대세론이 무너졌다. 지난달 31일까지 총 10회로 진행된 지역 경선의 대의원 투표 결과 이 후보는 자신의 고향인 대전충남과 부산 등 2곳에서만 이겼다. 이 후보는 지난달 25일 텃밭인 충남 경선에서 투표인 360인 가운데 280표의 몰표를 받았다.  

김 후보는 지난달 26일 경남지역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이래 연승행진을 이어갔다. 게다가 이 후보가 지역구를 둔 또 다른 텃밭 세종충북 경선에서 김 후보가 승리하는 이변까지 연출했다. 지난달 29일 세종충북 대의원 투표에서 김 후보가 전체 792표 중 226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세종시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이 후보는 158표를 얻는 데 그친 것.

여기에 지난달 30일 강원지역 경선에서 김 후보가 누적득표율에서 이 후보를 역전하는 데 성공하며 민주 당권은 점점 더 안개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지역 경선 누적득표율 1위는 김 후보로 총 2263표로 2053표를 얻은 이 후보와 210표 이로 벌려 논 상태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지난 1ㆍ15 전대에 이어 친노의 지도부 독식에 대한 반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런 현상은 ‘이해찬-박지원 연대’의 역풍이라는 지적이다. 두 사람이 당대표와 원내대표로 대선정국서 문재인 상임고문을 지원한다는 이른바 ‘역할분담론’이다. 이는 즉각 당내 다른 잠룡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때문에 문 고문을 지원하는 이박 연대에 맞서 ‘문재인 대 반(反)문재인’ 구도가 굳어지는 양상이다.

‘박-이 역할분담론’에 맞선 
친문(親文) vs 반문(反文) 구도

현재 반문 진영에는 김 후보를 지원하는 김두관 경남지사가 선두에 나선 상태다. 김 지사 측에서는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당 내부에서는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친노와 PK지역이라는 같은 지지층을 기반으로 둔 김 지사와 문 고문은 향후 대선정국서 경쟁이 불가피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특히 당 안팎에서는 지난달 26일 경남지역 대의원 투표에서 김 후보가 승리한 데에는 김 지사의 영향력이 상당부분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대구경북 경선에서도 김 지사와 가까운 이강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김 후보를 지원해 승리를 이끌었다는 평이다.
김 후보 역시 이 후보와 마찬가지로 과거 두 번의 대선을 승리로 이끈 경험이 있다. 특히 여야를 막론하고 수도권 대표론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4ㆍ11 총선에서 수도권 승리의 여세를 대선까지 몰고가야한다는 분위기다. 여기에 김 후보가 적합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게다가 김 후보는 계파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이 최대강점이다.
때문에 반문 진영에서는 김 지사 외에도 손학규ㆍ정동영ㆍ정세균 등 구민주계 ‘빅3’가 뒤를 받치는 모습이다. 안 그래도 친노의 부활에 입지가 좁아진 상태에서 친노의 거목인 이해찬 대세론이 그대로 이어질 경우 문재인 대망론은 더욱더 탄력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때문에 민주 전대는 대권주자들 간의 대리전 양상으로 확전되며 관전에 흥미를 불어넣고 있다.

당권전쟁 문재인 vs 김두관 대리전에 당?대권 쌍끌이 흥행대박
당심 절반 몰린 중원지역 맹주 ‘손학규 오더’가 변수로 떠올라

이제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 경선과 표심의 향배를 가늠하기 어려운 대규모 일반시민 선거인단의 경선 참여는 더욱더 결과를 예측불허로 만들 전망이다.

절반의 당원투표가 남은 수도권 경선의 경우 빅3의 의중이 전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원의 맹주 ‘손학규 오더’가 큰 변수로 작용될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전망이다.

특히 김 후보가 세종충북에 이어 강원에서 1위를 하며 역전에 성공한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손학규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강원과 충북은 손 고문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특히 이전 경선까지 종합 6위였던 친손계의 조정식 후보가 116표로 3위로 오르며 저력을 발휘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우선 이시종 충북지사가 손 고문과 매우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또 이날 충북도당 위원장으로 추대된 홍재형 전 국회부의장, 오제세 의원 등도 손 고문 쪽 사람으로 꼽힌다.

당 관계자는 “손 고문은 2009~2010년 춘천 칩거 시절부터 충북 쪽에 자주 다니며 지역 당원들과 깊이 접촉해온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 후보조차 세종충북 경선 연설에서 “손학규는 좋은 동지, 좋은 대선 후보다”고 치켜세운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는 것.

손 고문 측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앞으로 남은 수도권 등에서 손 고문의 영향력이 더 크게 발휘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특히 경기지역은 손 고문의 절대 강세지역이다”고 전했다.

‘한길-두관’ 연대
역풍 불 수 있어

여기에 정동영 상임고문 역시 김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것이 당 안팎의 중론이다. 김 후보는 지난 17대 대선 당시 대통합신당의 정동영 후보를 밀었다.

때문에 정 고문이 현재 김 후보를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 도움을 받았으니 당연히 갚아야 한다는 인지상정 차원이다.

하지만 ‘김한길 역대세론’이 계속해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김 후보의 추격전에 탄력이 붙으며 김 후보에 대한 견제가 부쩍 늘어나면서다. 현재 이박 연대의 역풍으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지만 KK(김한길ㆍ김두관) 연대 역시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김 후보가 과거 자당의 대통령이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에 앞장섰던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 지사와의 연대가 진정성이 있느냐는 의문이 그것이다. 때문에 당권을 위한 급조된 연대라는 견제다.


종반전 치달으면
열기 더욱 고조될 것

이처럼 예측불허의 최종 결과를 놓고 당권전쟁은 종반으로 향할수록 열기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당대표에게는 대권후보를 도와 정권교체를 이뤄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주어진다. 대야공세를 효율적으로 막아내고 대여공세를 활발히 펼칠 수 있는 강인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특히 지역주의 한계를 뛰어넘고 민심을 사로잡을 묘수를 마련하는 것도 주요 임무다. 무엇보다 ‘장외의 최강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관계설정 여부도 중요한 숙제가 될 전망이다.
막중한 임무를 띤 차기 당권. 6월9일 운명의 날 지휘봉은 과연 누구의 손에 들어가게 될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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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