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락모락~ ‘안철수 필패론’ 막전막후

대선 길목서 ‘JY·KH·MB 망령’에 발목?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안철수 원장이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 다다른 모양새다. 속 시원하게 출사표를 던진 것은 아니지만 대선 행보를 짐작케하는 상황들이 포착되면서다. ‘장외 최강자’인 안 원장의 대선출마 임박 소식은 정계를 잔뜩 긴장시키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안철수 대권 필패’ 라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바로 ‘정주영·문국현·이명박의 그림자’가 드리웠다는 이유에서다. 그 내막을 들춰봤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본격 대권행보에 시동 건 모양새다. 안 원장의 주변과 정치권에서 대선 출마를 짐작하게 하는 다양한 정황이 포착되면서다. 먼저 안 원장이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인연을 맺은 카이스트·충남대 교수를 중심으로 스터디그룹을 운영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대선출마 ‘커밍아웃’
기다리며 칼 가는 보수

게다가 최근에 안 원장은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을 언론담당자로 선임하며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유 전 관장은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비서관 출신으로 노무현정부에서 마지막 춘추관장을 지낸 인사다. 이처럼 야권의 주요 세력과 밀접하게 연결된 인사의 보좌역 선임을 두고 대권행보라는 분석이 따랐다.

여기에 지난달 30일 부산대 강연을 재개하며 다시 한 번 관심이 집중됐다. ‘대선 출사표’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안 원장은 일단 대선출마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는 않았다.

그는 강연을 통해 “사회 변화를 바라는 열망이 저를 통해 분출된 것인데, 만약 제가 정치를 하게 된다면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 수 있을까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것이 도리다”면서 “지금 (해답을 찾아나가는) 그 과정 중에 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그가 정치참여에 대해 아직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특히 이날 강연에서 “지금 우리 세대에 주어진 중요한 과제는 복지·정의·평화”라고 제시했다.


안 원장은 대한민국의 현 주소를 단기간 세계 최빈국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시킨 국가로 급성장했지만 이제는 청년 실업률·자살률은 높고 출산율은 낮은 ‘불안 공화국’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 시대에 주어진 과제가 ‘복지, 정의, 평화’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안 원장의 발언을 두고 대선출마 선언만 없었지 사실상 국가운영 비전을 제시한  대권행보라는 시각이 강하다. 때문의 그의 대선출마는 기정사실화 되가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안철수 대망론’도 점차 무르익는 분위기다.

야권 잠룡 압도하는 지지율로 장외 최강자 등극한 ‘안’
부산대서 강연 재개 비전제시…대선 가는 길 닦고 있나?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의 대선에 대해 부정적인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기 시작한 실정이다. 이른바 ‘안철수 대권 필패구도’라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

안 원장은 그간 백신을 개발하여 무료로 나눠주는 등 사회에 헌신하는 공적 삶을 살았다. 그는 또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정신, 높은 도덕성까지 겸비하며 대중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왔다.

그는 특히 그간 지속적인 강연을 통해 젊은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희망을 심어주며 남다른 배려와 존중의 소통 방식으로 젊은 계층의 지지를 끌어냈다. 여기에 1500억이라는 통 큰 기부까지 이어지며 국민들의 ‘마음’까지 얻었다. 이러한 안 원장의 행보는 기존 정당정치가 하지 못한 부분을 비정치권 인사인 그가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하나하나가 다른 사람은 흉내내기도 어려운 업적이어서다. 하지만 장점은 모두 나왔으니 본격 대선국면으로 접어들어 검증으로 들어가면 안 원장의 약점 등 아킬레스건이 들춰질 일들만 남았다는 관측이 제기된 상태다. 특히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로 불린다.


순간순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역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안 원장의 지지율이 본선까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제기된 것.

안 원장의 대선 ‘커밍아웃’을 기다리며 시퍼런 칼날을 갈고 있는 보수 진영을 보면 맷집 약한 안 원장이 버티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런 점에서 안 원장을 뒷받침해줄 막강한 조직이나 지원세력이  없다는 점이 지적받고 있다.

정치는 세력 간의 다툼이 비일비재하고 그 세력을 바탕으로 정치인이 더욱더 성장할 수 있다. 정치인이 선거철 몸집불리기에 나서는 것은 이런 이유다. 특히 선거를 총성 없는 전쟁이나 혈투?혈전으로 묘사할 만큼 치열한 싸움 끝에 쟁취되는 것이기 때문에 조직의 힘이란 매우 중요하다. 하물며 지역에 국한된 총선도 아닌 대선이라는 큰 선거에 조직 힘의 중요성을 두말할 필요가 없다.

거중 조정
능력 갖췄나?

안 원장이 대선에 나선다면 민주통합당으로 입당하기 보다는 제3의 세력을 형성하거나 시민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게다가 정계인사 일부가 안 원장 쪽으로 이동하는 눈치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거대한 정당을 능가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유권자가 개인을 뽑기보다는 세력(정당)을 지지한다는 점에서 안 원장이 장외에 계속 무소속으로 남아 있을 경우 지원세력의 부재로 대선국면에서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안 원장 아버지는 한 언론을 통해 “경선은 않겠다. 국민적 추대를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것은 정치권에서 있을 수 없는 현상이다. 어떤 형태든 치열한 경선과정을 거쳐야 한다. 혹여 안 원장으로 야권후보가 단일화가 된다고 가정해도 본선에서 만날 것으로 유력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경우 전국적으로 뻗어있는 거대하고 오래된 조직들이 가장 많은 상태다. 이런 대결에서 안 원장이 불리하다는 얘기다.

안 원장은 현실 정치경험이 전무하다는 것도 단점이다. 안 원장의 정치·정책적 능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것. 특히 정치는 대북정책 및 외교 등 국가 정책 전반에 관여한다. 때문에 다양한 정치적 경험이 없을 경우 국민적 안정감을 잃을 수 있다. 

기업은 실질적인 재화와 용역을 사고파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란 사람에 관련된 추상적 행위까지 포함되며 훨씬더 폭 넓은 범위를 다룬다. 일반 국민들은 서로 다른 이해당사자들의 집합이다. 수많은 국민들의 복잡다단한 갈등과 혼선을 통합·조정하는 그릇을 안 원장이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의문표가 찍힌다. 안 원장이 이런 피플매니지먼트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기업인 성공전례 없어…샐러리맨 신화 MB도 국정 실패
엄친딸 박근혜·엄친아 안철수가 서민들의 바닥민심 알까?

게다가 촉망받는 기업인으로서 대권에 도전했던 정주영·문국현 등의 대선도전을 빗대보면 더욱 그렇다. 성공한 사업가로 존경을 받던 그들이 독자정치의 깃발을 들고 당을 만들고 국회의원이 되고 신드롬을 만들 것 같았다. 하지만 그들이 만든 정당은 모두 사라져 역사의 뒤안길에 묻혔고 그들 역시 대선에서 처참하게 패배했다. 

설령 현대건설의 샐러리맨 신화를 배경으로 청와대 입성한 이명박 대통령을 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그는 유능한 기업인으로 국회의원과 서울시장을 탄탄한 경험과 과정을 거쳐 대통령까지 당선됐다. 기업인·행정가·정치인 등 폭넓게 체득한 이 대통령의 경우 헌상사상 최고의 득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하지만 그의 정권은 사실상 실패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경제대통령임을 무색케 하고 있다. 때문에 기업경영과 공무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다. 국민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사인이라는 얘기다. 


혹여 박원순 서울시장의 당선사례를 내세워 정당정치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과 거대한 조직이 없었다는 예외를 들 수 있다. 특히 박 시장의 지금까지의 시정 수행 능력을 보여준 척도에 따라 기대감도 부풀고 있는 것이 사실이어서다. 때문에 안 원장 역시 정치 경험이 전무해도 소통을 통해 국정을 잘 이끌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하지만 박 시장의 과거를 보면 그가 정치경험이 전무하다고 볼 수 없다. 박 시장은 희망제작소를 통해 정치사회 현상을 연구하던 전략가다. 그가 대중들에게 변호사 경력만 부각됐을 뿐 엄연히 정치 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했던 인사였다는 얘기다.

특히 새누리당의 한 초선 의원은 “박 시장은 안 원장과 다르다”면서 “그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강의까지 진행할 만큼 공무에 바삭하고 오랫동안 연구해온 인재다”고 평가했다.

때문에 안 원장의 경우와는 또 다른 케이스라는 얘기다. 게다가 서울시장이라는 야권의 승기가 강한 수도권에서의 승부와 다르게 대통령은 전국구 승부로서 그 결말을 예측하기 어렵다. 

또 강연정치는 현실 정치와 거리가 멀다. 그 옛날 수많은 제자들이 뒤따랐던 공자·맹자 등 가치가 뚜렷하고 올바르던 현인들도 정치 지도자는 되지 못했다. 정치는 가치보다는 현실이다. 가치를 공감하더라도 이해관계가 들어맞지 않으면 선택받을 수 없고 표를 줄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대망론’ 대선정국에서
유지될까? 한계 올까?


게다가 박근혜 전 위원장이 세상물정 모르는 ‘공주’라고 비판받듯이 안 원장에게도 ‘왕자’라는 비슷한 잣대가 드리워졌다. 안 원장은 소위 ‘엄친아’로 서울대 의대 진학 이후 의사, 성공한 CEO 그리고 서울대 교수 등 흠 잡을 데 없는 성공적 인생행보를 걸어왔다. 

특히 그는 대학교에서 강연을 하며 청춘의 아픔을 많이 목격했을 수 있다. 하지만 농어민의 어려움과 삶이 어려운 노년층의 아픔 등 고단한 바닥민심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과도 같아서 한 치 앞도 예단하기 힘들다. 때문에 대세론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고 한계론은 언제든 뒤집힐 수 있어서다. 7개월 앞으로 바짝 다가오며 서서히 달궈지는 대선불판.

과연 안 원장의 초반 대세론은 무너질 것인지, 기업인이라는 한계론을 극복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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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