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지난 8일 서울대학교 SK경영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치의 구태의연한 틀을 부수는 일을 시작한다”며 18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만일 박근혜 위원장이 대통령이 되면 상대측에서는 유신망령이 되살아났다고 할 것이고, 문재인 상임고문이 대통령이 되면 노무현 대통령·열린우리당이 환생했구나 하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이제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틀을 넘어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지난 40년간 한국 정치를 영남과 호남이라는 두 축의 싸움으로 규정했다.
그는 특히 “박 위원장이 킹메이커 역할을 하시는 것이 가장 정치적으로 필요한 때”라면서 “지난 40년간 이런 구태의연한 틀을 깨고 새로운 정치의 틀을 여는 디딤돌이 돼 달라”고 제안하며 사실상 대선 불출마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지난 대선에서 친이·친박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다른 출마자들과의 연대 문제는 또 하나의 구태의연함”이라고 비박 후보들과의 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한 쟁점인 경선 룰과 관련해서는 “경선 룰을 손볼 수밖에 없다. 경선 시기도 늦춰야 한다”고 했다.
“연대는 구태의연함” 비박 후보들과의 연대 가능성 일축
친박계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공개적으로 비판
자신의 출마가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을 담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런 의심도 구태의연한 틀에서 상황을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청와대와는 (출마를) 상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행시 24회의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16대 국회에 정계에 입문한 뒤 3선 의원을 지냈다.
2007년 한나라당 경선 이후 이명박 대선후보·당선인 비서실장,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실장 등 요직을 거치며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떠올랐다.
한편 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임 실장의 발언과 관련,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윤상현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당의 최대 자산인 박 위원장을 향해 황당한 낙인찍기를 하는 것도 구태의연한 분열주의적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정두언 의원은 트위터에 “SD(이상득 의원)의 양아들 중 장남이 있죠. 이 정부에서 온갖 영화를 다 누렸죠. 이분이 지금 뭐를 해야 할까요?”라고 적었다.
당내에선 정 의원이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임 전 실장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