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이주현 기자] 경기도청에서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든 김문수 경기지사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차별화 전략을 담은 문건이 최근 공개된 데 이어 지난달 30일 김 지사의 대선 출마 필요성과 선거 전략을 담은 문건이 또 나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김 지사의 연설문 등을 작성하는 도 보좌관실 소속인 이모 언론보좌관(계약직 가급·6급 해당)이 김 지사에게 건의하기 위해 작성한 A4 용지 네 장짜리의 문건에는 “4·11 총선 전후로 외부에서 들은 이야기 중 지사님이 이번 대선에 도전하셔야 한다는 의견만 모아 보내 드립니다”라고 적혀 있다.
그는 이 문건에서 “박근혜의 비전과 리더십으로는 안 된다. 스스로 박근혜보다 잘 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도전해야 한다”며 “도전하지 않으면 더 이상 이룰 것이 없고, 경기도 도지사로 끝난다”고 김 지사의 대선 도전 당위성을 설명했다.
또한 “지방과 시골에선 박근혜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지만, 1대1 승부를 하면 호남과 부산 등에선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다” “김문수가 충청도 표는 죽어도 못 가져오겠지만, 다른 지방들에 자치와 분권을 약속하고 지방자치 세력과 연대하면 된다” 등 선거 전략들을 적었다.
박근혜 “시집도 안 가본 여자가 뭘 안다고...”
문건 작성한 공무원 사직처리, 꼬리 자르기 비난
또한 박 위원장과 비교하고 비하하는 표현들도 포함돼 있었다. 문건에는 “김문수의 최대 정치자산은 삶의 궤적으로 박근혜보다 절대 유리하다” “박근혜는 쇼윈도에 전시된 마네킹 같은 사람이다. 박근혜의 비전과 리더십으로는 안 된다” “시집도 안 가본 여자가 뭘 안다고”“박정희의 긍정적 유산과 부정적 유산을 동시에 계승한 박근혜와 1970·1980년대를 가장 치열하게 산 김문수의 대결 자체가 ‘빅쇼’이고, 매치가 성사되는 순간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5대5 또는 박빙의 게임이 될 것이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당내 지지세력이 미미할수록 의지를 일찍 밝히고 노무현처럼 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이모 보좌관은 “출마를 해야 한다는 쪽 의견만 담은 것 같아 김 지사에게 따로 보고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논란이 계속되자 김 지사는 지난 2일 도정질문 답변을 통해 “문건 자체를 몰랐지만, 조사 결과 문제 있으면 책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저는 부당한 일을 지시한 적이 없으며, 현재 도선관위에서 조사를 진행하는 만큼 문제가 있다면 책임질 것”이라며 “문건을 작성한 정무직 공무원은 사직 처리했다”고 답해 ‘꼬리 자르기’라는 비난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