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주자 5인방 '팬클럽' 대해부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4.30 13: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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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사모’ ‘안사모’ ‘민산’ ‘정통’ ‘두드림’ 이름은 달라도 목표는 하나 “000 대통령 만들기”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18대 대선을 약 7개월여 앞두고 야권의 대선주자들이 ‘지지자 모임’(이하 팬클럽)을 정비하며 점차 외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정치인 팬클럽 문화는 지난 16대 대선부터 인터넷을 통한 선거운동이 보편화되면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돌풍을 몰고 왔다. 현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함께 결합한 팬클럽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들은 거부감 없는 동질감 속에서 결속력을 다져나가고 있다. 팬클럽의 영향력은 이번 대선에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돼 정치권은 제2의 ‘노사모 열풍’이 다시 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따라서 <일요시사>는 야권 잠룡 5인방의 팬클럽을 집중 분석해봤다. 

지난 16대 대선 당시 인터넷 선거운동은 개념조차 생소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를 잘 활용해 초반 열세를 뒤집고 대선에서 승리했다. 반면 개념조차 생소하게 여기고 이를 등한시 했던 한나라당은 대세론을 이어가지 못하고 대선에서 참패한 전례가 있다.

최근에는 SNS가 더욱더 발전함에 따라 이번 대선에서도 그 영향력은 막강할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민주통합당이 ‘국민참여경선’을 도입했고 일반 국민도 전화 한 통화로 후보 선출에 참여하는 ‘모바일투표’가 확대될 경우 집단적인 팬클럽의 파괴력은 더 커질 것으로 여겨진다.

잠룡들이 팬클럽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쓰며 조직을 확대해나가는 가장 큰 이유다.

거부감 없는 동질감 속
결속력 다지는 팬클럽

19대 국회에 당당히 입성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대표 팬클럽은 ‘문사모(문재인 을 사랑하는 모임)’다.


문사모는 지난 2004년 문 고문이 청와대 정무수석 재임당시 개설한 카페로 가장 오래된 역사와 함께 1만1300여명의 가장 많은 회원 수를 자랑하고 있다.

문사모는 문 고문의 지지자는 물론 노 전 대통령 지지자와 문화계·시민사회 인사들을 비롯한 일반시민 등 여러 계층의 회원들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듯 체계적인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전국의 각 지역별 ‘정모’와 ‘번개모임’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달 21일과 22일 양일에 걸쳐 전국단위의 정모도 진행되었다.

이들은 ‘운명·대화·공감·동행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모티브로 봉하마을 봉사활동, 응원활동 등을 펼치면서 문 고문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연일 언론에 노출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만큼 그 당시 결성된 팬클럽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문 고문은 청와대 민정수석을 역임하고 퇴임 후는 물론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도 현실정치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 이에 30·40대 젊은 지지층이 문 고문의 의지와 무관하게 ‘젠틀재인’이라는 작은 카페를 만들어 활동해왔다. 젠틀재인은 현재 4300여명이 넘는 회원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02년 ‘노사모 열풍’ 다시부나? 정치권 촉각 곤두세워
국민참여경선, 모바일 투표 실시될 경우 파괴력 엄청날 듯


특히 지난해부터 ‘문재인 대망론’이 부상하면서 노무현재단 관계자들의 도움과 문 고문의 자서전 <운명>의 북콘서트 등의 영향력으로 팬클럽 수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대한민국을 강타하며 큰 인기를 얻었던 <나는 꼼수다>의 김어준 총수가 문 고문을 공개 지지하고 이들의 공연을 기획했던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 등이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문 고문도 이 두 팬클럽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총선 승리 후 두 팬클럽에 “저를 위해 애써준 많은 마음들이 저를 행복하게 했습니다”라고 운을 뗀 문 고문은 “그 중심에 문사모가 있었고, 또 젠틀재인이 있었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라고 당선인사를 보냈다.

문 고문은 이어 “문사모와 젠틀재인 회원님들은 늘 깨어있는 시민이 되어 희망을 키워 나가는 역할을 하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 길을 함께 가겠습니다”라며 함께 해 줄 것을 당부했고 “문사모, 젠틀재인 회원님들 사랑합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트위터를 개설하고(@moonriver365) ‘문이 열린 캠프’를 운영한 것도 대중성 확보에 영향을 미쳐 총선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치인 팬클럽 순위
최다 방문자는 누구?

아직 공식적으로 정치 참여 입장을 밝히지 않고 애매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팬클럽을 자칭하는 인물들이 먼저 나섰다.

지난 2월 정해훈 북방권교류협의회 이사장은 안 원장과 충분한 교감을 나눴다고 밝히며 ‘나철수(나의 꿈 철수의 꿈 수많은 사람들의 꿈)’라는 팬클럽을 결성했다.

정치권은 ‘정 이사장의 발언과 행보에 안 원장이 대권도전을 기정사실화 한 것 아니냐’며 일순 요동쳤지만 안 원장이 자신과 무관하게 결성된 모임이라고 하자 정 이사장은 곧바로 공동대표에서 물러났다. 공동대표인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마저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사실상 나철수는 해체되고 말았다.

2001년부터 활동했고 2200여명의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 안철수’의 운영자는 안 원장 대선 지지 목적으로 팬클럽이 이용되는 것을 거부한다는 뜻을 밝히며 안 원장의 정치행보와 무관하게 안철수라는 인물에만 집중할 방침을 밝혔다.

실제 우리 안철수의 대문 공지사항에는 ‘안철수님의 내적인 온화함과 인간됨에 반해 옆집오빠, 혹은 평생지기로 삼아봤으면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며 ‘우리 팬클럽의 이상은 단 하나 [닮기 위해 노력한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오픈한 ‘안사모(안철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정치인 팬클럽 분야 접속자 수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동시 접속자가 100여명에 달할 정도로 활발한 참여 속에 운영되고 있다.


웹사이트는 지난해 12월에 정식 오픈했으며 지난 1월 운영진 회의를 거치며 본격 활동에 들어간 안사모는 “안 원장에 대한 순수한 지지를 위한 모임”임을 자처하고 나섰고 “2012년은 또 한 번의 선거를 하는 해가 아닌 희망 대한민국을 만드는 해이어야 합니다. 그러한 우리의 바람을 담아 안사모를 시작합니다”라며 정치적으로 안 원장을 지지하는 팬클럽임을 공식화 했다.

올해 2월 만들어진 페이스북의 ‘안철수 나와라’ 그룹도 그룹 이름처럼 안 원장의 대선 출마를 유도하고 ‘안철수’로 대표되는 가치를 실현할 것을 표방하고 있다. 현재 이 그룹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은 1300여명이다.

야권의 또 다른 잠룡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의 팬클럽은 ‘산행 봉사회원’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손 고문이 평소 산행을 즐기고, ‘돈 안 드는 모임’을 강조하면서 자연스럽게 산행이 모임의 고리가 됐다. 주 회원은 자영업자, 직장인, 교수 등 전문가 집단이다.

손 전 대표의 팬클럽은 ‘손학규와 함께하는 사람들, 민심산악회(이하 민산)’와 ‘학규마을’ ‘손에 손잡고’ 등이 있고, 이외 크고 작은 팬클럽이 여러 개 있다.

이중 ‘민산’은 ‘민심대장정’으로 전국을 순회할 당시 봉사활동으로 인연을 맺은 이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 졌고, 현재 약 33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손 대표의 대표적 팬클럽이다. 이들은 매달 정기 산행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으며 정책연구모임도 가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손 고문도 가끔 정기 산행에 동참하고 있으며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는 민산은 대선을 앞두고 조직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톱 문재인·안철수 팬클럽 회원 수와 참여도 최고
성숙한 팬클럽 활동, 정치 수준 발전하기를 기대


6선의 거물 홍사덕 의원을 제치며 ‘정치 1번지’ 종로에서 당선된 정세균 전 대표의 팬클럽 ‘정통(정세균의 사랑과 평화)’은 지난 2009년 7월 개설됐지만 회원은 약 320여명으로 다른 주자들에 비해 다소 활동이 뜸한 편이다.

하지만 정 전 대표는 지난해 4월 정책전문가를 중심으로 싱크탱크인 ‘국민시대’를 구성하고 대중성 확보에 나섰다. 또한 전국 300여 명의 학자들과 함께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에 관한 연구와 토론을 하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총선 당선 직후부터 싱크탱크를 가동해 대선캠프 전환을 위한 정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지방자치단체 수장답게 ‘풀뿌리 팬클럽’을 형성하고 있다. 김 지사는 1995년 전국의 기초자치단체장 19명이 모여 만든 ‘머슴골’, 2003년 팬클럽 형태로 탄생한 ‘두드림(두짱의 꿈을 키워가는 곳)’, 지방자치 연구 모임인 ‘자치분권연구소’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모다함(모두 다 함께)’ ‘서민들의 희망’ ‘두근두근 김두관’ 등 크고 작은 팬클럽이 활동 중이다. 총선을 전후해 김 지사가 대권에 뜻을 내 비치자 지지하는 세력들이 모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2003년에 정치인 팬클럽 2호로 탄생한 두드림 외에는 모두 2012년에 만들어 진 것이라 아직 커다란 움직임은 없다.

하지만 김 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화 할 경우 이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어 그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여겨진다.

단점과 장점
동시에 가져

연예계가 ‘사생팬’ 등 잘못된 팬클럽 문화로 변질되고 있는 반면, 정치권에서의 팬클럽 문화는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개개인의 적극적인 참여가 정책개발과 정치참여, 검증문화 등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권력집중과 포퓰리즘을 경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따른다. 개개인의 사리사욕을 챙기기 위한 수단으로 전략할 수 있고 팬클럽 간의 과도한 경쟁으로 분열이 올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거가 다가오고 본격 대선체제에 돌입한다면 이러한 문제점들은 더욱더 대두 될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단점보다는 장점이 부각되는 성숙한 팬클럽 활동으로 대한민국 정치의 수준이 한 단계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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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