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박대호 기자] 4·11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끝내 사임했다. 한 대표는 13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과 향후 당 지도부체제에 대한 진로를 전하며 사퇴 입장을 밝혔다.
한 대표는 이미 19대 총선 다음날인 12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및 최고위원들과의 전화접촉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일부 최고위원들은 당 수습이 우선이라는 의견을 제시해 한 대표의 사의를 만류했지만 결국 한 대표는 사의 카드를 뽑아 들었다.
한 대표의 사의 표명과 함께 향후 민주통합당의 행보가 주목된다. 특히 당내에서 총선 패배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이 팽배한 상황이어서 민주당 내 리더십 공백은 어느 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지도부가 총사퇴할 경우 선택가능한 대안은 두 가지로 보인다. 전당대회 방안과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등 민주당 내 대권주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이 그것이다.
이중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이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특히 향후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놓고 새누리당과 치열한 공방전을 펼쳐야하는 상황에서 원내대표가 대선 후보 경선까지 관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때문에 비대위원장-원내대표 투톱 체제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대선을 8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통상 1~2개월이 소요되는 전당대회 개최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의견과 조기 대선 체제로의 돌입은 새누리당과 비교해 득이 될 것이 없다는 의견까지 가세하며 비대위 체제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전당대회론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박지원 최고 위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도부의 책임이 크다. 나 역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결코 한 대표를 겨냥해 혼자 사퇴하라는 것이 아니라 당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 미래지향적으로 가자, 정권교체를 하자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전당대회론에 무게를 뒀다. 현재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표가 사퇴할 경우 60일 이내로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
여기에 더 큰 문제는 지도부 책임론을 두고 당내 계파간 갈등 조짐이다. 친노계는 이번 선거결과 전체 득표수에서 새누리당을 이겼다며 정권교체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비노 진영은 한명숙 대표 사퇴에 발맞춰 친노 진영이 책임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