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박대호 기자] 이번 19대 총선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선거를 이끄는 여야의 수장들이 여장부들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여장부들 간의 대결에서 드러난 희비쌍곡선은 언제보다도 선명했다. 11일 치러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이끈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이 넘는 152석을 획득하면서 원내 제1당의 입지를 굳건히 한 것이다. 반면 한명숙 대표가 이끈 민주통합당은 127석을 얻는데 그쳐 이번에도 여대야소 정국은 깨지지 않았다.
비록 새누리당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얻은 153석과 친박연대 14석 등 167석에 비해 15석 가량 줄었지만 야권의 압승이 예상되던 선거 초판의 판세를 뒤집은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이로써 '선거의 여왕' 박근혜 위원장의 입지는 더욱 강화됐다.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하는 데 무엇보다 충청권과 강원권에서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또한 '낙동강 벨트'에서 불었던 문재인 노무현재단이사장의 '문풍'을 잠재운 것 역시 큰 성과라는 분석이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야권연대에도 불구하고 한계를 드러냈다. '정권심판론'이 서울 등 수도권 이상으로 퍼져나가지 못한 결과다. 하지만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표심의 향배를 엿볼 수 있는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서 약진한 것은 고무적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집계에 따르면 전국 246개 지역구 가운데 새누리당은 152석, 비례대표 25석을 획득해 모두 152개의 의석을 확보했다. 민주통합당은 지역구 106석, 비례대표 21석 등 총 127석을 얻는 데 그치며 제1당 탈환에 실패했다.
통합진보당의 경우 지역구 7석, 비례대표 6석을 얻어 13석을 얻었지만 당초 목표했던 원내교섭단체 구성에는 실패했다. 자유선진당은 지역구 3석과 비례대표 2석을 얻는데 그쳤다.
이번 총선 승리로 박근혜 위원장의 대선가도는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임기 말 국정운영이 원활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정 반대의 상황도 점쳐지고 있다. 대선을 염두에 두고 박 위원장이 이 대통령과의 거리두기에 나설 가능성 역시 높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선거 패배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당장 책임론을 면하기 어려운 한명숙 대표의 거취가 주목된다. 이미 박선숙 사무총장은 사임키로 하는 등 민주통합당은 내부 정비로 홍역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9대 총선 최종투표율이 54.3%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체 4020만5055명 가운데 2181만5420명이 투표에 나섰다. 이는 역대 최저 투표율인 18대 총선의 46.1%보다 8.2%나 높지만 2010년 지방선거 투표율 54.5%에 비해서는 0.2% 낮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