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한만 남기고 돌아온 '호주 원정 매춘녀' 직격토로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4.06 15: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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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 벌면 70만원은 포주가…현실은 시궁창이었다"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호주에서 매춘에 종사하는 한인여성이 1000명을 넘어섰다. 특히 호주 매춘 여성의 절반이상이 아시아 여성들이고 이 가운데 절대 다수는 한국, 중국, 태국여성들인 것으로 파악돼 충격을 주고 있다. 호주 현지 언론도 한국인 매춘여성들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교민 잡지에는 불법 성매매를 하는 마사지업소의 광고가 버젓이 실리고 있다. 일부 젊은 호주 남자들 사이에서 '한국여성은 쉬운 여자들이다'라는 말이 돌고 있으며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온 여자는 절대 사귀지 말라'는 말까지 유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호주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멀쩡한 여성들까지 의혹의 시선을 받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호주에서 성매매를 했다는 한 여성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호주에 부는 매춘의 한류, 너도나도 '호주행' 비행기
"내가 한국남자라면 호주에서 유학한 여자 안 만날 것"

"제가 한국 남자라면 저는 절대로 호주에서 유학하고 왔다는 여자 안 만날 거예요."

지난달 27일 오후 5시 서울 홍대입구역 근처 커피숍에서 만난 김아영(가명·27)씨의 첫 마디다. 김씨는 지난 2009년 3월 호주에 입국해 성매매업소를 전전하다 지난해 2월 한국에 돌아왔다. 김씨가 호주에 입국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워킹홀리데이(이하 워홀) 비자. 워홀은 비자 협정체결국 청년(만 18~30세)들이 상대방 체결국을 방문해 일정기간 동안 관광과 취업을 병행하면서 그 나라의 문화와 생활을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현재 11개 국가 및 지역과 워홀 협정을 체결하고 있는데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일본,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스웨덴, 덴마크, 대만, 홍콩 등이다.

호주 성매매 합법
"단속 걱정 없다"

이 중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건너가는 나라는 호주인데, 이유는 호주는 영어를 사용하며 워홀 체류인원에 거의 제약을 두지 않아 비자를 받기 쉽기 때문이다. 이처럼 워홀 비자를 통해 협정국가에 들어가는 젊은이들을 세칭 '워홀러'라고 칭한다.


"원래 저는 안마방에서 일했어요. 그러다가 단속 때문에 가게가 문을 닫았고 대딸방, 키스방 등을 전전했죠.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다른 일은 못 하겠더라고요. 그런데 관계를 갖지 않는 일이다보니 수입이 현저히 줄었고 생활고에 시달리게 됐어요."

이런 그녀에게 지난 2009년 1월 호주 성매매 브로커가 접근했다. 이 브로커는 "하루에 100만원을 벌게 해주겠다" "호주는 합법이기 때문에 단속 걱정도 없다" "시드니에서는 길 가다 들려오는 말은 절반이 한국어일 정도로 한국 사람이 많아 생활에도 불편함이 없다"는 말로 김씨를 설득했다. 이 설득에 넘어간 김씨는 같은 해 2월부터 비자신청, 여권발급, 비행기표 구입까지 브로커의 도움을 받아 한 달 만에 호주로 출국할 준비를 마치고 3월10일 오전 8시께 처음 호주 땅을 밟았다.

"공항에 내리니 한 중년 여성이 제 이름이 적힌 판을 들고 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10시간 동안 내내 마음이 불안했는데 제 이름 석자를 보니 마음이 놓였어요."

공항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다름 아닌 그녀가 일하게 될 마사지업소의 포주. 포주는 그녀를 시드니 서리힐즈(Surry Hills) 인근의 한 아파트로 안내했다. 그녀가 살게 될 집이었다. 서리힐즈는 시드니 중심부 센트럴 기차역에서 도보로 5~10분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도시의 중심지다.

"방은 깨끗했지만 뭔가 이상했어요. 제 방이라고 해서 들어간 곳에는 2층 침대가 두 개, 옷장도 두 개였어요. 다른 방도 둘러보니 비슷했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방 2개짜리 아파트에 총 10명이 살았어요."

'노섹스 노터치'
하지만 실상은?

호주로 워홀을 가는 한국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주거형태는 '쉐어'다. 쉐어는 아파트 방 하나를 파티션을 나누고 작게는 2명에서 많게는 4명까지 주거하는 형태로 명백한 불법이다. 하지만 자금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워홀러들에게 쉐어는 불가피한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일부 한국인들은 아파트를 렌트해 거실, 발코니까지 파티션을 나눠 10~15명까지 세를 받기도 한다.


"한 주 방값은 100불(11만원)이었어요. 한국에서 생활고에 시달렸을 때도 작은 오피스텔에 두 명이 살았는데 그곳에서 만난 풍경은 충격적이었어요. 아침마다 10명이 화장실 하나를 나눠 쓰느라 전쟁이 벌어졌고 집에서 음식을 해 먹는다는 생각은 꿈에도 할 수 없었어요."

워홀러들이 4인1실에 살면서 내는 방 값은 시드니를 기준으로 주당 100~120불(11~14만원) 정도. 여기에 처음 들어갈 때 보증금 형식으로 2주치에 해당하는 방값을 내야하며 2주치씩 계산되는 특성 때문에 첫 지불금이 480불(57만원)에 이르기도 한다.

"짐을 풀자마자 포주 언니가 와서 여권을 가져가고 저에게는 복사본을 줬어요. '여권을 잃어버리면 재발급도 힘들고 신분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게 이유였어요. '경찰이 신분증을 요구하면 복사본을 보여주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별일이야 있겠냐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겼죠."

그녀의 이 생각은 그녀를 2년여 동안 업소를 떠나지 못하게 하는 족쇄가 되고 말았다. 3개월, 6개월, 9개월째 되는 날 그녀는 포주에게 여권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결국 그녀가 여권을 돌려받은 것은 비자 기간이 만료되기 직전인 지난해 1월이었다.

"숙소에 도착한 지 이틀째 되는 날부터 바로 일을 시작했어요. 숙소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업소가 있었지요. 한국의 불법 마사지업소랑 다를 건 없었어요. 방마다 'no sex no touch'라는 팻말이 있었지만 손님이 관계를 원한다면 해야 했어요."

카지노에서 날린
아영씨의 작은 꿈

그녀가 2년 동안 일한 업소는 한국인이 사장으로 있었으며 불법 마사지업소 중의 고급에 속했다. 업소 내부는 모두 카펫이 깔려있었으며 방에는 샤워실과 침실이 달려있었고 마사지 전용 베드와 침대, 대형 TV, 에어컨 등이 있었다. 업소에는 업소녀들이 일하는 동안 머무를 수 있는 휴게실과 경찰의 단속에 대비한 CCTV 여러 대가 설치돼 있었다고 했다.

"돈은 많이 벌었어요. 하루 평균 600불(70만원) 정도 번 것 같아요. 한 주에 3000~4000(350~470만원)불 정도 벌었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일한 곳의 한국 사장은 악덕 중의 악덕어었어요."

돈은 많이 벌었냐고 묻자 돌아온 김씨의 답변이었다. 성매매 수익은 윤락녀와 포주가 나눈다고 했다. 김씨는 수익 배분을 5:5로 한다고 알고 갔지만 실상은 3:7이었다. 보통 호주 현지인이 운영하는 업소가 7:3으로, 중국인이 운영하는 업소는 6:4로 나누는 것에 비하면 한국인 사장은 악덕포주였다.

김씨는 한 주에 하루를 쉬며 일했다. 간혹 경찰 단속이 강화되거나 장사가 안 되는 주는 이틀을 쉬기도 했다. 단속이 길어지면 다른 지역의 업소로 출장을 나가기도 했다. 보통 오전 10시에 출근해 밤 11시까지 일했다. 한 주에 평균 4000불(470만원) 어치의 일을 했지만 그녀에게 주어지는 돈은 1200불(140만원)이었다.

"처음에는 방값이랑 생활비 제외하고 모두 저금했어요. 한 주 한 주 지나면서 잔고가 늘어나는 것을 보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곤 했죠. 그런데 호주라는 나라에 적응해 가면서 돈을 쓸 만한 곳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돈을 벌어 오긴 했지만 쓴 돈이 더 많았죠. 조금 더 노력했으면 지금은 제가 원하는 옷 가게 하면서 마음 편히 살 수 있었을 텐데…."

여권 뺏고 불법 비자 연장 "한 방에서 4명이 살았다"
호주 원정 매춘녀 1000명 돌파 "널린 게 한국여자"

호주 생활 6개월이 됐을 때 김씨가 모은 돈은 2만2000여불(2600여만원). 호주에 오기 전 그녀의 꿈은 한국에서 작은 옷 가게를 차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카지노. 동료의 손에 이끌려 찾게 된 시드니 대형 카지노에서 그녀는 바카라의 늪에 빠지게 됐다. 버는 돈은 족족 딜러의 손으로 사라졌고 결국 모아 놓은 돈까지 다 날린 것은 카지노에 처음 가본 지 불과 2개월 만이었다.


"8개월 만에 처음 시드니공항에 내렸을 때로 돌아와 있었어요. 내 몸 팔아 더럽게 벌었던 돈이라는 생각을 하니 하염없이 눈물만 쏟아졌죠.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 사장은 매일 숙소로 찾아와 협박도 하고 때리기도 했어요. 한 달 정도를 동료들에게 손 벌리며 살았어요. 그러다 제 비자 기간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됐죠.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그녀는 3개월 동안 다시 1500만원 정도를 벌었다. 카지노만 몰랐어도 6000만원을 손에 쥐고 귀국할 수 있었지만 이미 쏟아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었다. 돌아가야 했다. 잘못하다가는 불법체류자가 될지도 몰랐다. 포주를 찾아가 여권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여권을 돌려줄 것이라 생각했던 포주가 걱정하지 말라는 말만 반복했어요. '비자가 연장 될 거다' '조금만 기다려라'는 말을 하며 여권을 돌려주지 않았고 비자기일이 3일 남았을 때 포주가 비자가 1년 연장됐다는 말을 하며 서류를 보여줬어요. 영어를 할 줄 아는 동료를 불러 확인해 보니 정말 비자기간이 1년 연장되어 있었어요."

호주 워홀비자는 기본기간이 입국한 날로부터 1년이다. 하지만 호주정부가 지정한 직종과 지역에서 88일 이상을 근무하고 그를 입증할 만한 서류를 첨부해 비자연장신청을 하면 세칭 '세컨비자'라는 비자가 나와 1년의 추가 기간이 주어진다. 보통 워홀러들은 세컨비자를 받기 위해 농장 혹은 공장에서 일을 하고 농장주나 공장장에게 서류를 받아 호주 이민성에 제출하는 방법으로 비자를 연장한다. 이렇게 받은 비자는 워홀비자와 똑같은 효력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김씨는 이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음에도 비자가 연장됐다. 업소 사장이 제3자의 세컨비자발급 서류를 구매해 비자신청을 한 것. 시드니에 위치한 한 유학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비자발급 서류를 사고파는 것은 불법이며 호주 정부에서 비자심사를 엄격하게 진행하고 있지만 호주는 호주 토박이들보다 외국인이 많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문화 국가이기 때문에 이를 하나하나 걸러내기는 힘들다는 설명이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1년을 더 일해야 했어요. 그 후 3개월 정도는 돈을 많이 벌었는데 갑자기 주변에 비슷한 업소들이 많이 생기고 새로운 한국여성들이 들어오면서 장사가 잘 안 되기 시작했어요. 눈 깜짝할 사이에 1년이 지나갔고 비자 연장의 방법이 더 이상 없었던 저는 여권을 돌려받아 한국에 돌아왔죠."


비자서류 불법매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호주에서 매춘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한국여성들은 1~2년 내로 귀국하게 된다. 하지만 일부 여성들은 돈 맛(?)을 못 잊어 6개월의 관광비자로 다시 호주를 찾기도 한다.

김씨가 한국에 들고 들어온 돈은 4000만원 남짓. 2년을 남의 손을 타며 일 해온 그녀에게는 너무나도 초라한 성적표(?)다.

"다시 일자리를 찾고 있어요. 조금만 더 벌어서 옷가게 하나 하면서 조용히 살고 싶어요. 한국에서 저와 비슷한 일을 하면서 허황된 '호주드림'을 꾸고 있는 여성들이 있다면 말리고 싶어요. 갖은 유혹도 유혹이지만 현실은 시궁창이거든요."

<호주 현지 교민 직격토로>

"성매매 업소,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호주에 한국 매춘녀들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교민들이 본의 아닌 불편을 겪고 있다. '한국인은 부지런하고 빠릿빠릿하다'는 인식이 심어져 있던 호주 사회에서 한국 매춘녀들이 증가하고 다양한 업소가 유입됨에 따라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호주 시드니의 한 유학원에서 10년을 일 해왔다는 정모(32)씨와 의 전화통화를 통해 현지 상황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드니 현지 교민사회 분위기는 어떠한가.

전체적으로 침울하다. 호주에서는 성매매가 합법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민들과 현지인들은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호주인 윤락녀들보다 한국인 윤락녀가 더 많다는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교민들 사이에서는 자체적 정화활동을 벌이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국에서 물 밀 듯 몰려오는 여성들을 막아내기는 역부족이다.

-어떤 업소가 있나.

한국에 있는 성매매 업소는 다 있다고 보면 된다. 성매매가 합법이기 때문에 유사성행위 업소는 찾아볼 수 없지만 룸살롱, 풀살롱, 마사지 등 없는 것 빼곤 다 있다.

-교민잡지 등에 업소녀 모집 광고가 올라온다는데.

말도 마라. 한 장 건너 한 장마다 낯 뜨거운 사진과 함께 업소위치, 전화번호 등 매춘 광고 투성이다. 교민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구인구직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경찰의 단속은 어떤가.

서두에 말했다시피 호주는 퀸즐랜드주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이 성매매가 합법이다. 때문에 경찰도 불법체류, 마약, 인신매매, 감금, 여권갈취 등 처벌할 근거가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설사 경찰 단속이 뜬다고 하더라도 10년을 살면서 단속에 걸리는 걸 못 봤다. 단속 기간이 되면 어떠한 사유로 단속을 간다고 알려주고 업소에서는 해당 업소녀를 대피시키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여기도 한국처럼 유착관계가 있는 것 같다.

-호주 현지인들이 교민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떠한가.

워킹홀리데이 비자 협정 체결 초기만 해도 호주인들 사이에서 한국 워홀러들은 '근면성실하고 빠릿빠릿하다'는 인상이 강했다. 호주 사회 곳곳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이 정해진 시간보다 빨리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등 호주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인식이 많이 줄어들었다. 워낙 많은 학생들이 호주로 들어오자 그에 따른 문제점이 생기기 시작했고 2008년 발생한 한국 유학생 매춘녀 살인 사건을 전후로 해서 이미지가 퇴색되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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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