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특집> ‘치고받고’ 불꽃 뿜는 ‘격전지’ 총정리(上)

활~활 달아오른 총선불판 ‘어디가 가장 뜨겁나?’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4?11 총선이 바짝 코앞으로 다가오자 정국의 긴장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공천도 마무리되며 대진표의 윤곽도 또렷해졌다. 하지만 곳곳에서 치열한 혈전이 예고되며 총선판세는 점점 더 안개국면이다. 링위에 올라온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싸늘해진 민심을  사로잡기 위해 전력투구 중이다. 벌써부터 치열해진 신경전으로 불꽃이 뿜어져 나오는 화제의 격전지를 살펴봤다.

여야 승부 가를 ‘수도권 대첩’ 곳곳이 혈전지로 급부상
종로 홍사덕 vs 정세균, 강남을 김종훈 vs 정동영 ‘불꽃매치’

제19대 총선이 목전으로 다가오자 여야 모두 선거대책위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선거체제로 전환했다. 여야는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선대위 진용을 갖추고 승리를 단단히 벼르는 모양새다.

진통 끝에 완료된 공천에 따라 대진표가 확정되자 후보자들은 사활이 걸린 총선에 ‘올인’하며 비장감마저 감도는 상태다. 점점 더 안개국면으로 치닫는 총선판세 속 가장 피 튀기는 혈전지는 어디일까?

여야 선거체제로 전환
'잔인한 4월' 누가 웃을까?

이번 4ㆍ11 총선에서는 246개 선거구 중 112개가 몰린 서울과 수도권에서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증명하듯 수도권의 대다수 지역구가 혈전지로 급부상 중이다. 먼저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는 여야의 거물급인사들이 맞붙으며 최고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에서는 6선의 중진인 홍사덕 후보가, 야권에서는 잠룡으로 꼽히는 정세균 민주통합당 후보가 출마해 ‘빅매치’가 예고된 상태다.

특히 홍 후보는 새누리당의 새 주류인 친박계를, 정 후보는 친노진영을 각각 상징한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때문에 홍 후보는 옛 참여정부의 ‘실정(失政)’을, 정 후보는 ‘MB정부 심판론’과 ‘박근혜 동반책임론’을 제기할 것으로 보여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을은 ‘한미FTA 대전지’로 변모하며 전국민적 주목도가 높아졌다. ‘한미FTA 전도사’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와 ‘한미FTA 저격수’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가 격돌하면서다. 여야가 한미FTA에 대한 여론을 결부시키고 있는 것.

작년 한미FTA 비준안 처리 과정에서 정 후보는 김 후보에 “우리 주권의 일부를 잘라낸 매국노 이완용이다”며 맹공하고 있고, 김 후보는 “정 의원이 참여정부에 계실 때 협상에 나선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면서 정 후보의 입장번복을 꼬집으며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쳐왔다.

다시 외나무다리인 강남을에서 맞붙게 된 두 후보의 제2라운드의 혈전은 벌써부터 정국을 뜨겁게 달궈 논 상태다.

BBK?FTA 맞수들
총선서 맞붙는다!

서울 동대문을 역시 ‘BBK 맞수’들이 격돌하며 격전지로 떠올랐다. BBK 의혹에 대해 방패막이였던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와 창을 들었던 민병두 민주통합당 후보가 대결한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민 후보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선대위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아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BBK 의혹을 제기하는 등 대야 공격수 역할을 했다.

상대인 홍 후보는 한 통의 편지를 공개하며 당시 참여정부와 여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이 BBK 의혹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방패역할을 수행했다. 게다가 두 후보는 18대 총선에서 한차례 맞붙은 바 있다. 때문에 수성에 나선 홍 후보와 설욕을 다짐한 민 후보 간의 뜨거운 격돌이 예상된다.


서울 서대문갑은 무려 4번째 대결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선후배인 이성헌 새누리당 후보와 우상호 민주통합당 후보가 다시 맞붙는다. 두 후보는 과거 민주화 투사로 활약한 공통점이 있지만 정치적 노선을 달리하며 얄궂은 인연이 되었다.

특히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 후보는 ‘지역인물론’을 내세우고 있고, 친노무현계 인사로 분류되는 우 전 의원은 ‘정권심판론’을 내세운 상태다. 전적은 이 후보가 16대와 18대 총선에서, 우 후보는 17대 총선에서 승리한 바 있다.

서울 구로갑에서는 이범래 새누리당 후보와 이인영 민주통합당 후보의 3번재 리턴매치가 이뤄진다. 두 후보의 인생궤적도 대조적으로 이(범래) 후보는 서울 법대 졸업 후 변호사로 활동하며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반면, 이(인영) 후보는 고려대 총학생회장과 전대협 초대의장을 지내며 야권의 486의 다크호스로 성장했다. 17대 총선에서는 이(인영) 후보가, 18대 총선에서는 이(범래) 후보가 승리하며 두 후보 모두 1승1패의 전적을 가졌다. 특히 구로갑은 바람의 영향을 받는 지역구로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승부가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세종시, 친노 거목 이해찬 vs 충청 맹주 심대평 ‘빅매치’ 성사
부산사상, 박근혜 지원받는 손수조 vs 친노 최대주주 문재인   

서울 영등포을 역시 인지도 높은 선수들이 출마하며 새로운 격전지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하며 지역기반을 다진 권영새 새누리당 후보에 9시뉴스 앵커로 활약하며 전국민적 인지도가 높은 신경민 민주통합당 후보의 대결이 성사된다.

두 후보는 각각 새누리당 ‘실세’와 민주당 ‘얼굴’이란 점에서 양 당은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영등포을은 현재 권 후보가 내리 3선에 당선되었지만 15~16대에는 김민석 전 민주당 의원이 당선되었던 지역구다. 때문에 여야 모두 텃밭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안개 지역구로 혈투가 예고된 상태다.

수도권과 함께 부산도 최대격전지로 분류된다. 부산 사상은 야권의 잠룡으로 분류되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27세의 젊은 신예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가 격돌한다. 두 후보 간의 싸움은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지역이다. 

전국적인 인물인 문 후보는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을 ‘낙동강 벨트’로 깨부수겠다고 선언했고, 손 후보는 ‘바위로 계란을 치는 심정으로 싸우겠다’며 고군분투 중이다. 특히 정치 새내기인 손 후보가 열세를 면치 못하자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직접 전폭적인 선거지원에 나서면서 판이 흔들릴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낙동강 벨트의 연장인 부산 북ㆍ강서구을에 친노계 문성근 민주통합당 후보가 합류했다. 문(성근) 후보는 특히 ‘노풍’을 부산 전역에 확산시켜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노풍을 잠재울 소방수로 부산 토박이이자 검사 출신인 김도읍 후보를 공천하며 낙동강 벨트 타파에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이 지역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혼전양상을 보이며 더욱 날카로운 신경전으로 긴장지수를 높이고 있다. 

경남 김해을은 경남지사 출신의 김태호 새누리당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후보가 다시 한판승부를 펼친다. 김(태호) 후보는 지난해 4ㆍ27 재보선에서 승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인물론에 주력한다는 전략인 반면 김(경수)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유지인 ‘지역주의 타파’를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친노의 성지’ 격이어서 노풍의 강도가 주목된다.

친노의 진원지에
노풍 영향력은?


세종시는 이해찬 민주통합당 후보가 공식 출마선언을 하며 심대평 자유선진당 후보와의 대결로 격전지로 급부상한 상태다. 친노의 거목으로 불리는 이 후보가 충청권의 맹주로 자리 잡은 심 후보의 아성을 깰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세종시는 심 후보의 지역구였던 연기군이라는 점과 이 후보의 고향이 충남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정치생활을 서울에서 해와 지역에 영향력이 크기 않아 지지기반이 없다는 이유로 심 후보에게 유리한 상태다.

하지만 연기군 내 민주통합당의 지지세가 만만치 않다는 점과 참여정부 총리시절 세종시를 기획했던 이 후보이기에 승부는 예단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때문에 두 거물급 인사들이 4?11 총선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주목된다.

충북 청주 상당구는 충북지사 출신의 정우택 후보와 국회부의장인 홍재형 후보가 맞붙어 지명도가 높은 옛 경제 관료들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김대중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한 정 후보는 새누리당 후보로 김영삼 정부에서 부총리 겸 재정경재원 장관을 지낸 홍 의원은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출마했다는 점도 이채롭다.

강원 홍천·횡성은 홍천 토박이들 간의 4번째 질긴 전쟁으로 일찌감치 격전지에 이름을 올린 지역구다. ‘읍내 아들’ 황영철 새누리당 후보와 ‘산골 아들’ 조일현 민주통합당 후보가 네 번째로 격돌하는 것. 두 사람의 역대 전적은 1승 1무 1패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 처음 맞붙어 나란히 고배를 마신 이후 17대는 조 후보가 18대는 황 후보가 잇따라 금배지를 달았다. 한우의 본고장이자 축산농가가 몰린 지역구의 특성으로 최대 쟁점은 한미FTA다.

때문에 황 후보는 조 후보가 한미FTA에 대해 입장을 바꾼 것을 조 후보는 황 후보가 날치기한 점에 대해 서로 맹공을 가하며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때문에 과연 표심이 어디로 흐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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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