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기획>전문가가 짚은 4·11 판세 뒤집을 7대 변수

뜨거워진 총선불판 ***에 뒤집힌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19대 총선이 바짝 다가오자 지역으로 향하는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분주해 보인다. 여야 모두 민심을 사로잡으며 전력투구 중인 것. 하지만 공천진통으로 여야 할 것 없이 내부갈등이 극에 달한 상태다. 게다가 정당 지지율마저 엎치락뒤치락해 총선판도는 점점 안개국면이다. <일요시사>는 코앞의 선거를 뒤집을 막판 변수들을 전문가에게 들어봤다.

보수 vs 진보 전쟁 ‘선거연대’ 이룬 쪽이 유리
한미FTA·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총선이슈로 급부상 중

4·11 총선이 40여일 앞으로 바짝 다가오며 정치권이 분주해졌다. 그간 정부여당에는 ‘내곡동 사저’ ‘디도스 파문’ ‘돈 봉투 살포’ 등 대형 악재가 겹치며 민심이 바닥을 쳤다. 이에 민주통합당의 지지율이 새누리당을 앞서며 승기는 야권으로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야권 역시 선거연대를 놓고 파열음이 빚어지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다시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당지지도를 묻는 질문에 38%를 기록한 새누리당이 32.9%에 그친 민주통합당을 앞섰다. 정당 지지율의 대혼전 속에서 총선은 더욱더 안개 국면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뜨거워진 총선불판을 뒤집을 마지막 변수들을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에게 들어봤다.

물 건너간 보수연대
삐걱대는 진보연대

윤 실장은 먼저 보수 대 진보진영의 ‘선거연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선거연대는 야권에서 먼저 시동을 걸었다. 보수진영의 경우 30%라는 콘크리트 지지율이 존재한다. 따라서 야권연대에 실패할 경우 고정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보수진영에 질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이 야권을 먼저 움직이게 만든 셈이다. 야권은 여권과 1:1구도를 만들어야 필승한다는 분석하에 줄기차게 야권연대를 추진해왔다.

실제로 지난 6·2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야권연대에 성공한 지역이 속속 승리하며 빛을 발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가 교착상태에 빠졌다. 아직까지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것.

게다가 통합진보당이 협상내용을 외부에 공개하며 노골적으로 민주통합당에 불만을 표시함으로써 양측의 신경전만 가열되는 양상이다. 이에 양측은 협상 재개 시점도 정하지 못하고 야권연대 결렬 위기라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여권에서도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 등 ‘보수연대’를 물밑에서 추진해왔다. 사실상 이번 총선은 MB정부에 대한 심판의미가 짙다. 이미 바닥을 친 민심을 감안하면 여권에 매우 불리한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보수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유선진당 등과 활발한 물밑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하지만 선진당 측이 충청권 내 20개 지역구 공천 보장을 요구하면서 협상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이에 윤 실장은 “보수연대는 무산된 분위기고, 진보연대는 지지부진한 상태지만 막판에 선거연대를 이룬다면 상당히 유리한 국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거가 40여 일 앞으로 바짝 다가오며 여야의 ‘옥석’도 하나둘 가려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공천에 대한 반발로 여야 할 것 없이 후유증과 진통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윤 실장은 공천갈등으로 불거진 갈등표출이 선거에 영향을 줄 두 번째 변수라고 내다봤다. 그는 “선거 때마다 그랬듯 여야 모두 공천을 받지 못한 인사들이 불만을 품고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해당 진영의 표 분열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것.

한미FTA 유·불리 떠나
상대측 공세로 표 결집

새누리당의 경우 MB정권 ‘실세 용퇴론’을 주장하는 비상대책위원회와 이재오 의원 공천을 확정한 공직자추천심사위원회간의 내부갈등이 불거진 상태다. 공천이 쇄신과 거리다 멀다는 이유로 김종인 비대위원은 사퇴 표명으로 배수진을 치고 있다. 여기에 몇몇 친이계 인사 역시 공천 불복으로 무소속 출마를 암시한 상태다.

민주통합당도 공천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이 쏟아져 나오는 실정이다. 모바일 투표의 부작용과 아울러 특정 후보를 겨냥한 살생부까지 거론되면서다. 때문에 공천탈락자들의 향후 행보가 총선판도를 변화시킬 주요변수로 떠오른 상태다.

윤 실장은 세 번째로 한미FTA 역시 총선이슈로 쟁점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미FTA는 오는 15일 0시부터 발효된다. 새누리당은 지난 정권에서 한미FTA가 체결될 당시 찬성했던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뒤늦게 반대하고 나선 데 대한 비판에 초점을 맞춰 대야공세에 나섰다. 여기에 야권은 국민적 호응도가 낮은 한미FTA에 대해 재협상 내지는 폐기를 주장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특히 보수 측과 40대에서 한미FTA에 대한 찬성 여론이 우세한 반면, 진보 측과 2030세대는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 때문에 한미FTA가 총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여야 모두 “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윤 실장은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보수 측과 재협상 내지는 폐기를 주장하는 진보진영이 각각의 전략으로 지지층을 집결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 번째 변수로 윤 실장은 오는 3월26~27일 열리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꼽았다. 윤 실장은 “찬핵과 원전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보수와 반핵과 반원전을 주장하는 진보의 구도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안보와 직결된 민감한 핵 문제에 북한의 도발적 상황으로 이른바 ‘북풍’이 불면 보수 측에 유리하다는 얘기다.

또 핵안보정상회의는 국제 안보의 심각한 위협 요인인 핵테러 방지를 목표로 50개국의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특히 의장국으로서 국가행사가 성공적일 경우 국력과 위상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는 바로 총선을 앞두고 진행되는 만큼 정부여당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된 상태다.

공천반발로 무소속 출마 봇물 시 해당진영에 타격 줘
추가 비리폭로·돌발악재 발생여부가 막판 뒤집기 변수

최근 사회 각계에서 태풍의 눈으로 작용하고 있는 ‘SNS 홍보효과’도 이번 총선에서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윤 실장은 이번 총선 역시 SNS 열기가 투표율로 이어질 경우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지난해 지방선거부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SNS가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NS는 20~30대 젊은층의 정치의식을 높이고, 투표율을 견인하는 수단으로 갈수록 그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때문에 여야가 얼마만큼 SNS를 통한 이슈몰이에 성공하는지의 여부도 총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실장은 “헌재에서 SNS 선거운동 금지는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온 만큼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SNS의 이용이 더욱 확대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투표율 제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설명했다.

윤 실장은 여섯 번째로 양당의 쇄신경쟁과 그 결과가 표심에 오롯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정치권에는 쇄신에 박차를 가하며 총선 준비에 한창이다. 정치권에 대한 혐오와 불신으로 불어 닥친 ‘안철수 신드롬’은 정치권을 뒤흔들며 ‘바꿔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민의에 따르겠다는 정치권은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예고했다.하지만 막상 뚜껑 열린 공천은 쇄신의지가 헛구호였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새누리당의 경우 계파안배에 치중했고 민주통합당은 비리로 얼룩덜룩한 인물들을 다수 포함시켜 비난여론이 빗발치는 실정이다. 그간 여당의 악재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민주통합당이 유리한 국면이었다.

하지만 속속 드러나는 공천명단과 야권연대 등으로 쇄신에 찬물을 끼얹는 민주통합당의 오만(?)한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때문에 마지막까지 진행될 양당의 쇄신의 폭에 따른 결과로 이번 총선에서 여야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뚜껑 열린 공천에
“쇄신 어디 갔어?” 

마지막으로 윤 실장은 “여야의 생각지 못한 돌발악재가 총선을 뒤집을 마지막 변수다”고 주장했다. 총선을 앞두고 추가적인 비리폭로와 돌발 악재가 발생할 경우 이 역시 선거에 영향을 끼친다는 얘기다.

특히 갖가지 대형악재에 대해 검찰의 수사가 한창인 상황에서 검찰의 수사결과 및 추가적인 비리폭로가 있을 경우 즉각 표심에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고 윤 실장은 보고 있다.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겹쳐 ‘선거의 해’로 불린다. 특히 총선은 대선의 바로미터로 여겨져 여야가 사활을 걸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앞으로 바짝 다가온 4·11 총선. 과연 어느 쪽이 웃고 어느 쪽이 울게 될까? 세간의 관심은 벌써부터 총선결과에 쏠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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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