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박원순에 ‘보수 아이콘’ 대굴욕 내막

오세훈ㆍ나경원ㆍ강용석 차례로 셧아웃…다음은?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점입가경으로 치달았던 ‘강박 배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완승을 거뒀다. 강용석 무소속 의원이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던 박 시장 아들 주신씨의 병역의혹이 말끔하게 해소되면서다. 의원직까지 내걸며 강하게 도발했던 강 의원은 이제 자폭한 양상이다. 반면 박 시장은 오세훈ㆍ나경원에 이어 강 의원까지 셧아웃 시키며 ‘킬러 본능’을 맘껏 발휘하고 있는 모양새다.

박원순 심장 정조준하다 강용석 헛발질로 결국 ‘자폭’
강용석 사태, 정치권 난무하는 무책임한 주장에 ‘철퇴’

강용석 무소속 의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심장을 정조준하다 자폭한 모양새다. 강 의원은 그간 박 시장 아들 주신씨의 병역기피 의혹을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았다.

하지만 주신씨가 사실상 공개신검으로 병역의혹을 말끔히 해소시키면서 강 의원은 또 치명상을 입었다. 앞서 여성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으로 낙인찍힌 강 의원은 이제 허위사실 유포자란 오명까지 더해져 정치생명이 골로 가게 생겼다. 

고소고발 집착하다 골로 가

주신씨는 지난해 8월29일 경남 진주에 있는 공군교육사령부에 입대했다. 하지만 4일 뒤인 9월2일 허벅지 통증을 이유로 귀가 조치됐다. 3개월 뒤 주신씨는 지난해 11월25일 재입영 통지서를 받았고, 12월9일‘수핵탈출증(허리 디스크)’으로 병사용 진단서를 제출했다. 이후 재검을 통해 4급 판정을 받은 상태다.

강 의원은 앞서 지난해 10ㆍ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시 4일 만에 귀가조치 된 주신씨의 병역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어 지난 1월6일 자신의 트위터에 “박원순 아들 병역관련 자료를 병무청에 제출 요청하는데 본인동의 운운하며 자료제출을 거부하네요”라며 아직 ‘박원순 검증’이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강 의원은 “디스크에 걸린 박 시장의 아들이 뛰어다니는 동영상을 제보하면 현상금을 주겠다”며 도발의 수위를 높여갔다.

이어 지난 14일 강 의원은 국회에서 전격 기자회견을 열고 “박 시장의 아들이 병무청에 제출한 MRI 필름은 4급을 받은 것이 명확하지만 이것은 박 시장 아들의 것이 아니다”고 주장하며 공격의 고삐를 바짝 쥐었다.

이에 대해 병무청은 “재검 당일 CCTV까지 분석해 주신씨 본인이 직접 병무청에 와서 신검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의료계가 거들고 보수진영까지 가세하며 강 의원에 힘을 보태 사건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나영이 주치의’로 유명해진 한석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교수가 감사원 홈페이지에 “MRI 등 피하지방층의 두께로 보아 상당한 비만체로 주신씨와 같은 체격에선 나오기 불가능하기 때문에 MRI가 바꿔치기 된 것은 거의 확실하다”며 강 의원을 두둔한 것.

한 보수단체는 지난 2월8일 국민감사청구를 신청했고, 2월15일에는 박원순 아들 감사여부를 검토하는 조치가 나왔다. 이 같은 사건의 급속한 전개에 강 의원의 주장에 반신반의하던 민심도 박 시장을 비판하는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성원(?)에 힘입은 강 의원은 지난 21일 오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박 시장의 아들을 병역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는 보도자료를 올리며 최후통첩을 선포했다.

그간 “대응할 가치가 없다”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박 시장도 논란이 크게 확산되자 정면대응에 나섰다. 박 시장은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4월 총선 이후에 해명하겠다는 입장을 바꿔 공개검증을 서둘렀다.


지난 22일 박 시장의 요청으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실시된 공개 재검에서는 병무청에 제출된 주신씨의 MRI 사진과 동일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주신씨의 재검 판독에는 윤도흠 세브란스병원 부원장을 비롯한 전문의들이 대거 참여했고, 서울시청 기자단 대표들도 참관했다. 강 의원으로서는 계속 ‘몽니’를 부릴 수 없는 막다른 상황에 처한고 만 셈이다.

이 같은 의학적 판단에 승복해 같은 날 오후 강 의원은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며 진실공방전은 박 시장의 압승으로 일단락됐다.

강 의원의 ‘마녀사냥식’ 무책임한 주장에 비판여론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실정이다. 또 강 의원의 의원직 사퇴는 현재 아무런 의미가 없어 전형적인 ‘꼼수’라는 지적도 빗발친다. 사실상 18대 국회임기는 거의 종료된 데다가 여야 모두 19대 총선 체제에 들어간 상황이다. 게다가 강 의원의 사표를 수리할 국회의장마저 돈 봉투에 연루돼 의장직을 사퇴한 상태다. 

박 시장은 지난 23일 강 의원의 정치적 암살에 고통당했지만 용서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정치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제 선거철만 되면 난무하는 무책임한 묻지마식 폭로와 선동적인 주장을 근절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원샷원킬’ 박원순은 킬러?

한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박 시장이 강 의원에 앞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까지 ‘원샷원킬(?)’했던 전력이 회자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구청장들과 소통 안 돼 구청장들의 불만이 쌓여왔던 터였다. 이 가운데 박 시장은 권위주의 탈피로 구청장들과 소탈하게 소통하는 자세로 오 전 시장과 차별화로 번외에서 선방을 날린 바 있다.

이어 지난해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 시장은 나 전 의원을 크게 앞서며 당선됐다. 여기에 강 의원까지 사퇴로 귀결되며 보수의 아이콘을 자처했던 3인방이 줄줄이 아웃된 것. 잇따른 3연패 행진에 ‘저격왕 박원순’이라는 타이틀(?)까지 따낸 박 시장이다.

세간에서는 킬러본능을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는 박 시장의 다음 ‘저격’ 상대는 누구일지에 벌써부터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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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