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최대 아킬레스건 '정수장학회' 실체

‘장물’ 논란에 버리자니 아깝고 취하자니 걸리고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모양새다. 중요한 고비마다 강탈 논란을 빚은 정수장학회가 아킬레스건으로 따라 붙으면서다. 지난 2007년 대선에 이어 최근 다시 정수장학회 장물 논쟁이 불붙으며 박 위원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그간 박 위원장은 정수장학회에 대해 “나와 상관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최필립 이사장이 계속 버티며 야권의 타깃이 되고 있다. 총ㆍ대선 전 털고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박 위원장이 직접 나설 경우 정수장학회와 무관하다던 해명과 배치되는 관계로 그마저 여의치 않아 보인다. 때문에 아버지의 유산(?)인 정수장학회 처치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박 위원장이다.

2007년 대선 경선서도 정수장학회가 박근혜 발목 휘감아
야권 ‘장물’ 논란으로 4ㆍ11 총선쟁점 부각시키기 안간힘

잘나가던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난관에 봉착했다. 또다시 정수장학회에 발목 잡히면서다. 정수장학회는 부산의 기업인이자 언론인이었던 고 김지태씨가 설립한 부일장학회가 전신이다.

김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5ㆍ16 쿠데타로 집권한 직후 부정축재 혐의로 구속돼 국가를 위해 재산을 기부한다는 각서를 쓴 뒤 석방됐다. 때문에 고인이 자발적으로 헌납했느냐, 아니면 강제로 내놓았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김씨 유족은 그간 “재산을 강탈당했다”고 주장해왔다.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1995년 정수장학회 8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박 위원장은 2005년 퇴임했다.

지난 대선 당시도
정수장학회로 십자포화

이후 2007년 6월 노무현 정부 당시 국정원 산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정수장학회는 강압에 의한 헌납”이라고 결론내리며 재산환원 권고 조치가 내려졌다. 이를 빌미로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박 위원장은 당 안팎으로 십자포화를 당하며 고배를 마셨다.


그러다 최근 정수장학회 문제가 다시금 불거졌다. PK(부산ㆍ경남) 지역 최대 일간지인 <부산일보> 사태가 벌어지면서다. 정수장학회는 <부산일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18일 <부산일보> 1면에는 ‘정수장학회의 사회 환원’을 촉구하는 <부산일보> 노조의 기자회견 기사가 실렸다. 사측은 편집국장을 대기 발령 조치하고 노조위원장을 해고했다.

이에 기자들은 ‘부당 징계’ 기사도 1면에 게재하려 했고, 사측이 신문 발행을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화살은 다시 박 위원장에게로 향했다. 박 위원장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최필립 전 리비아 대사가 현재 이사장을 맡고 있어서다.

때문에 박 위원장이 여전히 재단의 막후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최 이사장은 1970년대 말 청와대에서 의전비서관을 지내며 박 위원장과 인연을 맺었다. 최 이사장은 박 위원장이 미래연합을 만들었을 때 운영위원을 맡았고, 2007년 대선 경선 때도 막후에서 박 위원장을 적극 도왔던 인물이다.

게다가 정수장학회 이사 4명 중 송광용 전 서울교대 총장과 김덕순 전 경기경찰청장은 박 위원장의 이사장 시절 임명된 인사들이다. 신성오 전 필리핀 대사와 최성홍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최 이사장의 외교통상부 후배들이다. 이 같은 이사진 구성 때문에 정수장학회가 사실상 박 위원장 영향권 아래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격의 최전방에
거물급 문재인 나서


하지만 정수장학회는 지난 23일 ‘정수장학회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7년 전에 이사장에서 물러나 현재 장학회와는 아무 관련도 없는 박근혜 위원장과의 과거 인연을 이유로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장학회는 특히 <부산일보> 파업 사태와 관련해 “<부산일보>는 현재 편집국장을 기자들이 직접 선출하기 때문에 어느 언론사보다 완벽히 편집권이 독립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었다.

때문에 정수장학회에 대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는 양상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이미 박 위원장을 공격하는 최고의 무기가 되고 있다.

부산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야권의 거물급 잠룡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공격의 최전방에 나선 상태다. 문 고문은 지난 16일 파업 중인 <부산일보> 노조를 방문한 뒤 “정수장학회는 김지태 선생의 부일장학회가 강탈당한 장물이다”며 “참여정부 때 국정원 과거사조사위와 진실화해위가 강탈의 불법성을 인정했는데도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최필립 버티기에 진땀 빼는 박근혜, 돌파구에 골머리 앓아
박정희 업적, 정치적 자산이자 대선 가로막는 ‘양날의 검’

문 고문은 이어 “장물을 남에게 맡겨놓으면 장물이 아닌가요? 머리만 감추곤 ‘나 없다’ 하는 모양을 보는 듯하다”고 재차 박 위원장을 겨냥했다.

지난 23일에도 트위터에 “박 위원장이 정수장학회에서 10년간 2억5000만원 가량 이사장 연봉 받았다고 오늘 경향(신문)이 보도했네요. 상근도 안하면서요”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해마다 2억5000이면 몇명분 장학금입니까?”라며 “지금은 손 뗐다면 과거 장물에서 얻은 과실은 어떻게 합니까?”라고 반문했다.

민주통합당 역시 당 차원에서 정수장학회를 고리로 박 위원장에 맹공을 퍼부으며 4ㆍ11 총선 쟁점으로 부각시키는 양상이다.

한명숙 대표는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위원장의 아바타인 정수장학회는 부산시민의 대변자인 <부산일보>의 입을 막았다”며 “<부산일보>와 부산일보장학회를 박정희 독재정권이 강탈해 정수장학회를 만들더니 박 위원장은 이제 <부산일보>의 영혼마저 빼앗으려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성근 최고위원도 “부산의 민심을 듣고 싶다면 먼저 정수장학회를 사회에 환원하고 <부산일보>를 시민의 품에 돌려줘야 한다”며 “진정으로 부산의 목소리를 경청하러 가는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2007년 과거사정리위가 정수장학회와 <부산일보>는 강요에 의한 헌납이라고 판단했는데, 정수장학회의 성명은 정통성을 가진 국가의 판단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행위로 보수주의자로서 자처하기에 민망하지 않는가”라고 몰아세웠다.

정수재단 사회 환원을 위한 공동대책위도 꾸려졌다. 지난달 17일 발족한 ‘독재유산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과 독립정론 <부산일보>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8일 서울시교육청에 정수장학회에 대한 감사 청구와 설립허가 취소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역시 올 7월 정수장학회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감사 민원이 들어온 데 이어 2005년 이후로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란 게 시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처럼 정수장학회가 야권과 시민단체의 타깃이 되며 총선 쟁점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는 상태다. 이에 박 위원장은 정수장학회 논란을 털어버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친박 일각에서는 정수장학회를 정리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박 위원장과 무관한 인물로 이사진을 새로 구성하는 방안, <부산일보>와 'MBC'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모두 최 이사장의 결심이 필요한 사안이다.

박 위원장은 지난 20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제가 어떻게 하는 것보다 정수장학회가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말한 건 최 이사장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 달라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이라는 게 내부 해석이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최 이사장의 사퇴 등을 요청하기는 어렵다. 그동안 정수장학회와 무관하다고 수차례 밝혀온 상황에서 사퇴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 모순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최 이사장은 박 전 대통령의 유산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주변에 “박 위원장은 실제로 정수장학회에 아무런 권한이 없다. 내가 이사장직에서 내려오면 관선이사가 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박 전 대통령이 남긴 정수장학회의 흔적은 없어진다”며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 털겠다는 박근혜
유산 지킨다는 최필립


때문에 박 위원장은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상태다. 야권의 맹공이 이어지는 가운데 마냥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수도 없기에 고민이 깊어지는 눈치다.

‘박정희의 향수’는 지금의 박 위원장의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이 되었다. 동시에 아버지의 과오는 박 위원장의 발목을 잡는 양상이다.

박 위원장에겐 양날의 검이 된 아버지의 존재. 박 위원장이 과연 발목 잡힌 과거사를 깨끗하게 털어내고 대권가도를 질주할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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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