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 혁명가' 문용식 민주통합당 인터넷소통위원장

“MB정권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최악의 정권”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인터넷, 스마트폰 등으로 사회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구도 속에서 이를 적극 정치개혁에 녹여낸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문용식 민주통합당 인터넷소통위원장이다. 그는 ‘모바일투표’를 고안해 지난 민주통합당의 1·15 전당대회 당시 50만 선거인단 참여라는 대박흥행을 이끌어낸 장본인이다. 지난 20년간 IT계를 주름잡았던 내공을 정치문화개혁에 도입해 대국민 정치참여를 이끌어낸 ‘엄지 혁명가’ 문용식 위원장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민주투사에서 IT계의 대부로…이제 정치개혁 선봉장으로 
모바일 투표로 민주당 ‘혁신·흥행’ 두 마리 토끼 잡은 장본인 
 
지난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 1·15 전당대회는 50만명에 육박하는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로 대성황을 이루었다. 민주당은 당시 ‘모바일투표’라는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았고, 유권자들은 투표방식의 편리함에 자발적 참여가 줄을 이었다. 
 
이를 처음 기획한 사람은 바로 문용식 민주통합당 인터넷소통위원장이다.  
 
가진 것이 없던 젊은 시절 머리하나로 승부를 봐야했던 문 위원장은 우여곡절 끝에 IT계로 뛰어들었다.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춘 ‘선견지명’ 탓에 IT업계에서 20년간 주름잡을 수 있었던 그는 안철수·이찬진 등과 함께 벤처 1세대로 분류된다. 
 
PC통신에서 인터넷세대로 진화하는 동안 나우누리, 피비박스, 아프리카TV 등 변화에 발맞추어 업계를 선도해왔던 것. 이제 정치권에 진입한 문 위원장은 IT업계에서 쌓았던 내공을 정치권에 녹여내는 중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유권자들의 투표참여 기폭제가 된 모바일 투표였던 것. 
 

그는 앞서 촛불집회의 기폭제가 된 아프리카TV의 대표로 유명세를 탄 바 있다. 아프리카TV는 지난 2008년 미국산 소고기를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생중계하며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냈다. 이는 문 위원장의 구속으로 귀결되었고, MB정부 출범 이후 첫 희생자로 꼽히게 되었다.
 
이처럼 옥고를 감내하기도 했지만 그의 움직임엔 항상 국민들의 참여가 뒤따르며 세간의 지각변동을 몰고 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의 정치참여는 낯선 것이 아닌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게다가 그는 20대 시절 민주화 투사로 활약했고,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을 지도자로 만들기 위한 막후활동으로 원외에서 쌓은 정치적 내공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이제 문 위원장은 본격적인 정치개혁과 대국민 봉사를 위해 19대 국회입성을 노리며 고군분투 중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모바일투표 도입을 최초로 제안했다. 도입배경은? 
 
▲현장에서만 투표가 가능하다면 시간에 쫓기는 유권자들에게 와서 투표하라는 부탁은 염치없고 미안한 일이다. 때문에 유권자들의 참여의 열망을 담아내고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간편한 모바일투표를 제안했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모바일투표를 처음 실시하며 엄청난 흥행에 성공했다. 선거인단 신청은 80만명에 육박했고 실제 50만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그리고 이중 93%가 모바일투표를 7%가 현장투표를 선택했다. 유권자들이 모바일투표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이후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이 새누리당을 안정적으로 앞서게 되었다. 모바일투표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한다. 

-도입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전 지도부가 새로운 것에 대해 너무 보수적이었다. 새로운 변수에 대해 자신 없어 한 것이다. 그래서 지도부를 설득하며 계속해서 모바일투표를 주장했다. 이에 모바일투표 TF팀이 꾸려졌고, 위원장이 되었다. 두 달 동안 솔루션을 개발하며 준비해왔다. 때문에 바로 지난 전대(1·15전당대회)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번 총선 경선에서도 모바일투표를 하자고 주장한 상태다. 많은 유권자들이 총선 경선 선거인단에 적극 참여해 국민들의 손으로 직접 공천을 하는 공천혁명의 길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민들에게 공천권을 100%로 돌려드렸으니 국민들이 엄지 손가락으로 적극 동참 해주십사하는 바람이다. 

“트윗심 잡으려면 꾸준함
진정성 있는 소통이 중요”

-총선 경선 시 유권자의 지역구 주소지 거주 사실 확인에 어려움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모바일투표에는 3가지 인증이 필요하다. 첫 번째가 실명인증(이름, 주민번호)이고 두 번째가 휴대폰(특정번호) 본인인증이며 세 번째가 지역인증이다. 첫 번째, 두 번째는 전대에서 검증을 거쳤다. 세 번째 지역인증만 남았다. 이를 위해 민주당이 선거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선거법 개정을 통해 ‘정당이 공직선거 후보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을 할 경우 지역인증을 요청하면 선관위는 협조해야 한다’는 단 한 문장만 넣으면 된다. 최선책은 방대하고 정확한 행안부 DB와 선거인단으로 등록된 유권자의 정보를 매칭시켜 확인하는 것이다. 이것이 어려울 경우 비교적 정확한 금융기관의 DB에 바탕한 주소지 인증이라는 차선책을 세워둔 상태다. 

-새누리당에서 모바일 혁신을 인정하면서도 총선 경선 도입에 바로 적용은 어렵다는 입장인데?
 
▲새누리당도 원칙적으로는 찬성하지만 4년 후인 20대 총선부터 도입하자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에 비대위가 구성된 것은 돈 봉투 사건 때문이며 이러한 악습을 끊고 국민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이 바로 모바일투표다. 왜 4년이나 걸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 4년 후면 새누리당이 계속 있을지 없어질지도 모른다. 모바일투표라는 획기적인 무기는 과거 경선이 조직 동원이라는 부정소지를 원천봉쇄할 수 있고 자발적 참여의 폭도 넓힐 수 있다. 게다가 능력 있는 정치신예들이 경선의 관문을 뚫는데 강력한 무기가 돼 이것이 실질적 공천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새누리당이 오로지 당리당략 차원에서 거부한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 

-헌재가 SNS 선거운동 금지에 대해 위헌이라고 판결해 SNS 선거운동이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소통위원장으로서 이른바 ‘트윗심’으로 여론몰이하는 SNS족들을 사로잡을 전략은?
 
▲소셜네트워크는 사람 간의 사회적 네트워크이기에 결국 총선출마자 본인의 싸움이다. 때문에 후보자 각자가 잘 활용해야 한다. 이에 당 차원에서는 트윗심에 부합하는 올바른 정책을 세우고 총선 후보자가 SNS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유용한 팁 정도를 알려준다. 특히 과거에는 신문·방송·잡지라는 매스미디어 시대였고, 지금은 소셜미디어 시대다. 매스미디어는 언론을 통해 자기주장이 전달되므로 자기PR 전략이 중요했다. 소셜시대에는 ‘친구맺기’ 전략이 핵심이다. 때문에 꾸준함·진정성·수평적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설마’ 라는 최소의 선까지
넘어버리는 최악의 MB정부

-SNS시대 총선 관전 포인트는 뭐가 있을까? 
 

▲후보자들이 SNS에서 얼마나 많이 활동하고 소통하느냐에 따른 지표가 득표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다. 아마도 SNS 활동지수가 실제 득표율로 이어질 상관관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수도권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한다. 

-디도스 공격이 결국 특검으로 넘어갔다. 부정선거 논란을 어떻게 보는지?
 
▲최구식 의원이 나경원 후보 홍보기획본부장으로 활동했음에도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것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이는 마치 87년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때 경찰이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허무맹랑하고 터무니없던 수사발표와 똑같다. 디도스를 시도한 업체 사장과 직원들은 국가기관에 대한 테러에 위험부담이 크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아 최소 억대의 보상을 받지 않고서는 움직이기 힘들다. 게다가 억대 자금거래도 드러났지만 대가성이 없다는 점도 의심스럽다. 특검수사의 초점은 두 가지다. 배후를 밝혀내는 것과 사건을 모의할 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은폐작업을 어떻게 했는지 밝혀내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또 선관위는 왜 투표소를 옮겼으며 2시간 동안 왜 서투르고 느슨하게 대응했는지도 반드시 파헤쳐 봐야 될 문제다. 국민이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자각하고 특검에서 모든 것이 밝혀지길 바란다. 만약 특검에서도 안 밝혀지면 4·11 총선 이후 국정조사로 밝혀내야 할 중대 사안이다. 

-그간 ‘이마트 피자’ 등 대기업을 강하게 비판해왔는데. 
 
▲대기업만큼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집단이 없다. 오죽하면 당시 고 노무현 대통령이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했을 정도였다. 선출 받지 않은 자본권력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국가권력을 압도한다는 얘기다. 재벌들은 법도 자기들 입맛대로 바꾼다. 검은돈으로 재판부·검경·공정위·금감위·국세청 등 사정기관을 매수해 유착관계를 맺고 편법으로 다 빠져나간다. 일례로 일반인들은 몇십만원만 훔쳐도 1-2년 실형 사는데, 삼성은 수조원의 비자금이 발견됐어도 집행유예로 나왔다. 잘못돼도 터무니없이 잘못된 것이다. 특히 삼성·LG·현대·SK 등 대한민국 4대 재벌 혈족가문 경제규모가 GDP 50%를 차지한다. 전 세계에 이런 나라는 없다. 

“무소불위 대기업 재벌에 90% 서민들의 삶 무너질 것” 경고
“디도스 배후, 특검에서도 안 밝혀지면 총선 이후 국조로 가야”


-대기업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 
 
▲대기업의 고용률은 10% 안팎이고 중소기업이 고용률의 88%를 차지한다. 이런 중소기업이 말라비틀어져 가니 고용의 안전과 복지후생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90%의 국민을 고난에 빠뜨리는 길이다. 현재 마련된 하도급법, 공정거래법과 배임횡령에 대해 지금의 법만 엄정하게 집행해도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상속세 정확하게 물리고, 일감 몰아주기만 막아도 경제적 집중은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과도한 편법으로 경제력이 집중돼 공동체가 붕괴될 지경이다. 이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이대로 5-10년 가면 사회가 불안해지고 후퇴해 더 불행한 사회가 된다. 그렇게 되면 대기업 재벌들은 무장경관이 호위하면서 출근해야 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반드시 지금 바로 잡아야 한다. 

-취임 4주년을 맞은 MB정부를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세간에는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어’라는 선이 있다. 하지만 MB정부는 ‘설마’라는 국민들의 최소한의 기준마저 깨버린다. ‘설마 나랏돈으로 아들 땅을 사 주겠어’ ‘경제력 10대국에 민주주의, 언론의 보는 눈이 있는데 설마 그러겠어’라는 꼭 그 설마까지 넘어서는 최악의 정권이다. 태어나서는 안 될 정권이라고 생각한다. 국가 권력을 가지고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수단으로 사용해 금수강산 파헤치는 4대강 사업으로 포항출신 건설회사 배불리는 등 피붙이·동창·주변인들의 사적 이익을 위해 국가를 이용하고 있다. 그 와중에 민주주의는 엉망이고, 중산층·서민은 허덕이고, 남북관계는 파탄 나 평화통일 비전은 오간데 없어졌다. 

-IT계에 몸담았다 정치권으로 진입했는데 직접적인 계기는? 
 
▲20대 때 목숨 걸고 민주화운동을 했다. 가진 것이 없어 머리로 할 수 있는 IT사업인 나우콤을 창업하고 20년 세월이 지났다. PC통신, 인터넷, 모바일 등 혁명 변화를 헤치느라 사력을 다하며 달려왔다. 이제 (나우콤이) 코스닥에 등록되고 사옥도 내 나름 역할을 다해 중간 매듭을 지을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이제 남은 20년은 공익을 위해 봉사하러 왔다.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아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 시대의 마지막 양심인
김근태 지도자 만들고 싶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을 예비후보로 등록했는데 지역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민주당에 대한 기대가 크고, 특히 나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더 노력하려고 한다. 

-2012년 총·대선을 전망한다면? 
 
▲아직 민주당은 혁신과 통합의 과정에 있다. 이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할 때이고 정책으로 보여줘야 할 때이다. 특히 새누리당은 콘크리트의 굳건한 지지가 있기에 진보개혁세력이 연대해야만 승산이 있다. 통합진보당과 반드시 단일화해야 한다. 1:1구도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국민의 바람이라는 것은 지난 2년간의 표로 확인했다. 이번 총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기대와 열망에 부응하면 앞서갈 수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 혁신을 통한 당 운영과 좋은 후보 공천, 야권단일화를 충족하면 총선에서 압승하고 그 힘으로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가능하다. 때문에 모든 당력을 총선에 기울이고 있다. 

-문용식에게 김근태란? 
 
▲고 김근태 고문은 평생을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민생을 고민하신 분이다. 한 번도 일신의 영달을 위해 살아본 바 없는 민주주의를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익환 목사에 이어 이 시대의 양심이고 거인이다. 과거 김 고문은 남영동 대공분실 515호실에서 모진고문을 받았다. 그 때 맞은편 방에서 20일동안 김 고문이 고문당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 모진 고문을 견뎌냈다. 보통사람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초인이라고까지 생각된다. 때문에 그러한 분을 이 나라 지도자로 만들어 보려고 한반도재단 사무총장을 지내며 성심성의껏 모셨던 것이다.  

<문용식 위원장 프로필>
 
▲1979  전주고등학교 졸업
▲1990  서울대학교 국사학 학사
▲1992  나우콤 전략기획팀 팀장 
▲2001  나우콤 대표이사
▲2004  한반도재단 사무총장 
▲2011  민주통합당 인터넷소통위원회 인터넷소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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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