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문권-임성한 결혼 5년만의 비극 전말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2.21 10: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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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문권, 왜 하필 결혼기념일에 자살했나?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방송계에서 보기 드문 PD와 작가 커플로 이목을 끌었던 임성한 작가의 남편 손문권 PD의 자살이 밝혀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손 PD의 자살 소식이 알려진 후 경찰은 "고인이 목을 매 자살하는 과정이 CCTV를 통해 확인됐다"며 일찍이 종결된 사건임을 강조했지만 몇 가지 미스터리가 아직 풀리지 않은 채 남아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손문권 PD 여동생, "유서, 오빠 글씨체 아니다"
임성한 작가, 20일간 남편 죽음 '쉬쉬' 왜?

2007년 1월21일에 결혼한 띠동갑 연상·연하 부부, 고 손문권 PD와 임성한 작가의 만남은 처음부터 미스터리 투성이었다. 한 웨딩촬영업체가 두 사람의 결혼식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렸고 손 PD는 "사진이 합성이다"며 결혼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언론과 누리꾼들의 잇따른 추궁에 결국 지난 2007년 2월, 임 작가는 결혼 한 달 만에 비밀 결혼식을 올린 사실을 털어놓았다.

결혼도 죽음도 '쉬쉬'

2005년 방송된 SBS 드라마 <하늘이시여>에서 조연출과 작가로 처음 만나 결혼을 올린 이들 부부는 MBC <아현동 마님> <보석비빔밥>, SBS <신기생뎐> 등을 함께 만들며 매번 이목을 끌었다. 또한 손 PD는 아내 임 작가와 함께 오는 5월 MBC에서 방송예정인 일일드라마를 준비하던 중이었다. 이 드라마의 연출은 손 PD가 내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손 PD는 지난 1월21일 5번째 결혼기념일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지난 13일 경기도 일산경찰서에 따르면 손 PD는 1월21일 경기도 일산 자택 2층 실내에서 넥타이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 관계자는 "집안에 설치된 CCTV 영상과 유서 등으로 볼 때 타살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자살로 결론지었다. 현장에서는 손 PD가 이혼한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앞으로 남긴 "미안하다"고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손 PD는 유서에서 "끝까지 좋은 남편으로 좋은 동반자로 남아주지 못하고 속만 상하게 해서 미안해. 내가 아끼는 만큼 사랑하는 만큼 잘해주면서 살고 싶었는데…. 그러기엔 생각보다 내가 너무 부족한 것 같네"라고 적혀 있었다.

이어 "당신이 내게 해준 거에 비해서도 너무 부족한 사람이고, 당신한테 배운 거에 대해서도 너무 부족한 사람이고…. 이제 내가 당신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려온다. 고마워 그리고 정말 미안해. 이게 내 진심이야"라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들에게도 미안하다고 전해줘. 당신하고 같이 있던 시간들, 늘 행복했어"라며 유서를 마쳤다.

이와 관련 손 PD의 여동생 A씨는 "유서의 필체가 평소 오빠의 글씨체와 다르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A씨는 "유서를 직접 봤는데 평소 오빠의 글씨체와 너무 달랐다. 경찰서에 필적 감정을 의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손 PD는 평소 악필로 유명한데 유서의 글씨체는 너무 반듯하다는 것.

A씨는 이외에도 자살교사 가능성도 제기했다. A씨는 "집에 설치한 CCTV 영상을 보니, 오빠가 CCTV를 정면으로 쳐다보고 있는데 자살하려는 사람이 스스로 그랬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주장했다.

CCTV는 이들 부부가 과거 함께 여행을 갔다 온 사이 집에 도둑이 드는 피해를 당한 뒤, 집 내부에까지 설치했다고 유족 측은 설명했다.


이런 A씨의 주장에 대해 사건을 담당한 일산경찰서 측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일산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우선 유서의 조작 가능성에 대해 "이미 수사과정에서 필적 감정까지 마쳤고 손 PD의 글씨가 확실하다"고 밝혔다.

자살교사 가능성 역시 경찰은 "대응할 가치도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임성한 작가 등 유족들에 대한 수사는 이미 끝났다. 더 이상의 추가 수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외에도 아직 풀리지 않은 의혹이 있다. 임 작가가 남편의 죽음을 숨기려 했다는 점이다. 임 작가는 손 PD의 부모를 제외한 유족들에게 사인을 '심장마비'로 알렸다. 이마저도 사망한지 20일이나 지난 후에 알렸다고 전해져 의혹을 낳고 있다. 경찰 조서에서는 손 PD의 직업을 무직이라고 적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남편 사망이후 임 작가가 자택을 처분했다는 보도도 흘러나왔다.

MBC드라마국 관계자는 손 PD가 숨진 것으로 알려진 21일 하루 전인 20일 손 PD로부터 전화를 받기도 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손 PD가 울면서 드라마를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전화를 해 왔고, 며칠 후 임 작가가 다시 드라마를 못 하게 될 것 같다고 전화를 해 왔다. 당시 임 작가는 손 PD의 신변에 대한 일언반구의 얘기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임 작가가 현장을 가장 먼저 발견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면서 "사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임 작가는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펑펑 울고 있었다"며 "집안 곳곳에 설치된 CCTV에 정황이 담겼다. 유서도 있다"고 밝혔다.

경찰 "타살 혐의 없다"

이 관계자는 "고인의 아버지가 CCTV를 확인하고 조사를 받았으며, 유족들이 당시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아 곧바로 다음 날 검찰에 인계한 사건"이라며 "당시 유서도 발견 되었으나 타살 혐의는 발견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한 방송 관계자는 "임성한 작가와 손문권 PD가 자택을 처분하고 이사한 것은 사건 이후가 아니라 지난해 말로 알고 있다"며 "젊은 PD가 안타깝게 목숨을 끊은 사건을 두고 이런저런 억측이 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언급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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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