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이명박·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재임 기간에 시 재정이 급격히 악화된 원인을 분석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은 지난 10년간 예·결산 흐름, 사업별 예산 투입 현황 등이다. 조사 결과는 시 재정 악화의 책임 소재 공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지난 5일 “감사관실이 예산 정밀분석을 위한 용역 발주를 시작해 연구기관 확정의 최종 결재만 남겨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대학 연구소를 중심으로 시민단체 전문가들도 함께 참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는 조사 주체로 예산·재정을 담당하는 경영기획 부서가 아닌 감사관실을 지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출연·투자기관의 예산까지 몽땅 뒤질 방침”이라며 “대상 기관이 자료제출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감사관실 소관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연구는 서울시 예·결산 흐름 전체를 큰 틀에서 분석하는 작업과 사업별 예산 투입 현황을 개별적으로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작업 등 ‘투 트랙’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서해뱃길과 디자인 서울 등 예산낭비 사례로 지적받고 있는 사업들이 주요 ‘해부 대상’이다. 서울시는 분석 기간을 6개월 정도로 잡고 있다.
서울시 채무는 지난 2002년 고건 전 시장이 퇴임할 때 6조8000억원이었다. 뒤를 이은 이 전 시장이 물러날 때인 2006년에는 11조7100억원으로 취임 당시보다 약 2배로 급증했다. 이후 오 전 시장 때인 2010년에는 19조6100억원으로 폭등했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시민을 위해 쓰여진다는 점에서 채무가 많다고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증가 추세가 너무 가팔러 원인이 무엇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 조사 연구 결과를 반면교사로 삼아 시정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