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2012 대선 천기누설}잠룡 3인 대권운④풍수지리 대가 양만열 교수의 ‘자택 풍수지리’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1.19 16:53:17
  • 댓글 0개

명당 ‘왕기(王氣)’ 받아야 대권 잡는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흔히 나랏님은 하늘이 내리는 자리라고 했던가. 그래서인지 대권을 꿈꾸는 사람들은 조상의 묘지를 이리저리 옮겨보기도 하고, 자신이 살고 있는 자택의 풍수를 알아보기도 한다. 이것이 우리네 정서라면 올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예비대권주자들의 자택에 서린 왕기(王氣)를 살펴보는 것도 대선 관전의 한 방법이 될 듯하다. 이에 <일요시사>는 동방대학원대학교 풍수지리학과 양만열 교수와 함께 대권 빅3후보(박근혜, 안철수, 문재인)의 자택 풍수를 비교해봤다. 과연 권력은 투표가 아닌 명당에서 나올 수 있을까?  

“땅 사주와 사람 사주가 맞아야 대운(大運) 생긴다”

기적을 갈구하고 확신하는 것은 미신이다. 대우주의 순환의 질서가 자연이다. 인간은 과거부터 자연과 연계하여 길흉화복을 연구하고 행복을 초래할 수 있는 적절한 곳을 찾아내 왔는데, 선조들은 인간이 자연의 존재라는 것에 기반을 두고 풍수지리라는 말로 이를 연구해 왔다.

즉 풍수지리는 자연을 이해하고 순응하고 섬기는 것이며 시공간에 존재하는 기구에 순작용과 역작용을 산출하는 천문학이다.

양만열 교수는 “사람은 유전인자가 있는 유체물(공간의 일부를 차지하거나 오감으로 지각할 수 있는 형태를 가진 물질)로 보며 공간에 따라 길과 흉이 다르다”며 “다시 말해 땅사주와 사람사주가 맞아야 자연의 좋은 에너지를 자신의 운명에 좋은 환경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실질적 권한은 신하에게 있는 박근혜

먼저 유력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자택을 풍수지리로 풀어보자. 박 위원장의 자택은 서울 강남구 삼성2동에 위치해 있는 2층 양옥이다.

한쪽 담은 인근 삼릉초등학교 운동장과, 또 다른 담은 7층짜리 오피스 건물과 맞대고 있다. 정문은 차가 한 대 드나들 만한 막다른 골목 안에 있어 사람의 왕래가 극히 드물다.


대로변 담장은 높이가 성인키의 두 배쯤 되는 데다 담장 위로 철조망과 잎이 무성한 키 큰 대나무들까지 촘촘히 올라와 있다. 때문에 밖에서는 집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다. 자택에서 멀찍이 떨어져 바라보면 대나무 사이로 박 위원장이 기거한다는 2층 방 창문이 조금 보일 뿐이다.

박 위원장은 1층을 거실과 회의주재실로, 2층을 개인서재와 침실공간으로 사용한다고 알려졌다.

풍수학적으로 본다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은 관악산의 거대한 용트림이 우면산과 구룡산, 대모산을 밀어 한강을 향해 무쌍한 변화와 크고 작은 혈(구릉)을 만들어 나아가다 강남구청역에서부터 봉은사의 주산인 수도산을 크게 이루고 탄천의 환포를 받으면서 회룡고조형(回龍顧祖形)의 좋은 혈을 받으며 입수한 곳이다.

이러한 삼성동에 위치한 박 위원장의 자택은 강남구청역에서 길룡인 건해룡으로 롯데캐슬 구릉으로 다시 경유룡이 언주중학교를, 다시 건해룡으로 삼릉초등학교를 통해 입수하여 임좌 병향(壬坐丙向)한 터이다.

하지만 박 위원장에게는 서사택(西四宅)이 맞으나 아쉽게 살고 있는 자택은 동사택(東四宅)이므로 서로 쾌기가 통하지 않는다.

또 본래는 썩 좋은 집터였으나 집 주위의 건물이 고층으로 변하면서 ‘흉국’으로 변했다. 형기론으로도 봉황포란형(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형세의 명당)인 정현황후릉과 같은 용맥이었으나 좌측의 10층 아파트, 우측의 빌라, 특히 앞에 교회의 압살이 위력적이다.

때문에 담을 높이 쌓고 그 위에 철조망을 둘러치고 정원을 2층으로 올려 대나무와 잎이 많은 정원수로 비보를 하여 전후좌우의 건물과 단절시켰다.


사생활 보호차원에서 부득이한 선택이었겠지만 이 자택은 박 위원장에게 총체적으로 길보다 흉이 많은 택이며 다행히 삼릉초등학교에서 활동적이며 좋은 기가 들어와 흉을 배설하고 있는 형국이다.

원래의 이 집의 형국을 대괘풍수로 본다면 관(觀)좌(坐)대장(大壯)괘(卦)로 설명할 수 있다. “바람이 땅위를 행군하듯 군자가 백성을 살펴 교화한다”는 뜻의 관이다.

즉 박 위원장은 실질적인 권한은 신하에게 있는 상이므로 자기 자신과 주위를 잘 관찰해서 일을 행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큰 안목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한다면 절대적인 지지를 획득하고, 인심이 동요하니 매사에 절대 신중처신 해야 하고 정성을 다해야 한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에게 절대적인 존경을 받을 수 있으므로 주변을 잘 살펴 교화에 힘써야 한다.

또 양(陽)이 성장하여 강하게 움직이니 마찰음이 많이 나는 때로 운세가 너무 괴강하여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더 나아가면 막다른 결단이 따르고, 한걸음 물러나면 태평함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비례불리(非禮不履). ‘예가 아니면 밟지 않는다’는 하늘의 가르침을 명심 또 명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양 교수는 “박 위원장이 대권에 도전을 안 한다 하더라도 이사함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백성을 위로하고 돕는 그릇인 안철수

또 다른 대권 예비주자로 주목받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해 서울 여의도에서 용산으로 이사했다. 안 원장 부부가 새로운 보금자리로 선택한 P주상복합아파트는 전국 공시지가 1위를 기록한 곳으로 로얄층의 경우 한강 조망이 매우 뛰어난 곳이다.

또 이촌역이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단지 내 공원이 큰 녹지 공간으로 잘 조성돼 있어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서울 성동구 ‘서울 숲’의 2배 규모인 242만7000㎡의 규모로 2015∼2017년 사이에 개장될 용산민족공원(가칭)의 최대 수혜단지이기도 하다.

안 원장이 거주하고 있는 용산5동의 아파트를 풍수적 학술을 빌려 설명한다면 주산인 남산의 강하고도 훼손되지 않은 맥이 후암동과 이태원을 중심으로 행룡(높았다 낮았다 하며 멀리 뻗어 나간 산맥)하다 미군부대를 통화하여 간인룡으로 입수한 곳이다.

또 최근에 완공하여 서북방에서 동남쪽을 바라보는 좌향 건좌손향(乾坐巽向)을 하였고, 8운에 왕산왕향하여 한강의 대수를 받아 풍수적으로 최고의 길지임이 분명하다.

서울의 형국에서 득수에 환포한 땅은 국립박물관을 중심으로 본 아파트를 포함하여 몇 개의 아파트 밖에 없다. 하여 안 원장 부부의 집은 향후 140년의 좋은 길지이며 실제로 32년의 하원운에는 최상의 복록을 누릴 땅으로 판단된다.


박근혜-‘합국’이었으나 주위의 개발로 ‘흉국’으로 변해
안철수-한강의 ‘대수’를 받은 풍수적으로 최고의 ‘길지’
문재인-길과 흉이 혼재…첩첩산중·두문불출의 ‘요지’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자연에 순응하지 못하는 기구는 도태되는데 가까이 있는 강변의 고층아파트에 키 높이를 맞추다 보니 너무 높은 고층이 되어 한강의 영기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남산의 혈맥의 기를 의미 없이 흘려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안 원장의 사는 곳은 다른 지역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왕성한 기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좋은 터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터라고 해도 사는 사람의 사주와 궁합이 맞아야 함이 중요하다. 남자이면서도 본명궁이 여성인 어머니 궁에서 태어나 다소 여성스럽고 어머니같이 푸근한 사람인 안 원장과의 쾌기를 본다면 집터는 크게 이롭고 모든 일이 뜻과 같이 잘되어 갈 곳이다.

안 원장은 만인을 육성하는 우물로 문전성시를 이루며 백성을 위로하고 돕는 그릇으로 태어났다. 성쇠흥망에는 변혁기가 되고 물질적인 면보다 정신적인 일에 더 강하고 모든 일에 서둘러 급히 나아가는 것은 불리하니 부단한 노력과 인내로 꾸준히 나아감이 좋다.

그렇다면 계속해서 새롭고 보람된 일이 행해진다. 일생을 건 큰일이나 신규 사업은 자신을 도와주는 훌륭한 사람을 만나 대사를 도모할만하고, 아름다운 풍속을 지키고 대인을 옆에 둠으로 크게 형통하게 된다.


바야흐로 용산은 서울의 대변혁의 중심지로 그 용트림이 시작되었다. 풍수적으로 9운이 몇 년 남지 않았는데 실질적으로 5년이 지나면 용산은 건국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맞을 것이다. 남산의 남쪽은 9운이다. 따라서 용산은 상전벽해의 땅이 될 것이다.

이러한 운로에 편승하지 않더라도 안 원장의 쾌기는 북진에 의관이 있으며 구슬을 안고 옥을 품어 백성을 품으니 세사가 태평하다. 처음에는 시비가 바다와 같고 시련이 태산과 같다 하겠으나 시련 후에는 반드시 꽃피는 봄이 온다.

아직은 과일이 익어가는 계절이다. 때가되면 수확 할 날이 올 것이고 백성이 부르면 나아가 널리 이롭게 하라했다.

양 교수는 안 원장에 대해 “반드시 문이 열리면 남이나 대리인을 밀지 말고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 ‘하늘의 명’을 받을 것을 명심하라”고 주문했다.

나라를 반석 위에 세워야 할 문재인

마지막으로 야권의 대권주자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 참여정부 시절 ‘왕수석’으로 불린 문 고문은 지난 2008년 경상남도 양산시 매곡동으로 거처를 옮겼다. 문 고문은 한 화실을 매입해 주거용도로 고친 건물에서 부인과 아들 등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다. 

문 고문이 살고 있는 매곡동의 골짝은 “첩첩산중이요. 두문불출의 요지”로 풀이된다. 낙향한 선비가 세상을 잊고 지내는 깊숙하고 고요한 산과 골짜기이며 세상의 찌든 영혼의 진을 씻는 곳이라 할 수 있다. 또 세상을 나아가기 전 학식을 쌓고 건강한 몸을 만드는 도장과 같은 곳이다.

사람이 사는 건물은 초막이라고 하더라도 이어진 집의 모양이 일괘순청, 일좌일향이라야 한다. 집의 모양은 짓고 사는 사람의 마음을 말해주므로 여러 좌향의 모양을 이어 놓은 것은 한 곳을 바라보지만 한 곳을 바라보지 못하는 마음을 잘 대변해 주는 것이다.

문 고문의 자택의 경우, 어느 곳을 정단해야 할지 종잡을 수 없어 생김새대로 풍수의 학술을 빌려본다면 맨 왼쪽 칸은 비(比)와 대장괘(大壯卦)이다.

상부상조하고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혹은 임금과 백성이 서로 돕고 나라를 세운다. 정직한 마음으로 처음을 잘 계획하고 꾸준히 선하게 바르게 가면 허물이 없고 때에 늦으면 재주나 덕이 있더라도 소용없으니 끊임없이 노력하고 재주 있는 사람을 많이 포용해야 한다.

인보다는 군자가 이로우며 불이 하늘에서 비추고 막강한 권좌에 있으며 만사가 형통하지만 하늘의 명에 순종해야 한다.

2번째 칸은 박(剝)과 쾌(快)이다. 양의 기운이 쇠락하는 때이고 성의나 선의가 통하지 않으며 몸은 병들어 무너진다. 현실에 순응하여 신중히 처신하고 수양을 쌓아야 할 것이며 상대방으로부터 역공될 염려가 있으니 외톨이가 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군사에 나아가는 것이 이롭지 못하다.

3번째 칸은 둔(屯)과 정(鼎)으로 풀이된다. 매사에 초창기며 생각 없이 행동하지만 않으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리인을 세움이 이롭다. 솥 속의 밥을 고르게 익혀 여러 사람을 먹이고 기쁘게 한다.

이렇듯 사람이 사는 집이 여러 모양을 하고 있으면 다양한 해석, 즉 길과 흉이 혼재되어 어느 것을 주로 삼아야 할지 난감해 진다. 한때 백성들을 보듬어 세상을 의롭게 이끌던 선비의 발자취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문 고문은 집안의 장남역할로 내적으로는 도덕이 하늘과 같고 학식이 바다와 같으며 외적으로는 재물과 명예를 얻는다.

집에서 식사를 할 겨를이 없이 바쁘게 사는 사람으로 땅위에 해가 뜨듯이 밖으로 나아가 입신출세(성공하여 세상에 이름을 떨침)와 태평성대(어진 임금이 잘 다스리어 태평한 세상)를 만들어야할 숙명이 남아있다. 널리 인재를 가까이하여 나라를 반석위에 세워야 할 운명이라는 것이다.

끝으로 양 교수는 “이번 대권 도전이 좌절되더라도 ‘반드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양만열 교수는?>

풍수지리학 연구발전에 한몫

종합학파를 이끌고 있는 양만열 교수는 동방대학원대학교에서 풍수지리학을 가리키며 풍수지리학 교육 강사와 전문 풍수지리사를 배출시키고 있다. 동방대학원대학교는 국내 최초로 미래 예측학 박사 과정이 개설되어 미래 예측학 석사·박사를 수여할 수 있는 인가를 받은 곳으로 학계에서도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양 교수는 청운풍수지리학회 학술원장으로써 임원진 및 회원들과 함께 국내 풍수지리학을 연구·발전시켜나가고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