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1?15 전대에 희비 엇갈리는 ‘잠룡 5인방’

죽은 노무현의 부활에 웃고~울고 뜨고~지고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민주통합당의 새 지도부가 베일을 벗었다. 지난 15일 전당대회를 통해 2012년 굵직한 두 선거를 진두지휘할 지도부가 선출된 것. 한명숙 대표를 필두로 문성근?박영선?박지원?이인영?김부겸 최고위원이 차례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노무현의 사람들’로 분류되는 한 대표와 문 최고위원의 선전에 ‘친노의 부활’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한때 ‘폐족’으로까지 불린 친노 세력의 부활조짐에 야권 잠룡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웃는 잠룡, 우는 잠룡, 뜨는 잠룡, 지는 잠룡은 과연 누구일까?

문재인, 친노세력의 부활로 유리한 대권 고지 점해 ‘반색’
손학규 지도부 절반이 측근 인사로 당내 입지 단단 ‘미소’

민주통합당이 지난 15일 전당대회를 통해 지도부를 선출했다. 한명숙 대표를 사령탑으로 문성근?박영선?박지원?이인영?김부겸 후보가 차례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전대결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람들로 분류되는 한 대표와 문 최고위원이 1~2위를 다퉜다. 이를 두고 ‘친노의 부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 ‘안방 리그전’
치열한 혈투 예고

그간 친노세력은 대선과 총선 참패 책임론 속에 폐족(廢族)으로까지 내몰렸다. 하지만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부터 김두관 경남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강원지사 등 당선자를 내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게다가 이번 전당대회 결과 ‘제1야당’을 접수하며 확실하게 주류로 발돋움한 모양새다.

이번 지도부는 선거의 해인 2012년 총?대선을 진두지휘해 ‘총선압승?정권교체’라는 막중한 책임감이 주어진다. 특히 이번 지도부는 대권행의 교두보 역할로 당내 잠룡들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번 전대결과에 따라 잠룡들의 희비가 엇갈린 양상이다.

당내의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문재인ㆍ손학규ㆍ정세균ㆍ정동영 상임고문이다. 여기에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입당이후 대선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이번 전대결과로 그간 친노의 구심점 역할을 한 문재인 상임고문은 당내 대권주자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이다.

한 대표와 더불어 문성근 최고위원의 지도부 입성으로 든든한 지원군을 확보했다는 이유에서다. 한 대표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역임했고, 문 최고위원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각각 이끈 친노세력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이처럼 친노인사들의 약진으로 친노세력의 정치적 입지는 한층 넓어졌다. 때문에 당사자인 문 고문은 대선에 대해 묵묵부답임에도 그의 대권행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된 상황이다.

통합에 전대까지
손학규도 함박웃음

그는 당내 계파 간 이해관계에 얽혀있지 않고, 대중적 인기도 높다는 것이 강점이다. 여기에 PK(부산?경남)출신이란 점과 과거 특전사의 수중폭파요원으로 군복무를 했던 전력이 보태지며 보수세력에도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 정치력 검증이라는 절차와 당내 지지기반이 약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때문에 문 고문은 한 대표가 추진할 개혁공천을 통해 4월 총선에서 친노·시민사회 세력을 대거 원내에 진입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등의 방법으로 당내 지지세력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문 고문은 대선을 앞두고 치러질 4월 총선에서 야당의 불모지인 부산 사상구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여기서 당선돼 PK지역 흥행을 이끌 경우 당 안팎의 대선 출마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손학규 상임고문도 이번 경선으로 입지가 한층 단단해졌다. 그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박영선·이인영·김부겸 최고위원이 약진하면서다.

손 고문은 민주당이 세대교체를 통해 체질개선을 이루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판단하에 이번 전대에서 젊은 세 최고위원을 물밑에서 지원했다. 결과는 이들 모두 당선으로 이어지면서 손 고문으로선 상당한 당내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손 고문은 앞서 대표 시절 우여곡절 끝에 야권통합을 성사시킨 경력까지 더해져 대선주자로서 동력을 얻게 됐다. 일각에서는 손 고문에게 총선에서 불모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대권 도전을 위해선 내년 11월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만큼 오히려 총선 출마가 지역구민들에게 누를 끼친다는 판단에서 출격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손 고문 측은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만약 불모지 개척에 합류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경우 지난해 4?27 분당대첩에 이어 다시 한 번 그의 대권행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정세균 ‘본전’ 정동영 ‘침울’…불모지 개척으로 승부수 던져
친노 후광효과로 ‘뜨는’ 김두관…정치?행정?PK 경쟁력 갖춰

정세균 상임고문은 전폭적으로 지원했던 한 대표의 당선으로 본전치기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정 고문은 2012년 총ㆍ대선 승리와 당내·외 화합, 전국정당화를 위해 일찍이 한 대표가 적임자라는 판단하에 경선 출마를 권유해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한 대표는 구 민주계뿐만 아니라 친노세력과 일부 486그룹 등의 전방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때문에 한 대표가 당선되었음에도 정 고문이 공을 전부 차지하긴 어렵다는 평이다.

정 고문으로선 무엇보다 한 대표 외에는 각별한 최고위원이 없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정 고문은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서울 종로에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수도권 승리에 기여함으로써 존재감을 인정받아 대권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에서였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이번 경선을 통해 대선주자로서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정 고문은 자신이 조직을 빌려주면서까지 밀었던 이종걸?이강래 후보가 본선에도 들지 못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게다가 친노세력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아 입지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정 고문이 그간 공들여 온 이슈인 한진중공업을 비롯한 노동현안 및 한미 FTA가 다른 정치쟁점인 ‘내곡동 사저’ ‘디도스 파문’ ‘돈 봉투 살포’ 등에 가려져 폭발력이 덜했던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위축된 정동영
적진에 출사표

정 고문은 특히 지난 대선후보였다는 점이 무색할 만큼 현재 대선지지율도 초라한 상태다.

이에 따라 정 고문은 4?11 총선에서 불모지에 출사표를 던지며 위기 탈출에 나섰다. 그는 지난 17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지역구인 전북 전주 덕진을 떠나 적지(敵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것. 정 고문은 이날 “1·15 전당대회 때 젊은 후보들이 ‘사지에 가서 헌신하라’고 한 것을 충정으로 받아들인다”며 “구체적인 출마 지역은 당 지도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8일 정 고문은 서울 강남 지역 출마를 결정했다. 김현 민주통합당 부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고문과 함께 논의한 결과 정 고문이 서울 강남에서 출마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정 고문의 한 핵심측근은 “정 고문이 한때 강남을 지역에 거주한 적도 있어 인연이 아주 없다고만은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로써 정 고문 역시 불모지에 민주통합당 깃발을 꽂고 존재감을 부각시켜 대선 동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전대의 결정적 수혜자는 다름 아닌 ‘리틀 노무현’이라 불리는 김두관 경남도지사이다. 앞서 문 최고위원은 “김 지사가 노 전 대통령의 길이 옳다고 따라가고 있다”며 그를 치켜세운 바 있어 주목을 끌었다.

김 지사는 동네 이장?군수부터 장관?도지사까지 구석구석을 경험한 ‘행정의 달인’이다. 여기에 열린우리당 최고위원과 경남도당위원장이라는 정치경험이 더해져 공공연히 대선판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유력 잠룡으로 꼽혀왔던 김 지사였다. 게다가 그는 경남도지사에 당선되면서 PK경쟁력까지 확보한 상태다.

 가장 큰 수혜자
‘리틀 노무현’ 김두관

김 지사는 지난 11일 한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에 대해) 주변에서 가능성을 열어두라고 말한다. 대체로 동의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근래 사석에서도 “한국의 룰라(전 브라질 대통령)가 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 지사는 오는 2월 민주통합당 입당을 예고한 상태다. 입당은 그에게 이제 지역이 아닌 중앙정치인으로 보폭을 넓히는 계기이자 향후 대선 행로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그가 대선 레이스에 합류할 경우 민주통합당은 ‘안방 리그전’부터 치열한 혈투가 펼쳐질 전망이다.

전당대회의 승패가 가려진 만큼 잠룡들의 1차 희비쌍곡선도 함께 그려진 상태다. 하지만 계속된 잠룡들의 갖은 승부수에 ‘대권행’의 주인은 예측이 불가한 상황이다.

게다가 야권 전체적으로는 ‘안철수 바람’이라는 돌발변수까지 존재해 잠룡들의 대권행은 더욱더 안개 국면이다. 때문에 어느 잠룡이 단 하나뿐인 대권 티켓을 확보하고 마지막에 웃을지 세간의 관심의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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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