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디도스 사건’ 특검 도입 반기는 까닭

‘허당’ 검경 조사에 ‘함박웃음’ 표정관리 “이유 있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다.” ‘디도스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검찰은 지난해 10?26 재보선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이트의 디도스 공격을 두고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비서였던 공씨의 단독범행이라는 경찰의 수사결과를 뒤집으며 파란을 예고했다. 하지만 달랑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비서 한 명을 더 구속하는데 그치며 ‘윗선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는 더 이상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또다시 ‘깃털 뽑기’에 그친 사정당국의 수사에 비난여론은 가열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여야 모두 검찰의 ‘허당’에 가까운 수사결과에 웃음꽃이 피는 모양새다. 왜일까?

검찰도 ‘몸통 색출’ 실패 또다시 ‘꼬리 자르기’ 논란 
전국 대학가서 디도스 사건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져

지난해 10·26 재보선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이트의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마무리 되었다. 이 사건을 맡은 특별수사팀(팀장 김봉석 부장검사)은 박희태 국회의장실 전 수행비서 김모(31?구속)씨와 최구식 전 한나라당 의원의 수행 비서였던 공모(28?구속기소)씨의 공동범행으로 결론지었다.

수사를 시작하면서 검찰은 전담팀을 꾸리고 국회의장 비서실까지 압수수색하는 등 강력한 수사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경찰이 공씨의 단독범행이라는 수사결과를 뒤집으며 대대적인 파란을 예고했다. 하지면 검찰 역시 ‘윗선 의혹’에 대한 진전 없이 또다시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결과를 발표하며 비난 여론이 쏟아지는 실정이다.

검찰 수사결과
비난 여론 쇄도

검찰은 김씨와 공씨가 디도스 공격에 성공하면 재보선 직전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고전하던  당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모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두 사람이 IT업체 K사 대표 강모(26?구속기소)씨에게 공격을 실행하도록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검찰은 이들이 나 후보가 당선되고 나면 사후 공적을 인정받을 수 있으리라는 범행의도를 갖고 공격을 기획한 것으로 파악하며 수사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디도스 공격을 주도한 공씨와 김씨를 비롯해 실제 공격을 감행한 차씨 등 모두 6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5일 구속기소 된 차씨는 이번 범행을 주도적으로 진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공씨의 친구이며 공씨에게 IT업체 대표 강씨를 소개해준 인물이다. 차씨는 김씨와 공씨로부터 선관위 사이트를 공격하라는 지시를 받고 K사 직원 2명과 함께 성거 당일인 지난해 10월26일 2차례에 걸쳐 디도스 공격을 실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차씨는 또 K사 직원들이 선관위 홈페이지 인터넷 접속을 마비시키는 동안 사이트의 접속 상태를 점검해주고 정해진 시간인 오전 6시에 디도스 공격을 하도록 공격시간을 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의 디도스 공격으로 선관위 홈페이지에서 투표소 위치를 확인하려는 많은 시민들이 선거의 자유를 방해받은 부분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차씨는 같은 날 박원순 후보의 사이트 역시 디도스 공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차씨는 또 지난달 초 이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공씨를 구명하기 위해 최 의원의 처남 강모씨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는 강씨를 통해 최 의원을 만나려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대학생들
일제히 시국선언


검찰은 또 김씨가 IT업체 대표 강씨에게 건넨 총 1억원의 돈 가운데 1000만원 가량이 디도스 공격 감행에 대한 대가인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가 지난해 10월20일 공씨에게 1000만원을 건넸으며 이 돈은 10월31일 강씨 계좌로 넘어가 K사 직원 임금으로 쓰였다.

재보선 이후인 지난해 11월11일 김씨는 강씨에게 9000만원을 추가로 건넸으나 이 돈은 디도스 공격과는 무관한 거래인 것으로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 선관위 내부자 공모가 있었을 것이라는 일각의 의혹제기를 일축시켰다. 때문에 선관위 사이트 서버 로그파일을 분석하는 등 조사를 벌였으나 강씨와 K사 직원들이 독자적으로 실행한 공격으로 결론지었다.

검찰은 정확한 결론을 내리고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선관위 로그파일 분석을 의뢰했으나 KISA 역시 마찬가지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수사결과는 공씨의 단독범행과 금전적 거래가 없었다는 경찰의 수사결과보다는 진일보 한 상태다. 하지만 검찰은 당초 최 의원을 참고인으로 소환하는 등 ‘윗선’에 대한 수사 움직임을 보였으나 이후 새로운 인물을 소환하지는 않았다.

지난달 29일 국회의장 전 비서김씨를 구속한 이후 검찰 수사는 더 이상 진전을 보이지 못한 채 마무리 된 것.

이 같은 수사결과에 여론은 검찰의 수사결과를 온전하게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오히려 검찰이 검경수사권 조정에서 경찰 망신주기가 ‘우선적 관심사’라는 역풍이 거센 상태다.

이처럼 헌정사상 최초의 사이버 부정선거라는 중대한 사태에 대한 갖가지 의혹들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자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생들까지 나서 잇따라 시국선언을 하는 등 전국 대학가에서 디도스 사건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여권, 내부 범인 색출해서 빨리 의혹 털려 특검 공감
야권, 특검도입으로 총선까지 이슈 끌어 승기 잡으려

지난해 서울대와 고려대생들이 디도스 사건에 대해 시국선언을 한 데 이어 지난 5일 연세대 등 12개 대학 학생들의 공동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전국대학교총학생회모임은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민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선언문을 발표하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의 선거권이 선관위 홈페이지 공격으로 훼손됐고 민주주의와 정의가 땅에 떨어졌다”고 개탄했다.

이어 학생들은 관계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엄중한 수사와 진실을 밝히기 위한 특검 구성 ▲디도스 사태와 연루된 정치인 및 정치 조직의 철저한 수사와 법의 준엄한 심판 등을 요구했다. 이어 학생들은 “다가올 총선과 대선에서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자”고 결의했다. 정치권 역시 여야 모두 특검 도입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제 디도스 사건은 특검으로 공이 넘겨질 공산이 커졌다. 일단 여야의 속내는 사정당국의 ‘허당’과 같은 수사결과를 반색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은 그간 ‘배후규명, 디도스 특검수용, 국민검증위 구성’에 앞장섰다. 박 위원장은 “디도스 사건은 헌법기관을 공격한 것이고, 선거를 방해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국민의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철저히 수사해야 하고, 거기에 관계되는 사람이 있으면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디도스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여야 특검 공감대
온도 차이는 현격

특히 한나라당은 디도스 사건으로 여권의 핵심인사들과 청와대 행정관까지 거론되며 악화일로를 걸었다. 때문에 어차피 내부에 있을 범인 색출이지만 총선 전에 빠르게 의혹을 털고 가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갖가지 악재가 낀 한나라당에 거물급 인사가 연루되었다면 폭발성은 커진다. 그 뇌관은 총?대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검찰의 ‘깃털 뽑기’에 불과한 수사결과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여당은 디도스 사건의 의혹 해소에 적극 동참한데 이어 특검 도입을 촉구하며 무조건 ‘제식구 감싸기’가 아니라 수사에 협조했다는 모양새는 갖추게 됐다.

야당의 입장에서는 검찰의 미진한 수사 결과에 애써 웃음을 참는 모양새다. 특히 야당은 현재 디도스 사건으로 여론이 총?대선에서 정부 여당을 심판하자는 목소리가 커지자 반색하는 분위기다.

야당은 검찰이 적당히 디도스 수사를 마무리하길 기다렸다 특검까지 끌고 가 총선에서 이 사건을 물고 늘어질 경우 승기를 확실하게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야 모두 온도차는 현격하나 특검에 적극 공감대를 형성한 이유다. 특검이 현실화 되며 디도스 사건은 이제 제3라운드를 맞게 되고 어떤 결과가 쏟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과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는 이번 사건의 몸통이 특검에서 밝혀져 국민적 의혹이 말끔하게 해소될 수 있을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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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