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러닝메이트 짝짓기’ 막전막후

‘파란기와집’ 입성 꿈꾸는 잠룡들 “당권은 내 운명”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민주통합당이 ‘당권경쟁’으로 후끈 달아오른 모양새다. 예비경선을 통해 당권주자들이 9명으로 압축되며 경쟁구도가 가열되고 있는 것. 이번 지도부는 다가오는 총‧대선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만큼 막중한 임무를 띠게 된다. 특히 차기 당권을 거머쥔 자가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당권후보와 대선후보 간의 ‘짝짓기’가 한창이다. 짝짓기를 통한 결실에 따라 대권주자들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민주통합 당권주자들 다양한 세력 골고루 본선 진출
한명숙-박지원-문성근 3파전…중위권 다툼도 치열

민주통합당의 2012체제를 진두지휘할 ‘당권 경쟁’이 본격화된 양상이다.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방식과 일정 등 ‘게임의 룰’은 이미 세팅된 지 오래다. 오는 15일에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를 포함한 총 6명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게 된다. 선거방식은 대의원 30%+당원·시민 70%인 ‘1인2표제’로 진행된다.

시민참여율 높아
예측불가한 승부

당초 차기 지도부 입성을 꿈꾸며 출사표를 던진 당권 주자들은 15명에 달했다. 지난해 12월19일 한명숙 후보가 스타트를 끊은 이후 민주당 출신의 박지원‧이인영‧김부겸‧우제창‧신기남‧이종걸‧박영선‧이강래‧김영술‧김태랑 등 11명의 후보와 시민통합당 출신의 문성근‧김기식‧이학영‧박용진 후보의 도전이 이어졌다.

이어 12월26일 열린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최종 후보자가 9명으로 압축된 상태다.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투표율도 상당히 높았다. 예비경선 당일 총 선거인 762명 중 729명이 참여해 95.7%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 투표는 ‘1인3표제’로 시행됐다.

당초 계획대로 후보자별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빅3’로 분류되던 한명숙-박지원-문성근의 치열한 3파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9명의 최종 후보자들은 민주통합당이 ‘한 지붕 다문화가정’이라는 특색을 여실히 반영했다. 다양한 세력들이 골고루 최종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 친노계에서는 한명숙·문성근 후보가 호남계로는 박지원·이강래 후보가 선전했다. 또 친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이인영·김부겸·박영선 후보와 시민단체 진영에서 이학영·박용진 후보가 컷오프를 통과했다.

9인의 후보는 지난해 12월28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 13개 지역에서 진행되는 후보자 합동연설회와 TV토론으로 유세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115 전당대회는
대권경쟁 전초전

민주통합당의 차기 지도부에는 갖가지 과제가 주어질 것이라고 정치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먼저 차기 지도부에는 다양한 세력이 통합에 참여한 만큼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제세력을 아우르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19대 총선 압승과 18대 대선 정권교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도 주어진다. 여기에 정당개혁을 통해 특정계파의 요직독점이라는 계파정치를 희석시켜야 하고, 지역주의의 한계를 벗는 것도 풀어야할 숙제다.

정당정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강해진 상황에서 민심을 되돌릴 당 쇄신 작업도 주요 임무이다. 때문에 이번 지도부는 총‧대선을 진두지휘하며 ‘2012년 체제’를 여는 첫 관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선은 시민투표의 비중이 높고 선거인단의 구성원을 예측할 수 없다. 이에 투표함의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는 승부를 예단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본선 투표가 1인2표 방식으로 진행되기에 후보들 간의 합종연횡도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인2표는 선거인단 1명이 두 후보에게 표를 줄 수 있다는 얘기다.

1순위표는 이미 갈 곳이 정해진 ‘고정표’다. 하지만 2순위표는 전략적 연대 후보를 지지하거나, 연대후보가 없으면 선거인단의 개인적인 호불호에 의해 결정되는 ‘유동표’다. 때문에 당권 후보 간의 전략적 이합집산의 움직임이 당권 판세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무엇보다 대권 잠룡들이 당권 후보 누구와 ‘짝짓기’를 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차기 당권은 ‘킹메이커’로 대선의 교두보 역할을 할 전망이다. 잠룡들은 또 자신들이 지원한 후보가 받을 성적표에 따라 당내 지분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대권경쟁력과 연결되는 사안이다. 1‧15 전당대회는 이제 대권경쟁 전초전의 성격이 짙어진 상태다.

당내 대권 잠룡은 ‘당권경쟁’에 누구와 짝 이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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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전당대회 결과에 차기 대선주자 희비 엇갈릴 것 

민주통합당의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손학규ㆍ정동영ㆍ정세균ㆍ문재인 상임고문이다. 이들은 정치적 성향과 지지기반이 달라 지원하는 당권 후보도 갈린다. 먼저 손 상임고문은 김부겸‧이인영‧박영선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손 상임고문은 대표시절 보폭을 맞췄던 세 명의 후보가 예비경선을 무난히 통과하며 일단 당내 지분을 통해 대선주자로 나갈 동력을 얻은 셈이다. 

김 후보는 그동안 손 상임고문의 측근으로 알려졌지만 오히려 원내대표 경선이나 사무총장 등 당직이 거론될 때마다 손 대표의 부담을 덜기 위해 자기희생적 결단을 내리는 모습을 보여 왔다. 손 대표 측근에서 “김 후보를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박 후보 역시 손 상임고문 측근으로 분류된다. 손 상임고문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이어 이번에도 박 후보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손 상임고문이 당 대표로서 야권통합작업을 추진할 때 야권통합특위 위원장을 맡아 서로 손발을 맞추며 야권통합을 이끌어낸 사이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자신의 조직을 빌려주면서까지 유일하게 밀었던 이(종걸) 후보가 고배를 마시며 대선주자로서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지금까지 정 상임고문은 대중적 인지도를 차치하더라도 강한 조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번 컷오프 결과 정반대의 결과를 낳은 것.

정 상임고문은 본 경선에서는 한 후보나 문 후보 쪽으로 갈아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친노 진영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배신했다는 불신이 강해 얼마나 진정성을 인정받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때문에 한 후보와 문 후보가 본선에서 선전해도 정 상임고문의 대선 가도에 영향을 미칠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한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는 내년 총ㆍ대선 승리와 민주통합당의 전국정당화를 위해 일찍이 한 후보가 대표 적임자라는 판단 하에 오래 전부터 한 후보의 출마를 권유해왔다.

본선 뚜껑 열려야
잠룡 명암 판가름

그렇지만 한 후보는 구 민주계뿐만 아니라 친노 진영과 일부 486그룹 등의 전방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때문에 대세론을 등에 업은 한 후보가 당권을 장악한다 하더라고 정 상임고문이 공을 전부 차지하긴 어렵다는 평이다. 게다가 정 상임고문은 또 다른 지원대상이었던 신 후보가 탈락해 반타작에 그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재인) 상임고문도 한 후보와 문 후보를 집중 지원하고 있다. 특히 두 후보 모두 예비경선에서 선두권을 형성했을 가능성이 커 보이는 만큼 문 상임고문이 대권 경쟁력에서 한층 유리한 입지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 상임고문과 한 후보가 각각 참여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과 국무총리로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문 상임고문 입장에서는 문 후보도 각별하다. 두 사람은 오는 4‧11 총선에서 부산 출마를 선언했다. 문 후보가 연고도 없는 부산 강서을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과정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문 상임고문이다.

이처럼 예비경선의 승패가 가려진 만큼 잠룡들의 1차 희비쌍곡선이 그려진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후보들 간의 합종연횡이나 선거인단의 예측불가 등 ‘돌발변수’들이 남아있다. 때문에  섣불리 전대 결과를 속단할 수 없는 상태다.

결국 잠룡들의 명암과 희비는 본선 결과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에 대권-당권 주자들 간의 짝짓기가 전대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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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