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따라 투자 해볼까

수익형 부동산 격언에 ‘대기업을 따라가라’는 말이 있다. 최근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기업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거나 예정인 지역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기업 투자가 몰리는 지역은 인구가 유입되고 아파트 등 주택가격에 우선적으로 반영된다. 집객효과의 상승으로 상권이 활황을 누리게 된다. 관련 종사자들의 인구 유입으로 상주인구는 물론 외부 방문객 등 유동인구가 늘면서 불황에도 상가 수익과 직결되는 고객 확보에 유리하다.

돈과 사람을 몰고 다니는 대기업의 특성상 투자가 확정되면 그 일대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게 마련이다.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로 들썩이는 수도권 지역을 꼽으라면 경기 평택, 안성, 수원, 이천 등이 대표적이다. 

고객확보 유리
수익과 직결

그중에서도 마곡지구는 공급 초과로 ‘오피스텔 무덤’으로 불렸는데, LG그룹 계열사 등 대기업의 입주가 마무리되지 않았는데도 역세권 오피스텔은 1년 새 수천만원이 치솟았다. 매매가 대비 임대수익률은 3%대로 떨어졌으나, 서울시가 마곡지구 내 오피스텔 추가 공급을 봉쇄해 인근 지역 오피스텔까지 후광효과를 보고 있다.

삼성그룹의 180조원대의 대규모 투자 소식에 삼성그룹 계열사가 자리 잡은 수원-기흥-화성-평택-천안아산 수익형 분양시장에도 기대감이 돌고 있다. 수원의 경우 영통구에 삼성전자의 본사이전으로 수원삼성전자, 삼성디지털시티 등 대기업 및 중소기업, 하청업체 등 기업체의 임대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그간 부동산시장에 삼성 효과가 입증된 지역은 삼성의 수원 사업장을 기점으로 남쪽의 기흥-화성-평택-아산탕정 사업장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삼성벨트’다. 


먼저 삼성의 대규모 투자 계획으로 평택 부동산 시장에서 삼성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평택 1라인에 대한 증설과 함께 30조원이 투입되는 2라인 신설 및 평택 3·4라인 건설도 예정돼 있다. 이외에도 LG전자의 60조 투자계획 및 산업단지 조성, 고덕국제신도시개발, 평택항 배후단지 개발 등 각종 개발호재가 함께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 몰리는 지역 주목 
인구 유입…가격에 우선적 반영

다음으로 SK하이닉스가 지난 2015년 15조원을 들여 5만3000㎡ 면적의 M14 공장을 준공하며 이미 약 6만여명의 배후수요를 갖췄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앞으로 16조원을 추가로 투자해 이천시에 반도체공장을 새로 신설할 계획으로 2024년까지 약 6만여명의 배후수요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스타필드 효과도 대표적인 대기업 투자 사례다. 안성에 착공이 들어간 국내 복합 쇼핑몰 체인 스타필드 역시 안성이나 평택 등에 공급되는 수익형 부동산 시세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필드 안성은 안성시 공도읍 진사리 1~4번지 일원(부지면적 20만3561㎡)에 들어서는 복합시설이다. 안성시가 얼마 전 스타필드 안성의 최종 건축허가를 승인함에 따라 신세계건설이 신축공사를 맞아 착공에 들어갔다. 축구장 28배 크기에 쇼핑센터·영화관·아쿠아랜드·키즈테마파크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스타필드 안성은 기존 스타필드 모델과 비교해 연면적은 작지만 넓은 부지 면적을 갖춘 게 특징이다. 안성의 부지 면적은 20만3561㎡로 하남(11만7990㎡)·고양(9만1000㎡)의 2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부지 내에 공작물 주차장을 건설하고 공원과 쇼핑몰 광장 등을 대폭 확대했다.

다만 각종 상업시설이 들어설 연면적은 23만4571㎡로 기존 하남(45만9498㎡)의 절반 수준이다. 앞서 고양(36만5000㎡)에 비해서도 상당히 작은 규모다. 건축설계 변경을 통해 기존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도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로 변경됐다. 이번 스타필드 안성 개발 사업에는 총 6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경기 평택, 안성, 수원, 이천…
집객효과 상승으로 상권 들썩

스타필드 등과 같은 몰세권 오피스텔 등이 청약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스타필드 고양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삼송역 스칸센’오피스텔은 8월 분양 후 청약 결과 최고 70.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513실 규모의 대단지임에도 전 타입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송도 더샵 트리플타워’는 대형쇼핑몰 트리플스트리트와 송도 현대프리미엄 아웃렛 등이 인접한 몰세권이다. 향후 준공될 롯데몰 송도점, 송도신세계복합몰, 이랜드몰 송도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5월 실시한 청약 결과 710실 모집에 총 4219명이 신청해 평균 5.9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기업이 이전하는 지역에는 관련 협력업체들까지 따라 나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임대수요가 풍부하게 확보돼 공실위험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다음은 대기업 투자 지역에 공급 중인 수익형 부동산.

역세권 상품들
후광효과 톡톡

▲수원 인계 엘리시아(오피스텔·상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019-6번지 일대에 ‘수원 인계동 엘리시아’오피스텔 7실(회사보유분)과 상가 1호(선임대)가 선착순 분양 중이다. 엘리시아는 지하 1층~지상 13층으로 설계되며 2018년 2월 준공으로 지상 1층에는 상업시설 5실로 구성돼 원스톱 쇼핑시설을 누릴 수 있다. 지상 5층에 오피스텔 13호실, 6~13층까지 도시형 생활주택 104호실로 조성된다. 

인계 엘리시아가 위치한 수원의 대표적인 중심상권이자 공실률 제로지역인 인계동은 갤러리아 백화점, 홈플러스, 수원시청, 주상복합, 88공원, 경기도문화의 전당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를 갖췄다. 오피스텔 맞은편으로 수원 KBS 드라마센터가 위치하고 백성병원 바로 뒤편으로 최중심상권의 뒤 블럭에 위치해 메인상권을 이용하는 생활환경이 우수하다.

상업시설에는 24시간 편의점, 세탁소, 분식, 패션잡화 등 다양한 업종이 추천되며 오피스텔의 거주자들을 확보했다. 최신형 시스템을 적용해 입주민의 편의를 도모했다. 세탁기, 전기쿡탑, 시스템에어컨 등 가전 및 책상, 수납장의 가구가 풀옵션으로 풀퍼니시드 시스템으로 바로 입주해서 생활할 수 있다. 또 약 10만명의 종사자가 있는 삼성디지털시티와 나노시티를 비롯해 아주대학교, 경기대학교, 경희대학교 등 대학가가 위치해 있다. 아주대병원, 동수원병원, 성빈센트병원 등 종합병원 3곳이 위치해 있다. 

대중교통으로 분당선 수원시청역을 도보로 이용하기 용이하며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지로 수원 전역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특히 업무행정밀집지역으로 인근에 관공서 및 생활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서울로 출퇴근도 용이하며 투자와 동시에 수익이 나오는 후분양 상품이다.

▲평택 고덕 헤리움 비즈타워(오피스·상가)= 평택 고덕신도시 삼성산업단지 바로 앞 오피스, 상가인 ‘평택 고덕 헤리움 비즈타워’가 분양에 돌입한다. 상가는 업종 제한 없이 입점이 가능하다. 오피스는 섹션 오피스 형태로 개인이 소자본으로 투자하기 쉬운 여러 매력을 가지고 있다. 기업을 대상으로 하므로 2년 이상의 장기 임차수요가 가능하고, 오피스텔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희소성도 지니고 있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 발표와 함께 주목을 받고 있는 고덕국제신도시는 앞으로 70만명의 직간접 고용 능력을 가진 대규모 신도시로 발돋움 할 예정이다. 총 5만4499세대 14만628명(예정)이라는 거대한 도시로 성장할 것이다. 

이처럼 제2공장 착공(2020년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는 삼성의 지속적인 투자 약속은 이 지역의 고용창출효과를 넘어 지역경제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평택 고덕 헤리움 비즈타워는 고덕국제신도시 면적의 약 34%를 차지하는 삼성산업단지 정문 바로 앞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그 뒤로 이어지는 중심상업지구의 관문이 되고 있는 환상의 입지조건이다. 

게다가 사통팔달의 교통망도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지하철 1호선 서정리역이 가깝고 수도권고속철도(SRT)가 개통(사업지와 4km)돼 강남 수서까지 약 20분 내로 이동 가능한 호재가 있다. 지난 6월1일부터는 평택 지제역에서 서울 강남역을 연결하는 광역급행버스(M버스)도 개통해 서울 연결 교통망이 확대되기도 했다. 또한 고덕신도시와 인접한 경부고속도로, 평택화성고속도로, 평택제천고속도로를 이용해 인천 및 경기 동남부권의 광역 접근성이 매우 우수하다는 점도 투자의 포인트다. 주변 인프라도 훌륭하다. 행정타운, 평화 예술의 전당, 수변공원 등 편리하고 다양한 시설이 개발됨으로써 역세권, 숲세권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이천 아리온프라자(상가)= 경기도 이천시 마장지구 중심상권에 들어서는 ‘아리온프라자’상가가 분양 중이다. 신흥주거지로 떠오르는 마장택지지구는 문화, 업무, 여가시설을 비롯해 관공서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천시 마장지구 상 5-2에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로 조성되는 아리온프라자는 상업지구 내 첫 상가 분양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향후 각종 업무 및 관공서의 집객력과 탄탄한 배후수요를 갖출 이천시 랜드마크로 기대되고 있다. 

이천은 2016년 9월 개통한 성남~이천~여주 복선전철을 시작으로 이천(부발)~충주~문경을 잇는 중부내륙전철이 오는 2019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 더불어 SK하이닉스, CJ제일제당 등 대기업 및 중소기업까지 약 1000여개 기업체 입주가 이뤄지면서 부동산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지난 2011년 국토교통부가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한 마장지구는 각종 인프라 구축에 가속도가 붙어 활발한 유동인구 유입이 이뤄지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덕평IC, 중부고속도로 서이천IC, 이천역과 42번 국도 및 325번 지방도 등 편리한 기존의 교통환경에 서울~세종고속도로, 제2외곽순환도로 등 교통호재 또한 예정돼 있다.

▲안성 엘리시아(도시형 생활주택·상가)= 경기 안성시 석정동 29-2외 6필지에 소형 아파트, 상가인 ‘안성 엘리시아’가 동시에 분양 중이다. 임대수요 풍부한 안성시내의 중앙대로변에 위치해 한경대 및 안성시장 아양택지개발지구의 중심상권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성제1산업단지 등 총 19개 산업단지와 근접해 280여개사 1만3000여명의 근로자를 고정 배후수요로 하고 있다. 또한, 도보 3분 거리에 학생수 9000여명의 국립대인 한경대와 중앙대 안성캠퍼스 등 학생들이 선호하는 입지다. 6500여세대로 조성되는 아양택지지구와 근접해 모든 생활인프라가 밀집된 지역으로 단지 인근에 안성시청을 포함한 각종 관공서, 대형마트, 병원, 시장, 초·중·고 등이 모여있다. 최근 스타필드 안성이 착공에 들어가 2020년에 완공된다. 

협력사까지 
공실위험↓

안성은 이미 수도권 최고의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다. 수도권 교통 및 물류의 중심거점으로, 서울 1시간대 및 전국 1일 생활권의 중심지다. 경부고속도로, 평택~음성 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38번국도, 45번국도, 평택항 30분 이내망, 인천국제공항 및 김포공항 1시간대 거리의 편리한 교통망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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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