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경부고속도로를 타자!

교통 만한 호재가 없다. 교통호재는 낙후되고 노후한 지역에 활기를 주지만, 그중에서도 제2의 KTX라 불리는 GTX와 제2의 경부고속도로라 불리는 서울세종고속도로는 당연 군계일학이다.

지하로 다니는 KTX인 GTX (수도권광역급행철도)는 공급계획이 속속 윤곽을 보이면서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GTX A노선의 경우 최근 국토교통부가 GTX A노선(삼성~파주 운정)을 당초 목표대로 올해 말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을 일정대로 협의·조정하는 한편, 영향평가 등도 차질 없이 준비해 착공이 늦춰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것이다.

차질없이 준비
수혜 단지는?

GTX A노선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서울역까지 10여분만에 가는 GTX A노선은 올해 말 착공 오는 2023년 완공 예정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경기 수원과 양주를 잇는 GTX C노선 건설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2년8개월에 걸쳐 진행된 GTX C노선(의정부-금정 간) 2차 예비타당성 조사 중간점검회의가 이달 내 열리는 등 예비타당성 조사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내년 상반기 예비타당성 조사가 완료되면 6개월에 걸친 민자 적격성 검사 등 후속 절차가 많이 남아 있으나 사업이 가시권에 들게 된다. GTX C노선 건설사업이 탄력을 받음에 따라 교통난 해소뿐 아니라 양호한 서울 접근성 등으로 경기 북부 및 경기 남부 금정역, 수원역 일대 주민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제2경부축 거점도시에 위치한 단지들도 분양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제2경부축은 제2의 경부고속도로라고도 불리는 서울~세종고속도로(제2 경부고속도로, 총 구간 131.6㎞)가 지나는 구리, 하남, 성남, 용인, 평택, 안성, 세종 등 주거권역을 말한다. 제2경부축은 서울과 부산을 잇는 기존 경부축에 비해 저렴한 분양가로 내 집 마련이나 임대사업을 할 수 있다.


개통 시점에 따라 가격 상승 등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커 수요자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곳이다.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는 앞서 민간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던 서울~세종고속도로를 한국도로공사가 시행하도록 해 전 구간 개통 완료 시기를 기존 2026년 말보다 1년6개월 빠른 2024년 6월로 앞당겼다. 

‘제2의 KTX’GTX 계획 속속 윤곽
노선 주변 부동산 시장 ‘들썩’

착공시기별로 ▲2016년 성남~구리(21.9㎞) ▲2017년 안성~ 성남(50.2㎞) ▲2019년 세종~안성(59.5㎞) 순이다. 우선 국토교통부는 서울·세종고속도로의 완공 시점이 빨라진 만큼 통행시간(129분→70분대) 절감, 운행비용 절감 등 사회적 편익이 67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세종고속도로가 통과하는 주요 거점도시 부동산이 탄력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경기 구리시에 분양한 ‘e편한세상 구리수택’은 567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순위 청약자 5669명이 몰려 평균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세종시에 분양한 ‘세종 한신더휴 리저브 HO1블록’은 11·3대책에 따른 투기과열지구 대상 단지였음에 불구하고 무려 평균 54.17대 1이라는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집값 상승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세종고속도로의 계획 발표 시점인 2015년 11월 대비 현재까지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경기 구리시 3.85%, 경기 성남시 7.3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경기 전체 3.08%, 전국 2.06% 보다 높은 수치다.

광역교통망 확충
가격상승 호재로

쾌속교통망으로 꼽히는 서울~세종고속도로의 가시화로 수혜지역은 유동인구도 풍부해져 상권이 활기를 띨 가능성이 농후해 상가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GTX나 서울세종고속도로와 같은 광역 교통망 확충은 계획 발표, 착공·준공 시에 부동산 가격 상승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교통이 개선되면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로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교통이 개선되는 만큼 생활 인프라 역시 확충돼 주거환경이 더욱 편리해진다”며 “여기에 많은 인구가 유입되는 만큼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집값이나 임대료, 매매가 등 상승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교통호재 수혜를 입는 지역들의 투자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제2의 KTX·경부고속도로 수혜 단지.

서울-세종 고속도로 가시화
유동인구 느는 등 상권 활기

▲녹번역 래미안 베라힐즈(근린형 단지내 상가)= 서울시 은평구 녹번동 19번지 일대 근린형 단지내 상가인 ‘녹번역 래미안 베라힐즈’ 유치원 및 근생시설이 분양 중이다. 3호선 녹번역 도보 2분거리 역세권이자 독점 고객 확보가 용이한 항아리 형태의 하이브리드 상권이라는 평가다. 

납부방식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총 분양가로 계약시 10%, 중도금(계약일로부터 한달 후) 30%, 잔금 60%로 잠금은 1금융권 대출로 대체가 가능하다. 오는 11월 준공 예정.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일대는 GTX A노선과 신분당선이 함께 지나는 곳으로 주목받고 있어 녹번동 일대도 수혜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의정부역 베스트뷰(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138-6 일원에 의정부역 초역세권 오피스텔·소형 아파트·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 ‘의정부역 베스트뷰’가 분양 중이다. 1호선·GTX(예정) 환승역세권인 의정부역 초역세권 입지(의정부역 7번출구 도보 2분이내)로 12월 준공을 앞둔 후분양 수익형 상품이다. 

의정부 최중심 입지에 들어서 교통, 생활, 문화, 자연 등 원스톱 생활환경을 모두 누릴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정부역(1호선)을 도보로 이용 가능한 교통환경과 더불어 향후 주변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한 임대수요 증가 및 시세차익 수혜가 기대된다. 

의정부역세권은 GTX C노선과 SRT 의정부역 확정지로 2024년 사업완료 시 서울을 14분 이내 이용할 수 있는 강남생활권으로 변모한다. 2026년 개통을 목표로 진행되는 동부간선도로 전 구간 지하화 사업과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간선도로 전 구간 지하화 사업이 완료되면 의정부~강남(26.7㎞구간)이 현재 1시간거리에서 25분대로 단축될 것으로 보여 의정부의 서울 접근성이 개선될 조짐이다.

▲안성 엘리시아(도시형 생활주택·상가)= 경기 안성시 석정동 29-2외 6필지에 소형 아파트, 상가인 ‘안성 엘리시아’가 동시에 분양 중이다. 임대수요 풍부한 안성시내의 중앙대로변에 위치해 한경대 및 안성시장 아양택지개발지구의 중심상권을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성은 이미 수도권 최고의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다. 수도권 교통 및 물류의 중심거점으로 서울 1시간대 및 전국 1일 생활권의 중심지로 경부고속도로, 평택~음성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38번국도, 45번국도, 평택항 30분 이내망, 인천국제공항 및 김포공항 1시간대 거리의 편리한 교통망을 확보했다. 분양대금 납부조건은 계약금 10%, 1차 중도금 10%, 중도금 30%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준공은 2019년 8월 예정.

▲양지 휴앤림 서해그랑블(아파트)=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양지리 일대에서 ‘양지 휴앤림 서해그랑블’이 조합원을 모집 중이다. 단지 인근을 지나는 영동고속도로, 42·45번 국도 등을 이용하면 용인시 안팎은 물론 서울 강남과 수원·이천·성남·광주 등 인접 지역으로 이동이 쉽다. 

집값 오르고 
임대료도 상승

특히 서울까지는 30분대면 진입이 가능하다. 교통여건은 한층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세종고속도로와 제2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가 2020년대 초반에 개통될 예정인데다 57번 국도(오포~포곡)와 양지~포곡 고속화도로 등의 도로 신설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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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