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획>10·26이 남긴 것들④안철수 움직이는 ‘황금인맥’

보수‧진보 넘나드는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으로 ”꽉”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됐다. 안 원장으로선 사실상 여권의 유력 잠룡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대결에서 승리한 셈이다. 때문에 안 원장의 대선 경쟁력은 더욱 강해졌고, 정계의 ‘러브콜’도 봇물처럼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안 원장의 향후 행보와 함께 ‘안철수의 사람들’이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안 원장이 정치를 시작한다면 이들이 원군이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주목받는 안 원장의 ‘황금인맥’을 들여다봤다.

‘희망 공감 청춘콘서트’ 고리 게스트와 탄탄한 인맥 형성
박경철 대표적…게스트 김종인·김제동·김여진·조국 친분

10‧26 재보선을 통해 정치권의 ‘핵’으로 급부상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 9월 청춘콘서트에서 자신의 멘토가 300명가량 된다고 소개한 바 있다.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 수석, 방송인 김제동, 배우 김여진 등의 실명까지 거론한 것. 이에 그간 ‘소통’을 중요시해온 안 원장의 인맥에도 자연스레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안 원장이 본격적인 정치 제도권 내로 들어갈 경우 이들이 멘토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청춘콘서트’는
황금인맥 양성소

먼저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깊은 친분이 가장 큰 관심사다. 안 원장은 서울시장 재보선을 앞두고 출마설이 나돌던 당시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렸다. 하지만 안 원장은 당시 박원순 변호사에 후보직을 양보해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아름다운가게’의 사회공헌 활동을 계기로 깊은 친분을 키운 것으로 전해진다. 안 원장은 박 시장이 이끌던 당시 아름다운가게의 ‘아름다운 토요일’ 행사에 2003년부터 참여했고, 지금까지도 아름다운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안 원장의 본격 황금인맥 양성소는 ‘희망 공감 청춘콘서트’로 알려진다. 지금 그와 관계된 인사들이 모두 청춘콘서트를 고리로 인맥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은 청춘콘서트를 통해 인연을 맺은 대표적 인물이다.

청춘콘서트는 지난 2009년 10월 한국리더십센터에서 주최한 ‘이화여대 글로벌리더십 페스티벌’을 전신으로 해 지금에 이르렀다. 당시 게스트로 초청된 안 원장이 과거 방송 인터뷰에서 몇 번 만나본 박 원장과 함께 강연을 진행했고, 이를 계기로 전국을 돌며 비슷한 형태의 강연회를 하게 됐다. 이 강연회가 올해부터 청춘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보수‧진보 진영
아우르는 인맥

같은 의사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박 원장은 ‘시골의사’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주식 고수로 유명세를 타며 칼럼니스트이자 주식투자 전문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8년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 홍보간사를 맡아 공천심사 진행과정을 시시각각 외부에 전달하면서 주목받았다.

청춘콘서트의 게스트 역시 안 원장의 인맥으로 이어졌다. 청춘콘서트의 무대에 올랐던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방송인 김제동‧김미화씨와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배우 김여진씨 등도 청춘콘서트를 인연으로 안 원장과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이외에도 박재승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최상용 전 주일 대사, 박웅현 TBWA코리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이 게스트로 참여하면서 ‘안철수의 사람들’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청춘콘서트를 주최하는 ‘평화재단’에서 형성된 안 원장의 인맥은 보수와 진보를 넘나드는 정치적 다양성을 설명할 수 있다. 안 원장은 ‘상식’이라는 개념으로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며 주변 인물 또한 정치적 스펙트럼이 다양한 것으로 유명하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사회공헌활동으로 두터운 친분 과시 
벤처 인맥 거의 없어… ‘안철수연구소’ 직원들 잘 챙겨줘

지난해까지 학교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콘서트를 각 지방자치제 등으로 확장하면서 전체적으로 진행을 맡을 곳이 필요했고, 이때 도움을 준 곳이 평화재단이다.

평화재단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기여한다는 목적 아래 2004년 만들어진 시민단체로 정토회 지도법사인 법륜 스님이 이사장으로 있다. 법륜 스님이 안 원장의 ‘조력자’라고 일컬어지는 이유다. 실제로 안 원장은 “청춘콘서트를 기획한 핵심멤버는 나와 박경철 원장, 법륜 스님 정도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때 안 원장의 정치적 멘토라고 알려진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이 재단 산하 평화교육원장으로 안 원장과 인연이 닿았다. 또 법륜 스님과 윤 전 장관 모두 청춘콘서트에도 함께 참여했다.

이 밖에도 평화재단에는 박세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김홍신 건국대 언론정보대학원 석좌교수,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의 보수인사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문규현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대표 등 진보인사가 뒤섞여 있다. 안 원장의 정치적 성향을 뚜렷하게 진보ㆍ보수로 나누기 어려운 이유다.

이 밖에도 재단에는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과 권영경 통일교육원 교수 등이 이사로 재직 중으로 있으며 안 원장과 인연을 맺고 있다.


안 원장은 1995년 ‘안철수연구소’ 설립 이후 오랜 기간 국내 대표 벤처인으로 손꼽혀왔지만 벤처 인맥은 생각보다 넓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철수 연구소 관계자는 “안 원장의 경우 특별히 벤처 유력인사들과 밀접하게 지내는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안철수연구소’
사내 인맥 두터워

다만 벤처 1세대라는 동질감, 혹은 사업적 결합으로 친소 관계를 형성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도 안 원장과 그렇게 맺어진 인물이다. 안철수연구소 설립 초기에 ‘V3’ 독점 판매권을 보유했던 곳은 이 대표가 설립한 ‘한글과컴퓨터’였다. 민주당 유비쿼터스 위원장인 문용식 나우콤 대표도 안 원장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원장은 특히 자신이 창립한 안철수연구소 직원들은 잘 챙기는 편으로 알려졌다. 안철수연구소 직원들이야말로 안 원장과 교분이 두터운 벤처인맥이라 할 수 있다.

안철수연구소 내에서 그와 함께하는 대표적인 사람은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이다. 김 대표는 정보보호 기업인 시큐어소프트를 설립해 2004년까지 이끌었던 정보보호 업계 1세대이다. 1999년 당시 시큐어소프트 사장이었던 김 대표는 안철수연구소 지분을 매입해 글로벌 백신 업체인 트렌드마이크로의 공격을 방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김현숙 안철수연구소 중국법인 대표는 회사 창립 때부터 안 원장과 동고동락해온 사이이다. 연구소의 사내벤처인 노리타운스튜디오의 송교석 대표는 “한 달에 두세 번 정도는 회의와 관련해 안 원장을 꼭 만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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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