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막판 변수 ‘안철수 바람’

근혜가 뛰니 철수도 뛴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불꽃 튀는 경쟁이 시작됐다. ‘서울대첩’의 승리를 위해 유력 잠룡들까지 선거전에 뛰어들며 ‘대선 전초전’으로까지 여겨질 정도이다. 초반에 ‘안풍’이 불어 닥치며 여권에 위기감이 감돌자 ‘구원투수’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등 떠밀려 선거판에 뛰어들었고 판세는 역전됐다. 야권 역시 ‘박풍’의 효과가 반대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선거판으로 불러들일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와 기싸움 이미 시작…장외대결 점화
안 “박원순 요청해 오면 지원 생각해 보겠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관심이 ‘박풍’과 ‘안풍’의 파괴력으로 옮겨 붙은 양상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지원사격에 나선 박근혜 전 대표와 박원순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후광효과가 얼마만큼 발휘될 것인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무엇보다 박 전 대표의 지원유세 소식에 힘입어 나 후보가 부동의 1위를 지키던 박 후보를 역전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지난 13일 10·26 재보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박 전 대표가 4년 만에 선거 지원에 나섰다. 2007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 지원유세 이후 처음으로 나 후보의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선거의 여왕’ 납시자
일거에 판세 역전?

그간 정치권은 ‘안철수 신드롬’이 불어 닥치며 크게 출렁거렸다. 이는 지난 4년 동안 줄곧 철옹성으로 여겨졌던 ‘박근혜 대세론’을 순식간에 무너뜨리기까지 했다. 이러한 안 원장의 지지를 받은 야권의 박 후보는 삽시간에 10·26 서울시장 재보선 여론조사에서 1위로 비약했고, 급기야 여권에 위기감을 안겼다. 이번 서울시장 재보선이 내년 총·대선의 바로미터라는 분석 때문이다.

가장 다급해진 건 박 전 대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처럼 수수방관할 경우 보수층의 이탈과 당 안팎의 비판에 직면하게 돼 이번 재보선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박 전 대표는 서울을 시작으로 재보선 ‘제2의 격돌지’인 부산을 찾아 동구청장 재선거 지원 유세 등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그간 친박계 인사들의 말에 따라 박 전 대표가 지원 의사를 알렸을 당시만 해도 나 후보에 대한 지원은 흉내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서울시장 보선 자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박 전 대표이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봤던 것.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지원유세 첫날부터 서울 금천·구로구 일대의 산업공단 등을 돌며 나 후보와 공동유세로 7시간 가까이 강행군을 펼쳤다. 금천·구로구는 서울 지역 중 한나라당 지지율이 가장 낮은 곳으로, 홍준표 대표 역시 이 일대에서 첫 유세를 벌이는 등 지지층 끌어안기에 주력했다.

지원유세 틈틈이
정책발언 쏟아내

박 전 대표는 유권자들 앞에서 나 후보를 일컬어 ‘우리 나경원 후보’라고 표현하며 적극적인 유세를 펼쳤다. 박 전 대표는 특히 나 후보의 경쟁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장애아동에 대해 힘썼던 따뜻한 마음이 있다”며 “서울시정도 따뜻한 마음으로 이끌 것이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특히 선거 지원유세 첫날 박 전 대표는 각종 정책발언들을 쏟아내며 집중조명을 받았다. 구직자와의 간담회에서 박 전 대표는 “일자리 문제는 공동체 전체의 행·불행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라며 “복지의 핵심이 되는 것은 자신의 꿈을 이루고 자립과 자활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벤처기업인 간담회에선 “젊은 벤처인들이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정치권에서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우선 집 구하기 어려운 분을 위해 다양한 공공주택을 지어 보급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집을 사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도 금융권에서 목돈을 쉽게 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학생 안철수 존경해…젊은층 폭발적 지지
막판 ‘박’ 지원 유세로 박빙의 판세 뒤집을까? 


중소기업과 대기업 상생 문제에 대해서도 “시급한 게 양극화와 중소기업·대기업, 정규직·비정규직 문제”라며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높이고 노력한 만큼 성과를 공유하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성과공유제가 더 활성화되도록 하는 게 중소기업 돕는 길”이라며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박 전 대표의 적극적 지원유세와 맞물려 공개된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나 후보가 박 후보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나며 의미 있는 성적을 거뒀다. 지난 13일 ‘서울신문-엠브레인’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나 후보는 47.6%를 얻어 44.5%의 박 후보를 3.1%p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지난 3일 박 후보가 야권후보로 선출된 뒤 나 후보는 많게는 10%p 가량 뒤처져 왔지만 점차 격차를 줄여왔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지지율을 뒤집은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전문가들은 박 전 대표의 지지 의사로 보수층이 결집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여론조사에서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를 묻는 질문에는 박 후보가 44.1%로 37.5%의 나 후보를 6.6%p 앞섰다. 또 박 전 대표의 나 후보 지지선언 이후 지지후보를 바꾸었다는 응답자는 2.5%에 그쳤지만, 안 원장이 박 후보 지원에 나서면 지지후보를 바꾸겠다는 응답자는 6.6%나 됐다.

안철수 지원 여부에
세간의 관심 쏠려

게다가 ‘헤럴드경제-케이엠조사연구소’가 지난 11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박 전 대표와 안 원장이 지원에 나설 경우 나 후보 40.5%, 박 후보 49.9%로 격차가 9.4%p로 격차가 벌어진 바 있다.

이는 안 원장의 행보가 향후 나 후보 지지층의 표심을 흔들어 놓을 잠재력이 그만큼 더 높음을 의미한다. 때문에 시선은 자연스레 안 원장이 박 후보의 구원투수로 등판할지에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안 원장은 지원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12일 경기도 수원에 있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한국연구재단 주최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 서울시장 보선 지원 여부에 대해 “제가 인문학은 아는데 정치 쪽은 잘 모른다”며 애매한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앞서 안 원장은 박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다음날인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참 잘된 것 같다”며 간접적인 지지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안 원장은 지난 9일 ‘시골의사’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의 저자사인회에서도 박 후보에 대한 강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박 후보를 찍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당연하죠”라며 지금까지 한 발언 중 가장 강한 어조로 박 후보 지지 의사를 전달한 것. 이어 “박 후보가 도와달라고 요청하면 도울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요청이 오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고 언급해 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여권은 병역문제와 대기업 기부금 등을 놓고 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집중 공세를 가한데 이어 박 전 대표까지 적극 나서 지원하며 조직적으로 야권에 대응하고 있다. 따라서 선거전이 계속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박빙과 혼전 양상으로 진행되거나 박 후보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다면 안 원장 측에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 후보 측 송호창 공동대변인은 “지금은 계획이 없지만 때가 되면 도움을 청할 수 있다”고 여지를 뒀다.

박풍 vs 안풍
정면 힘겨루기

손학규 민주당 대표 역시 지난 12일 저녁 한 언론사 주최의 특강에서 “무슨 일을 할 때 권유로 끌려나올 수 있지만 일단 끌려나오면 자기 뜻이 확고해져야 한다”며 “나라를 책임지고 싶으면 그것을 내놓고 보여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요구함과 동시에 코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보선에서의 역할을 주문한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현재의 상황은 박 후보로서도 그리 녹록치 만은 않아 보인다. 조만간 안 원장이 지원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이다. 결국 이번 선거전은 중도층과 대학생들이 존경하는 인물 1위로 꼽히며 젊은 층의 폭발적 지지를 받고 있는 안 원장의 지원유세가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만약 안 원장까지 나서서 박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를 펼친다면 서울시장 보선은 이른바 ‘안풍’과 ‘박풍’의 힘겨루기 대결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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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