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획>서울시장 유력후보 전격 비교검증①아킬레스건 해부

‘발톱’ 드러낸 후보들 ‘칼날’ 검증 시작됐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미니 대선’으로 불리며 여야의 불꽃 튀는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서울대첩의 승리가 2012총?대선까지 좌우한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후보들은 상대측 아킬레스건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흠집을 내기 위한 네거티브 공방이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때문에 적극적인 방어 역시 선거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시장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각 후보들의 발목을 잡는 ‘아킬레스건’을 집중 해부해 봤다.

대기업 사외이사 역임, 후원금 받는 시민후보 박원순
‘박원순 킬러’ 자처한 강용석 연일 박 후보 공격하며 압박 

10·26 서울시장 보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과거행적이 속속 파헤쳐지고 있다. 이에 후보들은 발톱을 드러내며 경쟁 후보에 대한 공세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아킬레스건을 건드려 치명상을 입히겠다는 계산이다.

때문에 각 후보들은 이와 같은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방어도 적극 펼치며 기싸움은 점점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털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유력 후보들의 의혹들은 무엇일까?

가장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후보는 단연 앞서가는 주자 박원순 후보다. ‘안철수 신드롬’을  등에 업은 박 후보는 모든 여론조사마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박 후보는 개인 신상에 대한 의혹들이 제기되며 날카로운 검증대 위에 선 상태다.

봇물처럼 쏟아지는 의혹에 박 후보는 적극 해명하며 정면 돌파하고 있다.

앞서가는 박에
공세 집중포화

그는 시민운동가 경력으로 ‘시민후보’ 이미지를 어필 중이다. 하지만 포스코와 풀무원홀딩스 등의 대기업 사외이사를 역임하며 수억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격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 포스코와 풀무원홀딩스는 박 후보가 운영했던 ‘아름다운재단’에 기부금을 각각 5억6000만원, 3억원씩 냈다. 이는 시민운동을 재벌로부터 돈 받으며 편하게 한 것으로 시민운동가로서 모순된 행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무소석 강용석 의원은 박 후보가 론스타와 LG, GS, NHN으로부터 받은 수십억원대의 기부금 내역을 공개하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강 의원에 따르면 아름다운재단이 미국계 사모투자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직후인 2004년부터 6년 동안 7억6000여만원을, 교보생명으로부터 총 47억669만원의 기부금을 받았다.

이어 LG그룹과 GS그룹 등이 참여연대가 구본무 회장 등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는 집중공격을 당한 후 아름다운재단에 20여억원을 기부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강 의원은 또 NHN이 2005년부터 아름다운재단과 공동포털 해피빈을 운영하는 등 133억원을 기부한 점을 지적했다.

박 후보 측은 이에 대해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대기업 사외이사 경력에 대해 박 후보 측은 “포스코에서 받은 3억원 가운데 2억6000만원을, 풀무원홀딩스에서 받은 2억원 중 1억6000만원을 시민단체와 공익사업에 기부했다”고 설명했다.

또 아름다운재단은 부자들과 기업의 기부와 사회공헌 문화를 정착시키려고 만든 단체이고 후원과 지출 내역이 모두 투명하게 공개돼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체성 공격
부인 특혜의혹

참여연대도 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고,  NHN측도 강 의원의 주장에 발끈하고 나섰다.
 
해피빈은 일반인들의 기부체험과 기부문화 촉진을 위한 온라인기부포털 사이트로서 당시 이용자들로부터 기부금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설립되지 않아 ‘중간 매개자’로 아름다운재단과 협약을 맺었다는 것.

이에 따라 지난 2005년 7월부터 2009년 5월까지 회계적인 의미에서 83억원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했으며, 아름다운 재단은 이 돈을 받아 임의로 쓴 게 아니라 NHN과 맺은 협약에 따라 해피빈에 다시 기부했다고 설명했다.

또 NHN측은 기부현황은 해피빈 서비스에 모두 공개돼 있다며 “기부금 운영이 불투명하다”는 강 의원의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강남의 61평형 월세 250만원의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점도 시민후보로서의 의구심이 제기된 부분이다. 이에 대해선 1983년 변호사 생활을 시작할 때에는 여유가 있었지만, 현재는 아파트 보증금마저 빼내 써야 하는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전셋집이 있다는 주장엔 배우자의 회사 법인설립등기를 하면서 등록된 예전 주소가 등기 이후 변경되지 않아 불거진 해프닝이라고 일축했다.

김정권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지난달 27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박 후보의 배우자 강난희씨가 2000년 설립한 ‘P&P 디자인’이라는 인테리어 회사가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현대모비스의 대형공사를 여러 건 수주한 사실을 지적했다. 여기에 남편의 영향력이 있었는지가 쟁점이다.

박 후보 측은 “부인의 지인이 소개해 다른 업체와 공동으로 수주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쪽도 “소액 공사여서 당시 관련 자료가 없지만, 첫 공사에 대한 평가가 좋아 몇 차례 더 수주를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자위대 행사 참석, 장애아 목욕논란 일파만파 나경원
‘사학재벌의 엄친딸’ 나 후보, 이미지 정치인 치명

또 박 후보의 딸이 스위스로 사치성 유학을 떠났다는 주장과 그의 아들이 지난달 공군훈련소에 입소했다가 사흘 만에 귀가조치 된 사실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대해 딸은 학위과정을 후원하는 외국회사의 장학금으로 다니고, 아들 문제는 부상 후유증 때문에 귀가했지만 10월말 재검을 받고 다시 입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후보는 또 지난해 6‧2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의 김연식 태백시장 후보를 지원한 전력으로 정체성을 공격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지방선거 당시 지원한 후보 30명 가운데 민주당이 18명이고, 한나라당 후보는 태백시장을 포함해 2명뿐이었다며, 본말이 전도된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지난달 26일 일찌감치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나경원 후보 역시 박 후보와 경쟁하듯 의혹들이 불거지고 있다. 

먼저 나 후보는 2004년 6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게 문제가 됐다.

나 후보는 트위터에 “내용을 모른 채 갔다가 금방 나왔다”고 했지만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참석 예정’이라는 국회의원들에게 미리 항의팩스도 보냈다”면서 나 후보의 거짓 해명 의혹을 제기한 상태라 더욱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나 후보 측은 “하루에 수십 통씩 들어오는 팩스를 의원이 일일이 체크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콘텐츠 부족
거짓 해명 비난

나 후보에겐 ‘사학재벌의 딸’이라는 꼬리표도 부담이다. 나 후보의 부친은 화곡중·고교 등을 운영하는 흥신학원 등 법인과 학교 3개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때문에 나 후보는 부친 때문에 2005년 노무현 정부 시절 사립학교법 개정에 반대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나 후보 측은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 아니고 한나라당의 당론에 따른 것이라 선을 그었다.

게다가 ‘이미지형 정치인’으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주장도 제기됐고, 상황에 따라 입장번복한 점도 비판받고 있다. 나 후보는 주민투표 당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입장을 적극 지지했다. 하지만 나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면서 주민투표에 부정적이었다는 입장을 내비침으로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원을 받기 위해 기존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의문을 사고 있다.

또 나 후보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위해 위장전입, 위장취업, 도곡동 땅 문제 등 터져 나온 악재를 옹호하기 위해 이명박 캠프에서 내어 놓은 반론도 비판받고 있다.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나경원 의원이 MB캠프의 일원이었다"며 "대선 막판에 터져나온 BBK 동영상에 대해서 나경원은 MB의 발언에 주어(主語)가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며 신랄하게 꼬집은 것.

여기에 나 후보는 12세 지체장애아동을 목욕시키는 과정에서 장애아동의 온몸을 고스란히 언론에 노출시켜 ‘장애아동 인권침해’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나 후보는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의 가브리엘집을 방문해 장애아동을 위한 자원활동에 참여했다. 목욕봉사 당시 반사판과 조명 등 촬영장비가 미리 설치돼 있어 장애아동의 목욕장면이 고스란히 언론에 노출된 것. 또 촬영장비가 미리 설치 돼 있어 ‘보여주기식 행사’였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지난달 27일 논평을 내고 “잿밥에 관심을 두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인권마저 짓밟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장애아 인권침해
뭇매 맞는 나경원

이에 대해 나 후보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애초 1층 빨래행사만 언론에 공개하고, 2층 목욕봉사는 공개 대상이 아니었지만 언론을 통제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촬영장비가 설치돼 있었던 것은 해당기관에서 홍보책자 등을 만들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10‧26 서울시장 재보선을 보름여 앞두고 각 후보 진영에서는 후보 띄우기, 조직정비와 함께 후보 검증문제로 네거티브 공방도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때문에 쏟아지는 의혹들에 발등에 불 떨어진 각 후보들은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털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각 후보들을 둘러싼 의혹들에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해지고 있어 보다 철저한 해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서울시 빚이 25조에 육박하고 있고, 고물가와 전세대란으로 어려워진 시민들의 삶에 돌파구와 타개책을 마련할 시장을 뽑기 위해 각 후보들의 정책과 그 실천의지 역시 철저하게 검증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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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시가 돛을 올린 한강버스가 고장 끝에 결국 멈췄다. 과거 ‘아라호 사업’도 재조명되고 있다. 아라호 사업은 2010년대 초반 경인 아라뱃길을 중심으로 관광 활성화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인천시와 공동으로 수백억원을 들여 기획한 수상 교통 프로젝트였다. 아라호는 시민들의 외면과 운영 적자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 ‘반면교사’로 삼았던 걸까? 서울시는 한강을 따라 운행되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서울 전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으로 지난 18일 한강버스 운항을 시작했다. 여의도, 잠실, 뚝섬 등 주요 한강변 거점과 지하철역을 연계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핵심이다. 관광이냐 출퇴근이냐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통해 관광 교통수단을 넘어 서울을 ‘한강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도시’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운항이 중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9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주택 공급 대책 관련 브리핑 도중 “한강버스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열흘 정도 운행 통해 기계적·전기적 결함이 몇 번 발생하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 약간 불안감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운항을) 중단하고 충분히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람직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이날부터 10월 말까지 한강버스 시민 탑승을 중단하고 성능 고도화와 안정화를 위한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한다. 시는 국내 최초로 한강에 친환경 선박 한강버스를 도입해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2일에는 잠실행 한강버스가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고, 같은 날 마곡행도 운항 준비 중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결항했다. 26일에도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운항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자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과거 아라호의 값비싼 교훈을 남겼지만, 실패 요인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결과다. 한강버스 역시 또 하나의 혈세 낭비 사례가 될 수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아라호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 이번에는 실질적인 시민 편익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강버스가 서울의 새로운 교통 패러다임으로 자릴 잡을지, 아라호의 전철을 밟을지는 향후 몇 년간의 운영 성과에 달려 있다. 서울시 아라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임기 때인 2010년 서울시가 예산 112억원을 들여 만든 2층 유람선으로 지난 2009년 5월부터 1년5개월을 들여 건조됐다. 오 시장의 지시로 건조된 아라호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공연과 한강특화공원 관람이 동시에 가능한 선상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영리 목적보다 공공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민자 유치 대신 재정이 투입된 사업이었다. 당초 아라호를 한강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운항하는 관광 크루즈선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여덟 차례 시범 운항과 21회 시험 운항만 했을 뿐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다. 제작 당시부터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을 빚었던 아라호는 정식 취항도 해보지 못한 채 팔렸다. 실제 운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료와 유지비 등 관리 비용에만 연간 1억원이 들어간다는 점도 매각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12억원 들여 29억원에 판 아라호 출항 나흘 만에 고장…오, 좌불안석 아라호가 정식 운항에 나서지 못했던 배경에는 서해뱃길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도 있었다. 오 시장의 아라호 활용 계획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가 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10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 후 사업 타당성 문제로 매각을 결정하면서 오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백지화됐다. 결국 서울시는 아라호 매각을 결정한 후 지난 2013년 5월, 106억원의 예정 가격으로 매각 입찰에 나섰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후 2차 입찰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알만한 이들은 알겠지만, 선박 사업은 수요를 찾기 어려운 사업 중 하나다. 결국 서울시는 3차 매각 입찰에서 최초 예정 가격에서 10% 인하된 95억원으로 깎았지만 이마저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같은 해 11월, 4차 매각에서 15% 인하된 90억원에 입찰을 시도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가격 인하의 효과는 전혀 없었다. 그러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지 못하자 결국 임대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아라호가 정식 운항도 못한 채 6년 넘게 여의도 한강공원 선착장에 방치되면서다. 서울시가 제시한 사업 기간은 연말까지 8개월이고 한 차례 1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다. 당시 최저 임대료는 2억6300만원이었다. 아라호는 임대 사업을 시작해 건조 6년 만에 빛을 봤지만, 운항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강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아라호는 지난 2016년 민간업체인 레츠고코리아가 임대사업권을 낙찰받아 3년간 운영하다가 2018년 이랜드그룹 계열사 이랜드크루즈로 사업권을 넘겨줬다. 이랜드크루즈가 사업권을 따낸 시점은 지난 2018년 3월이지만 실제 운영은 2019년 6월부터 시작됐다. 이전 사업자인 레츠고코리아가 서울시의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유람선과 시설물 반환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랜드크루즈는 1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 2019년 6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아라호의 임대 운영 사업을 1년 만에 접어야 했다. 애물단지 전락하나 이랜드크루즈는 임대계약 갱신청구권(1년)마저 포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무렵부터는 주식회사 수가 임대사업권을 이어받았다. 이후 마지막으로 인더라인25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업하는 조건으로 서울시와 지난 2022년 12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년 단기 임대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인더라인25가 철거하지 않아 서울시는 골머리를 앓았다. 아라호 운항은 멈췄지만, 선착장을 한 달째 무단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더라인25는 계약 연장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는 인더라인25를 상대로 명도소송,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행정 가처분 등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라호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수요 예측 실패와 운영비 부담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아라호가 연간 수십만명의 승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실제 이용객은 예측치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노선 설계가 시민들의 일상적인 통근이나 이동과 잘 맞지 않았고, 요금 역시 육상 교통수단에 비해 비쌌다. 결과적으로 관광객 유치에도 한계가 있었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아라호는 철수될 수밖에 없었다. 아라호는 건조한 지 15년 만에 민간에 팔렸다. 지난 1월 서울시 한강 유람선 아라호는 5차례 입찰 끝에 약 28억5780만원에 팔려 민간업체에 인도됐다. 2013년부터 총 9번의 입찰을 시도한 결과 3분의 1 가격에 달하는 헐값에 팔린 셈이다. 당시 서울시에 따르면 아라호는 2024년 11월 말 공개입찰을 진행한 뒤 지난달 주식회사 마이랜드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길이 58m에 688톤 규모의 아라호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과 서강대교 남단을 오갔다. 승객은 총 310명까지 태울 수 있다. 음악회, 공연, 결혼식, 영화 상영을 위한 시설도 보유했다. 선착장에는 편의점, 치킨집 등 부대시설도 있었다. 아라호는 건조 후 15년 만에 매각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후임 고 박원순 시장이 2012년 사업을 백지화하면서 5년간 방치됐다. 2013년 5월 처음으로 공개입찰에 넘겨졌다. 시는 같은 해에만 총 4번의 입찰을 추진했으나, 입찰자가 없어 매번 무산됐다. 실패했지만 이번엔 달라? 서울시는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각사의 자금 동원 문제로 불발됐다. 이에 시는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는 대신 민간 위탁하는 방향을 택했고, 2017년부터 민간 위탁을 통해 운영했다. 하지만 임대계약이 만료되면서 지난해 5월 말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그러자 시는 다시 매각을 시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총 5차례의 입찰을 진행했고, 같은 해 11월 말 입찰자가 나와 12월 매각 계약을 맺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아라호의 위탁 운영은 선박 운항이 아닌 선착장 내 치킨집 등 부대시설 위주로 돌아갔다”며 “자연스레 선박도 노후화되고, 전반적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적 분쟁으로 얼룩진 아라호를 통해 한강에 배 띄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한다. 서울시는 이번 한강버스 사업에서 아라호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3가지 전략적 과제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실제 수요 기반의 노선 설계를 강조했다. 또 관광 중심이 아닌, 출퇴근·생활 교통을 고려한 정류장 배치, 그리고 지하철·버스 환승과의 연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내세우기도 했다. 기존 대중교통과의 환승 할인을 적용하고, 관광·레저용 프리미엄 서비스와 생활 교통 요금제의 이원화를 강조했다. 또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전기·수소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했고, 실시간 교통 정보 제공 및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들인 초기 사업비는 약 542억원으로 향후 발생할 총 사업비는 약 1500억~175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라호 사업비보다 10배가량 많은 혈세가 투입될 예정이다. 한강버스는 출·퇴근용 선박인 만큼 이용객을 충족하기 위해 여러 척의 선박이 필요하다. 지난해 3월 한강버스 운영사는 6척의 선박을 납품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는 첫 출항 이후 3척이 운항 중이며, 향후 6척의 선박이 모두 납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선착장 시설, 운영 시스템, 접근성 개선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가 포함돼 총사업비가 1000억원대 중반까지 증가한다. 묻지 마 10배로 베팅 6시에 나와야 9시 출근 아라호는 ‘유람선 제작’이 중심이고, 공연시설 등이 포함된 문화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의 선박이었다. 시설 설계가 크고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수량이 하나라 규모 면에서 제한적이기에 한강버스와 다르다는 결론이다. 반면, 한강버스는 여러 척의 선박을 건조해야 하고, 선착장 설치 또는 보수도 그만큼 갖춰져야 한다. 또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한 만큼, 유지비용도 클 뿐만 아니라 홍보, 안전, 시험 운항 등 여타 부대 비용에 민간투자금 및 보조금 등이 혼합돼있어 사업비 증액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한강버스 사업비가 초기 대비 크게 증가한 이유로 업체 선정 과정에서 계약 조건, 예상보다 오래 걸린 공정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테면 선박 제작 능력이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 간의 차이를 분석했는데, 일부 업체는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준비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아 계약이 무산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강버스는 대중교통 기능이 강조되면서 ‘출퇴근 수단’ ‘교통망 보완’ 등의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가 크더라도 지속 운영을 통한 수요 확보가 전제된다. 하지만 계획 대비 수요가 예상만큼 확보될지, 운영비와 적자 보전 부담이 얼마나 될지는 논란 중이다. 한편,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 나흘 만에 선박의 방향타 고장 등으로 잇따라 멈춰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23일 기준 누적 탑승객이 1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은 한강버스가 정시성 확보가 중요한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쯤 옥수선착장을 출발한 잠실행 한강버스가 강 한가운데서 20여분간 멈춰섰다. 결국 승객들은 종착지까지 가지도 못하고 도중에 내려야 했다. 한강버스 운영사는 고장 선박을 뚝섬 선착장에 접안한 뒤 승객들을 모두 하선시켰고, 뚝섬에서 잠실까지 구간의 운항을 취소했다.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발생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안내 방송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탑승객은 “20분이 넘게 서 있었고, 안내 방송이 안 나오고 승무원도 안 계시고…. (뚝섬 선착장) 도착하기 2~3분 전에 승무원이 ‘이 배 잠실까지 안 간다’고 뚝섬에 다 내리셔야 된다고…”라고 말했다. 이 사고와 별개로 같은 날 오후 7시30분에 잠실 선착장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마곡행 한강버스는 선박 고장으로 아예 결항됐다. 그 바람에 강서 방향으로 이동하려던 시민들은 황급히 다른 교통수단을 찾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승부수? 무리수? 서울시는 두 선박 모두 전날 밤 안정화 조치를 거쳐 다음 날인 23일 운항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또 선내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한강버스 운영사가 이상을 감지한 뒤 원인을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려 안내에 일부 지연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28.9km 구간을 상하행 7회씩 총 14회(첫차 11시) 운항하고 있다. 소요 시간은 마곡에서 잠실까지 127분이다. 여의도에서 잠실까지는 80분이다.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0일부터는 출퇴근 시간 급행 노선(15분 간격)을 포함, 평일 기준 왕복 30회로 증편한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