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생명 대리점주의 하소연

  • 김세훈 기자 space0122@naver.com
  • 등록 2018.07.09 10:47:20
  • 호수 11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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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안 돼∼’ 꼬리 자르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세훈 기자 = DB생명이 외주 영업을 맡긴 대리점들에 공문을 보냈다. 영업 중지를 통보 받은 대리점 대표는 생계를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 어떻게 된 일인지 내막을 살펴봤다.
 

최근 보험업계 영업 구조가 달라졌다. 새로운 영업 채널로 자리 잡은 독립법인보험대리점(General Agency, GA)이 등장한 후부터다. GA는 한 회사의 상품만 판매하지 않는다. GA는 모든 보험사의 상품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한 회사의 보험 상품만 판매하는 전속영업과 달리, GA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종전보다 폭넓게 하는 차원에서 2001년 처음 도입됐다.

대기업의 갑질?

보험영업시장에서 GA(이하 대리점)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라이나생명이 대리점을 통해 벌어들인 초회 수입보험료는 230억7400만원으로 전체 수입보험료인 402억1600만원의 57%에 달한다.

메트라이프생명도 총 수입보험료 293억8400만원의 49%인 145억9700만원이 대리점에서 발생했다. 자발적 가입자가 적은 생명보험업계에서 이 같은 현상은 더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얼핏 보면 보험사와 대리점이 보험시장의 ‘악어와 악어새’처럼 공생하는 관계로 보인다. 하지만 생명보험사들은 대리점 영업의 비중이 커지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다.


대리점의 입김이 세지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자사 상품이 대리점에서 판매되면 수수료를 지급한다. 보험사 소속 설계사들도 근무환경이 자유로운 대리점으로 옮겨가는 추세기 때문에 대리점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보험사와 대리점의 미묘한 관계에 불씨를 지핀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017년 9월5일 DB생명 신채널사업본부는 T대리점에 공문을 보냈다. 공문내용을 간단히 하면 ‘DB생명 신채널사업본부는 2017년 10월부터 모든 대리점 신계약 영업을 중단하기로 한다. 충분한 사전 공지 없이 대리점의 중요한 사안을 안내드리게 된 점을 양해 바란다. 

17년 10월부터 신계약 영업은 전면 중단하고 대리점에서 판매한 기존 계약의 유지·관리 업무에만 전념하겠다’는 내용이다.

‘눈엣가시’외주영업 GA사와 해지 갈등
단순 영업효율 때문?…적대적 공생관계

T대리점 대표 김모씨는 공문을 받고 망연자실 했다. T대리점은 DB생명의 상품만 판매하는 전속 대리점이기 때문이다. 일반법인대리점의 경우 보험사에 상관없이 모든 상품을 팔 수 있지만 T대리점은 DB생명과 '임차지원 계약'을 맺고 DB생명의 전속 대리점으로 활동했다.

김씨는 “사무실 임차지원은 DB생명이 영업목표를 정해주고 그 수준까지 목표를 채우는 조건이었다”며 “영업목표량이 미달되면 임차지원금을 물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차지원을 받으려면 DB생명의 상품만 취급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DB생명측은 김씨의 말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DB생명이 김씨에게 보낸 내용증명에 “신채널사업본부 산하 중앙지점에 소속 대리점은 귀사를 포함해 모든 대리점이 일반 보험대리점 계약을 체결 중”이라며 “DB생명 상품만 판매토록 하는 전속 대리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T대리점 대표 김씨는 지난 2005년부터 DB생명의 상품을 판매하는 대리점을 운영했다. 김씨는 “이메일로 통보받은 공문 한 통으로 13년간 해온 영업이 아무대책도 세우지 못한 채 문을 닫게 됐다”며 “상황이 불가피 하더라도 일정기간을 두고 DB생명에서 영업정지 문제에 대해 상의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DB생명은 “‘신체널사업본부 대리점 영업 중단의 건’ 이라는 공문을 신채널사업본부 소속 대리점에 발송하여 대리점 영업 중단을 안내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T대리점의 요청으로 임차지원 계약이 종료된 2017년 8월 이후, T대리점측에 새로운 사무실 주소 및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계속 요청했다. 이에 응답하지 않은 것은 T대리점 측이다”라고 말했다.

DB생명이 T대리점에 공문을 보내기 3일 전 T대리점은 영업 목표달성이 어려워 임차계약을 종료하고 사무실을 옮겼다. DB생명은 이메일 발송 전 유선으로 통화를 시도했지만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내용증명을 통해 주장했다.

DB생명 신채널사업본부의 대리점영업중단 결정은 가입자 이탈로 이어졌다. 기존에 가입한 고객들과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계약해지 등의 민원이 증가한 것이다.

김씨는 “영업정지 통보를 받은 후 전산시스템과 고객정보들을 모두 반납해야 했다. 고객이 3만명 이상 되는데 영업정지 후 걸려오는 전화 상담을 직접 처리할 수 없어 가입 해지 고객이 늘었다. 불가피한 상황을 만든 원인 제공자가 고객 해지로 발생한 환급금을 모두 대리점으로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DB생명은 올해 5월 김씨에게 약 9000만원의 환급금을 요청한 상태다.

DB생명은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DB생명 관계자는 “해당 대리점은 2015년부터 경고를 받았고 불완전판매 및 기타 비정상적인 계약들 때문에 민원이 많던 지점이다. 영업중단 조치를 내리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불완전 판매로 계약 해지 건이 발생하게 되고 환수금액이 늘기 시작했다. 환수금 문제는 협의로 무마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배임에 해당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내부에서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리점 부실계약?

전산 장비 관련해서는 “영업중단 공문을 보내기 전 대리점이 위치를 옮겼다. 재설치를 위해 연락을 취했는데 연락이 닿지 않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T대리점은 2017년 11월 DB생명에 대리점 계약 해지신청을 했다. 늘어가는 해지 환급금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DB생명은 환급금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kimsehu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독립보험대리점 의존 왜?

보험사의 전속 설계사 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독립보험대리점 의존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국내 10대 손해보험사 전속 설계사 수는 7만8989명으로 2016년에 비해 3.7% 감소했다. 국내 10대 생명보험사 전속 설계사 수는 9만1994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9% 줄었다.

이유는 독립보험대리점에서 보험 상품이 더 잘 팔리기 때문이다. 독립보험대리점은 보험사들과 제휴하고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한다. 백화점처럼 한 곳에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보여주고 설계사들이 소비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전속 설계사들은 소속된 회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입장에서 상품을 소개하는 반면 독립보험대리점은 보다 당양한 상품을 제시할 수 있고, 구매대행자라는 인식도 있어 판매 부담이 덜하다.

독립보험대리점에 판매하는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보험사가 각 상품에 제공하는 프리미엄도 있어 설계사들이 상품을 소개하기 좋은 측면도 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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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