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사는 사람들, 우리가 가장 재정 건전하다는 걸 몰라”
총파업 돌입한 그리스 노동자와 국민 비난해 외교적 논란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제2차 경제위기에 국내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져든 지난 22일(현지시간) “내가 대통령이면서 위기 두 번 맞는 게 다행”이라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 이어 두 번째 방문지인 시애틀 숙소 호텔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어떻게 나는 대통령이 돼 경제위기를 두 번이나 맞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경제대통령’을 자처하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있기에 경제위기를 걱정할 것 없다는 주장에 다름 아니어서 거센 논란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더 나아가 “우리의 국가부채는 GDP의 33%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100%에 가깝다. 그 점에서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재정이 건전한 나라가 되어 있다”며 “국내에서 사는 사람들은 그걸 잘 모르는 사람도 있다”며 MB집권 후 급속 악화되는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국민들을 비판, 반발을 자초하기도 했다.
앞서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조차 MB집권 후 무려 881조원의 국가·가계·기업부채가 폭증했다며, MB집권 후 OECD국가 가운데 가장 빠르게 재정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현실에 극한 위기감을 나타낸 바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또한 “다시 위기가 닥치고 있다. 그리스 중심으로 유럽이 위기”라며 “그리스 위기를 보면서 국가가 부도 직전에 와 있는데도 모두 길거리에 나와서 시위를 하고 있다. 그러면 정말 극복하기 힘든 것”이라며 대량해고에 반발해 총파업에 돌입한 그리스 노동자와 국민들을 비난해 외교적 논란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2008년에는 기업들도 공무원들도 노동자들도 전부 힘을 모았다”며 “그때 노동자들도 많이 양보했다. 임금인상 줄이고 기업도 중역들 임금 삭감하고, 기업과 노동자와 정부와 공직자가 함께 힘을 모아 극복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 해법으로는 “이번 위기도 극복해야 한다”며 “11월 G20에서 세계가 공조해야 한다. 각자 살겠다고 하면 다 못 산다”고 국제공조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