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시바우 전 주한미국 대사와 화기애애한 대화
“취임 3개월도 안됐는데, 사람들이 이명박과 비교”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버시바우 전 주한미국 대사가 지난 2006년 9월29일 화기애애한 오찬 미팅에서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위키리크스 한국’에 의해 공개 됐다.
오 전 시장의 취임 뒤 만난 두 사람은 한미 FTA, 서울시정 방안, 용산기지 이전 재개발과 관련한 이슈를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버시바우 전 대사가 “한·미 FTA란 ‘소시지’ 맛을, 그게 어떻게 만들어졌느냐는 것을 걱정할 필요 없이 고평가할 때가 올 것이다”고 말하자 오 전 서울시장은 “미국 쪽에서 유연성을 발휘해 좋게 타결됐으면 한다”고 화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 전 시장은 FTA와 관련 “노무현 정부의 정책 중 내가 지지하는 유일한 정책”이라며 “대선이 가까울수록 의회의 승인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한국 의회로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회 통과가 늦어지면 몇 달 안에 서비스 분야에서 반대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오 전 시장은 서울시정 구상과 관련해 “서울시장 취임 3개월도 안 된 시점에서 이미 사람들이 이명박 전 시장과 비교한다”며 “부담이 되긴 하지만 동시에 좋은 도전”이라고 운을 뗐다.
오 전 시장은 대표적인 정책으로 ‘한강 르네상스’ 구상을 설명하고 “중앙 정부(노무현 정부)가 한강의 남북을 가깝게 할 프로젝트를 방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당시 논란이 된 용산기지 이전과 관련해서도 “서울시가 용산기지를 재개발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는데 노무현 정부가 빼앗아갔다”고 노무현 정부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문건을 번역한 ‘akaulbmaerd’는 “미팅에서 오세훈이 얻은 것은 하나도 없다”며 “억지로 만들어보자면 한강 르네상스, 대사관 앞 녹색 공간 계획에 대해 버시바우가 흡족해 하는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