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우린 몰라요”

전방위 규제가 가해진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고 있다. 이 틈새로 소위 ‘풍선효과’라는 게 있어서 반사이익을 보는 부동산 시장도 있다. 

대부분의 규제가 아파트에 몰려있는 가운데, 지식산업센터(구 아파트형 공장)나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 등은 규제와 무관해 틈새 수익형 부동산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먼저 최근 강화된 규제로 주택 시장이 주춤한 동안 지식산업센터가 틈새 수익형 부동산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상가, 오피스텔에 비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최근 관련 규제가 조금씩 완화되고 있어서다.

주택시장 주춤
분양업체 선회

이에 발맞춰 분양업체들도 서울 도심뿐 아니라 서울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신도시·택지지구에 앞다퉈 지식산업센터 공급에 나서는 형국이다. 

실제 분양성적도 좋았다. SK건설이 최근 지하철 1·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에 공급한 ‘가산 SK V1센터’는 분양 시작 1개월 만에 100% 계약에 성공했다. 인근에 들어서는‘가산W센터’도 6개월 만에 분양을 마쳤다. 에이엠플러스자산개발이 시행을 맡아 서울 뚝섬역 인근에 분양한 ‘서울숲AK밸리’도 계약 한 달 만에 완판 됐다. 통상적으로 지식산업센터가 분양을 마치는 데 1년 이상 걸리던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최근에는 수도권 교통망이 개선되면서 서울뿐 아니라 경기·인천 지역에도 속속 공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규제와 무관하다는 것 이외에도 지식산업센터의 장점은 적지 않다. 먼저 비교적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주로 개인이 입주하는 지원상가와 달리 법인기업체들이 장기 계약 후 입주하기 때문에 임대료가 밀리거나 갑자기 공실이 발생할 위험이 적은 편이다. 

분양가도 3.3㎡당 600만~800 만원 정도로 1000만~2000만원대의 오피스텔보다 저렴한 편이다. 대출도 분양가의 70~80%까지 대출받을 수 있어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다음으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식산업센터에 입주 기업을 유치하고자 취득세·재산세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오는 2019년 말까지 최초 수분양자가 사무실을 직접 사용하면 취득세가 50% 감면되며 사업시설용으로 직접 사용하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재산세 37.5%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방위 규제 가해진 부동산 시장 냉각
틈새로 ‘풍선효과’…반사이익 상품도

법인체에게만 한정되어 있던 분양요건을 개인이 임대 목적으로 지식산업센터를 구입하는 것도 가능해지는 추세여서 투자층이 넓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준공업지역이 아닌 산업단지에서 공급되는 지식산업센터는 법인체가 아닌 개인이 임대 목적으로 분양받는 게 불가능했지만 정부는 올 초 산업단지 활성화를 위해 투자 목적으로 구입하는 것도 점진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지식산업센터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 전용 100㎡ 이하의 중소형 면적을 매입하는 게 유리하다. 대형 오피스와는 달리 입주하려는 기업이 대부분 중소기업이기 때문이다. 투자 전에 전용률 대비 임대료 시세, 관리비, 주차 대수, 각종 편의시설이 적절한지 입주 업체 입장에서 분석하는 것이 좋다.

지식산업센터에 업체의 입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지식산업센터 내 상가도 덩달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센터 상가는 지식산업센터 내 자체 업무시설의 고정적인 배후수요를 누림과 동시에 독점성·희소성 등으로 높은 수익률이 기대돼 최근 분양시장 내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상가의 최대 리스크는 공실이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고, 고정적 배후수요를 누릴 수 있는 입지가 유리하다. 지식산업센터 내 상가가 안정적 임대수요와 환금성을 확보하며 수요자들의 선호를 얻고 있는 것이다. 지식산업센터 내 상가는 일반 상가와 달리 구매력 좋은 기업체 관계자들이 주요 고객이기 때문에 상권도 쉽게 활성화된다. 

특히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지식산업센터가 도심 내 위치하면서 매머드급 규모에 입지, 교통 등이 모두 잘 갖춰진 곳에 조성되는 경우가 많아 유동인구 확보도 수월하다. 게다가 대부분 전체 연면적의 10% 내외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다. 내부 업종도 겹치지 않도록 MD를 구성하는 경우가 많아 독점성도 일정 이상 보장된다. 편의점이나 구내식당, 문구점, 프랜차이즈, 금융기관 등 기업들이 자주 이용하게 되는 업종 등이 인기다.

다음으로 부동산 규제와 무관한 생활형 숙박시설인 레지던스가 있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레지던스가 틈새 상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레지던스란 서비스드 레지던스 또는 생활형 숙박시설로도 불리는데 숙박용 호텔과 주거용 오피스텔을 합친 개념으로 객실 안에서 취사도구와 세탁기 등 장기 주거에 필요한 여러 시설을 구비한 임대형 주거 상품을 말한다. 

분양시장
블루칩으로

오피스텔처럼 분양 받아 호텔보다 저렴한 가격에 숙박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 레지던스가 틈새 상품으로 각광받는 몇 가지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분양을 받을 시 청약자격의 제한이 없다. 둘째, 오피스텔과 같이 구분 등기가 가능한 상품으로 매매가 자유롭고 임차인의 전입신고도 가능하다. 셋째, 레지던스는 실거주뿐 아니라 장·단기 임대, 위탁 운영 방식의 숙박업으로 활용할 수 있다. 

레지던스는 주거 부동산 중 정부 규제에서 제외된 상품으로 풍선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 1월부터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공급되는 오피스텔은 전매제한 규제를 받지만 레지던스는 지역 구분 없이 분양권전매가 자유롭다. 아파트처럼 대출 규제도 없다. 

숙박용으로 활용할 경우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아 다주택자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양도소득세는 1가구 2주택에 해당되지 않아 일반세율로 과세한다. 종합부동산세는 포함되지 않으며 부가가치세 기준은 오피스텔과 동일하다. 

분양 성적 좋고
안정적 임대수익

다만, 취득세가 아파트보다 4배 이상 높다. 이를 감안해 투자에 나선다면 먼저 시행사나 위탁 운영사의 재무 상황이나 운영 능력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주변 레지던스 객실 가동률도 체크해야 한다. 평균 객실가동률이 최소 70~80% 이상 나올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해야 고정적인 임대수익과 추가 운영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불법 레지던스 여부도 주의해야 한다. 기분양된 오피스텔을 레지던스 상품으로 용도 변경하려면 기존 투자자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투자자 동의도 받지 않은 채 분양이 먼저 진행되면 사업이 지연될 수도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정적인 임대료를 받는 것인데 규제와 무관한 지식산업센터 및 지원상가, 생활형 숙박시설 등에 눈을 돌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다만,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분양형 호텔 등도 초기에는 틈새 수익형 부동산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공급이 몰려 공급과잉과 수익률 하락으로 외면을 당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규제와 무관한 주요 지식산업센터·지원상가, 생활형 숙박시설.

▲신내동 신내데시앙플렉스(지식산업센터)= 서울 중랑구 신내동에 공급되는 지식산업센터인 ‘신내데시앙플렉스’가 분양 중이다. 2020년 5월 준공 예정인 신내데시앙플렉스는 대지면적 1만357㎡, 연면적 8만3006.10㎡의 지하 4층~지상 12층의 초대형 규모로 건립된다.

설계에서부터 중소형 평형의 오피스 비중을 높여 최근 소형화 되는 비즈니스 트렌드에 대응했다. 공용회의실, 휘트니스센터, 작은도서관, 옥상 정원, 야외공연장 등 편의시설과 여가시설을 건물 내에 모두 배치함으로써 원스톱 비즈니스를 가능케 했다. 모든 오피스는 가변형 벽체를 통한 섹션 오피스 형태로 제공되어 입주기업의 필요에 따라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 업계에서는 비즈니스 최적의 설계로 평가받고 있다. 

▲김포 경동 미르웰시티(지원상가)= 경동건설산업은 김포 한강신도시 장기동 내 최대 규모의 지식산업센터&상가 복합건물인 ‘경동 미르웰시티’지원상가를 분양한다. 시공은 신세계건설에서 맡았다. 연면적 7만2526.83  ㎡, 지하 3층~지상 7층, 1개동 규모의 지식산업센터다. 근린시설은 투자자와 임차인 선호도가 높은 1층에만 공급된다. 지원상가는 총 67개 점포, 총 전용면적 3431㎡규모다. 배후에 아파트 1000세대 규모인 약 3000명의 근무자가 상주, 소비하므로 투자의 안정성과 임차인 확보가 용이하다. 게다가 독점상권 형성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가 추천업종으로는 금융기관, 베이커리, 전문음식점, 커피전문점, 분식점, 문구점, 중개업소 등이 있다. 3.3㎡당 분양가는 2400만~2700만원(부가세별도)선으로, 계약금 10%에 중도금 30%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법정대수인 268대의 188.06 %에 달하는 총 504대의 주차 공간이 확보된다.

▲힐스테이트 별내 스테이원(생활형 숙박시설)= 현대건설은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 995번지에 생활숙박시설 ‘힐스테이트 별내 스테이원’을 분양한다. 지하 3층에서 지상 46층 3개동 전용면적 66~134㎡ 총 578실로 이뤄진다. 전용면적별로는 66㎡A 205실, 66㎡B 82실, 74㎡A 123실, 84㎡A 164실, 134㎡A 1실, 134㎡B 1실, 134㎡C 2실 등으로 구성된다. 취득세는 4.6%다.


생활숙박시설로 공급된다. 생활숙박시설은 공중위생법상 실내에서 취사와 세탁을 할 수 있는 주거 가능한 시설이다. 발코니 확장이 되지 않지만 아파트와 같은 평면을 갖춰 신개념 주거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3배이(bay) 및 판상형 맞통풍 설계 등 아파트 못지않은 설계가 적용됐다. 전용 66~84㎡ 주택형은 오픈발코니가, 전용 134㎡ 주택형은 테라스가 적용돼 넓은 생활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내부에는 피트니스와 GX룸·실내골프연습장·사우나 등이 설치된다.

▲숭의역 스마트하우스 K(생활형 숙박시설)= 인천광역시 남구 숭의동 438-1번지 일원에 공급되는 ‘숭의역 스마트하우스 K’는 지하 2층~지상 16층, 전용면적 18~22㎡ 322실로 이뤄진다. 국내 1위 주택임대관리 스마트하우스와 함께 입주자들에게 다양한 주거편의서비스를 제공한다. 먼저 입주자 전용 모바일 앱을 통해 청소, 세탁, 시설출동, 카쉐어링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게 한다. 

여기에 입주자 전용 사물인터넷(IoT)을 제공하여 스마트폰으로 전기제어, 조명컨트롤, 애견대화캠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입주자 전용 조식서비스를 제공하며 영양 만점의 식사를 통해 입주자들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헬스케어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지역 구분 없이 
분양권전매 자유

입주 계약자들에게도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계약자들에게 스마트하우스 임대인 전용 모바일 앱을 제공해 임대료 입금과 미수금 관리, 임차인 민원 현황확인, 월간 보고서 등을 받을 수 있는 스마트한 임대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남향위주의 배치를 통해 채광과 통풍을 극대화했다. 2면 개방형 설계(일부)를 통해 실내 개방감을 높였다. 전 실에 IoT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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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