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상실’ 반전 노리는 정동영 ‘비장의 카드’

‘바닥민심’ 잡기 위해 ‘거리의 정치가’로 나섰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지난해 민주당의 10‧3전당대회 이후 화려하게 부활한 정동영 최고위원은 민주당에 ‘담대한 진보’를 주문하고 ‘보편적 복지’를 강령에 포함시키며 ‘역동적 복지국가’를 향해 질풍노도처럼 달려가고 있다. 그는 복지국가의 핵심으로 노동문제 해결을 꼽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 사태해결에 심혈을 기울이며 현장밀착형 정치를 구사하고 있다. 치열한 노동운동의 현장에서 노동자와 함께 고군분투하던 그의 계속된 행보에 점차 그 진정성 또한 인정받고 있다.

재보선 및 총‧대선 승리위해 ‘야권통합 전도사’ 자임
치열한 투쟁현장 속으로 더욱더 ‘깊게’ 그리고 ‘낮게’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15일 반값 등록금 집회에 참석하던 도중 보수단체 여성 회원에 머리채를 잡히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는 정 최고위원이 ‘화끈한 좌회전’ 선언 후 얼마나 거침없이 달려왔는지를 반증해주기도 한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해 10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2위를 기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리곤 ‘역동적 복지국가의 장착’과 ‘한반도 평화유지’라는 국가비전을 제시했다. 이러한 비전의 가치를 중심으로 야권의 통합을 이뤄 내년 ‘민주-진보정부’로의 정권교체라는 큰 밑그림을 그려놓은 상태다. 이후 정 최고위원의 ‘좌클릭 행보’는 본격화 됐다.

치열한 노동현장에서
해답 찾는 정동영 

정 최고위원은 ‘담대한 진보’와 ‘부유세’ 신설을 주장했다. 또 그는 역동적 복지국가를 위해서 보편적 복지와 경제 민주화라는 양날개가 갖춰져야 한다며 이에 대한 핵심토대를 노동문제 해결로 꼽고 있다.

국회 상임위 선택을 보면 그의 확고한 의지가 읽힌다. 그는 ‘귀족 상임위’라 불리는 외통위에서 ‘기피 상임위’로 꼽히는 환노위로 옮겼다. 정 최고위원은 또 민주당 내 노동현안 해결을 위한 대책기구 구성을 제안했으며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진보정당과도 교류의 폭을 넓혀왔다.

이처럼 그는 노동현안에 관심을 가지고 친노동 현장밀착형 정치를 펼쳐왔다. 노동문제 해결을 위해 두발 벗고 나서며 치열한 현장 속에서 해답을 구하고 있는 것. 처음에는 그의 이 같은 행보에 색안경을 끼고 의구심을 나타내는 이들이 많았다. 대선을 앞두고 외연확장을 위한 ‘정치쇼’가 아니겠느냐는 시선이었다. 하지만 더 낮은 자세로 약자의 편에 서며 아픔을 함께하는 그의 모습은 점차 진정성을 인정받아 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17일 시국현안으로 불거진 한진중공업 사태의 해결을 위해 조남호 회장 청문회가 열리자 정 최고위원의 활약상은 빛을 발했다. ‘정치생명’까지 걸고 비장한 각오로 뛰어든 것.

정 최고위원은 당시 한진 노조위원들이었던 고(故) 김주익·곽재규·박창수의 사진과 함께 고인이 된 이들의 장례식 당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준비해 조 회장에 보여주며 인간으로서 한마디 해보라며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해고는 살인이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며 조 회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라며 이는 정리해고 철회에서 시작한다”며 “(해고철회를) 다시 한 번 재검토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직접 ‘희망버스’ 타며
사측 사태해결 촉구

그는 청문회가 끝난 후에도 야5당이 결합해 2차 청문회와 정기국회 국정조사를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이 이날 주장한 국정조사 근거는 ▲한진중공업이 필리핀에 투자한 과정의 탈세 의혹 ▲조남호 회장이 자기 회사 지분을 확장한 과정의 의혹 ▲처남 회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었다.

특히 지금껏 한진중공업 사태의 해결을 촉구하는 희망버스에도 계속해서 탑승해왔다. 이처럼 정 최고위원은 사측에 전방위적인 압력을 가하며 한진중공업 사태해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달 31일 고등법원에서 KTX 여승무원들의 해고는 무효라고 판결 받은 만큼 KTX 여승무원 복직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또 지난 4월19일 정 최고위원은 전주 버스파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12m 망루에 올랐다. 그는 민주노총 간부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며 망루에서 내려올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노사가 모두 서로를 인정하고 대화로 해결해 나가자고 설득했다.

이처럼 투쟁 중인 노동현장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고 있는 정 최고위원의 적극적인 노력은 이질감이 심한 양대 노총으로부터도 ‘진정성’을 인정받았다. 진보진영 인사들도 최근 정 최고위원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만큼 지난 1년 동안 정 의원의 행보가 남달랐다는 얘기다. 

손학규와 장내공방으로 ‘존재감’ 높이며 ‘생산적 활동’
‘편지정치’로 정계원로·대의원 간 간극 좁히며 ‘호응’

또한 그는 ‘민주-진보정부’로의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통합이나 연대를 목청 높여 강조하고 있다. 다가올 10?26재보선은 상징적 의미가 있는 서울시장직 선거까지 포함되며 내년 선거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야권으로선 최대 승부수를 띄우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정 최고위원은 다가올 재보선에서 ‘복지 대 반(反)복지’ 그리고 ‘진보 대 보수’의 정확한 노선경쟁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국민적 관심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일반국민이 참여하는 경선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선출된 후보는 민주적이고 공정한 경선을 통해 단일후보로 압축되어 반드시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고의 선거 전략은
무조건 야권단일화

그간 정 최고위원은 노동현안을 고리로 진보정당과의 교류 폭을 넓히며 관계를 구축해온 터라 선거가 임박하면 본격적으로 두 팔 걷어붙이고 단일화에 앞장설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재보선과 관련해 손 대표와 심한 마찰을 빚었다. 앞서 증세문제, 종북진보 발언 등을 놓고도 계속해서 파열음이 발생했다. 하지만 정 최고위원 측에서는 이러한 논쟁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 측은 이러한 마찰에 대해서 서로간의 입장 차이를 공론화시켜 논쟁하며 의사를 개진하는 과정은 민주적인 정당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오히려 정당이 건강하기 때문에 당을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상대를 설득하고 논박하며 때로는 받아들이는 식으로 오히려 논쟁이 더욱 독려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입장 차이로 인해 생긴 의원들이나 당원들과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정 최고위원은 이른바 ‘편지정치’를 구사하고 있다. 당의 중요한 결정사항이나 현안에 관련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에 앞서 관련인사들에 자신의 의견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편지를 보내며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전당대회 당시 정 최고위원은 당원 강령에 보편적 복지부분 명시와 당의 주권선언 개정안을 제안하며 사전에 당원 및 의원들에 편지를 보내 당론에 채택될 수 있도록 내용을 설명했다.

부유세를 주장할 때 역시 지역위원장들에게 취지와 내용을 미리 설명해 호응을 얻었고, 최근에는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에 대한 내용을 강령에 명시하기 위해 최고위원들에게 편지를 전하며 당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선명한 색깔로
존재감 차별화

정 최고위원은 한때 대권후보였다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보이며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않다. 하지만 그는 현재의 지지율에 개의치 않는 눈치다.

그의 최측근에 따르면 현재 ‘장’이 서지 않은 상황인 만큼 이미지 여론조사라는 뜻이다. 때문에 현 여론조사를 참고하되 정확하게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는 판단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정 최고위원은 계속해서 ‘현장밀착형 거리정치’로 바닥민심을 살피고 약자를 대변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한진중공업 사태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운운한 만큼 노동·진보로 대표되는 정치적 색깔을 분명히 함으로써 다른 대선주자들과 차별화를 꾀할 생각이다.

이미 한 번의 실패를 경험했기에 두 번의 실패는 없다며 ‘필생즉사 필사즉생(必生則死 必死則生)’의 각오로 뛰고 있는 정 최고위원. 그는 오늘도 노동현안을 고리로 민주와 진보를 아우르는 세력기반을 구축해 그들과 함께 ‘역동적 복지국가’라는 가치 비전을 공유하며 대권의 꿈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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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