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여섯 개의 공간’ 박정기

정원을 산책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구미술관이 박정기 작가의 개인전 ‘걷다 쉬다’ 전을 오는 8월19일까지 개최한다. 박정기는 정원이 가진 공간적 특성에 착안한 5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관람객들에게는 현대인의 내면과 시대상을 자연스럽게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미술관은 2012년부터 ‘Y 아티스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Y 아티스트 프로젝트는 역량 있는 신진 작가의 발굴·양성을 위해 만 39세 이하 젊은 작가의 전시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와 함께 만 40∼49세 지역작가를 대상으로 한 ‘Y+ 아티스트 프로젝트’도 운영 중이다. 박정기 작가는 Y+ 아티스트 프로젝트의 3번째 작가로 선정됐다.

의식과 무의식

박정기는 이번 전시를 통해 설치, 퍼포먼스, 영상, 드로잉 등 현대인들의 내면과 이 시대의 사회 병리적 현상을 날카롭게 풍자하는 50여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작품의 소재가 된 정원은 예부터 동양에선 ‘자신과 대면하고 수신하는 공간’으로, 서양에선 ‘지위나 취향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중요하게 인식돼왔다. 

또 안견의 ‘몽유도원도’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쾌락의 정원’ 등에서처럼 시대와 사상, 종교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다뤄졌다.

이번 전시는 ‘정원을 산책한다’는 은유로 작가가 설정한 여섯 공간을 소개한다. 관람객들은 여섯 개의 각기 다른 주제로 연결된 유기적 공간을 따라 산책하듯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세 번째 Y+ 아티스트 선정
현대인의 내면 들여다보기

첫 번째는 산업화를 이끈 시대정신을 현재 시점서 다룬 작품이다. 현장 퍼포먼스와 그 기록, 아카이브가 함께 전시된다. 두 번째는 이상한 영상과 소리, 현대인들을 의미하는 동물 인형탈 등을 설치한 대나무 정원이다. 

신 자유주의시대 노동의 의미를 주제로 구성했다. 세 번째는 언어세계를 넘어 직관적인 의미의 전달을 실험한 영상 작업이다.

이외에도 상상의 정원을 위한 작가의 개념이 담겨있는 소형 모델작업과 드로잉을 소개하고, ‘에덴동산에서 추방’이라는 사건을 소재로 물적 욕망으로 가득한 자본주의 시대를 의미하는 현대판 사과나무 동산을 재현한다. 

또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을 3차원으로 확장시켜 시각적 인지를 넘어 방향을 내면으로 전환한 직관적 인지에 대한 실험도 선보인다.
 

박정기는 “관람객들이 여섯 공간을 산책하면서 산업화를 거쳐 신자유주의와 4차 산업화가 개인의 의식과 무의식에 어떻게 투영되는지 현대인들의 내면 풍경을 바라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여섯 개의 공간을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가까운 먼’ 작품서 작가는 우리의 사고방식에 의식·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산업화 과정에 참여한 두 시대정신을 상징적으로 다룬다. 작가는 그들의 현재 활동에 주목했다. 남성적인 문화와 여성적인 문화이기도 한 두 개의 다른 에너지를 한 공간에 마주하게 하며 입체적으로 시대정신을 읽으려 했다.


각기 다른 주제의 공간
인형탈=익명의 노동자

‘알바천국Ⅱ’는 겉으로 보기엔 대나무로 이뤄진 휴식공간처럼 보이지만, 소꼬리가 흔들리는 영상과 소리 그리고 이곳저곳에 걸린 동물의 탈이 낯섦을 선사한다. 동물 인형탈은 익명의 노동자로 살아가기를 강요당하는 현대인들을 상징한다. 

관람객들은 이 공간 안에서 쉼과 명상의 공간인 정원서조차 자신이 부정되는 현재 우리의 모습과 마주한다.

‘말 같잖은 소리’ 작품을 통해서는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이지만 실재를 왜곡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진 언어를 조명한다. 사물을 왜곡하지 않고 의미를 직관적이고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실험한 작품이다. ‘모델의 방’에는 작가가 구상한 아이디어가 모형의 형태로 모여 있다.
 

에덴서의 추방을 소재로 한 ‘첫 번째 정원’은 이상적인 공간인 에덴서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이 현대의 소비·소유의 물적 욕구로 확장되면서 인간과 자연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착취와 자기 부정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말레비치 보기 20초’서 관람객들은 검은 사각형 그림에 다가가면 불이 꺼지면서 암흑을 경험할 수 있다. 2차원적인 공간을 3차원으로 확장시킨 작품이다.

시대정신 조명

이번 전시를 기획한 강세윤 대구미술관 학예연구사는 “박정기 작가의 ‘걷다 쉬다’ 전을 통해 사회의 경제 시스템들이 의식·무의식에 어떻게 투영되는지를 현대인들의 내면 풍경을 통해 다각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며 “사회와 우리들의 심리를 진단하고 이해하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jsjang@ilyosisa.co.kr>

 

[박정기는?]

▲학력

영남대학교 미술학부 한국회화과 졸업
독일 뮌스터 예술대학 석사, 독일


▲개인전

‘달콤함의 무게_ Weight of Sweetness’ KAIST 경영대학 Research & Art Gallery(2016)
‘Theater_ Kein Theater’ Project Hafenweg 22(2013)
‘How to explain pictures to dead Beuys’ 쿤스트 아카데미 뮌스터(2010)
‘Museum for Museum’ 베베어카 파빌리온(2009)

▲단체전

‘Hello Comtemporary Art’ 봉산문화회관(2017)
‘봄, 쉼표하나, 여가의 시작’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2017)
‘봄의 제전’ poma 포항 시립미술관 Pohang Museumof Steel Art(2017)
‘구사구용’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2016)
‘은밀하게 황홀하게’ 문화역 서울284(2015)
‘태화강 국제설치미술제’ 울산(2015)
‘청색증’ 세마 난지 전시실(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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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교체? 김문수<br> “법적·정치적 책임 묻겠다”

대선후보 교체? 김문수
“법적·정치적 책임 묻겠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선후보 교체를 강행한 데 대해 10일, 김문수 후보가 “불법적이고 부당한 후보 교체에 대한 법적·정치적 조치에 즉시 착수하겠다”며 강력히 대응을 예고했다. 김 후보는 이날 여의도 선거캠프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야밤에 정치 쿠데타가 벌어졌다. 대한민국 헌정사는 물론이고 전 세계 역사에도 없는 반민주적 일이 벌어졌다”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 정당하게 선출된 저 김문수의 대통령 후보 자격을 불법적으로 박탈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헌에 의하면 대통령후보는 전당대회 또는 그 수임 기구인 전국위원회서 선출하게 돼있는데 전국위원회가 개최되기도 전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비상대책위원회는 후보 교체를 결정해 버렸다. 이는 명백한 당헌 위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는 제가 후보로 선출되기 전부터 줄곧 한덕수 예비후보를 정해 놓고 저를 압박했다”며 “어젯밤 우리당의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저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을 계속 할 것”이라며 “우리가 피와 땀으로 지켜 온 자유민주주의의를 반드시 지키겠다. 국민 여러분, 저 김문수와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김 전 후보 측은 이날 중으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대통령 후보자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후보가 시간 끌며 단일화를 무산시켰다”며 “당원들의 신의를 헌신짝같이 내팽개쳤다”고 주장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독재를 저지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로 단일화해서 기호 2번 국민의힘 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게 당원들의 명령이었다”며 “우리 당 지도부는 기호 2번 후보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께 단일화 약속을 지켜주실 것을 지속적으로 간곡히 요청드렸고 저를 밟고서라도 단일화를 이뤄주십사 부탁했다”는 권 비대위원장은 “하지만 결국 합의에 의한 단일화는 실패하고 말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단일화는 누구 한 사람, 특정 정파를 위한 정치적 선택이 아니다. 누구를 위해 미리 정해져 있던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비대위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뼈아픈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비대위는 모아진 총의와 당헌·당규에 따라 김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새롭게 후보를 세우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당 지도부는 이날 새벽 비대위와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를 열고 한 예비후보를 대선후보로 재선출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진행되는 당원 투표를 거쳐 오는 11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마치면 대선후보 교체가 이뤄질 예정이다. 일각에선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이뤄졌던 이번 국민의힘 지도부의 대선후보 교체를 두고 절차적 정당성 등의 다양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치열한 경선 과정을 통해 최종 후보로 선출돼있는 공당의 후보를 두고,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무소속의 예비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하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후보 접수도 이날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단 한 시간만 받았던 점, 한 후보가 32개에 달하는 서류를 꼭두새벽에 접수했다는 점 등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양수 선관위원장은 이날 당 홈페이지를 통해 “당헌 74조 2항 및 대통령 후보자 선출 규정 제29조 등에 따라 한 후보가 당 대선후보로 등록했다”고 공고했다. 앞서 이 선관위원장은 김 후보의 선출을 취소한다는 공지와 후보자 등록 신청을 공고했다. 김 전 후보와 한 후보는 후보 단일화 문제로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지난 1차 회동에 이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모처서 가졌던 2차 긴급 회동서도 단일화 방식 등 룰에 대해 논의를 시도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끝내 결렬됐다. 그러자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는 “단일화 없이 승리는 없다”며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권 원내대표는 “두 후보 간의 만남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며 “후보 등록이 11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오늘(7일)은 선거 과정서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가 불과 27일 남았다. 이제 남은 시간이 없다”며 “이재명 세력은 공직선거법상의 허위 사실 공표죄를 사실상 폐지하고 대법원장 탄핵까지 공언하면서 대한민국 헌정 질서의 마지막 숨통까지 끊어버리려고 한다. 반면 우리는 단일대오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