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가부로 본 국회 계파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5.28 10:53:32
  • 호수 11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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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1년 만에…친문 방어선 무너졌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오랜 진통 끝에 ‘드루킹 특검법(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재석 국회의원 250인 중 찬성 183인, 반대 43인, 기권 24인. <일요시사>는 드루킹 특검 가부 명단을 토대로 각 의원들의 성향을 분석했다.
 

여야는 지난 21일 오전 국회 본회의를 열어 드루킹 특검법을 의결했다. 이로써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첫 특검이 확실시된다. 국회의장의 ‘서면 요청’이 특검의 첫 단추. 정세균 국회의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오는 29일 이후 바통을 넘겨받은 차기 의장이 문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문정부 출범
첫 특검 실시

그간 여야는 특검법안 상정을 두고 진통을 겪어왔다. 특검 규모와 수사 기간이 가장 큰 쟁점이었다. 4당(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국회의장실에 모여 협상을 벌였고, 결국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 사안에 따르면 특검 규모는 특별검사(이하 특검) 1명과 특검보 3인, 파견검사 13인, 특별수사관 35인, 파견공무원 35인 등 총 87명으로 구성된다. 수사 기간은 준비기일 20일을 포함해 수사기간 60일, 1회에 한해 연장기간 30일로 정했다.

특검 추천 방식은 야3당 교섭단체(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가 합의를 통해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4인 중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임명하게 했다.


수사 범위는 ▲드루킹 및 드루킹과 연관된 단체 회원 등이 저지른 불법 여론조작 행위 ▲상기 사건의 수사과정서 범죄 혐의자로 밝혀진 관련자들에 의한 불법행위 ▲드루킹의 불법자금과 관련된 행위 ▲상기 의혹 등과 관련한 수사과정서 인지된 관련사건 등이다.

재석 국회의원 250인 중 찬성 183인, 반대 43인, 기권 24인의 결과였다. 찬성한 183인에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원내 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골고루 포진해 있다.

반면 반대 43인은 모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다(강훈식, 권미혁, 김경협, 김두관, 김병기, 김병욱, 김종민, 김한정, 김현권, 민병두, 박광온, 박재호, 박정, 박찬대, 백재현, 서영교, 설훈, 소병훈, 손혜원, 송기헌, 심기준, 심재권, 안규백, 우상호, 원혜영, 위성곤, 유동수, 유승희, 유은혜, 윤후덕, 이석현, 이원욱, 이인영, 이재정, 이철희, 인재근, 정재호, 조승래, 조응천, 조정식, 표창원, 한정애, 홍의락). 이 중 상당수가 친문(친 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반대 43인
친문재인계

강훈식 의원은 자천타천 친문계 핵심이다. 같은 당 최민희 전 의원은 한 팟캐스트와의 인터뷰서 강 의원에 대해 “이 ‘훈남’은 진짜 결이 곧고, 재기발랄한 친문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대변인을 한 바 있다.

권미혁 의원은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인물. 그러나 당내에서는 대선을 기점으로 민주당 주류에 합류했다는 평이 있다. 문재인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서 전략본부 부본부장으로 활약했다.

김경협 의원은 친노서 친문으로 발전한 주류 인사다. 


한때 자신의 SNS에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의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는 정당서 당연히 비노(비 노무현)는 당원 자격이 없다”며 “비노는 당원 자격이 없다. 새누리당원이 잘못 입당한 것이다. 새누리당 세작들이 당에 들어와 당을 붕괴시키려 하다가 들통났다”고 밝힌 바 있다.

김두관 의원은 원조 친노로 분류된다. 그러나 확실한 친문으로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김병기·손혜원·표창원 의원은 ‘문재인 키즈’로 불린다. 박근혜 탄핵 정국 당시 문 대통령이 국회 앞에서 무기한 장외연설에 나서자 김 의원은 “그 사람(문 대통령)의 그림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손 의원은 자신을 문재인 키즈로 직접 규정했다. 손 의원과 표 의원은 문 대통령이 민주당 당대표 시절 영입한 인사들이다.
 

김병욱 의원은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인물. 지난 대선 때는 문재인 캠프로 가지 않고 이재명 캠프를 선택해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김종민·정재호·조승래·한정애 의원은 범친노로 분류된다. 김한정 의원은 ‘영원한 DJ(김대중) 참모’로 불리며 동교동계의 막내로 정치권에 입문, 한때 비노계로 분류됐으나 최근 친문 성향으로 분류된다.

김현권·유동수 의원은 범친노 성향의 86그룹으로 친문계와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다. 민병두 의원은 당이 새정치민주연합이던 시절 친문과 비문이 계파갈등을 벌이자 중간지대서 ‘통합행동’을 결성했을 만큼 계파와 거리를 두는 행보를 보여왔다. 이번 6·13지방선거 국면서 친문 성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회 통과, 찬성 183, 반대 43
반대표 전원 민주당, 친문 다수

박광온 의원은 친문 핵심이다. 문재인 캠프서 미디어본부장 겸 수석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박재호·조응천 의원은 친문 직계다. 박정 의원은 뚜렷한 성향이 없는 비노계로 통한다. 박찬대·조정식 의원은 손학규계로 분류된다. 백재현 의원은 범친노 성향의 정세균계로 지난 대선 경선서 안희정 캠프에 합류한 바 있다.

서영교·설훈 의원은 과거 범친노서 최근 범친문으로 분류된다. 소병훈·유승희·유은혜·인재근 의원은 고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정파그룹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에 속한다. 그 중 인 의원은 민평련계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 김 전 상임고문의 부인인 그는 남편과 함께 평생을 민주화 운동에 헌신해왔다. 민평련계는 당내 범주류·중도로 분류된다.

송기헌·심재권 의원은 계파색이 짙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심기준·윤후덕 의원은 대표적 친문 인사 중 한 명이다.

안규백·이원욱 의원은 정세균계로 범주류에 속한다. 우상호·이인영 의원은 86그룹의 대표다. 원혜영·위성곤 의원은 범친노 성향의 주류 측 인사다. 이석현 의원은 대표적인 비노계 인사다. 이재정 의원은 본인이 정서적으로 친문과 가깝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이철희 의원은 친문과 다소 거리가 먼 비주류로 분류되지만, 어떤 이들은 그를 친문 직계로 분류하기도 한다. 홍의락 의원은 대표적인 비노·비문계로 분류된다.

기권 24명
유승민도

야당과 특검법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던 우원식 전 원내대표, 홍영표 현 원내대표는 드루킹 특검법 통과에 찬성표를 던졌다. 강병원, 최인호, 김해영, 금태섭, 정춘숙, 김성수 의원 등 친문 직계로 분류되는 상당수의 의원들도 찬성표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기권표를 던진 24인의 국회의원들도 상당수가 민주당 의원이다(권칠승, 기동민, 김상희, 김태년, 남인순, 박범계, 박영선, 박주민, 박홍근, 백혜련, 서형수, 신경민, 신동근, 오영훈, 윤호중, 이종걸, 이학영, 전재수, 전해철, 전현희, 황희).
 

이들 중 김태년, 박주민, 서형수, 윤호중, 전재수, 전해철, 황희 의원 등이 친문 직계로 분류된다. 

그 외 권칠승·기동민·남인순·박범계·신경민·이학영 의원은 범친노 그룹으로, 김상희·백혜련 의원은 범친노 성향의 정세균계로, 박홍근 의원은 86그룹, 전현희 의원은 손학규계로, 이종걸 의원은 대표적 비문계로, 신동근·오영훈 의원은 계파 없음으로 알려진다.

박영선 의원은 과거 중도 성향 비주류 모임인 통합행동이었다가 최근 친문 측 성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바미당·정의당서 기권표가 나왔다는 점이다. 바미당 유승민 공동대표와 같은 당 이언주 의원,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기권을 했다.

유 공동대표는 지난 23일, 바미당 최고위원회의서 “지금의 특검법 수사 범위로 경찰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고, 대통령 최측근과의 연루 가능성을 수사할 수 있겠느냐”며 “애매한 특검법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기권했던 배경에 대해 언급했다.


기권 24인, 친문 직계 많아…
유승민·이언주·추혜선 왜?

그는 “김경수·송인배·백원우 이 사람들은 문 대통령과 24시간을 같이하고 생사고락을 같이하는 사람들”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최순실, 청와대3인방과 조금도 다를 바 없고 오히려 대통령과 더 가까운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미 통과됐기 때문에 특검은 임명될 것이고 특검 수사는 이뤄질 것”이라며 “특검이 만약 드루킹 사건에 대해 문 대통령과 그 최측근 민주당에 대해 면죄부만 주는 특검으로 끝난다면 이 범죄 자체는 결코 그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날을 세웠다.

드루킹 특검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특검법안은 국회 본회의 통과와 함께 곧바로 정부에 이송됐으며, 법제처는 당일 소관부처인 법무부에 공문을 보내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다. 
 

법무부로부터 회신을 받으면 법제처는 국무회의가 열리는 29일까지 그 내용을 확인·검토한 뒤 다른 모든 부처에 이를 공유하고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한다.

6월 하순경
수사 시작

특검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국무회의서 법을 공포한 지 14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한다. 국무회의가 열리는 29일을 기준으로 산정하면 지방선거 전날인 다음달 12일이 특검 임명 마감시한이다. 

국회의장은 특검법이 공표되면 3일 이내에 대통령에게 특검 임명을 서면으로 요청한다. 대통령은 3일 이내에 한국당과 바미당 등 야당에게 서면으로 특검 추천을 의뢰하고, 야당은 대한변호사협회 등의 추천을 받아 5일 이내 2명의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 

대통령은 3일 이내에 2명 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하도록 돼있다. 특검이 임명되더라도 수사는 지방선거 이후인 6월 하순경에나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검이 통상적으로 팀을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하는 데 열흘가량이 소요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권성동 체포동의안 결과는?
극에 치닫는 국민 분노

자유한국당 염동열·홍문종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서 부결되면서 같은 당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안 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홍문종·염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서 부결됐다. 지난 21일 표결 결과 재석 국회의원 275인 중 찬성 129인, 반대 141인, 기권 2인, 무효 3인으로 집계됐다. 반대가 오히려 찬성을 앞선 상황이 벌어진 것.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들 중에서도 20명 이상이 반대표를 던진 결과였다.

의원들의 ‘제 식구 감싸기’에 국민들은 분노했다. 무기명 투표를 기명 투표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3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응답률 4.9%)에게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의 찬반 명단 공개 의견 물은 결과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명단 공개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두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을 비판하거나 재투표, 유기명투표, 불체포특권 폐지 등을 요구하는 글이 수없이 올라오고 있다.

국민들의 분노에 민주당은 사과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지난 23일 최고위원회의서 “국민께 송구하단 말씀을 드린다”며 “우리 안에 안일함과 게으름이 있었고 국민 분노의 회초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여소야대 장벽을 탓하지 않고 당내 규율을 강력히 잡겠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에 연루된 한국당 권성동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로 넘어갔다.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변화를 약속하면서 권 의원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국민들에게 사과하며 “지금 체포동의안은 국회 정상운영을 가로막는 아주 문제가 되는 사안이다. 가능한 제도적 방안을 강구하겠다. 불체포특권 무기명 방식 등이 (국민들의 상식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부족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체포동의안 기명 투표, 더 나아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는 방법을 시사한 것이다.

권 의원은 염 의원과 함께 강원랜드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은 지난 19일 업무방해, 제3자 뇌물수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된다. 표 단속을 예고한 민주당이 전원 찬성표를 던지고 권 의원과 같은 소속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전원 반대표를 던질 경우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표심에 따라 권 의원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권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한 대통령의 결재가 한미정상회담으로 인해 미뤄져 6월 임시국회나 돼서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당초 권 의원 체포동의안은 지난 24일 소집된 본회의서 보고된 후 28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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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