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명문 탐방 -오산중 축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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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8.05.08 11:31:31
  • 호수 11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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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체전 서울시 대표로 나간다

오산중학교가 가장 격렬했던 서울 권역의 소년체전 출전권을 획득했다. 지난달 11일, 효창운동장서 열린 소년체전 중등부 축구 서울시대표 선발전 결승서 오산중은 강성진, 손승범의 득점에 힘입어 구산중에 2-0으로 승리했다.
 

춘계중등연맹전 3연패 및 서울특별시장배 3연패를 하고 있는 ‘중등 최강’ 오산중에게 소년체전은 정복해야할 유일한 산이었다. 아직까지 창단 이래 소년체전 우승이 없기 때문. 춘계연맹전 3연패를 달성했고 서울시 축구협회장배 3연패에 빛나는 오산중의 입장에선 안타까운 일이다.

도전 기회

작년 목동중에게 1-2로 패하면서 아예 서울시대표로도 나가지 못했다. 그런 의미서 오산중은 다른 어떤 팀보다 이번 소년체전에 대한 우승의 열망이 간절했다. 상대적으로 구산중은 홀가분한 입장서 경기에 임했다. 

박병규 감독이 부임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서 서울 권역의 강호들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는 것은 이미 구산중에게 매우 성공적인 대회라고 할 수 있다.

춘계 맹호그룹 우승에 빛나는 목동중, 준우승 동북중, 봉황그룹 우승팀 문래중 등 숱한 서울시 강호들을 제치고 결승에 올랐다는 것만 해도 이미 대단한 쾌거였다. 만약 거함 오산중을 꺾고 서울시대표 출전권을 따낸다면 이번 대회 최고의 이변으로 기록될 사건이었다.


구산중 박병규 감독은 “오산중이 개인기가 뛰어나기 때문에 수비서 맨투맨을 확실히 잡을 수 있게끔 하는 플레이, 그리고 덤비지 않는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했다. 어제 멤버서 큰 변화는 없고 14번 심현민 선수가 교체되고 김성훈이 들어가는 5-3-2포메이션을 유지한다”고 출사표를 밝혔다.
 

반면 오산중 김영진 감독은 “상대 입장에선 승부차기로 끌고 가려고 준비할 텐데 우리도 그것에 맞게 준비해왔다. 김태웅이 왼쪽 측면에 들어가고, 어제 수비형 미드필더를 봤던 전성진이 오른쪽 윙포워드로 갈 것”이라고 경기 전 전략을 공개했다.

오산중은 4-2-3-1의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골키퍼 장갑은 박민호(3학년)가 끼었다. 수비진용은 주장 안재민(3학년)을 필두로 안재준(3학년), 박성훈(3학년) , 김태웅(2학년)으로 구성했다. 오른쪽 허동민(2학년)과 왼쪽 김지원(2학년)이 더블볼란치로 나섰다. 

좌우 윙포워드는 최근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왼쪽 강성진(3학년)과 오른쪽 전성진(3학년)으로 구성했다. 섀도 스트라이커는 에이스 서재민(3학년)이 서게 되었고 원톱은 김광원(2학년)이 출전했다.

구산중은 5-3-2의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5명의 수비진을 두고 수비를 두텁게 하는 진용이다. 구산중의 수비라인은 조민규 골키퍼를 중심으로 박경호(3학년), 강성윤(3학년), 김동유(3학년, 주장), 권승현(3학년), 김윤식(3학년)으로 구성했다. 

중앙은 김성훈(3학년), 이현민(3학년), 정우진(3학년)으로 구성했고, 최전방 투톱은 장규성(3학년)과 서영환(3학년)을 배치했다.

경기 시작 전에는 오산중의 압도적인 경기를 예상했으나 구산중의 저항은 막강했다. 이번 대회 강력한 공격력을 지닌 오산중이 예상 밖으로 상대의 수비진을 뚫지 못했다. 전반은 오른쪽의 돌파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서재민이 오른쪽 돌파를 하고 이어준 땅볼 크로스를 날려서 무인지경의 노마크 찬스가 났으나 김지원의 발끝에 닿은 공이 높이 뜨며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그 이후에도 서재민은 활발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위협적인 돌파와 슈팅을 날려댔다.
 

오산중의 왼쪽은 봉쇄됐다. 센터백 강성윤과 김동유가 강성진에게 공이 많이 가지 않도록 확실한 트랩 디펜스를 선보였고 수적 우위를 점한 구산중 선수들의 벌떼 수비에 제대로 된 크로스나 드리블 돌파는 이뤄지지 않았다. 

간혹 오산중 선수들이 아크정면서 때린 슈팅들은 전부 구산중 선수들의 육탄방어에 막혀서 골대 앞까지 가지 못했다. 무려 3개의 슈팅을 몸으로 막아낸 구산중 수비수들의 투혼이 돋보였다.

적어도 전반은 양팀 센터백 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구산중은 오산중의 수비를 통솔하는 안재민의 압박과 경기 조율 속에서 단 1개의 유효슈팅도 가져가지 못했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고 구산중 공격이 넘어오질 못하자 급기야 공격에까지 참여해 오산중의 공격을 도왔다.

구산중의 핵심 김동유 또한 서재민 등과의 몸싸움서 지지 않고 공을 안정적으로 걷어내며 전반 실점을 막아냈다. 전반은 0-0. 이번 대회 처음으로 오산중이 35분 동안 득점을 하지 못했다. 완벽한 구산중의 페이스였다.

구산중 꺾고 2년 만에 출전권
강성진 결승골 손승범 쐐기골

후반전은 달랐다. 무엇보다 강성진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포워드이기는 하지만 돌아서는 플레이보다는 직선적인 움직임을 선호하는 강성진은 후반전 시작부터 적극적으로 측면 돌파를 하기 시작했다.

강성진에 의해 왼쪽이 뚫리고 그대로 올라오는 땅볼 크로스로 생긴 결정적인 찬스를 서재민이 해결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것이 시작이었다. 교체돼 들어간 손승범과 오른쪽 풀백 안재준의 활발한 오버래핑 등으로 측면이 뚫리기 시작하자 계속적으로 올라오는 땅볼 크로스에 구산중 수비수들이 버거워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후반 13분에 첫 골이 터졌다. 해결사는 역시 강성진이었다. 강성진은 왼쪽서 올라온 크로스를 처리하는 혼전 과정서 본인 앞에 떨어지는 볼을 그림 같은 발리슛으로 연결하며 팀의 첫 골을 뽑아냈다. 
 

준결승전서 2골, 결승서 선제골을 기록하며 강성진은 팀내 최고의 해결사로 떠올랐다.

첫 골을 허용한 구산중은 어제와 같은 기적을 바라며 계속적으로 긴 롱패스를 통해서 한 번에 오산중의 진영으로 침투하려 했다. 그러나 안재민, 박성훈 두 센터백의 수비는 견고했고 계속적으로 시간은 흘러갔다. 틈이 생기자 두 번째 골도 나왔다.

후반 35분경 교체로 들어간 손승범의 오른쪽 20여m 지점서 날린 오른발 중거리 슛이 그대로 골대로 빨려 들어가며 그대로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골키퍼가 미처 손 쓰기 힘들었던 갑작스러운 슛이었다. 구산중은 반격을 시도했지만 그들에게는 더 이상 남아있는 시간이 없었고 그렇게 경기는 종료됐다.


결승골의 주인공 강성진은 경기 직후 “전반에 정말 힘들었다. 후반에 감독님이 일단 측면을 갈라놓고 중앙서 플레이해야 수비를 뚫을 수 있다고 지시해주셨는데 그 점이 잘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영광의 자리

김영진 감독은 “작년에 우리가 나가질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우리도 더 큰 무대로 나갈 수 있는 영광의 자리기 때문에 올해 한 번 더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너무 기쁘다”고 승리의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오산중은 5월26일부터 충주서 벌어지는 소년체전의 서울시 대표로 참석해 오산중의 소년체전 역사상 첫 우승을 노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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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월권 논란’ 등이 불거졌다. 이에 한 권한대행이 남은 임기 동안 취할 행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해 논란이 일고 잇다. 또 한 권한대행이 특임공관장도 임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며 논란에 더 불을 지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새로운 정부가 가질 임명권에 초를 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스로 지피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4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윤석열 파면에 따른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6월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 국무회의서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선거관리에 필요한 법정 사무의 원활한 수행과 각 정당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6월3일을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고자 하고 선거 당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4개월간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걱정을 끼쳐 드리고, 대통령이 궐위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이제껏 임명을 미뤄온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마용주 대법관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월18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지명했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보류했었다. 당시 한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갑작스레 헌법재판관 지명 황교안도 하지 않은 일을? 그랬던 그가 100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사례는 헌정사상 전무한 일이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법원장 몫인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한 반면, 대통령 몫이던 박한철 전 헌재소장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월권’이라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 권한을 대행하는 직일 뿐이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행할 수 없는 권한인데, 한 권한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내란 직후 대통령 안가 회동에 참석한 사람이다. 내란의 아주 직접적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법체처장을)지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안 꺼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민주당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가장 대표적인 친윤석열 검사다. 법제처장을 하며 완전히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로펌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은 파면된 윤석열의 의중이 작용된 지명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권한대행이 갑작스레 재판관을 임명한 이유로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헌재 구성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을 미리 앉혀두려 했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6·3 대선 전 이·함 후보자가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없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입법부와 행정부를 차지하고, 헌법재판관 2명까지 임명하면 헌재까지 진보 성향 재판관이 다수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면서 선택 왜? 한 헌법학자는 이번 임명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민주당과 이 전 대표의 위험을 처리할 계획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권한대행이 그 전에 선수 친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권한대행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박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혼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서 얻을 실익이 하나도 없다”며 “지금 관저서 아직도 나가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입김과 그 다음에 어떤 부탁이 있지 않고서는 굳이 이렇게 무모한 일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서 서울 서초동으로 이주를 완료했다). 이어 “아마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전 미리 후임자들을 미리 검증했지만 파면이 돼 한 권한대행에게 지명을 요구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파면 전에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파면 이후 해당 결정 사안은 중지돼야 하는데 한 권한대행이 이어서 권한 행사를 한 것”이라며 “이는 진짜 사장이 있는데 사장이 잠깐 유고나 궐위 상태라서 권한대행 사장이 왔고, 그는 단순한 결제를 통해서 회사가 돌아가게 해야 되는데 갑자기 사장이 해결해야 할 보유 주식을 본인이 알아서 처분을 하고 심지어는 오버를 해서 사장 딸이나 아들의 어떤 사위나 뭐 이런 며느리 될 사람까지 본인이 다 결정을 해 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은 두 가지 다음 수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외에 시도할 법한 일은 ▲특임공관장 임명 ▲미국 관세 허용 등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한 권한대행이 재외공관의 특임공관장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7년 황 권한대행이 당시 특임공관장으로 분류됐던 국가정보원 출신의 변영태 전 주미국공사참사관을 주상하이총영사로 임명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임 공관장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인물에게 공관장 임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통 대통령의 국정기조 이행을 명분으로 주로 정무직 인사가 임명된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주중국,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임명이 진행될 수 있냐는 질문에 “공관장 인사가 필요에 따라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해당 국가의 공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공유드릴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로, 윤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대기 전 실장은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로 내정된 바 있다. 특임공관장이 정무적 판단이 반영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과 무관하게 임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탄핵 결과에 따라서는 임명 강행이 상대국에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해 이들은 임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지난 4일 탄핵에 이르는 과정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월31일 재외공관장 임명을 실시한 바 있으나, 이 때도 두 명의 특임공관장을 제외한 11개국 대사가 대상이었다. 다만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특임공관장을 비롯해 다른 인사 임명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임공관장·관세 등 무기 남아 트럼프와 통화 때 대선 이야기도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무역 문제와 조선 산업 협력, 북핵 공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무역수지 개선 의지를 강조하며 상호관세 문제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후 9시(미국 오전 8시)가 넘어 약 28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 같은 입장을 공유했다. 한 권한대행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 신정부 하에서도 우리 외교안보 근간인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조선, LNG 및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서 미국 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삼아 상호관세를 부과한 만큼,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드러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이 같은 한 권한대행의 행보로 새로운 정부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미국과 상호 관세는 앞으로 90일 동안 미뤄졌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차기 정부가 다시 미국과 협상할 시기가 아직 남은 셈이다. 한 권한대행의 이런 행보에 ‘한 권한대행이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외교 분야서 50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거친 정통 관료라는 점, 개헌 변수를 고려한 ‘관리형 대통령’으로 적격이라는 얘기가 보수 진영 일각서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대선주자 직접 뛰나 한 권한대행의 배경에 더해 보수 진영 잠재 대선후보군의 지지율이 이 전 대표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맞물려 출마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8일 통화하면서 한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묻자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출마설에 더욱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