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박근혜 대세론’ 반기는 진짜 이유

‘제3인물’ 아닌 박근혜 나오면 무조건 이긴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대선레이스 독주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는 계속해서 30%대의 안정적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는 것. 박 전 대표는 ‘친박 친위대’에 둘러싸여 엄호를 받으며 대권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야권에서도 이를 반색하는 분위기다. 야권의 박 전 대표 공세는 이상하리만치 신중해 오히려 ‘박근혜 대세론’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는데…. 야권은 대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일까? 흡사 폭풍전야 같은 야권의 속내를 캐봤다. 

친박 인사 ‘킹메이커’로 본격 행보 가속화
‘왕남’ 이재오 복귀 시 여권판세 지각변동

‘박근혜 대세론’이 난공불락처럼 보여진다. 대선후보 지지도를 묻는 여론조사마다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30%대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점차 ‘미래권력’의 상징으로 여겨지자 그동안 대립각을 세웠던 의원들이 박 전 대표 진영으로 넘어오는 이른바 ‘월박(越朴)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내년 본격 총선시즌이 다가오면 ‘월박 대란’이 일어날 것이란 섣부른 전망도 난무하고 있다.

이에 탄력받은 박 전 대표의 대권 행보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말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어 그는 지난 15일엔 육영수 여사 추도식에서 자신이 내건 ‘생애맞춤형 복지’에 대해 거듭 강조하며 복지정책을 선점하고 있다.

박근혜 사단
결속력 다져

최근에는 미국의 외교 전문지인 <포린어페어스>의 기고문을 통해 대북정책에 대한 견해를 밝혀 세간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박 전 대표는 기고문에서 남북이 서로에게 기대하는 바를 이행하는 이른바 ‘신뢰외교’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뿐만 아니라 박 전 대표 측근 인사들의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에도 가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박 전 대표의 전국 조직망인 ‘국민희망포럼’이 지난 7월, 16개 시·도별 조직 구성을 완료했다. 오는 9월8일엔 친박 의원이 주축인 국회 연구단체 ‘선진사회연구포럼’에서 박 전 대표의 핵심 집권구상인 복지국가론을 토론한다.

또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230여만명에 이르는 재외동포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지난 18일 ‘대한국(Freat Korea)포럼’이 출범했다. 대한국포럼은 표면적으로는 세계무대에서 한민족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지만, 실질적으로는 친박계 인사들이 주축이 된 박 전 대표를 위한 재외국민 선거조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서청원 전 미래희망연대(전 친박연대) 대표는 박 전 대표 대선캠프를 총괄하는 역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친박계의 ‘떠오르는 샛별’ 유승민 최고위원은 정책과 전략 분야에서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점쳐진다. 박 전 대표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도 계속해서 대언론 창구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권 재수생인 박 전 대표는 집권플랜의 근간이 될 각종 정책 윤곽을 잡아가며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친박 인사들 역시 ‘킹메이커’를 자임하며 전국 조직망 정비와 정책준비에 심혈을 기울이며 박 전 대표를 엄호를 하고 있다.

손익계산서
두드린 야권

야권은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오히려 박 전 대표가 치명적 내상을 입을까 대여공세에도 수위를 조절하는 눈치다.
야권은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후보가 된다면 내년 대선을 민주화 세력대 독재 세력의 대결구도로 끌고가 오히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 이명박 정권의 독재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국민들에 ‘심판’을 요구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 정부는 국민적 반대가 심했던 4대강 사업이나 미국산 소고기 수입 등을 강행하며 여론에 반하는 사안을 밀어붙였다. 뿐만 아니라 언론을 장악하려 이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인 최측근 인사를 YTN 사장으로 내려 보냈다. 또한 정연주 KBS 사장이 사퇴하도록 검찰 등의 국가기관을 동원해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며 해임하기에 이르렀다. MBC <PD수첩>에 대한 압수수색 등으로 언론자유의 침해에 정점을 찍기도 했다.

이처럼 현 정부의 독재에 가까운 일방통행에 여론은 반MB정서가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야권은 박 전 대표에 ‘유신의 딸’이라는 독재 이미지를 덧칠할 경우 여권에 불리한 상황이 전개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계산 속이다.

‘유신의 딸’ 이미지 오버랩 시키려는 야권
만신창이 ‘박’에 최후 일격 준비하는 야권


실제로 박 전 대표는 부정적인 질문을 받으면 금방 표정이 굳어진다. 듣고 싶은 말만 듣는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또한 박 전 대표와의 소통은 기자뿐만 아니라 측근 의원들조차 쉽지 않다는 볼멘소리도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때문에 상호간의 소통이 아니라 일방적 소통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점도 야권이 노리고 있는 대목이다.

야권은 또 박 전 대표가 대선후보로 나올 경우 대한민국에는 아직도 남아선호사상이 팽배하게 자리 잡고 있어 ‘여성대통령 출현’이 이르다는 심리를 부추겨 한 번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박 전 대표는 대선후보로서 강력한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뚜렷한 ‘업적’이 없다. 그는 오랜 정치생활에도 비판과 검증을 제대로 받아본 적도 없다. 중요 현안에 관해 ‘침묵’으로 일관하며 지나치게 기회주의적인 면모와 자기방어태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아킬레스건이다.

때문에 손익계산서를 두드리고 있는 야권은 타 후보보다 공격이 쉬운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나와주길 바라며 공세에도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모양새다.

내부 집안싸움
관망하는 야권

무엇보다 한나라당은 친이계와 친박계로 나뉘며 한 지붕 두 가족 살림으로 계파간의 갈등이 극심하다. 때문에 ‘대권행’을 두고 계파간의 혈투가 벌어질 경우 야권의 공세 없이 친이계의 공격만으로도 박 전 대표가 충분히 내상을 입을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 

정계에서는 이재오 특임장관이 당에 복귀해 친이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경우 여권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문수-오세훈-정몽준’ 삼각연대로 박근혜 대항마로 나설 예정이었던 친이계는 최근 오 시장의 대권 불출마로 연대가 파기되자 ‘정몽준-김문수-이재오’로의 삼각연대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것.

이 장관은 지난 2004년 박 전 대표를 ‘독재자의 딸’ ‘유신의 잔당이 아니라 유신 그 자체’라고 비난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이 대통령을 도와 박 전 대표와 맞섰다.

지난 6월에는 트위터를 통해 1964년 한ㆍ일 회담 문제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공개비난 한 바 있다. 이 장관은 계속해서 지난달 20일 ‘나라사랑 전국대학생연합 글로벌 리더스 발대식’ 자리에서도 “5ㆍ16 군사정부는 정의롭지 못한 권력이었다”며 박 전 대통령에 비판을 쏟아냈다.

뿐만 아니라 ‘통 큰 기부’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정몽준 전 대표 역시 계속해서 박 전 대표 공세를 취하며 대립각을 세워왔다. 그는 지난 8월2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치인의 인기는 목욕탕의 수증기와 비슷하다”며 우회적으로 박 전 대표의 대세론을 비판했다.

야권통합에
심혈 기울여

오 시장의 ‘주민투표’ 무산으로 더욱 탄력 받은 야권은 ‘복지정당’ 이미지를 선점하고, 야권 통합이나 연대작업에 박차를 가해 시너지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그러면서 야권은 ‘여권의 내전’에서 만신창이가 된 박 전 대표에 최후의 일격을 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여권의 상황을 관망하다 본격적인 대선 ‘본선’을 벼르는 야권. 그들이 현재 박근혜 대세론을 조용히 관망하는 진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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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