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대주주 오너 일가에 회사 차원서 고배당을 일삼는 행위는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변칙적으로 자행되는 ‘오너 곳간 채우기’는 좀처럼 멈춰지지 않고 있다. 어디서부터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기획으로 고배당 논란에 휘말린 오너 일가를 짚어봤다.
세원그룹은 자동차 부품업체인 세원정공을 비롯해 세원물산, 세원테크, 세원아메리카, 에스엔아이, 에스엠티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문기 회장은 수년 전부터 경영 승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서 오너 회사에 계열사들이 일감을 지원하고 있다.
내부거래 효과
김문기 회장의 첫째 아들인 김도현 대표는 세원물산 경영을 맡고 있으며 친인척들과 더불어 세원물산의 모회사인 에스엠티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김도현 대표는 1975년생으로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MBA를 졸업하고 세원물산에서 경영 수업을 받다가 2014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에스엠티는 김도현 대표를 대주주로 2010년 설립됐다. 설립 초기에 김성기, 김인숙, 이혁재씨 등 친인척들이 보유한 지분을 넘겨 받아 14%의 세원물산 지분을 확보했다. 2014년에 부친인 김문기 회장과 모친인 정해임씨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시간외 매매를 통해 사들이면서 세원물산 지분율을 37.32%까지 늘렸다.
김문기 회장의 둘째 아들인 김상현 대표의 그룹 지배력 확보 과정도 형인 김도현 대표와 유사하다. 김상현 대표는 에스엔아이를 통해 계열사 지배력을 확대해왔다. 에스엔아이는 김상현 대표를 대주주로 2008년 설립됐다. 이 회사는 2014년 친인척인 김성기, 정해균, 김인규씨 등이 보유하고 세원정공 지분 21.01%를 시간외 매매를 통해 사들였다.
지난해 두 회사 모두 전년 대비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총액의 비율)이 대폭 상향 조정됐다. 2016년 29.27%였던 에스엠티의 배당성향은 지난해 54.22%로 뛰어올랐고 같은 기간 에스엔아이의 배당성향은 26.6%서 89.6%로 변동이 가해졌다.
지난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 중 에스엠티는 절반, 에스엔아이는 9할이 배당금으로 주주들에게 지급된 셈이다.
배당성향이 급격한 오른 건 당기순이익이 대폭 감소한 가운데 배당금총액이 늘어난 덕분이다. 2016년 342억원이던 에스엠티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31억원에 그쳤다. 에스엔아이는 더욱 심각했다. 2016년 376억원을 달했던 에스엔아이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39억원으로 주저앉았다.
다 가져간다
정확한 액수는 불분명 하지만 배당의 대부분은 김도현·김상현 형제에게 귀속됐을 것으로 점쳐진다. 비상장사인 에스엠티와 에스엔아이는 감사보고서상에 정확한 지분 내역을 표기하지 않고 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대표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 내 주축 계열사를 거느린다는 점을 보더라도 두 회사는 오너 일가 가족회사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