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세권·맥세권을 아십니까?

주택시장은 물론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분양시장에 ‘다(多)세권’ 시대가 열리고 있다. 다세권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부동산 시장서 어떤 인프라를 품고 있는지 여부가 그 가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세권의 파생과 쓰임새는 이제 분양시장 마케팅서 선택이 아닌 필수 상황으로 여겨지고 있다. 해당 상품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소비층의 이해를 돕는데 효과적인 함축적 의미로서 향후에도 다양한 ‘○세권’ 장이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전통적인 선호지역인 ‘역세권’ 외에도 ‘수세권’ ‘법세권’ ‘의세권’ ‘포세권’‘몰세권’ ‘백세권’ ‘공세권’ ‘숲세권’ ‘학세권’ ‘스세권’ ‘맥세권’ 등 신조어가 등장하고 있다.

수세권, 법세권,
의세권, 포세권…

전철역과 가깝다는 표현인 역세권은 이미 널리 알려진 경우다. 

반면 신조어인 명문학교 선호하는 등 자녀 교육 의욕 높은 실수요자인 30~40대 교육 열기 만들어낸 학세권, 주거지역 인근에 공원(공세권)이나 산 등 자연녹지를 끼고 있다는 숲세권, 대형 공원이 있는 단지의 공세권, 강이나 호수, 수로, 바다 등을 끼고 있다는 수세권,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과 가깝다는 맥스권(맥도날드+역세권)과 스세권(스타벅스+역세권) 등의 마케팅 관련 새로운 용어가 등장해 다양한 부동산 상품 홍보에 자주 쓰이고 있다.


대형병원이 있는 경우 의세권인데, 의세권의 경우 병원 근무자 등 오피스텔 임대수요 풍부하다. 법원 등 법조타운이 있는 경우 법세권이라 한다. 

법조타운은 변호사, 법무사 등을 대상으로 임대를 놓는 틈새 수익형 부동산 중 하나로 잦은 임차인 교체가 없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임대가 가능하다. 법세권은 임차수요가 풍부하고 투자 안전성이 비교적 높은 지역으로 주목 받고 있다.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세권은 주변에 백화점, 대형 쇼핑몰 끼고 있는 백세권, 몰세권 단지다. 대형상업시설은 쇼핑 뿐 아니라 문화, 여가, 엔터테인먼트 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주거 만족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입지나 수요 등도 보다 철저히 분석하기 때문에 미래가치도 일부 기대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 접근성은 집값 상승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백화점, 대형복합쇼핑몰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주거단지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실제 판교신도시는 지난 2015년 개장한 현대백화점과(판교점)을 중심으로 상권이 활성화되고 있다. 백화점과 거리에 따라 가격상승률 차이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판교신도시 분당구 백현동 ‘백현마을휴먼시아 5단지’(2009년 10월 입주)는 단지 바로 앞에 현대백화점(판교점)이 위치하고 있어 걸어서 5분이면 백화점을 이용할 수 있다. 

2017년 4월 이 단지의 전용면적 84㎡의 매매가는 8억6000만원으로 2년 전(2015년 4월 7억7500만원)대비 10.97%의 가격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현대백화점과 반경 2㎞가량 떨어져 있어 걸어서 백화점을 이용하기 어려운 ‘봇들마을풍성신미주1단지’(2009년 2월 입주)의 전용면적 83㎡의 매매가는 6억9500만원으로, 같은 기간인 2015년 4월 6억5500만원으로 6.11%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다음으로 몰세권으로 가장 주목을 받는 지역을 꼽으라면 당연 고양시 삼송지구가 있다. 고양 삼송지구는 한때 미분양의 무덤으로도 불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분양시장에 부는 ‘다세권’ 바람
마케팅서 선택 아닌 필수로 여겨

지난해 8월 교외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이 자리 잡은 데 이어 글로벌 대형 가구전문점 이케아까지 근처에 들어서면서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 

이 지역 아파트값은 3.3㎡당 1630만원으로 고양시서 가장 높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스타필드 근처의 삼송2차아이파크(84.74㎡)는 지난해 10월 6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2013년 분양 당시 3억9000만원대였던 집값은 2년 후 입주할 때 4억6500만원으로 7500만원 올랐다. 

그러다 최근 2년 새 상승폭이 1억7000만원으로 확대됐다.

인근 동산마을22단지 호반베르디움(84.95㎡)도 2015년까지 4억원대에 거래됐으나 스타필드 입점 소식이 알려진 2016년 초 5억원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10월에는 5억9800만원에 거래된 매물도 나오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 등 고급상업시설은 유동인구와 교통 여건, 인근 개발호재 등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입점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발전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시설이 모여 있는 경우 지역 내 쇼핑, 문화의 중심지로 부상해 대중교통 등 각종 생활인프라가 확충되는 경우가 많아 지역 경제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최근 분양시장서도 백화점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백세권, 몰세권 단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3월 롯데건설이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서 선보인 ‘해운대 중동 롯데캐슬 스타’는 평균 57.94대 1의 경쟁률로 전 타입 1순위 청약 마감했다. 

이 단지도 NC백화점(해운대점)이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복합쇼핑몰, 이마트, 영화관 등 상업시설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백화점 조성예정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단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동원개발이 동탄2신도시 광역비즈니스 콤플렉스 C6블록서 분양한 ‘동탄2신도시 3차 동원로얄듀크 비스타’는 229가구 모집에 4017명이 몰려 평균 17.5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서 전 주택형이 청약 마감됐다. 

이 단지는 반경 1㎞ 내 거리에 롯데백화점이 조성될 예정에 있으며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등 상업시설도 함께 조성될 계획이다.

새로운 용어
홍보에 도움

마지막으로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과 역세권이 가깝다는 맥세권, 스세권 등의 마케팅 관련 새로운 용어가 등장해 다양한 분양상품 홍보에 자주 쓰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정부 규제나 금리인상 등으로 위축된 부동산 시장서 알짜 부동산을 찾으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인프라의 상징인 다세권을 갖춘 부동산이 높은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세권의 파생과 쓰임새는 이제 부동산 마케팅서 선택이 아닌 필수 상황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당 상품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소비층의 이해를 돕는 데 효과적인 함축적 의미로서 향후 다양한 다세권 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다세권을 품은 주요 수익형 부동산.
 


▲명동 엠퍼스트 플레이스(오피스텔)= 강산건설은 서울 중구 명동에 자리하는 오피스텔 ‘명동 엠퍼스트 플레이스’가 분양하고 있다. 이 오피스텔은 95%가 소형평형과 전용률 평균 54.6%선으로 이뤄져 있다. A1~3, B, C, D의 총 6개 타입으로 구성된다. 트리플역세권으로 서울 2호선 을지로3가역, 3·4호선 충무로역, 4호선 명동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광역버스노선이 지나는 입지로 서울은 물론 수도권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주변으로 다양한 생활인프라도 구축돼있다.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밀리오레, CGV, 국립극장 등 다양한 쇼핑·문화시설이 인접해 있다. 중부경찰서, 백병원 등도 인근에 위치해 있다.

풍부한 배후수요도 눈여겨볼만하다. 반경 1.5㎞ 내 업무종사자 기준 오피스텔 수가 불과 0.005실인 곳에 자리해 희소가치가 돋보인다. 대신증권, 미래에셋, 유안타 증권, 금융업밀집지구와 4만여 사업체가 모여 있는 중소기업밀집지구의 근무인원 약 30만명을 배후수요로 두고 있다. 

게다가 명동을 방문하는 관광수요까지 흡수 가능해 공실에 대한 우려가 적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입주한 충무로 인근 ‘엘크루메트로시티’는 지난 5월 전용 26㎡가 2억5000만원, 전용 28㎡은 전세 2억원에 거래됐다. 

효과적인 함축적 의미
해당 상품 장점 극대화

임대수요도 보증금 1000만원, 월임대료 90만~100만원 수준으로 시세와 임대료 모두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계약금 10%에 중도금 60% 무이자로 초기 투자 부담을 낮췄다. 게다가 일부세대의 조망이 남산타워 조망이라 로맨틱과 서울 최고의 야경을 집 안에서 힐링 프리미엄을 갖췄다.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오피스텔)= 피데스개발은 오는 3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1040번지에 주거와 상업시설이 결합한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를 분양할 예정이다. 

사업지는 NC백화점이 있던 자리로 지하철 4호선이 바로 인접한 초 역세권 입지다. 인근으로 롯데백화점, 뉴코아아울렛, 범계역 로데오거리도 가까워 평촌 신도시 프리미엄 상권을 누릴 수 있다.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는 최고 지상 43층, 총 622실로 전용면적 49~59㎡ 규모로 조성된다.
 

▲다산 지금지구 제일프라자(상가)=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 내 지금지구에 ‘제일프라자’가 분양 중이다. 서울서 다산신도시로 진입하는 첫 입구 사거리 코너의 근린상가로 제일프라자는 4거리 3면코너 상가로 들어선다. 상가는 병·의원은 물론 학원, 편의점, 제과점, 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업종을 선점하는 기회로 불리며 상승률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토평IC서 남양주로 진입하는 대로변에 가깝게 자리한다. 입지적 장점이 우수한 다산신도시 지금지구 상가로 서울 방향서 올 때 가장 먼저 마주치는 퇴근길 상권의 ‘몫’ 좋은 핵심상가라는 평가다. 탄탄한 배후수요를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상권 구성이 가능하다. 

상가 일대에는 약 8300여세대라는 기존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해 있고, 오는 2019년 1월 입주를 시작해 2019년 12월까지 약 6000여세대가 순차적으로 입주가 진행될 예정이다. 

대로변 4거리 3면코너 상가로써 희소가치가 높은 제일프라자는 항아리상권의 알짜입지로서 차별화된 전략이 가능하다. 더불어 흔한 상권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프리미엄까지 기대할 수 있다. 

투자가치가 높은 호실로는 아파트를 바라보는 1층 코너로 편의점 지정 호실과 부동산 임대확정 점포, 병·의원 입점에 적합한 4거리코너 대로변 접한 호실 등이 있다. 주변에는 아파트 밀집지역이 조성돼있어 상당수의 학원수요를 확보한 입지로 상가 5층의 경우 음악, 수학, 미술, 영어 학원과 태권도 등이 입점하기 좋다.
 

▲송도 랜드마크 푸르지오시티(레지던스)= 대우건설이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약 2000실의 대규모로 짓는 ‘송도 랜드마크 푸르지오시티’를 분양 중이다. 광영산업개발과 엠앤씨가 시행위탁사를 맡은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36층, 2개동, 전용면적 22~48㎡, 총 1990실 규모를 갖춘다. 

최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1~2인 가구에 맞춘 소형 평면 구성이 눈에 띈다. 단지에는 전 실 발코니가 제공된다. 발코니는 실사용 면적을 넓히는 것은 물론 스터디룸, 바, 휴식공간 등 다양하게 꾸밀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여기에 개방감을 높이기 위해 2.4m 천정고(우물천정 부분 2.5m) 설계가 적용된다.

송도국제도시 워터프론트호수 옆에 인천지하철 1호선 랜드마크시티역(가칭, 예정)이 계획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송도 랜드마크 푸르지오 시티는 워터프론트호수와 송도달빛축제공원을 끼고 있는 데다 아암도해안공원, 아암호수 등도 인접해 풍부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집값 상승률에
긍정적인 영향

특히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선 랜드마크시티역(가칭)이 걸어서 3분 거리에 들어설 예정이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6층, 2개동, 전용면적 22~48㎡, 총 1990실 규모의 생활숙박시설이다.

전실 발코니가 제공돼 공간활용도를 높이고 최고 2.5m 높이의 대형 우물천장으로 개방감을 확보했다. 

일부 가구에 붙박이장, 드레스룸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무상으로 제공되는 빌트인 가전, 가구도 다양하다. 드럼세탁기(일부가구), 냉장고, 전자비데, 전기쿡탑 등이다. 대기전력차단, 온도조절, 조명제어, 실시간 전력사용량 모니터링이 가능한 IoT 스마트스위치도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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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