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밀어붙이기식 낙하산인사 ‘화룡점정’ <내막>

내 뒷문 걸어주는 데 한상대·권재진 만한 사람 있음 나와 보라 그래

[일요시사=손민혁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사정라인 인사를 끝끝내 강행했다. 야당의 반대와 좋지 않은 여론에도 불구하고 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도 없이 권재진 법무장관과 한상대 검찰총장을 임명했다. 이로써 임기 말과 퇴임 후 자신을 지켜줄 ‘법무·검찰 투톱’ 체제를 완성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말과 행동이 다른 이 대통령의 인사는 항상 많은 논란을 가져왔다. 하지만 임기 말 사정라인 교체 의지가 워낙 확고해 보이는 이 대통령이었다.

한상대 검찰총장-비리 5종 세트 총집합에 +1까지
권재진 법무부장관-“대통령 퇴임 안전판? 근거 없다”

한상대 검찰총장과 권재진 법무장관은 지난 12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업무에 돌입했다.

이들은 임기 말 마지막 사정라인 투톱으로 많은 논란을 가져왔다. 이들 양대 수장은 각각 법무행정, 검찰조직과 결부된 현안이 적잖은 데다 정권 임기 말이란 특수성으로 말미암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면서도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는 주문을 받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지 못하면 위기에 봉착할 수 있는 엄중한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한상대 위장전입
사실만 시인


지난 4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한상대 검찰총장은 위장전입에 대해서만 인정하고 병역면제, 부동산 다운계약서, 탈세, SK그룹 스폰서 의혹 등에 대해서는 적극 부인했다. 한 총장의 해명에도 이들 의혹은 풀리지 않은 실타래처럼 뒤엉켜있다.

한 총장은 두 딸의 위장전입과 관련해 “위장전입은 어머니와 집사람이 상의해서 한 것이지만 모두 제 불찰이다. 자녀 문제라 이성적 판단을 하지 못했다”며 “인정한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총장의 해명에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아직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주민등록법 위반자 6894명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고 묻자 한 후보자는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원내대표는 “검찰총장은 사과하면 되고 국민들은 사과해도 처벌받아야 한다는 얘기냐”고 공격하자 한 총장은 “이 문제는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꼬리를 내렸다.

병역면제 의혹에 대해서는 야당 의원과 날선 공방을 벌였다. 1980년 현역 입영 판정을 받은 한 총장은 사법시험에 합격한 직후 1981년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이듬해 병역을 면제받았다.

“디스크 수술을 악용해 병역 기피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한 총장은 “미식축구로 디스크가 악화돼 한의원에서 침을 맞았지만 효과가 없어 고심 끝에 수술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정형외과 전문의에 의하면 엑스레이 촬영만 해도 수술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하자 “서울대 병원에 확인한 판독기록을 보면 뼈를 잘라낸 자국이 있다는 것이 확인이 될 것”이라며 “엑스레이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이해 못하겠다”고 한 치의 물러섬이 없었다.

서울 행당동 대지 매매과정에서의 다운계약서 작성과 탈세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한 총장은 “맹지로 이 땅을 관리했던 모친이 가치 없다고 해 싸게 매도한 것으로 안다”며 “매도 당시에 나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민주당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재개발이 되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며 “현지에서 알아본 결과 당시 시가 50만원에 판 사람은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법사위는 땅을 샀던 박모씨에 대한 동행명령권 발부를 시도했지만, 법적 요건 미비로 불발돼 사실규명에 실패했다.

한 총장은 처남이 임원으로 있던 SK텔레콤 법인차량을 가족이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한 총장은 그가 다녔던 성당 교인의 말을 인용한 언론보도에 대해 “처남이 출퇴근할 때 운행일지가 회사에 있다. 성당에 처가 타고 왔다고 누가 증언하지만 처남도 같은 성당에 다녀서 헷갈릴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서울중앙지검장 재임시 SK그룹 관련 수사에 대해 무혐의 처리한 것이 연관성이 있다며 집요하게 추궁했다.
 
민주당 박 전 원내대표는 한 총장이 서울 중앙지검장 시절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가깝게 지내면서 SK그룹 관련 수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냐고 따지자 한 총장은 “최 회장과는 과거에 가끔 테니스를 친 적이 있지만 서울중앙지검장이 된 다음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이 “30년 전 미국에 간 형님이 대통령과는 어떤 사이인가”라고 묻자 한 총장은 “뒤늦게 형님께 확인했는데 사실무근이라고 하면서 미안하다고 했다”고 울먹이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미국 연방검찰에서 김경준씨와 에리카 김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사실을 언급하며 “에리카 김에 대한 기소유예 처분이 적절한가”라고 추궁했고, 한 내정자가 “미국에서 진행되는 수사는 의미가 없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장은 “이 사건으로 민주당에 피눈물 나는 사람이 많은데 검찰총장 후보란 사람이 어떻게 그런 대답을 하느냐”라며 “이 사건으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사람도 있고 감옥에 간 사람도 있다”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러면서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신은 진실을 알지만 때를 기다린다는 말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외우고 다닌다”며 격앙된 감정을 참지 못했다.

이어 “검찰총장 후보자가 되려고 그렇게 수사했느냐”라며 “국민들로부터 박수 받은 사건, 억울한 사람 가슴이 뚫어졌다는 사건이 있느냐”라고 말을 이어갔으나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권재진, 장남 병역
의혹 등 해소 안 돼


지난 8일 열린 권재진 법무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권 내정자의 정치적 중립성과 두 아들의 병역 문제를 놓고 여야 간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사건과 민정수석 시절 SLS그룹에 대한 수사 개입 의혹 등도 도마에 올랐다.

권 장관의 장남은 산업기능요원으로, 차남은 상근예비역으로 병역을 각각 마쳤다. 민주당은 이를 놓고 ‘나일론 병역’이라고 몰아세웠으나 한나라당은 ‘법적 하자가 없다’며 공세 차단에 주력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장남의 출퇴근 시간이 4~5시간이나 걸렸고 공장주는 고등학교 친구”라며 “정말 근무했을까 하는 의혹이 든다”고 추궁했다.

이에 권 후보자는 장남이 포천 회사에 있으면서 포천과 의정부 소재 금융기관에서 돈을 입출금한 내역을 공개하며 ‘성실근무’를 주장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장남에 이어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한 차남의 병역문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차남이 대학에 합격했지만 입학하지 않고 교묘한 방법으로 공익근무요원으로 편하게 근무했다”면서 “민정수석이나 법무부장관보다는 병무청장으로 가는 것이 훨씬 적재적소”라며 두 아들을 모두 현역으로 보내지 않은 권 장관을 비꼬았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장관으로 기용되는 데 대한 논란도 만만치 않았다. 민주당은 민정수석을 지낸 대통령 측근 인사가 법무장관이 될 경우 내년 총선·대선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한나라당은 “무책임한 정치공세”라고 맞섰다.

민주당 김학재 의원은 “대통령 측근이 법무장관으로 기용되면 측근을 통한 검찰 장악이 이뤄질 것이라는 국민적 의구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도 없이 임명 강행한 MB
‘공정성 확보, 정치적 중립성 지켜야’ 목소리 높아


이춘석 의원은 권 후보자가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영부인과 ‘누님, 동생’하는 사이가 맞느냐”고 질문했고 권 후보자는 “평생 영부인을 ‘누님’이라고 불러본 적이 없고 영부인도 내 이름을 불러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민간인 불법사찰사건 수사 과정에서 권 내정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서 관여하지 않았느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하지만 권 내정자는 “민간인 사찰은 제가 (민정수석으로) 재임 했을 때 사건이 아니라 알지 못한다”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이 밖에도 권 후보자가 지난 2002년 아파트를 매매할 당시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과 관련한 추궁이 이어졌고 권 후보자는 이를 인정하면서 세금 납부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MB, 정권 말기
방패막이 인사


두 수장의 이 같은 의혹에 국회 법제사법위는 지난 9일 전체회의를 열어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지만 민주당이 회의 자체를 거부해 열리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인사청문 결과 임명을 거부할 정도의 흠결이 밝혀지지 않았다”며 보고서 채택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청문회 검증이 충분치 않았다는 점을 들어 채택을 거부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권 장관과 한 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공정한 자세로 법질서 수호와 검찰조직 안정에 주력할 것을 당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능력과 자질이 검증됐고 임명을 위한 법적 요건도 갖췄다”며 “곧바로 업무에 착수해 국정에 공백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은 인사청문회가 부실하게 진행되었으며 국회에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음에도 급하게 임명장을 수여한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방패막이 인사’ 논란을 뚫고 임명된 권 장관과 한 총장은 무엇보다 사정의 ‘공정성 확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특히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권 말기마다 쏟아지던 최측근 비리에 대해 무게중심을 잡고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 법무·검찰 안팎의 목소리다. 현 정권의 핵심 참모로 불린 권 장관은 현 정부의 뒷문을 걸어 잠그는 자물쇠 역할에 그쳐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의 속내는 달라 보인다. 임기 말 레임덕을 최소화하고 자신의 측근인사들을 배치해 뒷문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마디로 ‘정권 말기의 방패막이용’이라는 견해다.

따라서 권 장관과 한 총장은 공정성에 각별히 신경을 써 ‘법 앞에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고,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 스스로 ‘사법권의 위상’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란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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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 중독?’ 김건희 조언 그룹 대해부

‘무속 중독?’ 김건희 조언 그룹 대해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김 여사에게 공적 사안마다 조언해 주는 무속 인물 7~8명이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건진법사, 천공 등이 아닌 명리학자 류모씨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분위기다. 윤석열 캠프 출신 여권 인사들도 김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과 관련해 여러 차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언했으나 컨트롤되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이 사주를 보거나 점을 보는 건 욕먹을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부인이 공적 사안에 대해 무속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대통령실과 윤석열 캠프 출신 복수의 여권 인사들은 과거 김건희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에 대해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지금은 다르다. 터질 게 터졌다며 한숨부터 나오고 있다. 위기 상황 의지 지속 서울 강남구 광평로 한 빌딩서 H 학술원을 운영하는 류모 원장은 대구·경북 지역서 활동해 왔다. 대중 강연과 지역 일간지 기고, 언론사와 보수 유튜버 등에도 출연해 정치인들의 사주풀이 등으로 활발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안철수 대선후보 사퇴’ 등을 예측해 정치권에서는 나름 알려진 인물이다. 류 원장에게 먼저 연락을 취한 건 김 여사다. 류 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주를 예측하면서 본인의 자택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로 초대하게 된 것이다. 류 원장은 김 여사와 5번 이상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은 김 여사가 류 원장에게 자동으로 삭제되는 타이머가 설정된 텔레그램 채팅방을 통해 질문하면 이에 답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류 원장은 지난 2020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빚던 갈등에 대해 김 여사에게 “천운이 좋으니까 살아난다”고 답했고,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직후에 대선에 출마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당연히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물었다. 김 여사가 이준석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하길래 ‘하극상을 벌일 사람’이지만 슬슬 달래서 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류 원장은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는 “지난해 12월에는 김 여사가 ‘저 감옥 가나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은둔하면 된다. 당신도 많이 깨달아야 한다. 제발 좀 나서지 마라. 위기인 것은 분명하나 아직 기운이 좋아 (감옥에)가지는 않는다고 충고했다”고 했다. 윤 당선 예측하자 아크로비스타로 류 초대 정치적 위기마다 5번 텔레그램 상담 진행 당시 김 여사에게는 악재가 잇따라 터졌다. 지난해 11월27일 <서울의소리> 보도를 통해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에게 명품백을 받는 영상이 공개됐고, 보름 뒤인 12월14일에는 <뉴스타파>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 여사가 직접 증권사 직원과 통화해 주문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류 원장의 조언이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실제로 김 여사는 이후 153일 동안 공식 활동을 자제했다. 류 원장은 “나 말고도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분야별로 7~8명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한 여권 인사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일반 사람들이 강남이나 종로서 사주나 전생운을 보듯이 김 여사도 가볍게 보는 거라고 여겨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줄 알았다. 3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며 “터질 게 터지고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이 결정해야 할 일을 김 여사가 개입해 ‘누구한테 들었는데 그건 이렇게 해야 한다더라’라고 말하는 과정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대통령실 직원 이력서를 김 여사가 본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이력서를 봤다면 조처해야 하는 문제고 무당을 통해 그 이력서의 인물이 어떤지 평가한다는 풍문까지 있다”며 “영부인이 설마 인사에 개입했겠느냐며 넘겼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합리적 의심이 가시질 않는다”고 말했다. 류 원장 이전 무속 논란의 진앙지는 건진법사 전모씨라고 할 수 있다. 전씨는 윤석열 캠프 네트워크본부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다. 전씨의 딸은 지난 2013년부터 코바나컨텐츠 행사를 담당했고 2년 뒤 한 화장품회사의 대표를 역임했다. 중국 진출을 염두에 뒀던 이 회사는 한한령과 코로나19 등 상황 악화로 2017년을 전후로 사업을 철수했다. 미국유학생 출신인 전씨의 처남 김모씨는 네트워크본부 활동을 장악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 본인과 가족이 함께 대선 캠프서 일한다는 것은 캠프 내 실세의 지시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무속의 진앙지 전씨의 무속 활동에는 산 채로 소가죽을 찢는 행사로 물의를 빚은 지난 2018년 수륙대제 및 국태민안 대동굿 등불교 축제가 있다. 이 행사에 대한 항의 게시물을 보면 대한불교종정협의회, 한국불교일광조계종과 함께 연민복지재단과 전씨의 딸이 대표로 있는 화장품 회사가 공동으로 행사를 주최했다. 전씨 외에도 김모 교수와 대통령실에 들어간 지인 자녀·친인척들이 차례차례 논란이 됐다. 황 회장 아들 황모씨(시민사회수석실 5급 행정관)에 이어 같은 지역 전기공사업자 우모씨의 아들(시민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 현재 퇴사) 문제가 불거졌다. 여기에 윤 대통령 외가 쪽 6촌의 대통령실 근무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윤 대통령 외가 6촌으로 삼성 출신인 최모씨는 선대위 회계팀장을 지냈고 대통령 부속실 선임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씨의 제자로 지난 대선 당시 코바나컨텐츠에 상주하다 ‘김건희 목덜미 영상’으로 알려진 역술인 심모 박사는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가 폭로한 ‘김건희 녹취록’서 등장한다. 그는 이 기자와의 연락서 자신이 황씨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대선 전 불거진 네트워크본부 논란으로 인해 축출됐다. 전씨는 서울 용산구의 한 모처서 지난 2022년 6월까지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들과 자주 소통해 왔으나 이후 강남서 늦은 저녁에만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 중 이른바 ‘MB 라인’으로 분류되는 정치권 관계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낙원동 쪽에 MB 청와대 인사들이 사무실을 차렸다. 인수위 네트워크 본부 출신 40여명이 들어가 있을 때부터 알려진 얘기”라며 “김 여사와 연락이 끊기면서 ‘MB 라인’ 인사들과만 소통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류 원장 외에도… 김 여사와 전씨의 사이가 틀어진 이유는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의 읍소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YS계로 알려진 N씨가 전씨와 같이 활동하면서 이권과 인사청탁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소위 ‘지라시’로 돈 데 이어 정치권에서는 전씨와 N씨의 불화설까지 들렸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한 인사는 “서울 한 건설사에서 마련한 땅 임대료를 두고 둘이 싸웠다. 특히 지방선거 시즌 강남구청장 선거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인사가 두 사람을 믿고 경쟁하다가 제3자가 공천을 받았다는 뒷말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전씨의 영향력이 가라앉자 ‘MB계’ 국민의힘 중진들이 N씨에게 줄을 섰다는 얘기는 2년 전에 언급됐다. 특히 그가 특정 지역 인맥을 활용해 경찰 인사에 개입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른바 ‘왕따’가 된 전씨는 지난해까지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이용해 세무조사나 인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전씨로부터 청탁을 받았단 고위 공직자의 이름까지 떠돌았다. 전씨가 고위 공무원을 상대로 한 중견기업 세무조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구체적인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윤석열 캠프 출신 여권 인사들은 전씨 외에도 김 여사에게 조언하는 무속인이 더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굿당의 당주이자 70대 할머니인 A씨가 그 주인공이다. 김 여사는 A씨로부터 자신과 어머니이자 윤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가 구속 위기에 있을 때 여러 차례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A씨는 약 10년 전부터 김 여사와 알고 지냈다. 소위 ‘무정 스님’으로 알려진 심모씨와도 밀접한 관계가 형성된 인물이다. 심씨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결혼을 주선한 장본인이며 윤 대통령에게 ‘검사’ 직업까지 지정해준 멘토였다. 원주 굿당 당주 ‘영빨’로 김 측근 관리? 측근 주장 대부분 이권 개입·청탁 의혹 연루 심씨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건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의 개인 일정표가 공개되면서다. 지난 2011년 8월 등이 포함된 일정표에 심씨는 ‘무정 스님’이란 호칭으로 여러 차례 등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는 “2년 전 캠프서 전씨 말고도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이권을 차지하려던 인물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때 A씨가 김 여사에게 ‘걔는 영빨이 부족해서 안 된다’며 여러 차례 물갈이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인사도 “어머니인 최씨가 2021년 7월에 구속되기 전 김 여사가 명태균씨를 비롯한 A씨로부터 조언을 여러 번 구했다. 어떻게 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등 상당히 많이 의지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명씨가 최근까지 김 여사와 소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소위 ‘영빨’로 김 여사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명씨의 지인은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녹취서 “지금 당선인(윤 대통령)이 아예, 진짜, 완전히 광화문 그쪽으로 (이전)할 모양인가 보네”라고 물었고 명씨는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김건희 여사에게)거기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청와대 이전을 위한 대통령 집무실 후보로 광화문 정부청사를 거론한 바 있는데, 명씨 본인이 김 여사에게 대통령 집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조언했다는 주장이다. 명씨는 지인과의 대화서 김 여사에게 ‘무속적인 조언’을 했다고 밝히기도 한다. 명씨는 “내가(김 여사에게) 뭐라 했는지 알아요”라며 “본인이 영부인 사주가 들어앉았고, 그 밑에 대통령 사주가 안 들어왔는데”라고 했다. 명씨는 “내가 3월9일이라서 당선된다고 그랬다. 꽃 피기 전에는 윤석열이가 당선이(되고), 피면 이재명이를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감으로 승부수? 명씨는 또 “내가 이랬잖아. 그 청와대 뒷산에, 백악산(북악산)은 좌로 대가리가 꺾여있고, 북한산은 오른쪽으로 꺾여있다니까”라며 청와대 기운이 좋지 않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해당 대화서 명씨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광화문 사무실 15층서 청와대를 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