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빌딩 BH 문건 미스터리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2.05 10:51:01
  • 호수 11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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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MB-BBK 삼각 커넥션 ‘뇌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검찰이 지난달 31일 영포빌딩 내 다스가 임대해 사용했던 사무실과 창고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한 달 새 같은 건물에 세 번째 압수수색이다. 앞서 첫 번째와 달리 두 번째, 세 번째 압수수색서 상당히 유의미한 증거를 확보했을 것이란 게 법조계 안팎의 시선이다. 다스 실소유주를 밝히는 수사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첫 번째 압수수색은 서울동부지검 수사팀이 실시했다. 수사팀은 지난달 11일 경북 경주시 소재 다스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쳤다. 이때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였던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영포빌딩에는 다스 서울지사가 위치해 있다. 동부지검은 다스가 횡령 등으로 조성한 비자금 120억원의 실체를 쫓고 있다.

세 번의 압색
실소유주 아른

첫 번째 압수수색의 핵심은 비자금 의혹과 관련된 주요 인물들 주거지였다. 동부지검은 다스 경리직원 조모씨와 돈을 함께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협력업체 경리 담당 이모씨, 김성우 전 다스 사장, 권승호 전 다스 전무의 집을 수색했다.

다스 120억원 횡령 수사의 핵심은 비자금 조성의 주체가 회사 차원이었는지, 아니면 개인 횡령이었는지 여부다. 당시 동부지검 수사팀은 계좌 자료와 디지털 자료 등을 최우선으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부지검 수사팀은 청계재단과 다스 협력업체 등은 아직 압수수색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120억원 비자금이 수사의 중심이기 때문에 (협력업체나 청계재단 등의 이야기는) 멀리 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영포빌딩 지하 2층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동부지검이 다스 120억원 횡령 사건을, 중앙지검은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파헤치는 투트랙 수사를 진행 중이다.

영포빌딩은 이 전 대통령의 재산기탁으로 설립된 청계재단의 소유 건물이다. 다스는 이 빌딩 지상 2층과 지하 2층 일부를 사무실과 창고로 임대해 사용했다. 다스가 영포빌딩 지하 2층을 비밀창고로 사용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검찰이 해당 창고를 전격 압수수색한 것이다.

당시 중앙지검 수사팀은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문건 다수를 확보했다. ‘BBK 금융거래 정보’ ‘BBK 관련 현안보고’가 대표적이다. 해당 문건에는 ‘2007년 6월20일’이라는 날짜가 적힌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는 한나라당 대선 경선서 이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때였다. 이 과정서 박 전 대통령은 BBK, 다스 실 소유주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해당 문건은 BBK 의혹 제기에 대응하기 위해 당시 경선캠프 내부서 만들어진 문건으로 보인다.

비밀창고서
문건 발견

그 외에도 다수의 석연찮은 문건들이 발견됐다. ‘PJ 진술조서’는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의 진술조서로 추정된다. 그는 대선 경선 당시 BBK 의혹 대응팀장, 이 전 대통령의 청와대 입성 후에는 ‘MB(이명박)의 집사’로 불리며 살림살이를 도맡았던 인물이다. 

또 다스가 BBK 투자금 140억원을 회수하는 과정에도 이름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검찰은 LKe뱅크 관련 회계 서류와 공문도 입수했다. 문건의 작성 시점은 2000년과 2001년. 이는 LKe뱅크 설립, 다스의 BBK 투자, BBK 주가조작 사건이 있었던 시기와 일치한다. LKe뱅크는 이 전 대통과 김경준 씨가 공동 설립한 회사다. 

해당 문건이 BBK 특검팀의 수사 결과를 뒤집는 결정적 물증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정호영 전 특검은 지난 2008년 ‘BBK 사건’을 수사할 당시 다스 경리팀 직원 조모씨의 횡령을 개인 비리로 판단해 수사 결과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검찰이 발견한 문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작성된 청와대 문건 다수가 비밀창고서 발견됐다. 다스가 임대해 사용하던 창고서 청와대 문건이 나왔다는 점은 다스 실소유주를 쫓는 중앙지검 수사팀에 결정적 증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다스 지하창고서 발견된 자료들에 대해 “(청와대)문건은 거기 있으면 안 되는 자료”라며 “청와대나 그 관계자들과 무관하다고 주장되는 다스 창고에 그런 자료가 보관돼있다는 자체가 증거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압색만 세 차례…탈탈 털어
다스 실소유주 수사 급물살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최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영포빌딩의 다스 지하창고서 이 전 대통령 당시 청와대의 국정 관련 문서들이 무더기로 발견돼 의혹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며 “얽히고설킨 연결고리가 말해주듯 이제 다스가 누구의 것인지는 명약관화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이 전 대통령의 주장대로 본인이 다스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 다스 지하창고서 청와대 문건이 나온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나. 이게 바로 다스 실소유주에 대한 명백한 증거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청와대 문건이 창고서 보관되고 있던 경위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발견된 문건들이 청와대 문건이라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실수로 다스 창고에 청와대 문건이 보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고의성이 없다는 게 이 전 대통령 측 주장이다.

하지만 ‘실수’라는 해명으로는 상황을 무마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가 고의로 해당 문건을 다스 측에 맡겼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청와대 보안상 내부 파일이나 문건이 실수로 외부로 반출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대통령 퇴임 후에는 해당 문건들 모두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최씨가 공식 발표되기도 전 박근혜 당시 대통령 연설문과 청와대 회의 자료를 미리 받아본 것에서 시작됐다. 이전 사례를 통해 국민들은 청와대 문건 외부 반출이 심각한 국정농단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만약 이 전 대통령 측 누군가가 문건을 빼돌렸다면 그 자체로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은 대통령기록물을 무단으로 은닉 또는 유출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2013년 퇴임을 기준으로 한다면 공소시효는 오는 2020년까지다. 추가로 직권남용 및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될 수 있다.

BH 문건이
왜 거기서?

김현 대변인은 “대통령기록물인 청와대 문건이 지하창고서 무더기로 발견된 것은 그 자체가 심각한 국정농단 사건”이라며 “이렇게 심증과 물증이 분명한데도 이 전 대통령 측은 ‘실수로 섞여 들어간 것 같다’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아무리 대충 둘러대는 말이라고 해도 성의 있게 말을 만들어야지, 실수라는 말로 어물쩍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중앙지검 수사팀은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별도로 이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의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도 동시에 진행할 방침이다. 수사팀은 최근 압수한 청와대 문건의 증거능력 인정을 위해 추가로 법원에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앞서 청와대 문건을 발견한 두 번째 압수수색이 다스와 관련된 쪽에 한해 영장이 발부됐던 만큼, 입수한 압수물은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이에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별도 영장을 받음으로써 검찰은 압수물의 증거능력 논란을 미연에 차단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청와대 문건을 증거로 채택하려는 검찰의 움직임에 즉각 대응하고 나섰다. 변호사를 통해 “(청와대 문건을)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관해달라”며 검찰에 공문을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측이 향후 청와대 문건이 다스와 이 전 대통령의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을 자인하면서까지 청와대 문건들을 대통령기록관으로 넘기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이 전 대통령과 다스와의 관계, 또는 당시 청와대가 다스의 BBK 투자금 반환 과정에 개입한 사실을 보여주는 문건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 추가
시효 눈앞, 추가 압색 가능성↑

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달 31일 영포빌딩에 대한 세 번째 압수수색을 벌였다. 같은 빌딩이지만 장소는 달랐다. 앞서 두 번째 압수수색 장소였던 비밀창고 외 또 다른 지하창고가 대상이었다. 

검찰은 최근 수사 과정서 지하에 또 다른 창고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서 수사팀은 추가적으로 다스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확보한 압수물은 이 전 대통령의 과거 국회의원, 서울시장 시절 문서 및 자료로, 다스 자회사에 대한 투자 내용이나 2007년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재판 관련 문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건에는 ‘다스 실소유주가 이 후보(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가 아니라는 주장을 입증해야 한다’ ‘진술 말고 서류로 뒷받침해달라는 것이 검사의 입장’이라고 쓰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외에도 이 전 대통령이 지난 1996년 총선 직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을 당시 재판기록과 2002년 서울시장 선거 과정서 측근들이 재판에 넘겨졌을 때 대응 방안 등이 압수물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재판기록과 검찰 수사 정황이 담긴 문건이 발견되면서 추가적인 압수수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직권남용
비밀누설

청와대 문건은 향후 이 전 대통령 측에 ‘뇌관’으로 작용할 공산이 커 보인다. 2011년 다스가 BBK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140억원을 돌려받는 과정서 이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가 권력기관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이 전 대통령 역시 직권남용 혐의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스 비자금 조성 의혹의 공소시효는 오는 21일까지지만, 직권남용 혐의는 공소시효가 7년이다. 또 대통령 재임기간(2008년 2월25일∼2013년 2월24일)은 공소시효가 멈추기 때문에 아직 처벌 기한이 남아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MB-문통 ‘평창휴전’ 막전막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는 9일 개막 예정인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가키로 확정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최근 이 전 대통령 측 대치동 사무실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초청장을 전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에 참석하겠다고 확답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과 한 수석의 면담은 2분여 공개발언을 포함해 20여 분간 이뤄졌다. 공개발언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추운데 오느라 고생했다”며 한 수석을 맞은 뒤 봉투에 담긴 초청장을 직접 열어보고 “문 대통령께서 진정 어린 말씀으로 초대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잠시 동안의 휴전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수사를 진행 중인 검찰은 그를 평창올림픽 폐막 이후 소환조사하기로 내부 방침을 굳혔다. 올림픽 직후 이 전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서는 그림이 그려진다.

자신을 겨냥한 수사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줄곧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해왔다. 포토라인 앞에서도 이러한 주장은 변함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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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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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