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타운하우스를 아느냐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 살던 40대 직장인 A씨는 올해 초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의 타운하우스(블록형 단독주택)로 이사했다. 첫째는 아토피와 비염으로 괴로워하는 두 자녀를 위해서 다음으로는 아이들을 마당 있는 집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키우고 싶은 욕심에서다. A씨는 “근무처가 있는 서울 광화문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들이 있어 출퇴근 여건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제주도로 귀향해 8년 차를 맞이한 50대 B씨는 “사드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줄었지만 오히려 제주도의 천혜의 자연을 여유롭게 누릴 수 있게 됐다”면서 “주변에 자녀의 교육문제와 힐링 목적으로 제주도 국제학교 진학과 동시에 타운하우스를 매입해 내려온 가구가 올해만 5가구가 된다”고 말했다.

테라스, 텃밭, 
바비큐장, 다락…

최근 타운하우스가 2018년 무술년 새해를 맞이해 다시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타운하우스는 주로 신도시나 택시개발지구에 건설되며 2~4층 높이의 공동주택을 말한다. 요즘 분양되는 타운하우스는 전용 84㎡ 이하에 3억~7억원대가 가장 인기가 높다. 역세권이나 대로를 접하는 등 교통이 편리한 곳이 선호된다. 

타운하우스는 테라스, 텃밭, 야외 바비큐장, 마당, 다락방 등도 갖추고 있어 전원생활과 공동주택의 편리함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중소형으로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어 다양한 연령층이 타운하우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처럼 타운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올 들어 아파트에서나 가능했던 웃돈이 붙는 타운하우스가 등장했다.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파크자이더테라스’엔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웃돈)이 최대 1억원 가까이 붙어 있다. 올 1월 5억~5억2000만원이던 전용면적 84㎡ 전세가격이 지난달 입주자 사전 점검을 한 뒤 5억7000만~5억8000만원으로 뛰었다. 입주를 앞두고 전세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가격이 하락하는 아파트 단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의 테라스하우스인 ‘김포 한신휴더테라스’는 테라스와 다락방을 갖춘 4층에 프리미엄이 3500만~4000만원 정도 붙어 있다. 


청약 경쟁률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에서 모델하우스 개관과 동시에 선착순 분양을 한 ‘판교 파크하임 에비뉴’(49가구)는 이틀 만에 분양이 완료됐다. 판교에서 희소가치가 높은 소형 주택형(전용 60㎡ 이하)인 데다 운중동 고급 주택지에 자리 잡고 있어 인기가 높았다.

GS건설이 올 상반기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에 공급한 ‘자이더빌리지’(525가구)는 평균 33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84㎡ 단일 주택형에 4억~5억원대의 분양 가격, 김포도시철도(2018년 개통 예정) 역세권이란 장점이 부각됐다. 층간소음 걱정없이 아이들을 키우고 싶어 하는 30~40대부터 전원생활을 즐기고 싶어 하는 50~6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계약했다는 후문이다. 

무술년 다시 부는 열풍…도대체 왜?
전원생활과 공동주택 편리함 동시에

국내엔 2000년대 초부터 타운하우스가 본격적으로 공급됐다. 초기엔 고급형 일색이었다. SK건설이 2007년부터 용인 동백지구에 공급한 ‘동백 아펠바움’ (199가구)이 대표적이다. 전용 257㎡가 15억~17억원대에 분양됐는데 이런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가구 수가 적어 가구당 관리비 부담도 크고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대중교통 이용도 불편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에서 타운하우스가 사라진 이유다.

2년 전부터 다시 등장한 타운하우스는 위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해결했다. 대부분 전용 84㎡ 이하 중소형으로 구성됐다. 분양가는 적게는 3억원, 많게는 7억원대로 낮아졌다. 가구 수도 늘려 관리비 부담을 줄였고, 입지도 역세권, 호수 주변, 산자락 등으로 좋아졌다. 건설사들은 테라스, 다락방, 텃밭 등을 더해 매력을 높였다.

타운하우스의 본격적인 가격 및 규모의 다이어트(다운사이징)가 시작되면서 중소형에 저렴한 분양가가 매력으로 작용을 했다. 업계는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들이 늘면서 타운하우스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타운하우스는 크게 ‘시티형’과 ‘레저형’으로 나뉜다. 먼저 시티형은 도심과 가까워 편의시설 인프라를 누리기 좋은 타운하우스로 자연친화형으로 조성하되 쇼핑·문화 등 생활인프라를 가까이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자녀 교육이나 의료시설을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 바닷가 등 인근은 특성상 습기가 많고 해풍이 거세 이를 피해 도심으로 자리를 잡기도 한다.


레저형은 관광지나 레저시설에 가까워 세컨드 하우스로 이용할 수 있는 타운하우스를 말한다. 입지로 인기 있는 곳은 부산과 제주처럼 서울과의 이동이 편리하면서 관광 인프라가 잘 발달한 지역이다. 최근에는 강원 강릉, 정선, 속초, 양양 등 강원지역도 레저형 입지로 선호된다. 레저형은 세컨드 하우스에서의 힐링과 더불어 임대수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해당 지역 시장 상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를 했다가는 집값이 떨어지거나 임대 수요가 없어 큰 손해를 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기존에 내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의 경우 레저형 타운하우스를 구입했을 경우 추가로 내야 하는 보유세와 양도세 등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공실 기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만큼 임대수익을 지나치게 기대하고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렇다면 타운하우스가 새삼 주목을 받는 이유는 뭘까. 근본적으로 아파트 분양시장에 대한 정부의 초강력 규제로 인한 반사이익과 국민소득과 여가활동의 증가로 나만의 주택을 소유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자 취향 따라 분석해보면 크게 교육, 힐링, 층간소음의 사회적 문제화, 반려견 키우는 집 증가로 볼 수 있다. 

시티형이냐 
레저형이냐

위의 사례처럼 속초, 양양, 강릉 등 강원도 동해안 쪽이나 제주도에 타운하우스 선호도가 높아진 이유로는 힐링이나 교육적인 목적이 강하다. 강원도 동해안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교통인프라 구축으로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제주도의 경우 영어교육도시의 조성으로 해외유학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은 서울로 말은 제주로라는 옛말이 무색할 정도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 양평, 분당, 용인, 일산, 김포 등 도심외곽의 경우 아파트 층간소음의 사회적 문제화, 반려견 키우는 집의 증가를 선호도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층간소음과 반려견 문제로 이웃간 분쟁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타운하우스의 선호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강원도 속초에 한 타운하우스를 분양받아 이주를 계획 중인 40대 주부 C씨는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은 아이가 크면서 층간소음 때문에 이웃들 눈치를 보게 된다”며 “다만, 단독주택은 자연환경과 마당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생활 인프라가 부족하고 보안이나 관리가 불편한 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C씨가 언급한 것처럼 타운하우스는 아파트에 비교해 보안 및 관리상의 불편한 점 등 단점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타운하우스는 아파트와 단독주택 또는 전원주택의 장점과 단점을 결합한 주택이라고 보면 편하다. 이를테면 타운하우스는 아파트만큼은 아니나 소규모 공동생활이 이뤄지기 때문에 전기·가스·수도 등의 시설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일반적인 단독주택에 비해 편리하며 신도시나 택지지구일 경우 주변의 대단지 아파트와 함께 지어진 학교나 대형마트가 가까운 곳도 있다. 

실제 판교나 광교 등 신도시에 짓는 타운하우스들은 브랜드아파트 인근에 있어 생활편의시설을 사용하기가 수월하다. 또한 타운하우스는 변화되는 주거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 과거 대형 아파트단지를 선호하던 사람들은 편리한 교통 및 교육 인프라, 집값 상승 등의 이점을 기대했으나 최근에는 집을 더 이상은 투자가 아닌 ‘주거의 공간’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개인의 사생활이나 자연환경과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경향이 짙어진 것이다.

과거와 달리 중소형 저렴하게 공급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 최대 1억원

답답한 아파트를 떠나 독립적인 생활을 누리는 게 단독주택의 큰 장점이지만 한국의 타운하우스는 다른 형태로 변화했다. 서울 주요도심이나 새로 개발하는 신도시의 경우 건설업체들이 수익성을 높이려고 2~3층의 공동주택 형태로 짓는 것이다. 현행 건축법상 주거용도의 건축물이 3층 이하, 연면적 330㎡ 이하이면 단독주택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3층짜리 명칭은 타운하우스라도 법적인 의미로는 단독주택에 해당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런 형태의 집을 다른 용어로 ‘블록형 타운하우스’라고 일컫는다. 도심의 땅값과 건설업체의 수익성을 고려할 때 한 건물에 한 가구만 사는 나홀로 단독주택은 현실적으로 짓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전원생활을 꿈꾸며 타운하우스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도 이 같은 흐름을 읽어 2014년 규제를 완화해 단독주택의 기준층수를 2층에서 3층으로 높였다. 업계에서는 타운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진 것을 놓고 사회문제가 된 층간소음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가구의 증가에 따른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자연을 벗삼아 산과 강, 바다 등의 조망권을 감상하며 텃밭을 가꾸는 등 자연 친화적인 생활을 위한 이주는 좋지만 아파트에 비해 매매가 빨리 이뤄지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목적으로 타운하우스를 매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분양 중인 주요 타운하우스.

▲속초 테르바움= 먼저 강원도에 ‘테르바움’이 강원도 속초시 노학동 일원에 199세대가 신규 분양 중이다. 테르바움은 유럽스타일 타운하우스로 실거주 공간뿐만 아니라 세컨드하우스, 웰빙하우스 개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때문에 노후대비 휴양마을을 준비하거나 역세권 인근의 도시형전원주택을 찾는 강원도 부동산 투자자 및 강원도 부동산 분양 실거주자에게 확인해볼 만하다. 

▲강릉유천 더 테라스 아리스타= 강원도 강릉시에 첫선을 보이는 테라스 하우스인 ‘강릉유천 더 테라스 아리스타’가 견본주택을 오픈했다. 대양종합건설㈜이 강릉 유천동에 짓는 이 단지는 2만3100㎡ 부지에 지상 4층 131가구 규모의 테라스하우스다. 각 가구는 전용면적 55~148㎡로 지어지며 복층형과 단층형(일부 가구)로 이뤄진다. 

▲제주 협재 에메랄드 캐슬= 제주의 에메랄드로 불리는 제주 협재해수욕장 인근에 고품격 타운하우스 선을 보여 화제다.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1232번지 일대에 조성되는 ‘제주 협재 에메랄드 캐슬’이다. 총대지면적 3646㎡, 건폐율 40%, 지상 2층 단독형 타운하우스로 총 7세대가 공급된다. A타입 4세대(전용면적 177.70㎡), B타입 3세대(전용면적 168.27㎡)로 6m 높이의 오픈된 복층형 거실로 구성된다. 친환경 마감재와 프로젝트 영화관을 갖춘 고품격 타운하우스로 꾸며진다. 특히 6m 층고 설계를 적용해 거실의 개방감을 효과적으로 높인 점이 돋보인다.

투자 목적으로
매입은 신중히


▲제주 화이트디어 해안= 제주 제주시 해안동 2545-5번지에 ‘화이트디어 해안’을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4층, 7개동, 전용면적 84~245㎡, 총 64가구 규모의 타운하우스다. 기존 공동주택의 배타적 인간관계, 폐쇄적 생활문화를 배척하고 친화적 인간관계, 자연 친화적 주거문화를 지향하는 입주민 간 커뮤니티가 살아 있는 생명력 있는 주거공간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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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